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거울 - 선가귀감
서산 지음 / 동쪽나라(=한민사)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여기 한 물건이 있는데, 본래부터 한없이 밝고 신령스러워 일찍이 나지도 죽지도 않았다. 이름 지을 길 없고, 모양 그릴 수도 없다." 이 한 물건은 무엇인가? 나의 알음알이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서산대사 휴정스님이 경전과 조사어록을 간추려 훗날 마음공부하는 사람들이 좀 더 쉽게 선에 접근하도록 한 마음을 낸 것을 법정스님은 다시 마음의 눈으로 풀어내었다.

선에 대한 직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의 긴장이 유지되어 현악기의 현이 팽팽히 당겨지고 있는 느낌이었다. 세상은 한 순간 순간마다 내 마음이 만들어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만법은 하나로 귀일되고 있는데, 그것은 마음이다. 한데 그 마음은 또 어디로 가는 것일까? 그 곳이 어드메뇨?

뜰 앞의 잣나무, 삼 서근, 마른 똥막대기, 할, 방망이, 손가락..... 이 세상 그 무엇이라도 되고, 또 이 세상 그 무엇도 될 수 없다. 그것은 다만 의문을 내 마음 속에 비추어 보아서 녹여내야만 얻을 수 있으리라...

내가 어떤 행동을 하고 있든 내 마음 속에서 생겨나고 사라지는 그 마음이 과연 어디에서 비롯되어 어디로 귀결되고 있는지 잘 살펴볼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사랑한 책들
오쇼 라즈니쉬 지음, 류시화 옮김 / 동광출판사 / 1991년 6월
평점 :
절판


책을 조금씩 읽어나가면서 어느때부터인가 나는 책의 내용보다는 책의 내용이 내 마음에 일으키는 떨림을 찾게 된 것 같다. 내가 책을 통해 삶의 성숙한 단계로 나아가는 데에는 물론 좋은 스승같은 사람이 있었다. 그를 만난 것은 나에게는 행운이었다. 이 책 역시 그를 통해서 나에게로 왔다. 책 커버를 넘기면 보이는 그의 강렬하면서도 세상 어딘가를 투시하는 듯한 눈빛...... 다음 페이지엔 너무나도 평화로운 모습으로 인도의 악기를 연주하는 그의 모습..... 그 다음 페이지엔 그가 친필로 쓴 침묵이라는 두글자...그렇다. 이 책은 침묵에 관한 책이었다.

침묵은 마음을 표현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말로는 도저히 표현될 수 없는 그 어떤 것을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 바로 그것이다. 그 침묵을 통해 우리 마음 속에 전해오는 그 무엇을 찾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목적이다. 그러고보면 나의 책읽기가 적어도 방향만은 바르게 맞추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은 캄캄한 어둠 속을 헤매이고는 있지만...그래서 간간히 비추는 한줄기 빛만으로도 얼마나 기쁘고 감격스러운지 모르지만....

그는 책도사이다. 아니 삶의 도사이며, 삶의 의미에 대한 뭇사람들의 스승으로 인정받기에 모자람이 없다.  때로는 그가 말하는 방식이 어느 정도의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으며 때로는 그것이 지나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럴만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 책을 읽어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일년에 100여권의 책을 정독으로 읽어내려면 책에 대한 많은 열정과 노력이 필요함을 알 것이다. 하지만 라즈니쉬는 100,000권의 책을 읽고 나서부터는 자신이 읽은 책을 헤아리는 것을 그만두었다고 했다. 하루에 한 권씩의 책을 읽어서, 문자를 10살때부터 깨우쳐 글을 읽는다고 쳐서  80세까지 살도록 죽을때까지 책을 읽는다 해도 그 사람이 읽어낼 수 있는 책은 고작 25550권이 된다. 그런데 오쇼의 독서력을 따라갈려면 적어도 하루에 7-8권의 책을 읽어내어야 한다.

