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 가람사이언스 16
위베르 레브 외 지음, 이충호 옮김 / 가람기획 / 2001년 12월
평점 :
품절


   원시지구에 비가 내린다. 지표면 상공에서 뿌려지는 비 속엔 생명의 필수조건인 아미노산을 형성하기에 가장 적합한 탄소라는 원소가 바닷속으로 떨어져내린다. 탄소가 대기상에서 적절한 온도를 갖추지 못하고 일정한 조건을 갖추지 못하게 되면 그것은 우주공간으로 날아가버리고, 그러면 생명은 씨앗을 채 피워내지도 못한다. 오늘도 비가 내린다. 그 비는 태초에 생명을 잉태했던 바로 그 비다. 나는 그 비를 가슴으로 맞는다. 내 몸 세포 하나하나에 그 지구 생명체 생성의 비밀의 정보가 담겨있을 것이다.  

  우리들은 어디에서부터 왔는가? 우주는 언제 어떻게 왜 생겼으며, 우리는 현재 어디로 가고 있는가? 우리들은 왜 이 지구라는 별에서 태어났으며, 지금과 같은 모습을 하고서 한 생을 살다가는가? 우리 생의 의미는 무엇이고 우리 인류는 또 앞으로 어떻게 진화해갈 것이며 우리가 지구에서 생기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태양은 언제부터 생겼으며 앞으로 얼마동안 존속되어 지구생명체의 존재조건을 유지시켜줄 것인가? 인류는 계속 생존하여 진화를 계속해갈 것인가? 아니면 절멸의 위기에 봉착하여 사라지고 말 것인가?

  이제까지 이러한 삶의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은 늘 종교적인 영역에 맡겨져 왔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물음들에 대한 답을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과학이 어느 정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여기 나오는 위베르 레브와 조엘 드 로네 그리고 이브 코팡은 이런 문제들에 대해 과학이 할 수 있는 답을 일반인들도 쉽게 읽어내릴 수 있도록 간명하면서도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그간의 과학적 성과들이 총망라되어 해석되는 우주의 탄생과 우리 은하의 탄생 태양의 탄생과 지구의 탄생 그리고 지구에서의 생명체의 출현과 인류 조상의 출현에서부터 현생인류의 출현과 오늘날까지의 인류사회의 발달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제시하는 설명들은 아주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추론을 통해서 가장 근접한 확률적인 얘기로서 우리에게 펼쳐진다.

  빅뱅을 우주의 출발점으로 볼 것인가? 그것에 대한 확실한 결론은 없지만 대체로 시간의 출발과 함께 우주의 출발로 본다. 150억년의 시간 속에 최초의 1초동안에 이루어진 우주원소의 생성과 소립자들간의 결합에서부터 존재의 신비는 드러난다. 지구의 생성, 태양과의 적절한 거리와 지구의 자동조절능력의 작동과 생명체 탄생의 비밀원소인 탄소가 비로내려 바다속으로 보존되고 그것이 화학작용에 의해 분자가 형성되는 과정은 마치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딱 들어맞는 신비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또 하나의 우연한 사실, 공룡의 멸망... 왜 멸망했을까? 내부적인 소멸원인없이 혜성의 출현과 그로 인한 공룡의 멸망은 어쩌면 고등생명체의 탄생계획이 어긋나자 지구전체를 파괴하지 않고 지구상의 식민자인 공룡만을 정확하게 멸종시키고 마는 신비한 힘... 그 후 지반의 융기로 인한 산맥의 형성과 산맥 동쪽의 건조한 기후로 인한 숲의 위기가 도래한다. 이로 인해 인간은 진화과정에서 이제 나무에서 내려오고, 직립보행을 하고, 뇌의 용량이 커지고, 땀을 배출하기 위해 털이 사라지고, 후두엽부분이 내려감으로써 말을 할 수 있는 자기공명장치가 생기게 된다.

  우주 생성의 신비는 인류의 진화 과정 곳곳에서도 풀리지 않는 신비로 나타나고 다만 인류의 진화와 역사의 발전 속에서 한 가지 설명할 수 있는 사실은 더욱 지구의 환경과 조건은 복잡해지고 있고 그것은 효율성을 추구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그 효율성은 인류와 지구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거리로 등장하게 되었다.

  생명의 탄생과 진화과정은 자연선택의 오랜 과정을 통해 보다 의식적이고 영적인 존재로서의 인류를 탄생시켰지만 이제 우리 인류는 다시 자연선택의 기점에 섰다. 우리들이 무분별하게 파괴한 지구가 이제 그 자정능력을 발휘할 능력을 넘어서서 인류와 함께 파괴되고 황폐화되어버리고 말 것인가? 아니면 인류의 발달과 지구생명체의 공존과 조화속에 인류는 보다 진화된 존재로 발전을 거듭해나갈 것인가? 그것은 이제 우리들의 선택에 의해 달려 있는 것이다.

