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봉인’의 표절시비에 부쳐
 
한겨레 2005-11-12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한겨레] 최재봉의 문학풍경

한동안 잠잠하던 표절 논란이 또 한 번 불거져 문단 안팎을 달구고 있다. 이번에 문제된 것은 권지예씨의 단편소설 <봉인>으로, 올 4월 펴낸 소설집 <꽃게 무덤>(문학동네)에 실린 작품이다. <꽃게 무덤>은 얼마 전 동인문학상을 받았다. 때문에 표절 논란이 수상의 적정성에 관한 시비로까지 확대되었다.

<봉인>이 ‘표절’한 것으로 지목된 글은 인터넷 인기 필자인 의사 박경철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이 글은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제목의 책에 <사랑이 깊으면 외로움도 깊어라>라는 소제목으로 실렸다. <…아름다운 동행>은 <꽃게 무덤>보다 조금 먼저 출간되었는데, 작가 권씨는 책이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박씨의 글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인>에 대한 표절 혐의는 크게 두 가지 점에서 제기된다. 하나는 <사랑이 깊으면 외로움도 깊어라>의 이야기가 <봉인>에 고스란히 들어갔다는 ‘소재 차용’의 측면이고, 다른 하나는 구체적인 문장 차원의 ‘베끼기’다. <봉인>은 죽음을 둘러싼 세 가지 삽화를 통해 삶과 죽음의 관계를 천착한 작품인데, 그 중 한 삽화가 <사랑이 깊으면…>의 이야기와 동일한 스토리라인을 지니고 있다.

복벽결손인 상태에서 태어난 신생아가 의료진의 노력과 엄마의 간절한 염원에도 불구하고 결국 숨을 거두게 되며 그 뒤 산모 역시 목을 매 죽는다는 내용이다. <봉인>은 의료진이 ‘사일로’라는 치료법을 동원한다든가, 투병하는 아기의 손에 엄마가 묵주를 쥐어 준다는 설정까지도 그대로 가져왔다.

‘사일로’라는 치료법을 설명하는 문장은 베끼기라는 좀 더 심각한 문제를 제기한다.

“장을 배의 중간으로 모아 바셀린을 바른 거즈로 장을 둘러싼 다음 아이스크림의 콘 모양으로 만들면, 중력으로 아래쪽 장부터 배 안으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게 됩니다.” 인용한 문장은 소설 <봉인>에서 ‘사일로’를 설명하는 대목이다. 이 문장은 <사랑이 깊으면…>의 문장과 거의 똑같다. 차이가 있다면 “거즈로” 다음에 “장을”을 한 번 더 썼다는 점뿐이다. ‘사일로’란 전문적인 의료 용어이며 그에 대한 객관적인 설명을 박씨 고유의 창작이라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작가가 다른 사람의 문장을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고스란히 가져온 것은 잘못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달 말 박경철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어느 유명작가의 표절 시비에 대해’라는 글을 올리면서 점화된 논란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뜨겁게 확산되었으며 박씨는 결국 지난 7일 자신의 블로그를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박씨는 블로그를 닫으면서 마지막으로 쓴 글에서, 애초에 <봉인>에 대해 법적인 문제 제기를 하지 않겠다던 태도를 바꾸어 향후 대책을 “원점에서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음을 밝혀 불씨를 남겼다.

어찌 보면 사소한(?) 실수로 지나칠 수도 있었을 문제가 이처럼 꼬인 것은 작가와 출판사 쪽의 미숙한 대처 탓으로 보인다. 작가 권씨는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를 소설에 써먹은 것을 두고 표절이라고까지 할 수 있겠느냐면서 책의 다음 판을 내면서 출처를 밝히겠노라고 했다. 동인문학상 심사위원들 역시 소재 차용일 뿐 표절은 아니라며 박씨에게는 사후 감사 표시 정도가 합당하다는 공식 견해를 내놓았다.

관찰자가 보기에 사태의 핵심은 의외로 단순하다. 권씨가 사전에 출처를 몰랐다면 사후에라도 사실을 인정하고,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힌 박씨에게 사과했어야 마땅하다. 진심에서 우러난 사과가 생략됐기 때문에 박씨와 그의 블로그 방문자들을 비롯한 문단 바깥 사람들에게 이 사태는 문단 권력자들의 횡포로 비치는 것이다. 논란의 두 당사자가 서로 상처 입지 않는 방향에서 원만한 해결책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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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munhak.com/

깊은 유감을 전합니다.

원래는 이곳의 게시판에 답글을 남길 생각이었으나, 이곳에는 복사기능이 적용되지 않아 제 블로그에 답을 남깁니다..

http;//blog.naver.com/donodonsu/100019377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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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blog.naver.com/donodonsu/100019377438

권지예 작가님께.... (2005.11.12)

권지예 작가님께..

방금 방송 녹화를 마치고 막 돌아와 문학동네 게시판에 권지예 작가님께서 발표하셨다는 입장을 보았습니다.

먼저 저 자신도 이것이 결국 이전투구가 될 줄 알면서도 이일에 휘말렸고, 그리고 결국 닫았던 입을 다시 열어야 하는 상황이 많이 부끄럽지만, 그래도 우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일은 이제 심정적으로는 더이상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버린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좀전에 서울에서 돌아오는 차안에서 제가 사적으로 존경하는 어떤 지인으로부터 밤 9시경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그 지인께서 권작가님측 관계자분으로부터 이런 부탁을 받으셨다고 하셨습니다.

