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뤄두었던 치료가 시작되었다.
우선 앞니 하나를 뽑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마취를 하고 잠시 후 부워서 감각이 없는 이를 의사는 뾰족한 송곳으로 이리 저리 힘을 주자 틱 하고 혀 위에 떨어진 이가 느껴졌다.
솜뭉치를 물고 집에 들어서서 책을 읽다가 점점 빠진 이의 감각이 살아나는 것을 느낀다.
이 하나 뽑은 곳도 예전에 있었던 자리라는 마음이 통증을 유발하고 비어있다는 허전한 느낌을 만들어낸다.
아, 오늘은 밥 먹기가 조심스럽구나! 하는 작은 걱정도 생긴다.
작은 이 하나도 이러할진대 몸착이 나에게 주는 두려움은 더욱 크다.
앞으로 오랜 기간 동안 불편해서 어쩌나?
수술은 잘 될까? 하는 걱정도 든다.
그럴 때 가만히 생각을 들여다보는 연습을 한다.
추석 연휴 여기 저기 오가며 몸따라 마음이 끌려 다녔던 내가
작은 이 하나 뽑고 이렇게 배운다.
자아라는 상에서 벗어나 참된 나에 대한 의문으로 향한 여정이
문득 이렇게 내면에서 시작된다.
뭘, 그리 앞날에 대한 걱정이 심한가?
지금 공부 제대로 하고 있나? 하는 것에 신경쓸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