  우주와 지구의 역사 그 어디서나 삶의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한 의문은 해결되지 않고 그대로 남는다. 왜 우주는 이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 진화해온 것일까? 그 이전에 우주는 어떻게 생겼으며 우주를 탄생시킨 그 누군가의 존재와 계획이 존재하는 것일까? 이 우주에서 아주 티끌같은 지구의 존재 의미는 무엇이며 다시 그 지구위의 작은 티끌인 인류의 존재 의미는 무엇일까? 나는 왜 태어나서 이 작은 별에서 아웅다웅 살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는 바로 우리들의 삶의 의미를 물어가는 가장 아름다운 신비의 베일에 쌓인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가 궁금하지 아니한가?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다시는 되돌이킬 수 없는 지워진 흔적을 되돌아보며 우리가 가야할 진화의 앞 길을 쳐다본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5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5-08-09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네요. ^-^ 다음에 꼭 읽어볼께요. 그 이야기 저도 궁금합니다~

달팽이 2005-08-09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가시장미님, 자연과학 서적이지만 그래도 쉽게 잘 읽혀요. 꼭 읽어보세요..
 

논어의 위정편에 나오는 말이다.

해석 그대로 하자면 군자는 그릇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이것을 놓고 배병삼 교수는 '기'를 한 가지 쓰임새밖에 없는 편협한 도구성을 상징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소극적으로는 '한낱 도구에 불과해서는 안된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고, 적극적인 의미로는 '그릇 속에 담기는 내용물이어야 한다.'는 뜻으로도 읽을 수 있다. 고 한다.

현대적 의미로는 군자불기에서 군자는 전문가가 아닌 제너럴리스트여야 한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릇은 일정한 형태로 드러난 것이다.

따라서 그것은 물유본말, 사유종시의 물과 사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군자는 물 그 자체가 되어야 하고 사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격물하며 자신의 마음 한 곳에 중심을 두어야 한다고 해석하면 지나칠까?

도가도 비상도, 도를 도라 이름하면 이미 도가 아니라 했다. 군자는 이름에 형태에 머무르지 아니한다. 그래서 군자는 도를 이룬다. 기는 이름이다. 그래서 불기란 이름과 이름지워진 형태에 머무르지 않음이다.

군자불기...

물론 위의 배교수님의 설명에도 타당하고 현실적인 상징이 있다.

하지만 좀 더 도가적으로 또는 논어의 전체 맥에 맞게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아름다움을 훔치다 - 김수남이 만난 한국의 예인들
김수남 지음 / 디새집(열림원)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공옥진의 표정사진과 밀양의 병신춤, 한영숙의 승무 사진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단 한 장의 사진을 보면서 예술가들의 혼이 그대로 드러난 것을 본다. 동시에 그 혼을 담을 수 있는 김수남 사진가의 영혼의 몰입도 함께 본다. 과연 사진 한 장에 어떻게 이런 장면을 담아낼 수 있는가? 그것은 사진가 김수남의 굿이나 무, 극, 소리를 감상하면서 영혼이 몰입되어야만 뽑아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러기 위해선 30년이라고 하는 오랜 세월동안 쌓이고 쌓인 경륜의 탓도 무시할 수 없지만 무엇보다도 예능인들의 삶과 무대에 대한 혼적인 끌림과 관심이 없이는 불가능했던 일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조국에 밀어닥친 서양화와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한 시대의 예능을 이어왔던 이들의 마지막 세대로서 살아온 그들. 그 시대가 저물어가는 세월 속에서 사람들의 천대와 무관심속에서의 어렵고 고달픈 삶 속에서도 그것을 하지 않고서는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었던 그들. 자신의 온 삶을 내던져서 자신의 혼을 끌어당기는 그 길을 따라 걷지 않을 수 없었던 삶 속에서 세월속에 뼈를 깎는 노력 속에 한과 슬픔을 예술로서 표출했던 그들. 자신들이 마지막 시대일지도 몰라 자신에게서 그 예술미를 정점으로 한껏 승화시키고자 했던 진정한 예술가들 그들 앞에 단순한 기능으로 지식으로 전문가입네 예술가네 하고 허세를 부리는 우리들의 모습은 얼마나 초라한가?