"이일이 발생한 이후 권작가님께서 대처가 다소 미숙하셨고, 권작가께서도 여러모로 미안한 생각을 가지고 계시므로 이 부분에 대해 사과하는 글을 문학동네 게시판에 올리는 형식으로 사과를 대신하면 어떻겠느냐.."는 뜻을 전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 저를 잘 설득해 달라는 뜻을 전하셨다고 합니다.

저는 사실 그 지인의 말씀 이전에, 이미 이 일에 대해  "아름다운 화해"를 맺겠다는 뜻을 권작가님측에 전달했었기 때문에 흔쾌히 그렇게 하겠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다만 권지예 작가님께서 시종일관 고집하시는 문학동네 게시판에 조용히 유감을 표하는 방식은 이 사건의 파장이나 성격으로 볼 때 그 방식이  적절하지 못하고 많이 비겁한 것이므로, 유감표명의 방식은 앞으로 서로 잘 상의해서 적절한 수위에서 마무리 하겠다는 뜻도 아울러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안동에 도착해서 확인한 결과는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그것은 지난 며칠간 저와 권작가님 사이에서 오갔던 사전조율에 대해서는 일체 고려가 없이 쉽게 이해하기가 쉽지않은 변명을 담은 글을 "사과의 형식"을 빌어 문학동네 홈페이지에 게시하셨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오늘 밤 늦게 저의 지인을 통해 부탁하신 말씀들은 결국 권작가님께서 이미 저녘 8시경 문학동네 게시판에 이미 해명글을 올리신 후 그것을 합리화하기 위해, 또 한번의 "사후통보" 절차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닿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제가 "사회속에서 이정도로 당황스러운 경험을 한 것은 정말 유례가 없습니다"라는 말씀을 드릴만큼 놀랍습니다.

외람되지만 저는 이제 더이상은 권작가님의 진정성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먼저 권작가님의 그동안의 해명에 따르면...

이일은 권작가님께서 "누군가로부터 인터넷에 떠돌던 글을 메일로 받으신 다음, 그 글에서 "힌트"를 얻으셔서 소설로 구성하려는 생각을 하셨고, 실제 그것을 소설로 구성하시면서 심지어 문장 자체를 그대로 옮기기도 하셨지만, 그것은 의학적인 부분이라 백과사전을 참조하는 기분으로 하셨으며, 아이의 손에 묵주를 쥐어 준다거나, 아이의 상태를 살피는 주변사람들의 심경은 병원 24 시를 보고 스케치한 정도의 느낌으로 하신 것이라, 그것을 작가적 양식에 비추어서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 입니다..

그러나 세상의 우연이란 놀라운 것인가 봅니다..

공교롭게도 그 내용이 그렇게 소설로 구성하고, 이미 인쇄까지 들어가시려는 즈음에 우연히 제 블로그를 알게되셨고, 더구나 제 블로그에 실린글이 책으로 묶여진다는 사실을 알게되시면서는 제게 메일까지 보내셨지만 제가 그 메일에 답을 하지않아 그냥 그대로 책으로 묶어 내셨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권작가님께서는 제가 이웃들께 그동안 블로그의 "작위성"을 피하기 위해 원래 블로그 메일이나 쪽지를 읽거나, 답장을 드리지 않으며, 심지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댓글이나 인삿말조차 보지않음을 양해해 주십시오"라는 입장을 누차 글로서 밝혔고, 그때문에 지금까지 수많은 메일과 쪽지를 보내신 많은 저의 이웃분들께서 제게 서운함을 가지실 줄 알면서도, 제가 블로그를 "운영"하는것이 아니라, 이웃과 오래도록 "공유"하기위해 메일이나 쪽지를 읽거나 답을 드리지 않음을 많은 이웃들께서 양해하고 계신다는 사실 역시 권작가님께서는 진정 모르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권작가님께서 계간지에는 이미 그전에 글을 발표하신 다음, 그로부터 몇 달뒤 책을 인쇄하실 때에야  제게 문제의 메일을 보내심으로서, 작가적 양식에 입각한 책임을 다했다는 생각을 하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일은 그렇게 끝날 수 있었고, 어쩌면 그랬었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거의 반년이 지나서 공교롭게도 권작가님께서 문학적 역량이 인정받아 "동인문학상"을 수상하신다는 발표가 나시면서 님의 책이 새삼 많은 분들의 주목을 받게되었고, 그것이 6개월전에 출간된 제 책과 대비되면서 북까페를 비롯한 몇군데 인터넷에서 논란이 일어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것은 문학동네나, 그외 언론 그리고 제게도 지인들로부터 사적메일로 이야기가 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처음에 그 사실을 가볍게 넘겼습니다.

이미 말씀드린대로 저는 처음에 지인들에게 "동인문학상 수상작가가 표절 이야기가 나올정도로 제 이야기와 비슷한 소설을 쓰셨다면 그것은 가문의 영광이다 "라고 말하면서 웃었넘겼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목요일에 모 언론에서 확인과 취재요청 전화가 오고, 그로인해 제가 그 책을 서점에서 직접 읽고는 그때는 정말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묘함 불쾌감이 들었음을 고백합니다.