하지만 양적인 독서량보다도 이 책에 내가 놀라는 이유는 그만이 알 수 있는 150여권의 책과 그 책을 지은 사람에 대한 그만의 자신있는 평가이다. 그리고 그의 평가는 그가 깨달은 사람이기에 나에게 감동을 준다. 그 감동은 책과 지은이가 가진 깨달음의 깊이에 의한 마음의 파장을 가늠해보면서 내가 책을 읽어야 할 방향을 잡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아! 내가 이 책을 방학하기 전에 보게 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그러면 내가 구할 수 있는 책들을 쌓아놓고 그와 같은 자세를 하고서 독서삼매경에 빠져들 수 있었을텐데....

이 책은 우리가 예전에 전혀 알지 못했던, 그리고 나의 눈으로는 도저히 찾아낼 수 없는 좋은 책들에 대한 정보를 준다. 휘트먼의 '풀잎'이라든지, 구제프에 대한 이야기와 수피즘과 신비주의, 그리고 수많은 작가들중에서 우리가 한 번쯤 보고 넘어가야 할 사람들과 작품에 대해 그의 소개는 내 책읽기의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음이 틀림없다. 이 책을 지금에서야 보게 된 것이 나는 그지없이 즐겁다. 이젠 이 책이 주는 가치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책읽기를 한 번 뒤돌아보며 다시 방향설정을 하는데 시기적절한 계기가 됨을 느끼기 때문이다.

자신이 읽은 1000여권의 책 중의 하나를 고르는 작업의 한밤중에 자신의 창가에 다가와 자신에게 말을 걸고 따졌던 수많은 영혼들, 인류역사에 있어서의 모든 현자들을 자신앞에 줄세운 그의 포부와 대장부다운 기질에 어찌 반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것은 모든 현자들이 누렸던 그 깨달음의 경지에서 같이 놀았던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던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카잔차키스, 그는 영적 스승(구루)라고 부르는 삶의 길잡이를 한 사람 선택해야 했다면 틀림없이 조르바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굶주린 영혼을 채우는 수단으로 늘 책만 파고들었던 그에게, 세월을 책 속에서 묻혀지내며 깨달은 진리들을, 조르바란 인물은 자신의 몸으로 삶 속에 직접 맞부딪히며 온전히 그 삶을 기어다니면서 체험에서 우러난 직설적 행동과 언어로서 보여주었던 것이다.

"일할 때는 말 걸지마슈! 뚝 부러질 것 같으니까."

"나는 일에 몸을 빼앗기면, 머리꼭지부터 발끝까지가 잔뜩 긴장하여 이게 돌이 되고 석탄이 되고 산투리가 되어 버린단 말입니다. 두목이 갑자기 내 몸을 건드리거나 말을 걸면 돌아봐야죠? 그럼 꼭 부러져 버릴 것 같다는 말입니다. 이제 아시겠어요?"

그는 어떤 일을 할 때에는 그 일에 몰입한다. 과거의 생각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전혀 없이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살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가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면서 자신의 육체를 너머 정신적인 성스러움으로 들어가는 메토이소스(거룩하게 되기)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행동이 산투리를 연주하거나 춤을 출 때이다. 이 산투리를 연주하는 것과 춤을 추는 것은 그 누가 강요해서도 아니고 자신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그것에 대한 강렬한 열정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 두가지 행위는 조르바의 메토이소스의 두 날개가 된다.

