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굽는 타자기 - 젊은 날 닥치는 대로 글쓰기
폴 오스터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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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가 폴 오스터의 자서전적인 에세이이자 그가 작가로서 성공하기전의 아주 어렵고도 가난한 생활의 이야기들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중산층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부의 축적에는 별 관심없이 글쓰기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결심을 한다. 비록 남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삶의 가치들도 그는 별로 중요시하지 않는다. 부와 권력, 사회적 지위, 안정된 직장은 그에게 있어 단지 자신의 자유를 제약하는 장애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는 진정한 작가생활을 꿈꾸기 위하여 여러 가지 사회의 노동을 직접 체험하고 또 그 생활체험에 매몰되지 않으려고 한다.

콜롬비아 대학 재학시절 학교를 포기하고 자신의 길을 고집스럽게 걷고자 했던 결단력, 중산층의 성장과정을 거쳐온 그가 찢어지게 가난한 생활을 견디면서도 자신의 작가의 꿈을 접으려 하지 않았던 용기, 그리고 참된 인생과 그로부터 베어오는 글을 작품에 담기위해 그가 쏟은 노력들은 훌륭한 작가는 결코 타고난 재능이외에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그가 이전에 살아왔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삶의 현장에 자신을 용감하게 내던질 줄 아는 용기는 남들이 흔히 추구하는 부와 명예, 안정된 직장을 뒤로하고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선택할 줄 아는 용기였으며, 그것이 바로 평범한 다른 작가들과 구분되는 그의 개성이었으며 또한 그것이 우리를 사로잡는 그의 작품의 매력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뒤에 실린 그의 단편 세 가지는 오히려 지루하고 별로 큰 감동을 주지 못한다. 하지만 '폐허의 도시'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어떤 작품에서 느껴보지 못한 그만의 독창성은 면면히 갖고 있는 작품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의 글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내가 저지른 실수 중 가장 큰 것은 부수적인 주변의 정황으로 인하여 나의 타고난 직관과 통찰력이 흐려진 데 있다.'는 말처럼 우리가 가진 직관과 통찰력과 재능이 사회의 여러 조건이나 부수적인 상황에 얽매이지 않고 살 수 있다면 적어도 자신의 삶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그런 삶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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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여행 + TAPE
김영우 지음 / 정신세계사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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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활을 보내며 나는 스스로 유물론자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강한 암시를 줄 때 가끔씩 내 뒤통수에서 뭔가가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다. 김 영우 박사의 책을 읽으면서도 그러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단지 과학과 물리적인 세계에서는 증명될 수 없는 하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내 스스로의 느낌들이 내 속에서 나를 휘젓고 있었던 것이다. 정신의학자 김 영우 박사가 원종진이라고 쓰여진 이와 함께 한 최면요법과 그 과정에서 드러난 많은 사실들과 목소리들의 예언은 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삶을 보다 전체적인 영혼의 성장의 관점에서 들여다볼 수 있게 하고 따라서 지금 우리가 가진 여러 가지 업들을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게 해준다.

나도 군 생활을 하면서 정말 마음에 맞지 않는 바로 윗 기수의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그 누구도 그토록 미워하며 생활했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았다. 지금도 때로는 그 시절을 생각하면 속에서 올라오는 분노의 덩어리를 느낄 때가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내가 전생에 그에게 진 빚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젠 그때의 그를 받아들이는 것이 보다 쉬워졌다. 내가 이 생애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영혼의 관점에서 보면 생을 반복하면서 이어져왔던 인연일 수 있고 다음 생애에 또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이 생애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좀 더 폭넓게 생각할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지금 내가 결혼하려고 하는 그 여자는 전생에 나와 무슨 관계가 있었을까? 그녀와 내가 결혼에서 전생에서 이어진 무슨 업을 어떻게 풀어가며 살아갈 것인가? 이제서야 나에게 나타난 영적인 삶들을 제시하고 이끌어주는 고마운 사람들과의 만남이 나에게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나의 삶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이며 이 삶이 나의 영혼의 성장을 가져올 것인가? 하는 많은 물음들이 내 머리 속을 헤치며 지나다닌다. 다만 현 생애에서 나의 잘못된 행동으로 그것이 후생에까지 이어져 좋지 않은 업들을 만들어서 가는 것은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것이 순전한 내 의지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을런지도 모른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내 마음을 우주의 기운에 맞추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이기심과 탐욕이 배제된 사랑과 겸손 그리고 희생을 내안에서 조금씩 조금씩 길러가는 노력이 현생의 나에게 필요한 것임을 깨우쳐본다.