마치 폭행을 당한 여인의 마음이 이럴까.. 싶은 느낌,,

작가이시니 아마 이점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그날 오후에 출판사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권작가께서 쓰신 책의 내용이 표절 여부를 떠나 대단히 유감스럽다"는 뜻을 전했더니, 출판사에서는 이미 그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출판사에 제 전화번호를 남기면서 " 언론에는 문제삼고 싶지 않다고 이미 말했으며. 실제 제 스스로도 법적인 문제를 삼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그래도 권작가님의 직접 해명과 입장표시는 듣고 싶다"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나 그날 제게 전화를 주신 권작가님의 말씀과 뜻은 제가 부모님과 학교에서 배워서 아는 상식과는 많은 거리가 있었습니다.

권작가님께서는 제게 말씀하시기를 " 표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다음 4판이 출간 될 때는 책의 뒷머리에 블로그에서 소재를 얻었다고 명시하겠다 "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도 그것은 권작가님께서 많이 잘못하신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권작가님은 후기에 그 소설집에 실린 다른작품 하나도 악명높은 모 드라마작가처럼 " 지인의 대화를 듣고 작품을 썼다, 소설가 앞에서는 말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 "라는 표현으로 처리하신 것처럼, 이 문제 역시 그렇게 처리하려고 하시는 것은 권작가님의 작가적 위상에 비추어 그리 당당하지 못하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님에게 ""...작가적 양식에 따라 님을 믿는 독자들에게 믿음에 실망을 주셨다면 최소한의 "자기견책"은 있어야 합니다. 아이가 잘못해도 한대의 회초리는 맞듯이, 어떤 사람이 그것도 공인의 입장에서 한사람도 아닌 다수의 사람에게 실망을 주었다면 그것은 "적정수준"에서 자신의 양식에 입각한 자기견책이 필요한 것이며. 잘못을 무조건 회피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시는 것은 곤란합니다. 제게는 아니어도 좋으니 작가적 양심에 입각해서 어떤 방식으로던 견책을 동반하는 방식의 유감을 표명하시기 바랍니다.." 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에대해 권작가님께서는 분명히 동의를 하셨습니다,

권작가님도 잘 아시다시피 대개 이런문제의 시발점은 열에 아홉은 일단 " 출판물 판매금지와 회수 가처분 신청"과 함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변호사의 내용증명서 송달로 시작됩니다.

그러나 저의 양식으로는 그것은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이었습니다.

때문에 저는 처음부터 법적인 대응은 배제하기로하고 저와 권작가님 두사람이 주말동안 진지하게 숙고해서 "문제가 확대되지 않으면서 적절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는 방식을 찾아서 월요일까지 서로 의견을 교환하기로 약속을 했었습니다. ( 아울러 그와 동시에 결과적으로는 기우였지만, 혹시라도 동인문학상 위원회에서 수상취소라도 결정 할 것을 우려해서 저는 문제확대를 바라지 않는다는 입장을 언론에 누차 설명 했었습니다 )

그러나 권작가님이 같은날 저와 나누신 대화와. 그날 언론에 내보낸 입장은 그야말로 "표리부동"이라는 말로 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님은 제게 월요일까지 서로 고민하기로 하신 다음 메일을 주고 받기로 하셨는데, 다음날 아침에 신문지상에 게제된 님의 입장은 "황당하다.. 하루아침에 파렴치한이 되었다.."는 것 이었습니다, 그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그것은 그전날 저와 나눈 대화와는 전혀 성격을 달리하는 말씀이며, 저로서는 권작가님이 정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가로서의 신의를 가지신 분인지를 의심케 하는 것 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월요일에 제 블로그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는 글을 올렸던 것입니다.( 오늘 님이 해명하신 내용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토요일자 조선일보,동아일보를 검색해 보시면 이 부분은 명백하게 정리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님의 해명은 지금 이러한 사실을, 특히 저의 진의를 상당히 왜곡하고 계십니다.

이것은 제가 처음부터 줄곳 고수했던 입장, 즉 "법적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선의를 이용한 것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 ( 더구나 실제 님이 이점에대해 제게 보내신 두번째 메일은 사과는 차치하고서라도 사실은 제가 마음이 상할 정도로 비례( 非禮 )하기까지 한 것이었습니다. )

그 결과 제가 취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좁아졌었습니다.

이제는 동인문학상을 심사하신 이문열님의 문학적 입장과는 별개로 진실을 가리기 위한 법적 판단을 구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님의 말씀대로 제 스스로 법적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이상 제 스스로 친 올가미에 제 목을 걸고 이 문제를 그대로 덮는 길 두가지 뿐 이었습니다.   

님은 후자에 무게를 두셨던 것 같습니다

고백하건데..

