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템플 기사단 1~2 원제 The Last Templar (2005)

 

책소개

 

2005년 7월 영국에서 출간된 <최후의 템플 기사단>은 2005년 하반기 유럽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전세계 32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저자(레이먼드 커리)는 역사적인 사실을 스릴러 소설에 결합시켜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시켰으며, 언뜻 어려워 보이는 철학적 물음들을 재미있는 역사 스릴러물로 풀어나가고 있다. 이 소설의 중심축은 템플 기사단의 역사와 그들이 지니고 있는 비밀이며, 주제는 템플 기사단이 내걸었던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에 대한 되물음이다. <최후의 템플 기사단>은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넘나들며 펼치는 스릴러 소설로, 현대와 중세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
<다빈치 코드>보다 더 후한 점수
오마이뉴스 2005-12-31 정아은 기자

오랜 시간에 걸쳐 많은 사람에 의해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던 사실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언제나 호기심을 끈다. 최근의 역사 추리소설 붐을 타고 또 한권의 역사 추리스릴러가 나왔다.

'바티칸의 보물'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중세의 기사단원의 복장을 한 괴한 네 명의 습격과 연달은 살인. 그리고 이 사건의 배후에 깊숙이 개입되어 있는 로마 교황청.

<다빈치 코드>와 너무나 흡사한 구조가 아닌가. 왠지 식상할 것 같아 지나쳐버릴까 하다가도 결국 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다빈치 코드>를 읽고 받았던 충격, 기존에 알고 있던 세계가 깨지면서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듯한 느낌을 기억하는 탓이리라. 이번엔 또 어떤 충격을 주겠다는 것인가. <다빈치 코드>를 모방한 싸구려 아류가 아니길 은근히 기원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긴다.

 
단순한 <다빈치 코드>의 아류가 아님을 직감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소설은 뉴욕의 커다란 박물관에 말을 탄 기사들이 등장하는 장면과 주인공인 테스가 아이와 함께 박물관에 들어서는 장면, 이어 FBI 요원인 라일리가 사건수사를 시작하는 장면, 같은 시간대에 교황청에서 일어나는 회의 장면이 각각 한 장씩을 이루며 시작된다.

소설을 이루어갈 핵심 인물들이 각각 다른 곳에서 어떤 계기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지 간결한 어조로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 마치 영화의 첫 장면을 보는 듯 하다. 잠깐 책장의 맨 앞에 붙어 있는 작가의 이력을 살펴보니 역시나, 이 작품은 원래 시나리오였단다.

각 등장인물이 어떤 사연으로 사건에 휘말리게 되었는지, 그들이 이 극에서 가지는 중요성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책의 1권이 끝나 있다. 극전개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다시 말해서 이것은 만들어낸 가짜 이야기라는 사실을 생각하고 그 자연스러움에 혀를 내두를 쯤이면 이미 작품의 반이 끝나 있다는 것이다. 놀라운 이야기 전개 능력이다.

댄 브라운식 스릴러, 콘웰식 심리 묘사

이 작가는 전반적으로 <다빈치 코드>의 댄 브라운과 <스카페타 시리즈>로 유명해진 퍼트리샤 콘웰을 반씩 섞어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오랜 권위를 가진 가톨릭의 교리에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 역사 스릴러라는 면에서 전자와 닮았다면 등장인물 개인의 내면풍경에 심리학적 색채를 입혀 그려놓았다는 면에서 후자를 닮았다.

그러나 댄 브라운에 비해서는 문체가 더 간결하고 분위기에 과장이 없다. 퍼트리샤 콘웰에 비해서는 심리묘사가 좀 떨어지는 편이다. 그러나 독자를 숨도 쉬지 못하게 끝까지 박진감있게 끌어가는 '스토리텔러'로서의 능력에서는 이 작가, 레이먼드 커리가 압도적이다.