언젠가 꿈속에서 내가 죽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물론 책에서 나오는 대로 죽음의 순간에 그 죽음을 느끼고 바라보는 내 속의 어떤 존재가 있음을 꿈속이지만 뚜렷하게 나는 느낄 수 있었고, 어쩌면 그것이 나의 전생의 한 모습은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본 적이 있다. 전생의 삶과 그것이 주는 의미를 알 수 있다면 현생의 삶과 그 의미도 알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지금의 삶을 더욱 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긴다. 하지만 난 지금 아무것도 모른다. 그 모든 정보가 고스란히 내 속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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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앞의 생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6
에밀 아자르 지음, 지정숙 옮김 / 문예출판사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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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앞에 놓여진 삶을 대하는 방식들과 그 삶을 살아가는 방식은 누구나가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그런 방식들은 천차만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삶들 속에 누군가는 태어나면서부터 물질적인 풍요로움과 행복을 누리고 살고 있는가 하면 다른 누군가는 그야말로 존재자체가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야 하기도 한다. 독특한 자신의 삶을 지켜보다가 그런 관찰 속에 생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글을 쓴 작품이 하나 있다. 에밀 아자르라(그는 로맹 가리와 동일인이다)는 이름으로 쓴 이 작품은 바로 자신의 죽음을 앞에 놓고 자신의 생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작품이 좋으면 그만이지, 작가가 누구든 그게 무슨 상관이냐'라는 말로 프랑스 문학에 파장을 남겼다. 이렇게 익명으로 글을 써서 그는 세상에 유일하게 콩쿠르상을 두 번 수상한 사람이 되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모하메드라고 하는 주인공은 창녀인 어머니와 정신병자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버려진 아이이다. 또한 그는 옛날 창녀생활을 하였고, 지금은 창녀의 버림받은 아이들을 돌보아주는 로자 부인의 손에 의해 자라고 있다. 그는 자신이 가진 이러한 열악한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떳떳하게 세상을 대하고 있으며 자신의 삶에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는 인간의 감정과 생각에 대해 천재적인 발상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을 주고 있다. 비록 그는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세상에서 가장 소외되고 가난한 삶을 영위하고 학교에서도 내몰리고 어디 한 곳 자신을 따뜻하게 받아주지 않는 세상에서도 낙관과 희망과 삶의 기쁨을 간직하고 있는 재능있는 소년이다.

그녀를 키워 주던 로자 부인의 건강이 악화되고 생명의 불씨가 꺼져가면서부터 모모(모하메드)는 자신의 진짜 나이도 알게 되고, 로자 부인의 자신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된다. 또한 자신도 로자 부인을 깊이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비록 로자 부인의 거짓말로 자신의 아버지가 죽음에 이르는 상황을 접하면서도 그는 오히려 로자 부인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는 것을 보게 된다. 자신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가난과 하류층 생활 속에서도 느낄 수 있는 없는 자들이 나누는 사랑과 친절에 그는 삶이 그냥 포기하기엔 너무나도 아름다운 것이란 걸 깨우치게 된다. 하밀 할아버지며 자신을 귀여워 해주는 롤라 아주머니, 카츠 선생님 등의 인물들은 그가 세상을 대하는 그만의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다.

삶의 남은 여생을 통해 볼 때 우리의 인생은 어쩌면 더욱 추해질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대로 오히려 그 삶이 더욱 절실하고 그래서 더욱 가벼이 여길 수 없이 소중한 그 무엇이 존재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 남은 여생은 바로 우리들의 앞에 놓인 우리들의 인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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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학 이야기
박경리, 신경림, 이제하 외 지음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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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인의 시인과 소설가의 자신의 문학과 삶의 체험을 다룬 이야기가 있다. 자신의 어린 시절 삶의 체험들은 자신의 문학속으로 걸어 들어가 그 작품만이 가진 독특하고도 개성있는 색깔을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어린 시절의 체험들은 작품을 만드는데 있어 큰 역할을 하는 창조의 샘이라고 할 수 있다. 농촌에서의 원체험의 커다란 자각을 바탕으로 한 작품, 어린시절의 결핍된 사랑을 다른 통로로 작품화시킨 작품, 자신이 직접 해보지 못한 욕구들을 대리충족시키기 위한 작품 등 작가의 체험과 그로 인한 정신세계는 작품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됨을 보여준다.