저역시 불민한 사람이라 감정적으로는 전자를 택하고 싶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가장 꺼려했던 부분은 법적판단을 구함으로서 "제가 말을 뒤집은 사람이 되는것" 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조용히 추스려갈 수 있었던 문제가, 그렇게 할 경우 님의 작가적 미래를 매장하는 그야말로 엄청난 결과를 가져 올 가능성이 컸고, 만약 그 경우에는 그것이 악연이던 인연이던 저와 연이 닿은 분에게 그런 큰 결과를 초래케함으로서 제가 부담져야 할, 평생의 업(業)을 감당하기가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님과 저 사이의 메신져 역할을 자임했던 분에게 이번주까지 다시한번 깊이 한번 재고해보시고 법적 분쟁을 택하지 않고 "아름다운 화해"를 바라는 제 마음을 전달해 주실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님도 알다시피 그 아름다운 화해의 시나리오는 이랬습니다..

어차피 이 문제는 정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이미 문제가 커졌으므로 이제는 님이 문학동네 게시판에 조용히 유감을 표시하고 넘어가시는 것은 ( 그나마 이 말씀도 책의 후기에 사과가 아닌 블로그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사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에 비하시면 큰 진전이었지만,..), 님으로서도 표절작가라는 오명을 벗을 길이 없고 아울러 회피로 일관하시는 것은 양식적으로도 문제가 있으며, 저 역시 즐겁지 않은일에 연루되어 이름이 오르내려 주변의 걱정들이 크시므로, 적절한 방법을 찾되... 

그것은 "어느 조용한 찻집에서 이 일을 기사를 다루었던 해당 기자분들을 비공식적으로 초청해서 같이 차를 나누면서 권작가께서는 "비록 관행으로 여겨졌던 일이라 하더라도 이제 저명작가로서 깊이 고민하지 못했던 실수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이일을 계기로 삼아 좋은 작가로 거듭나는 기회로 삼겠다,,"는 입장을,, 저는 이일은 "권작가님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인터넷문화라는 아직 입장이 정돈되지 않은 일에 대한 해프닝이라고 볼 수 있으며, 권작가님의 작가적 능력이나 양심을 믿고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라는 입장을 말씀드림으로서 이 문제를 가장 부드럽고 원만하게 처리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라는 것입니다..

제가 그렇게 말씀을 드린것은 저는 진정으로 어떤 어렵고 복잡한 일들도 회피하기보다는 당당하게 부닥치고, 이후에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함으로서 아름다운 결말을 맺음으로서 그동안의 서로의 허물을 모두 씻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또 일의 모든 정황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문학동네 게시판에 숨어서 형식적인 몇줄의 글을 올림으로서 "할일을 다했다"라고 생각하시는 것 보다, 그것이 훨씬 책임있게 행동하시는 것이라 생각했고, 아마 그렇게 하셨다면 모든 님의 독자분들도 님에게 격려의 덕담과 박수를 드렸으리라고 믿습니다............  

아마 이것은 제가 님께 전달한 내용을 토씨하나 빼지 않고 제대로 기록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이런뜻에 대해 권작가님께서는 며칠 기다려달라는 뜻을 제게 두번이나 전하셨고, 제게는 그 기다림의 결과가 오늘 제가 존경하는 분을 통한 부탁과 아울러, 님이 게시판에 "해명과 유감"의 표시가 아닌 "변명"을 일방적으로 게시하시는 것으로 돌아왔습니다..

권작가님....

외람되지만 질문을 드립니다..

혹시 지금 제가 쓴 장문의 글에서 혹시 한치의 틀림이라도 있으신지요.. 또 제가 쓴 글이 조금이라도 진실을 가린것이 있는지요...?  그리고 진정 님의 작가적 양심은 오늘 문학동네 게시판에 게시하신 글로서 이 긴 과정의 경과를 마무리 하는것이 옳다는 판단을 내리셨는지요..? 또 님의 오늘의 결론은 정녕 회피가 아니라 작가적 양식에 입각한 당당한 자기견책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그리고 님의 유감표시를 진정성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아무래도 저의 협량함 때문인지요...

그리고 이번에는 소이부답(笑以不答) 함이 분명히 옳겠음에도 결국 얼굴이 붉어진 소인배의 모습으로 이글을 쓰는 자신을 자책하며,. 아울러 제가 제안했던 "아름다운 화해"가, 정작 님의 해명글로 등장하였음을 보면서 쓴 웃음이 지어지는 제 스스로가 부끄러운 밤입니다.....

박경철 드림.


관련글-아름다운 화해를 희망하며-권지예(표절관련 입장표명)
 
(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68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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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예씨의 입장표명이 시골의사분이나 다른 독자들에게는 해명성 글로 판단이 되는지 오히려 사태가 더 커질 듯 하다. 법정공방도 배제할수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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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화해를 희망하며

최근 제 작품에 제기된 표절시비 사태에 대해 제 소설을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의 심경을 혼란스럽게 한 점, 죄송하기 그지없습니다. 진작에 이 점에 대해 저의 입장을 피력하고 싶었으나 일부만 인용이 되는 기사문의 경우, 오히려 더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것 같아 고민하던 중 전문(全文)을 밝힐 수 있는 지면에 그 동안의 경위와 작가로서의 제 입장을 진지하고 진솔하게 밝히고 싶었습니다.

