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

청룡 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

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

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 나루에

아흐레 나흘 찾아가 박가분 파는

가을볕도 서러운 박물장수 되라네

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

강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산서리 맵차거든 풀 속에 얼굴 묻고

물여울 모질거든 바위 뒤에 붙으라네

민물 새우 긇어넘는 토방 툇마루

석삼년에 한 이레쯤 천지로 변해

짐부리고 앉아 쉬는 떠돌이가 되라네

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고

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 신경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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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사랑도 벗어 놓고 미움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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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eaning of Furniture-Nutrition 1934
나무 패널에 유채, 18×24cm

리갈 항구의 만은 마치 환영적인 성격의 기호처럼 거꾸로 나타난다. 가구에 나타난 병의 실루엣은 젖병을 연상케 하는데 이것은 여성의 가슴에 해당되는 텅비어있는 공간의 부분과 꼭 들어맞는다.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같은 가슴을 안고 건너가는 세상에, 저 아픔이 그치고나면 식은 차를 데워 모락거리는 김을 마주하고 출렁이는 가슴을 가질 수 있기를 소망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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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파란여우 > 봄날에 햇살 밝은 담에 기대어 보는...


- 담 -1990년 22.5*40

판화가 황규백의 작품은 사람들의 마음에 가장 깊은 곳에 잠재해 있는 정감을 끌어내는 그러한 작품이다. 그것을 굳이 미학적으로 표현한다면 "우미의 세계의 실현"이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아무렇지도 않은 것을 아무렇지도 않은 이상의 것으로 만드는 힘이 그에게는 있다. 그의 작품은 격정과 특수한 것의 표현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생활의 어느 구석구석에 다소곳이 있는 그러한 미의 세계를 찾아내서 그것을 아무 부담없이 표현하고 있다.담 / 1990 / 22.5x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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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파란여우 > 바람을 바라보다


남정 박노수(1927~   )풍안(風岸)
수묵채색
110×162cm

남정 박노수...
서울대학생일 당시 잘 들어오시지도 않았던 교수에게 박노수는
"그림이란 무엇입니까..."
란 질문을 끊임없이 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교수는 박노수에게 한마디를 남기는데
"그림이란 여운이야...."라고...
그리고 박노수는 여운이란 한마디를 안고 그의 작품세계를 완성 하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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