  부모나 집안이 예능가였던 사람이나,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걸어갔던 사람이나 무엇보다도 자신의 영혼의 이끌림에 의해 자신도 어쩔 수 없이 길을 걸었던 사람들, 따라서 기예나 기술을 넘어 자아를 버린 상태에서 무의식이나 그 너머의 힘이 드러나도록 펼쳐보인 그들의 예술은 우리 사회에 참다운 예술이 지향해야 할 바를 사라져가는 옛 것 속에서 넌지시 드러내준다. 그들의 춤사위 속에는 이미 그들의 자아는 없다. 그들이 알 수 없는 어떤 힘들이 그들을 움직이고 그것을 보는 우리도 또한 어떤 몰입의 느낌을 뒤따라가게 된다.

  그것은 김수남 사진가의 눈으로써 포착된 것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 기운이 온 무대를 사로잡으며 뻗쳐가는 순간을 어떤 기술과 지식으로 포착해낼 수 있을 것인가? 다만 무대에의 몰입과 무아적인 찍기가 이루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참다운 예술가의 기질은 무대 위에 있는 자나 그것을 파인드에 담아내는 자 모두에게 갖추어질 때만이 이런 사진이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서로를 비추는 구슬에 때가 끼지 않을 때 하늘에 떠 있는 하나의 달이 온 구슬에 비쳐져 백 개 천 개의 달이 될 수 있듯이....

  이제 우리는 어디에서 이런 사진들과 같은 문화를 향유할 수 있을 것인가?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애절함과 쓸쓸함은 늘 우리에게 인생의 참된 의미를 되묻곤 하는데, 자신의 삶과 인생을 자신의 예술 속에 쏟아부어 승화시키고자 했던, 그래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우리들의 예술가들의 떠나감과 그 문화의 소멸이 그것을 지켜보는 우리로 하여금 깊은 아쉬움과 슬픔에 빠지게 한다. 모든 것이 피었다 지는 세상, 그래서 또 다른 예술가가  또 다른 예술로 자신의 인생과 한과 슬픔을 담아내겠지만 우주에 핀 꽃 한 송이, 다시는 똑같이 피지 않을 그 한 송이 꽃이 지는 데 어찌 슬프지 아니하랴...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란여우 2005-08-22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읽고 (글은 순식간에 읽히지만)
사진은 오래오래 들여다 봐야 하죠..
암튼, 명치끝이 찌리릿 했어요...울컥하기도 했구요.

달팽이 2005-08-22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혼이 몰입되는 것에서 이미 파인드에 담겨지지 않더라도 상황은 끝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 일은 파인드에 담겨지든, 글로 적혀지든 단지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될테니까요... 그런 면에서 사진을 오래 들여다보면서 그 장면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겠지요...찌릿한 느낌...오직 그 뿐입니다.
 
장준하 - 민족주의자의 길
박경수 지음 / 돌베개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유신독재시대를 살다가 그들의 혼을 조국의 민주화의 제단에 바친 이들이 어디 한둘이랴. 우리가 평화롭게 숨쉬는 오늘이 먼저 간 넋들의 피와 땀으로 일구어진 보석이라는 것을 어찌 잊으랴. 하지만 역사 앞에서 피를 뿌리며 사라진 그들의 역사는 저기 저 너머로 뿌옇게 흐려져만 가고, 여기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은 역사적인 인식은 메말라 자신의 한 치 앞만을 보고 사니 가끔 우리들은 그들을 떠올려야 하리라. 이 평범한 일상에 장엄하고 치열했던 그들의 삶을 빌려와야 하리라.

  함석헌 선생님과 김지하 시인, 김대중 대통령과 지학순 주교, 김수환 추기경, 장일순 선생님의 삶들을 보고 삶의 교훈을 삼게 되면서 늘 기회가 닿게 되면 한 번 펼쳐보리라 마음 먹었던 삶이 바로 '장준하'선생이었다. 일제하에서부터 조국의 독립을 위해 많은 뜻을 세우고 일군 학도병을 탈출하여 조국의 광복군으로 활동하면서 젊어서부터 조국과 민족을 향한 뜨거운 사랑을 가슴에 품었으나 분파주의 정치에 싫증을 느끼고 민중들 속에서 재야에서 자신의 뜻을 실현해갔던 고독했지만 정의로웠던 한마리의 호랑이...