2005년 1월경 저 자신의 오진 판단의 체험에서 우러난 삶의 비의 문제에 주제의식을 갖고 청탁소설을 구상, 집필하고 있던 중 박경철씨의 글을 인터넷에서 ‘퍼온 글’이라는 형태로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갓 태어난 아기가 생사의 갈림길에 선 이야기는 특이한 의학적 사례로 여겨져 작년 봄, 오진의 상황에서 죽음을 가정해 봤던 제 실제 상황과 연결되어 너무나도 강렬하게 문학적 아이디어로 떠올라 제 소설에 부분적인 에피소드로 소설화하게 되었습니다. 사일로 시술 부분은, 그후 인터넷에서 복벽 결손증에 관한 다른 지식을 찾아보았으나 별다른 자료를 구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그 시술이 전문적인 임상처치라 생각했고, 그렇다면 이런 경우 실제의 임상처치도 별반 차이가 없을 거란 생각에 그 용어만큼은 의학적 기술 또는 백과사전적 지식이라 여겨 의학적 용어로서 제 소설 ‘봉인’에 사실적으로 인용하게 된 것입니다.
 
 제 소설 ‘봉인’이 발표된 것은 박경철씨의 수필집 <아름다운 동행>의 발행 이전인 2005년 2월, <세계의 문학> 봄호였습니다. 집필 당시엔 출처를 알 수 없어 양해를 구할 수 없었던 그 글이 우연히 박경철씨가 운영하는 “시골의사 블로그”의 ‘유서’라는 글에서 나온 것이란 걸 알게 된 4월 16일, 그의 이메일 주소로 양해와 답을 구하는 메일을 보내고 이후 며칠 연달아 두 번의 쪽지를 보냈습니다. 저는 수신확인이 된 상태에서 답이 없는지라 양해가 된 줄로 알았고 당시는 제 책 “꽃게무덤”의 인쇄시점이라 4월 25일 책은 곧바로 발행되었습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10월 29일 박경철씨가 <문학동네> 출판사로 문제제기를 했고, 저는 바로 박경철씨께 전화를 드려 소재출처를 밝히지 못한 점을 사과하고 다음 쇄를 찍을 때 글의 작가 후기에 부분차용의 사실을 인정하고 그 출처를 밝히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박경철씨는 이 문제는 작가의 양심의 문제이니 작가의 양식에 의거해 행동하길 바란다며 이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자고 했습니다. 10월 30일, 소설에 대한 저의 생각과 도의적인 사과를 골자로 한 메일을 박경철씨에게 보냈습니다만, 답신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한 저의 메일이 박경철씨의 본뜻을 정확히 헤아리지 못하고 미흡했던지 10월 31일 박경철씨는 자신의 심경을 “어느 유명작가의 표절시비에 대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후 이 일은 YTN 뉴스와 몇몇 언론사의 보도로 이어지고 인터넷을 통해 일파만파 퍼져 결국 동인문학상 심사위원회가 소집되는 상황으로까지 확대되었고, 동인문학상 심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판단을 공표하였습니다. 

그러나 심사위원회의 판단과 법리적 판단 이전에 이미 저는 인터넷상에서 표절작가로 무수한 공격과 비난을 받게 되었고, 마치 사형대 위에 올라서 있는 듯 고통스런 나날을 공황상태로 보내야 했습니다. 

 이제 정신을 가다듬고 돌이켜봅니다. 글의 출처를 알고 난 이후 박경철씨의 묵답을 너무 쉽게 암묵적 동의로 여겼던 점은 저의 큰 불찰이었습니다. 또한 처음에 정확한 출처를 몰랐다 했을지라도 <봉인>의 일부분을 인터넷에서 힌트를 얻어 소재를 차용했다는 사실을 작가 후기에 분명히 밝혀야 했었습니다. 그것이 독자의 사랑을 받는 공인이자 작가로서 취해야 할 신중한 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표절의 논란을 떠나 이번 일로 인해 저는 저의 글 쓰는 자세와 소재를 취하는 작가의 태도를 깊이 생각합니다. 제게 주어진 이런 고통의 시간이 작가로서 더욱더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진정으로 바라면서 자숙하겠습니다.

그 동안 저와 제 작품을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과 저와 함께 분란의 중심에 서게 된 박경철씨와 혹 이 일로 상처를 입었을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깊은 사과의 마음을 전합니다. 부디 여러분들의 따뜻한 이해를 구합니다. 이번 일이 어려운 한 시대를 함께 살아가면서 따뜻하게 맞손 잡는 동행으로 아름답게 화해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출처-http://www.munh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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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조금 더 일찍 본인의 입장을 밝혔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글 내용중에서 시골의사에게 여러차례 메일을 보냈지만 회신이 없었다고 언급하고 있는데(그 부분이 역시 조금은 억울한듯..) 이건 양쪽의 이야기를 대질해서 묻지 않는 이상 정확하게는 알 수 없을 듯 하다.