그 이름만으로도 우리 나라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의 삶의 체험 속에는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른 경험들이 자리했고, 그것은 그 사람이 처한 사회적 환경이나 주위 사람들과는 다른 처지가 그런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대하는 자신의 정신세계와 환경을 수용하는 자세가 유별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문학은 우리가 삶의 이상에 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하나의 도구일런지도 모른다. 언어라는 도구만큼 우리들의 정서와 감정과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도 드물다는 생각을 해본다. 언어는 그것이 비록 한 문장과 한 권의 책으로 우리들을 변화시키지는 않지만 생각의 벽돌을 쌓아가듯이 우리들의 사고의 틀을 조금씩 형성하고 있을것이다. 문학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삶의 의미와 이상과 깨달음에 다다를 수 없는 것이 아니지만, 적어도 언어와 그를 통한 문학은 우리가 사는 세상의 현상적인 모습 뒤에 자리한 상징성 속에 우리 삶의 아름다움과 진솔함을 담아보고자 하는 몸부림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또한 이러한 문학은 위의 훌륭한 작가들만의 전유물은 아닌 것이다. 그들이 문학을 하였기 때문에 작가가 된 것이지 원래 작가이기 때문에 문학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마찬가지로 평범한 우리들도 사물과 자연과 환경과 대화하고 그 상호작용 속에 무언가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비록 그것이 활자화된 책을 거치지 않더라도 작가로서의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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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차마 말 못하고 남자는 전혀 모르는 것들
존 그레이 지음, 서현정 옮김 / 프리미엄북스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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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친구와 대화를 하던 중 그녀가 나에게 자신의 생활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던 때가 있었다. 물론 나로서는 나의 입장에서 생각했기 때문에 우리의 대화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알 수가 없었다. 나는 단지 그녀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관점에서 몇 가지의 충고를 해주려고 하였으나, 그녀는 내게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오빠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해'라는 식으로 얘기하였다. 나뿐만 아니라 남녀관계에 익숙하지 못한 많은 남자들이 겪을 수 있는 그리고 남자들 사이에서는 흔히 있을 수 있는 그런 대화내용이다. 존 그레이는 이러한 남자와 여자간의 상이한 생각과 그 사고구조의 차이를 잘 인식하는 것이 원만하고 행복한 부부관계 나아가서 남녀관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의 앞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나의 아내가 될 여자와의 그간의 만남에 대해 하나 하나 생각해보았다. 과연 우리들의 대화술에는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물론 그녀는 이러한 점을 미리 알고서 나를 배려해주는 점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가 가진 나와는 상이한 사고구조가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아'하는 소리와 함께 이해되기 시작했다. 물론 모든 여자에게 모든 면에서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여자들이 가진 남자와는 다른 사고구조와 생각의 패턴 그리고 대화술은 사랑하는 그녀와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 또한 나의 행복을 위해 알아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책에 쓰여진 대로 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해야 하며 이러한 상황에 준비를 하고 여러 번 대처해본 경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아예 모르는 것과 알면서 매순간 조금씩 노력해서 나아지는 것은 차이가 크다. 이 책은 특히 여러 명의 여자친구를 가진 경험이 있거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로간의 사랑을 더욱 깊이 느끼지 못하고 상이한 성격의 차이로 헤어진 남자들이라면 꼭 읽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는 나이는 이미 어느 정도 들었으나 아직 이성에 대해 미숙한 미혼남녀들이 한번쯤은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처럼 어쩌면 우리는 서로간의 너무나도 상이한 성격적 차이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다. 실제로 현대 신혼부부들의 이혼율이 더욱 높아지는 요즈음 이 책은 우리에게 서로가 가진 매력을 발견하게 해주고 부부관계를 더욱 긍정적으로 발전시키는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그리하여 부부관계가 원만해지고 더욱 사랑이 넘치는 남녀관계를 이루면 가정도 더불어서 활기차고 행복한 상태로 나아갈 수 있으며 그런 상태에서 자란 아이들이 우리 사회를 더욱 밝고 아름답게 만들어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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