  해방을 전후해서 김구 선생님을 보필하다가 자신의 소임을 마치고 민중의 입이 되어 독재정권에 대항해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싸웠던 그는 정치권력에 대한 욕망도 부에 대한 욕망도 없었다. 다만 그가 가진 자존심이라곤 정의와 역사와 민중을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소임을 대가없이 하겠다는 역사의식과 민족사랑이었음이다. 한국의 민주화과정에서 피를 흘린 숱한 사람들이 많았고, 그 중에는 자신의 야망을 채우기 위한 색깔을 걷어버리고 순수하게 살다간 유명 무명의 삶들이 있어 역사를 이끌었다면 그 중심에 장준하 선생이 우뚝 서 있었던 것이다.

  일제하에 일본 학도병으로 자원한 데에는 자신의 가족을 방어하고자 하는 마음이 앞섰고, 또한 춘원의 연설을 듣고 자신의 삶을 내던지는 로맨스도 없지 않았으나 이후에 펼쳐지는 역사에서 그의 민족주의에 대한 생각은 보다 깊어지고 체계화된다. 외세의 개입이나 간섭없이 우리 민족간의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에 가장 중심을 두었던 그가 정작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반독재투쟁으로 일생을 보내야만 했던 시간들이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을런지도 모른다. 고향 땅에 대한 그리움과 훌륭한 목사가 되겠다는 꿈을 접고 한 시대의 굴곡 속으로 몸을 던져야만 했던 그에게는 이미 자신의 영달과 심지어 자아에 대한 상마저도 접어야만 했으리라.

  삶은 어디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가? 그의 파란했던 반독재투쟁, 유신이 무너져내릴 무렵 어이없는 의문사로 삶을 마감했던 그에게 많은 사람들은 아쉬움을 보인다. 하지만 그는 역사속에 민주화를 위한 사명으로 부름받은 한 인간이었으며 자신의 소명과 함께 역사의 무대속으로 사라진 인물로서 우리들에게 기억되게 되었다. 그의 죽음으로부터 멀지않은 시기에 박정희의 암살과 유신독재체제의 막도 내리게 되니까 말이다. 이렇게 장준하 선생처럼 역사속에서도 자신의 삶과 의미를 다했던 그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어떤 교훈을 찾게 될까? 인간의 삶은 역사적인 삶과 개인적인 삶이 있다. 물론 정확하게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역사적인 무대에서 흔적도 없이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 역사의 무대 가장 선봉에서 살다간 사람들도 있다. 문제는 무대의 앞과 뒤가 아니라 그것이 자신의 내면적인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되는가에 있다.

  그는 아마 자신의 삶을 후회없이 살았으리라고 생각할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삶이 역사적으로 드러난 자리라서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돌이켜봄에 후회없이 자아에 대한 욕망없이 떳떳하게 살았으니까. 함석헌 선생님이 모시던 다석 선생님이나 무위당 선생님같이 역사무대의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도 숱한 사람들 뒤에 묻혀 있으면서도 자신의 역할을 다하시고 살다간 사람들도 또한 얼마나 많을 것인가? 그러하기에 삶의 의미는 자신이 자신에게 내리는 평가에서 얼마나 의미있는 삶을 살았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이러한 관점이 때로는 역사평가에서 민중적인 사관이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는 점들을 보게 해 줄 때가 있는 것이다.

  다시 삶이란 무엇인가? 그의 고단한 육체가 약사봉 계곡의 한 곳에 누웠을 때 그의 영혼은 그것을 바라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 것인가? 자신의 삶에 대한 꼭지를 떼는 듯한 가벼운 마음, 내 역할은 이제 끝이 났다고 생각하는 수용의 마음이 그의 가슴 한켠에 자리잡았지 않았을까? 내 삶은 고단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보낸 거야. 비록 삶의 의미를 다 깨우치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의 인생은 큰 의미를 가지고 우리의 현대사 곳곳에 그 흔적을 드리우고 있다.

  나는 장준하 선생의 삶처럼 무대에 나서는 역할이 주어진 것은 아니다. 나의 삶을 보다 의미있고 가치있게 보내는 것은 무엇인가? 나에게 주어진 삶의 길은 무엇인가? 내면의 소리를 따라 살아온 몇 몇의 세월에 나는 진리를 향해 길을 간다. 그 진리....역사 속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모든 인류의 삶의 궤적 속에서 사람들은 각각 저마다의 삶의 의미와 진리를 찾아서 간다. 그것이 드러난 삶이 어찌되었건 간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구름이 하늘을 가려

빗줄기 쏟아지고

천둥이 하늘을 갈라

천지의 지축을 흔들때

마음 속에 둥근 달 떠서

천지의 강마다 비추네

강물을 뜨는 저마다의 물통에

달이 하나씩 들어있네

물통마다 달은 담겨 있지만

떠 있는 저달은 모든 달을 포함하네

저 달이 있음으로해서

집집마다 달빛으로 불밝히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