메일 내용에 문제가 있거나 혹은 시골의사분이 보낸 답장이 메일서비스 제공업체의 필터링 등에 의해 귄지예씨에게 전달이 안되었을수도 있을 것이다.(메일 사용하다 보니 그런 경우로 인해서 오해가 가끔 생긴다. 그래서 중요한사항은 꼭 전화확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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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5-11-12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문점이 두가지 있습니다.
1. 시골의사님의 글은 인터넷에서 워낙 유명했지요. 그런데 출처를 모를 수가 있었을까, 혹시 알려고 하지 않은 건 아닐까요.
2. 박경철님과 나눈 대화가 너무 틀리군요. 님 말씀대로 대질이 필요한 듯 싶네요.

nivea 2005-11-12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묵묵부답...시골의사님 블로그에 가보면 메일이나 댓글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걸요. 양해글도 있던걸로 기억합니다. 메일 쪽지 보내놓고 답장이 없다는 걸 수긍으로 생각하다니, 자기 작품을 자식처럼 생각하는 사람치고 참 무성의하고 무책임하네요.
박경철씨가 두메산골에 쳐박혀 사는 도인도 아니고 무인도에 숨어사는 도망자도 아니고 검색페이지에다 박경철 이름 석자 쳐넣으면 그 분과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데요. 정기적인 방송 출연에 집필 활동에 강연에.. 활동하고 계신 분야도 많고, 심지어 근무하고 계신 신세계 병원 이름까지 한 번에 검색할 수 있는데 아직도 메일 변명에 매달리고 있네요.
 

지난 금요일에 동인문학상 위원회에서 권지예씨의 꽃게무덤에 대한 재심사를 했다고 합니다..

결과는 어차피 예측한 일이라 별로 새롭지 않지만, 다만 그분들의 변()은 예술가가 아닌 필부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다소 놀랍습니다.

사실 문학적 판단의 다양성과 예술적 가치기준은 우리 일반인이 생각하는것과는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이번에 심사위원회의 “전통적으로 문학이 중시한 구성은 줄거리가 아니라 미학적 장치로서의 짜임새다" 라던가, 혹은 "문학적으로 장르가 다른 작품사이에 표절 문제가 성립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이후 문학이 중시하는 것은 줄거리가 아니라 미학적 장치로서 짜임새(구성)여서 설령 같은 장르라 할지라도 구성방식과 복잡성의 정도가 다르다면 두 작품은 완전히 별개의 작품으로 인정돼야 마땅하다" 라는 말씀은 저같은 보통사람이 생각하는 "상식"보다는, 고도의 전문성에 입각하신 말씀일 것입니다

때문에 그분들이 가르치는 학생이나, 혹은 후배문인들, 그리고 저처럼 그분들의 전문성에 대해 감히 이해조차하지 못하는 필부들은 그 의미를 두고두고 반추하면서 이말씀을 앞으로 깊이 새겨두어야 할 금과옥조로 여겨야 당연할지 모릅니다.

아울러 지금은 모양새가 조금 이상하게 되었지만, 사실 제가 지난주에 "책장을 덮으면서.."라는 글을 올린 원래의 복심(腹心)은 "표절이다" 라는 뜻을 주장하기위해서나, 또 단순히 제 개인적 유감을 전하려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동인문학상 심사위원회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자 하는 마음이 컸었기 때문입니다.. 

고백하건데.. 

사실 제가 그날 올린 글은 그 전날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동인문학상이 혹여나 그것으로 부담을 받거나, 또 그로인해 예기치 못하게 혹시라도 빛나는 작품을 쓰신 권지예 씨에게 적정선을 넘어서는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이 생길것을 저어한 나름의 "심모원려"였습니다. ( 부끄럽지만 당사자가 작가의 양심에 맡긴다는 결론을 냄으로서 법적 부분의 고려없이 단지 문학적 입장만 밝히시도록, 일종의 퇴로를 열어드린 것 이었습니다 )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단지 저 혼자서 "과유불급"을 되뇌이고 있었던 셈이 되었습니다.

어쨌건 그런 생각의 연장선에서 저로서는 언론사 취재요청을 가능하면 거절하고, 불가피하게 전화에 응하는 경우에도 연합통신 이하 각 메이져 언론에도 "문제의 확대를 바라지 않으며. 그것이 혹시라도 권지예씨에게 견책 이상의 결과를 가져오게 되어서는 곤란하고, 저도 당사자 일 뿐 스스로를 피해자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면에서는 제게도 불찰이 있으며. 그래서 언론에서도 가능하면 더 이상은 크게 다루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라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말씀드렸었고, 또 실제로 저와의 취재과정없이 기사를 받아서 인터넷 언론을 제외한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아마 그렇게 하신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저로서는 제가 그런 입장에서 권지예씨의 작가적 양식에 공을 넘겼으니, 제가 책장을 덮는 만큼 그분께서도 그에 합당한 적절한 입장을 표하시리라 믿었고, 그렇다면 오히려 작은 소동이 앞으로 유사한 일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면서 아름다운 마무리가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주말에 권지예씨나 위원회의 반응은 다소 의외였습니다.

권지예씨는 제가 접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그간 제게 보여주신 입장과는 달리 갑자기 “문학적으로 재구성해서 새롭게 이야기를 창조한 것이므로 표절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외의 인터뷰를 하셨고, 아울러 “양심 없는 파렴치한이 돼버렸다. 오해가 계속될 것 같아 일일이 대응하기보다 혼자 있고 싶다"고 하심으로서, 중간에 문제를 제기하신 분들이나, 그중간에 당사자가 되어버린 저, 그리고 이후에 다양한 의견들을 표시하신 분들을  도리어 "마녀사냥을 하는 파렴치한 "으로 규정하신 셈이 되었습니다

이점 대단히 놀랍고, 깊이 유감스럽습니다...

