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1명씩 가는 통일 교육을 신청을 했다.

지난번에 강쌤이 이런 교육이 있는데 공문 내려오면 한 번 가봐라하는 얘기도 얘기지만

3일동안 조용히 여행다닐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신청했다.

그래도 혼자만 가면 섭섭할 것 같아 친구 몇에게 전화를 돌려보니...

3월이라 바쁜가 전화도 공교롭게 안된다.

으이구..이거 혼자서 외로이 3일을 보내야 하나...

뭐,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도 좋지만...

6월 중순이라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가끔 연락해보는 수밖에...

뭐, 아니면 혼자라도 좋고...

통일교육을 관변단체나 기업인들이 한다는데 대해 상당한 거부감이 있긴 하지만..

그저 논다는 생각으로 다녀오기엔 좋을 듯..

간 김에 설 나들이도 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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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허물 하나

터진 껍질처럼 나무에 붙어 있다.

여름 신록 싱그런 혀들 사방에서 날아와

몸 못 견디게 간질일 때

누군들 터지고 싶지 않았을까?

허물 벗는 꿈 꾸지 않았을까?

허물 벗기 직전 매미의 몸

어떤 혀, 어떤 살아있다는 간절한 느낌이

못 견디게 간질였을까?

이윽고 몸 안과 밖 가르던 막 찢어지고

드디어 허공 속으로 탈각

간지럼 제대로 탔는가는

집이나 직장 혹은 주점 옷걸이 어디엔가

걸려 있는 제 허물 있는가 살펴보면 알 수 있으리.

한 차례 온몸으로

대허하고 소통했다는 감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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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3-08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허물말고 보이지 않는 허물이나 벗고 싶네요. 퍼가요.

달팽이 2006-03-08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허하고 싶군요.
 

아 이 빈자리!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누구'가

의자 하나 달랑 남기고 사라지고

오랜만에 만난 사람이

그 '누구'와 무척 가깝지 않았어요? 물을 때

느낌만 철렁 남는 자리.

목구멍에 잠시나마 머물게 할 무엇이 나타나지 않는....

나름대로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공터만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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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6-03-07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얘길쎄...

달팽이 2006-03-07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으~
철렁거리는 느낌, 느껴져요..
 

  학교로 올라오는 길

나는 앞에서 천천히 가며 길을 막아서는 택트 한 대를 발견한다.

그러면서 속도를 천천히 줄인다.

시선을 고정시키며 자세히 쳐다본다.

우리학교 학생 하나가 아버지의 허리춤을 꼭 붙잡고서 등교하는 중이다.

아버지는 아이의 등교길이 가팔라서 힘들까봐 손수 택트를 몰고 아이를 등교시키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 넓지 않은 길에 보도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가파른 길을 등교시키는 아버지의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일까?

문득 저 작고 왜소한 아버지의 등짝이 따뜻해보인다.

허리춤을 꽉 잡고 커브를 돌아 가파른 교문을 향해 숨가쁘게 굉음을 내며 오르는 50cc짜리 택트,

그 위에 올라앉은 두 부자의 다정한 모습이 눈에 가득 찬다.

저 아이는 참 행복한 하루를 맞겠군...

아니 적어도 바라보는 나는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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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고 지는 바람따라 청매꽃잎이

눈처럼 내리다 말다 했다.

바람이 바뀌면

돌들이 드러나 생각에 잠겨 있는

흙담으로 쏠리기도 했다.

'꽃 지는 소리가 왜 이리 고요하지?'

꽃잎을 어깨로 맞고 있던 불타의 말에 예수가 답했다.

'고요도 소리의 집합 가운데 하나가 아니겠는가?

꽃이 울며 지기를 바라시는가,

왁자지껄 웃으며 지길 바라시는가?'

'노래하며 질 수도....'

'그렇지 않아도 막 노래하고 있는 참인데.'

말없이 귀 기울이던 불타가 중얼거렸다.

'음, 후렴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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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3-03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가요~

달팽이 2006-03-03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감사..

파란여우 2006-03-04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주도 가니까 동백꽃이 툭툭 집디다.
가슴속의 눈물도 따라서 툭툭 떨어지던데...
여기서는 왜 소리가 안난다하는지...
삶은 심오하고
꽃도 심오하구려...

달팽이 2006-03-04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우님의 마음에 툭툭 지는 눈물이 있어
동백꽃이 툭툭 졌나봅니다.
혹시 세상도 툭툭 흩어지고 떨어지지는 않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