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없는 아름다움처럼
가난한 아희에게 온
서양 나라에서 온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어린 양들의 등성이에 반짝이는
진눈깨비처럼
물먹는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게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왜 마지막에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로 끝을 냈을까?
나의 本은 선바위, 山의 얼굴이다.
그 사이
한 그루의 나무이다.
희미한 소릴 가끔 내었던
뻐꾹새다.
稀代의 거미줄이다.
해질 무렵 나타내이는 石家이다.
그 어느 때엔가는 도토리 잎사귀들이
밀리어 가다가는 몇 번인가 뺑그르 돌았다.
사람의 눈 언저리를 닮아가는 공간과
대지 밖으로 새끼줄을 끊어버리고 구름줄기를 따랐다.
양지바른쪽,
피어난 씨앗들의 토지를 지나
띠엄띠엄
기척이 없는 아지 못할 나직한 집이
보이곤 했다.
천상의 여러 갈래의 각광을 받는
수도원이 마주보이었다.
가까이 갈수록
그 자리에만 머물러 있는 사랑하는 사람의 자리.
가까이 갈수록 광활한 바람만이 남는다.
한 걸음이라도 흠잡히지 않으려고 생존하여 갔다
몇 걸음이라도 어느 성현이 이끌어주는 고되인 삶의 쇠사슬처럼 생존되어 갔다.
아름다운 여인의 눈이 세상 욕심이라곤 없는 불치의 환자처럼 생존하여 갔다.
환멸의 습지에서 가끔 헤어나게 되며는 남다른 햇볕과 푸름이 자라고 있으므로 서글펐다.
서글퍼서 자리 잡으려는 샘터, 손을 잠그면 어질게 반영되는 것들.
그 주변으론 색다른 영원이 벌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