잘 읽히는 탓에 이 작가가 보내는 메시지도 굉장히 솔깃하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그리스도교도, 유대인, 이슬람교도가 자신의 종교가 모두 아브라함에 기초한다는 사실을 모른다고 하네. 그는 세 종교의 창설자이자 유일신을 세웠어. 모순된 이야기 같지만 <창세기>에서 하느님은 인간들 사이의 분열을 해결하기 위해 아브라함을 보냈어. 그는 인간이 각기 언어나 문화가 달라도 모든 창조를 지탱하는 유일한 하느님 앞에서 인간 가족이라는 하나에 속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지. 그런데 그 고귀한 메시지가 왜곡된 거야...

...아랍인과 유대인은 아직도 서로를 죽이고 있어. 지구상에서 가장 뜨겁게 주장되는 땅 때문이지. 아브라함이 거기에 묻혀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 작은 동굴에는 각 종파마다 개별적으로 들여다보는 구역이 따로 있어. 만약 그가 실존한 인물이었다면 후손들이 편협한 마음으로 싸움질이나 한다는 생각만 해도 무덤에서 돌아누울 거야....


기독교는 유대교에서 떨어져 나온 종교이고 이슬람교는 그러한 기독교에서 떨어져 나온 종교이다. 마치 기독교내의 신교가 가톨릭에서 떨어져 나온 종교인 것처럼. 또한 기독교 교리와 이슬람 교리 곳곳에서는 불교의 교리와 일치하는 부분이 상당량 발견된다고 한다.

결국 이 모든 종교의 근원은 하나라는 것. 같은 신을 믿으며 그 방법을 달리 하고 있을 뿐인데 그 방법의 상이함 때문에 인류가 '신의 이름으로' 서로를 죽이고 싸우는 치욕스런 역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빈치 코드>보다 더 인간적인...

이 작품에 <다빈치 코드>보다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건 이 작가가 기독교 교리가 근본부터 흔들리면 그 여파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절망과 허망함을 심어줄 것인지, 그로 인해 인류가 얼마나 큰 불행을 겪게 될 것인지에 대한 철학적인 물음까지 텍스트에 포함시키려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 지구상에는 얼마나 많은 기독교인들이 있는가. 기독교인이라는 이름을 달고 파렴치한 짓을 자행하는 자들도 있지만 기독교인의 이름으로 이타적인 정신을 실천하며 인류의 역사에 아름다운 빛을 비추는 사람들도 많다. 이들이 자신이 인생을 걸고 실천해온 많은 것들의 출발점이 한낱 지어낸 이야기임을 알았을 때 이들이 맞게 될 공허함과 절망은 무엇으로 채울 수 있단 말인가.

...교회는 단점이 많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생애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수백만이 신앙에 의지해서 매일 살아가고 있어요. 종교는 여전히 안식처를 제공합니다. 그들이 죄를 범했다 하더라고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환영합니다. 궁극적으로 신앙은 우리가 생존하는 데 필수적인 그 무언가를 제공합니다. 죽음에 대한 원초적인 두려움, 죽음 너머에 있을 것에 대한 두려운 마음을 극복하도록 도와줍니다. 부활한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수백만의 영혼은 그저 허공을 떠다닐 겁니다. 명심하세요, 라일리 요원. 그것이 이 세상에 폭로되는 순간부터 이 세계는 최악의 절망과 환멸의 상태로 빠져들 겁니다...

추기경의 입에서 가톨릭의 출발 자체의 비밀을 인정하는 이 말이 나올 때, 그리고 자신이 그 비밀을 인정하면서도 일반에 공개되는 것을 철저히 막는 이유를 말하는 때만 해도 작가가 결국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독자는 전혀 예측할 수가 없다. 결국 이 비밀은 온 세상에 알려질 것인가? 아니면 추기경의 염려와 같은 이유에서 결국 다시 봉인될 것인가? 작가의 선택은 의외이다.

...그들에게 그렇게 할 수는 없어.

