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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꿈,희망,어리석음'이란 단어가 공통적으로 연상시키는 것은 무엇일까? 맞춰보시라...그것은 기계와 인간의 차이점이다. 특히 어리석음은 인간만이 가진 특징이자 장점이 된다. 합리적이고 계산적인 컴퓨터가 절대로 가질 수 없는 것 중 하나...하지만 인간 존재에 대한 지배를 기계에 맡겨놓을 때 우리는 하나의 역설을 대하게 된다. 인간을 지배하는 수단은 합리적이고 한 치 오차도 없는 정확함을 갖추고 있느나 그 목적은 광적인 것이 되고 만다. '최후 비밀'은 인간행동의 여러 가지 동기들 중 가장 우선되는 것으로 컴퓨터에 의해 조작된 인위적인 행복이다.
인간을 위하고 인류의 진보라는 바른 목적을 가지고 시작한 마르탱의 시도가 인간 행복을 체험하는 뇌의 한 영역에 대한 조작을 수단으로서 합리화시키게 되나 결국 수단은 어느새 목적이 되어버리고 마르탱은 인간과 아테나라는 기계사이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둘러싸고 커다란 갈등을 갖게 된다. 결국 인간의 신체 그 중에서도 인간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인 뇌를 기계적으로 해부하고 그것에 조작을 가한다하더라도 결국 인간의 의식의 진화없이 기계적 판단에 맡기게 될 때 우리는 커다란 재앙을 접하게 된다.
이 소설은 현대와 같이 과학기술 문명이 생명체에 대한 여러 가지 실험(생명 복제)에 대한 강한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과학기술이 그 자체의 논리만에 의해 자행될 때 인류사에 미치는 커다란 재앙은, 수단은 과학기술에 의해 뒷받침되어 아주 빈틈없이 세밀하고 합리적일지라도 그 목적은 광기에 의해 왜곡되어버릴 수 있다는 중요한 교훈을 우리에게 던져 준다.
저자는 결국 컴퓨터가 보내주는 뇌의 자극에 의하지 않더라도 사랑을 통해 인간은 의식의 진보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마지막 장면에 설정함으로써 우리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어리석음이 가진 우월함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 그 자신에게서도 우리 인류에게서도 그는 보다 진화된 세상을 바라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