조르바는 카잔차키스에게 충고한다.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말고 가슴으로 느끼고 직관에 의해 행동하라고.... 여자를 보면 가슴이 이끄는대로 행동하라고....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쾌락만은 아니다. 자신의 육체가 이끄는 행위를 통해 정신적 승화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확대경으로 보면 물 속에 벌레가 우굴우굴한대요. 자, 갈증을 참을거요, 아니면 확대경을 확 부숴버리고 물을 마시겠소?" 삶과 우주를 대하면서 늘 생각이 앞서고 앞뒤,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을 따지지 말고 자신의 내면에서 과연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솔직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어떤 행동을 통해서든지 그는 인간이 가진 한계를 뛰어 넘어 성화를 이루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삶을 살아가며 그 곳에서는 이미 희망도 정복되고 따라서 절망도 정복되어버리고 만다. 그래서 비로소 두목의 돈을 모두 탕진하고 그 모든 잃어버린 것들을 한 판의 춤으로 승화시켜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실세계를 외면하고 정신적 신성함만을 쫓아서 사는 수행자들을 대하면서 그들의 마음 속에 정복되지 못하고 회피하려고만 하는 그 무엇이 있음을 알게 되고 그것을 완벽하게 극복하고 정복한 인물로서 조르바는 그에게 있어 그 누구보다 깊은 깨달음을 가져다 주었다고 생각한다.

육체적인 인간적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조르바 안의 조르바, 우리들 모두는 조르바이다. 우리의 몸과 인간적인 한계를 뛰어넘는 우리 안의 또 다른 우리의 경험을 그대들은 가지고 있는가? 그것이 우리 스스로가 찾아야 하는 메토이소스, 성화(聖化)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드팀전 2004-09-08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제일 좋아하는 책 중에 하나입니다. 10년에 한 번씩 읽기로 하고 20살에 한번 30살에 한번 읽었습니다. 앞으로 5번은 더 읽어야지...(오래 오래 잘 살겠다는 이야기죠)^^
잘 봤습니다.

달팽이 2004-09-09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글을 보니...저도 언젠가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좋은 소설에 대한 공감...문체도 아주 매력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 - 소노 아야코의 계로록(戒老錄), 개정판 나이의 힘 1
소노 아야코 지음, 오경순 옮김 / 리수 / 2006년 12월
평점 :
일시품절


TV드라마나 상품광고 그리고 영화에서 노인들이 사라져가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너무나도 물질적이고 쾌락적이어서 젊음과 생명의 열기가 넘쳐흘러 광적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이런 사회분위기에서는 죽음과 늙음은 터부시되고 외면되기 십상이다. 이러한 사회분위기에서 그것도 마흔하나의 나이에 자신의 노년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고 마음의 준비를 했던 한 여자가 있다. 더구나 이 책은 1972년도에 씌여진 것이라는 점을 볼 때 종교적 관점이 아닌 일반인들이 자신의 노년에 대해 생각해보고 나이듦에 대해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수용하는 성숙한 태도를 갖춘 선구적인 작업이라고도 볼 수 있다.

첫번째 장에서는 우선 나이가 들게 되면서 사람들이 흔히 가지게 되는 의존적인 마음가짐과 태도에 대해 그리고 자기중심적인 태도에 대해 경고한다. 이러한 점들이 바로 노인들을 사회에서 아무런 필요도 없이 사회적 생산물을 축내고 있는 기생계층으로 만들어버린다고 본다. 따라서 노인들이 스스로를 세우고 구제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다음으로는 이제 노년의 생활을 즐기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러기 위해선 경제적인 문제들도 어느 정도 해결되어야 하지만 조건이 갖추어지지 못할 때에는 그 조건하에서 능동적이고도 긍정적으로 생활할 것을 권유한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을 떨쳐버리고 현재의 삶에 충실하라. 몸의 쇠락에 너무 주룩들지 말고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수용하라. 몸의 쇠락에 따르는 인간관계의 상실과 축소도 자연스럽게 수용하라. 타인에 대한 이해심과 배려심을 가지라. 오늘 바로 지금 현재의 삶에 감사하라. 삶의 궁극적 의미와 깨달음은 어느 순간에 올지 모르므로 언제나 깨어 있으며, 어떤 순간에서도 삶을 쉽게 포기하지 말라 등의 교훈들은 나의 노년을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자세한 실천지침까지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인생의 궁극적인 지향점이 그러하듯 노년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지점, 즉 죽음의 문제를 피해갈 수가 없다. 따라서 나이듦에 대한 성숙한 태도를 가진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몸의 죽음에 대한 성숙한 자세없이는 이룰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죽음을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앞에서 말한 모든 이야기가 사실은 이 죽음의 문제를 온전히 안아낼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 되고 마는 것이다. 죽음을 늘 일상으로 가져와 어떤 순간에서의 죽음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러한 준비는 죽음의 과정을 통하여 사람들과의 관계를 아름답게 고양시키고 타인에게 삶의 의미에 대한 교훈을 자신의 죽음을 통하여 남길 수 있게 된다.