저는 솔직히 제가 덮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취하면 권지예씨 역시 적절한 유감을 표하고, 차라리 이일을 계기로 관행을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정도의 멘트를 하시리라 기대했습니다,  (사실 누차 그러시기를 직간접으로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그러나 권지예씨의 반응은 많이 놀랍습니다...

더우기 문단에서 빛나는 위치를 가지신 이문열씨께서도  " ‘봉인’이 표절이라면 신문 기사나 널리 알려진 일에서 글감을 가져온 ‘보바리 부인’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같은 고전들 역시 표절이 될 것”이라며 “작가에게 치명상이 될 ‘표절’ 의혹을 너무 쉽게 제기하는 것 같아 참 난감하다”..."고 말씀하심으로서 권지예씨가 이 부분에서 힘을 얻어 더 강고한 입장을 취하 실 수 있었으리라 생각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심사위원회는 별도의 의견으로 " 다만 소재가 있었기 때문에 소설이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므로, 빛나는 작품을 쓴 소설가가 소재를 제공한 사람에게 사후에 감사를 표현하는 것은 인간적인 예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하심으로서 최소한 글을 쓰시는 분들은 언제라도 다른사람의 글을 가져다 써도 그것은 작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제공"이 되는 것이며, 그럴 경우에는 그것을 가져간 분이 차후에 인간적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한번 드릴 것을 권고하셨습니다.

저는 사실 문단과는 하등 상관도 없고 제 자신이 "작가"라는 생각을 한번도 해본 적 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꽤 열렬한 독자이고, 다소 정도가 심한 독서가이며 한편으로는 바람직한 구매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전자의 관점에서는 하등 관계가 없는 일이지만 후자의 입장에서는 많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며, 어떤면에서는 그 점이 굳이 이런 이전투구에 제 스스로 발을 들여놓은 계기중의 하나가 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제가 피해를 입었다는 저작권의 관점이 아니라, 작가와 독자간에 묵계로 맺어진 신뢰와 존경, 그리고 작가적 양식을 훼손한 양심의 문제로 생각했었습니다.

이설이 길었습니다..

어쨌건 위의 의견이야 문단의 거목이신 분들께서 판단하신 일이라 더 이상 말씀드리기가 송구스럽지만, 다만 한가지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너희들 중의 죄없는자 돌로 쳐라.."는 예수의 말씀은 약하고 버림받은 자를 괴롭히는 자들에게 던지신 말씀이지, 그 반대의 입장을 두고 하신 말씀은 아닐 것입니다. 물론 제가 그 입장은 아니지만.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만약 이것이 제가 아니라 문단의 어느 무명작가가 저와 비슷한 경우였다면 감히 이 문제에 대해 입이라도 뗄 수가 있었겠는지.. 말입니다..

그러고보면 권력은 무서운 것입니다.

우리사회의 곳곳에 존재하는 힘을 가진 정치권력, 돈을 가진 경제권력 , 입을 가진 언론 권력과 같은 대표적 권력들이 아니더라도, 법조계에서는 그안의 이너서클이. 의료계는 그 나름의 메이져가, 문단에서는 문단 나름의 강고한 질서가 권력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니 우리역사가 지향해온 발전은.. 배타적이고 독점적이며 그 영광이 항구하리라고 믿었던 그 강고한 권력구조가 하나씩 껍질을 벗고 평등하고 정의로운 공통선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몸을 낮추기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면 문학상이나, 기타 그것에 의지해야하는 작가들, 그리고 그것에서 파생되는 "힘"들의 관계에서도 이제는 신중한 성찰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단지 저만의 생각일 것이라고는 믿고 싶지 않습니다.

을 적다보니 어쩌다가 제가 잘 알지 못하는 부분에까지 말이 뻗쳤지만 지금, 저는 이 시점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원점에서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일이 작가 스스로의 최소한의 유감조차 없이 오히려 그분에게 공식적인 면죄부를 부여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된다면 이것은 별로 정의롭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사적인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이유야 어쨌거나 박수는 손벽을 마주하면서 나는 소리 일 것입니다.

그런관점에서는 이것의 본질이 어떠하건 저 역시 당사자임은 분명하고, 또 분쟁의 당사자란 근본적으로 "협량함"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문제가 제기되었다 하더라도, 저는 그저 가만히 있어여 아름다운 행동임을 모를리 없는데 굳이 그 문제의 중심에 서기를 선택했으니 그 역시 도량이 없음이 분명합니다.

이곳 블로그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곳에 블로그를 만든지 벌써 1년 이 넘었습니다.

제가 블로그를 만든 것은 회사나 법인의 게시판과는 달리. 서로 취향이 맞는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블로그라는 매체는 내게 불편하면 출입하지 않아도 되고, 내게 취향이 맞으면 같이 교류하는 공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복이 많은 사람인지 제가 원하던 대로 이 공간을 통해 좋은 분들을 만나고, 그분들과의 보이지 않는 피드백을 통해서 제 스스로를 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지난 일년간 만난 친구분들과 이웃분들은 서로 얼굴도 한번 본적이 없지만 마치 오래된 친구와 같은 우정이 생겼고, 또 그것은 제게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공간은 어디까지나 "평화"를 전제로 하는 곳입니다.