소노 아야코의 계로록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들을 위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여자로서의 섬세함은 우리가 노년의 일상을 영위하는 데 있어 구체적인 지침이 되는 행동을 위한 세심한 실천들로 제시되고 있어 이 책의 내용을 실천해보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보다 현실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노년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지금을 사는 우리들의 삶을 보다 먼 시점에서 성찰할 수 있게 해주고 그래서 지금을 더욱 알차게 살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 힘들 땐 울어도 괜찮아
김상복 지음, 장차현실 그림 / 21세기북스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교사로서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때로는 가정 내의 불화와 무관심이 아이들의 얼굴에 그림자로 드리워지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이럴 때 담임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에 안타까워지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이러한 고민에서부터 출발하여 19여 년 동안을 교직에 몸담아 온 현직교사가 시도한 도덕 수행평가의 내용을 간추려 묶은 것이다. 자녀들이 부모들의 행동을 관심을 가지고 잘 지켜보면서 부모들의 좋은 행동에 대해 칭찬하기의 내용이다. 이 칭찬을 통해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것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다라는 인식의 전환을 맞이하게 되었다.

오늘날 우리들은 한 가족이지만 집에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이 되는가? 더구나 형식적인 대화말고 정말 인간적이고 가족으로서의 정을 주고받는 대화는 얼마나 많이 하고 있는가? 식사시간에도 말을 하면 음식물이 튀니 조용히 식사나 해라는 태도를 취하며, 텔레비젼을 시청할 때에도 역시 대화는 되지 않는다. 더구나 올림픽이라든지 스포츠시즌이나 좋아하는 드라마에 빠져 있는 시간이 많을수록 가족간의 허물없는 대화의 시간은 찾아보기 힘이 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대화의 부족 속에, 가족간의 인간적인 신뢰감의 상실과 감정의 메마름 속에 고통받고 상처받는 것은 아이들만이 아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난과 갈수록 힘들어지는 직장생활의 노곤함 속에서 아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작은 칭찬의 말 한마디가 부모들의 두 어깨 위에 지고 있는 천근만근의 짐을 가볍게 하며, 삶의 고통을 극복해나갈 마음의 의지처가 된다.  더구나 이러한 칭찬을 통해 말로는 표현되지 않았던 가족들간의 신뢰감과 사랑이 확인될 때에는 기쁨으로 가슴을 적시게 한다. 

칭찬을 하려면 우선 상대방의 행위에 대한 깊은 관심에서 출발하여 그 행위의 이면에 놓여진 마음을 이해하여야 하며, 그런 과정을 통해서 가족간의 배려심과 공감을 키워가게 된다. 나아가 이를 통해 알게 모르게 쌓였던 오해와 감정의 골이 해소되는 등 정서적인 면에서의 순화작용도 크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현대사회에서의 인간의 소외와 무관심의 벽이 작은 웃음과 상대방을 배려하는 한마디의 말로서 쉽게 허물어질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그야말로 사소한 칭찬의 말 한다디가 얼어붙은 감정의 골짜기를 녹여서 봄의 시냇물처럼 경쾌한 마음의 여울물을 만들어낸다.

어쩌면 이런 노력은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인간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작은 일이지만 그것은 우리 사회로 세계로 마음을 열어 놓게 된다면 우리 사회와 세상을 밝게 하고 성숙하게 하고 인간답게 하는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만화를 통해 보여진 아이들의 실험과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시행착오들을 보며 배를 잡고 뒤집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감당할 수 없는 웃음 이면에 잔잔히 가슴을 울려오는 감동을 결코 잊어버릴 수가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