그동안 저와 이웃,친구분들이 누렸던 소중한 평화가 저와 관련한 일로 깨어지고, 서로를 조금씩 이해해가면서 알아가던 이곳의 아름다운 연대가 제가 제공한 이슈로 인해 흐트러졌습니다. 더우기 지난 주말부터는 제 지인이나 친구분들 ( 블로그에서 맺은 인연도 엄연히 제 지인의 범주일 것입니다) 과 또 당연히 그럴 수 있는 일이지만, 그와 입장을 달리하는 분들의 지인이나 친구분들이 이곳에서 저와 상대방을 대신해서 평화를 깨트리는 일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이 책임은 당연히 제 몫입니다.

어차피 이런 논란의 중심에 섰을 때 예견하지 못한 일도 아니고, 그보다 더한 일도 각오를 했던 일이므로, 그로인해 제가 아름답고 소중한 연대를 잃어버리는 것도 결국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여기에서 제기한 것도 결국 제가 쓴 이야기들은 제가 혼자서 썼다기 보다는 이곳에서 이루어진 무수한 피드백과 교감,, 그것이 결국 오늘까지 오게한 힘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지만, 반대로 이 문제를 블로그에 고백한 만큼 이웃들께 그 이상의 심려를 끼친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것이  한달, 두달이 될지, 아니면 열달이 될지는 모르지만, 원래의 "평화"를 되찾을 때까지 이곳의 문을 잠시 닫으려 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소중한 인연을 맺은 분들께는 많이 죄송함을 전합니다. 특히 제가 이곳에서 말하려던 "사랑" 이라는 주제를 눈빛만으로 알아주시고 또 그 주제가 곱게 자라도록 키워주신 이웃과 친구분들께는 백번을 머리숙여 한 없는 감사를 드립니다. 

다만 이 일의 발단이 되기도 했고, 지금의 논란을 만들어낸 중심축이었던 "인생" 카테고리는 그동안의 평화와 연대를 증거하는 징표로 업데이트 없이 그대로 남겨두고, 아울러 매일경제에 할애를 했던 " 머니레볼루션" 카테고리는 제 임의로 닫아버리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므로 이 카테고리는 매경에서 업데이트 할 수 있도록 그대로 두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염치없지만 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친구로서 친구들께 레볼루션란을 도와주실 것을 부탁 드립니다

사랑과,, 평화...

그러고보니 제가 좋아하는 그룹의 이름이지만 , 지금 돌아보면서 이 두 단어의 의미가 새삼 가슴에 깊게 파고듭니다..

많은 이웃과 친구분들께 다시한번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시골의사 박경철 드림.

 

발췌-http://blog.naver.com/donodonsu/100019221638
.........................................................................
의사분깨서 바라던 바는 유감표명과 사과 정도 였던것 같은데 권지예라는 분은 휴대폰 꺼두고 나몰라라 하고 있고 주최신문사와 심사위원들은 자기네 수상작 보호하기 바쁘고 출판사는 아예 묵묵부답으로 대응하고 있다.
참고로 꽃게무덤 구매하신 분은 출판사로 연락하면 환불을 해준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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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5-11-07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박경철님의 아름다운 글에 비해 '저들'의 작태는 얼마나 파렴치합니까...
 

YTN TV 2005-11-05          동인문학상 수상작 재검토

[앵커멘트]

국내 최고의 권위와 역사를 자랑하는 동인문학상의 올해 수상작이 표절 시비에 휘말리자 이 상을 주관하는 조선일보사와 박완서,이문열씨 등 심사위원들이 수상작을 재검토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우장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올해 동인문학상 수상작 '꽃게 무덤' 입니다.

이 소설집에 실린 아홉편의 단편 가운데 책 마지막에 실린 '봉인'에 대해 이달초 인터넷상에서 표절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경북 안동에 사는 박경철씨의 수필집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에 실린 내용 가운데 일부를 차용했다는 지적입니다.

독자들이 시골의사 박경철씨의 개인블로그에 수백 건의 글을 올리는 등 파문이 커지자 동인문학상을 주관하는 조선일보사와 심사위원회가 수상작을 다시 검토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심사위원회는 문제가 된 작품들을 검토한 뒤 '표절이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에 대해 박경철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다른 말은 없이 유유상종을 뜻하는 영어 속담과 관련 신문 기사만 올려놨습니다.

저작권 전문가들은 등장인물이나 역사적 사실등 비문자적 유사성만 있어도 국내외 법원에서 표절이라고 확정된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표절이 아니고 차용이라고 해서 저작권 침해로 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최경수, 저작권심의조정위 연구실장]

"우리가 일반 상식적으로 표절이다 차용이다라고 이야기 하는데 저작권으로 들어가면 다 침해냐 여부를 놓고 판단합니다."

박경철씨는 이와관련해 법적문제를 제기 할 의사가 없다고 밝혀 동인문학상 수상작의 저작권 침해 여부는 독자의 몫으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YTN 우장균(jkwoo@ytn.co.kr)입니다.

동영상보기 http://news.naver.com/tv/read.php?mode=LSD&office_id=052&article_id=0000097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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