그들에게도, 그들과 같은 수백만에게도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사본을 발견한 이후 매일 밤낮으로 그 생각이 그녀를 괴롭혔다. 지난 며칠간 만났던 모든 사람들, 그녀에게 아낌없이 친절과 사랑을 베푼 사람들. 이건 그들에 대한 문제였다. 그들 모두, 그리고 전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이것은 그들의 삶을 파멸시킬 수도 있다...


작가는 가톨릭 교단의 최상부에 있는 추기경의 입을 통해서보다는, 누구보다도 이 사건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했던 한 끈질긴 고고학자의 입을 통해서 이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고고학자가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생활에서 그녀가 만난 평범한 이웃사람들이라는 사실은 이 소설이 왜 <다빈치 코드>보다 더 인간적인지를 설명해준다. 추리 문학과 순수문학을 접목시켰다는 평을 받는 퍼트리샤 콘웰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작품은 역시 역사 스릴러물. 작가는 마지막 장면에서 모든 걸 단번에 뒤집어버린다. 마지막 장면을 읽고 나면 독자는 자신을 깊게 짓누르는 것 같던 커다란 의문에서 풀려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가볍게 한번 작품을 툭 치는 것으로 작가는 독자들의 마음에, 그리고 오랜 세월 인류의 가장 가까운 친구였던 기독교라는 종교에 작품 내내 불어넣었던 무거운 기운을 덜어주려 한 것이다. 하하, 이건 픽션이라구요. 어차피 지어낸 얘기라니깐요.

하지만 영리한 독자라면 금세 눈치 챌 것이다. 이 영악한 작가가 자신이 던지고 싶었던 메시지는 이미 충분히 던졌다는 것을. 이것이 아무리 허구라고 해도 독자의 가슴에 한 번 던져진 질문은 두고두고 메아리로 울려 퍼질 것이다. 성경은 누가 쓴 것인가? 성경이 사실이라는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예수 사후 40년 후에나 쓰여진 성경이라는 것이 얼마나 사실을 담을 수 있었을까? 성경은 왜 이천년 동안이나 절대교리로 군림해 왔는가?

Average Customer Review:
4.0 out of 5 stars (아마존 uk 독자평점)
Amazon.co.uk Sales Rank: 208 (판매순위 2005.12.14)
........................................................................
종교스릴러가 아니길 바랫건만 또 다시 종교스릴러다. 지난 여름 <히스토리언> 으로 3개월간 반짝 히트작 대열에 올라 짭짤한 재미를 봤던 김영사에서 역시 출간했다. 여러 출판사에서 눈독을 들인 작품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스토리는 꽤 괜찮아 보인다. 그런데 홍보문구처럼 유럽에서 성공했다면 판매부수도 좀 공개를 했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화, 기회 넘치는 '평평한 신세계' 열었나

중앙일보 박정호 2005-12-09

 

날아가는 일자리 보지 말고 자원 배분의 합리성을 봐야 피하려 하면 되레 빈곤의 덫에
-
공병호(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강자에게만 '평평한 세계'일 뿐 빈부격차.불평등의 그늘…비판적 성찰 좀 하시죠
-이해영(한신대 교수.국제관계학부)

1989년 베를린 장벽의 붕괴는 동독 사회주의의 몰락만을 알린 사건이 아니었다. 통제.관료주의 빗장을 굳게 걸어두었던 인도는 91년 외환위기에 직면하자 드디어 경제개방을 선택했다. 그리고 개혁 3년 만에 연 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오랜 빈곤에서 탈출하기 시작했다. 하버드대 교수로 노벨상을 수상한 인도 경제학자 아마르타 센은 "베를린 장벽은 미래를 세계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을 막는 수단이었다. 장벽이 존재했을 때 우리는 세계를 글로벌 관점에서 생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신간 '세계는 평평하다'(도서출판 창해)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저자는 세계화와 민족주의의 충돌을 다룬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로 유명한 미국 저널리스트 토머스 L 프리드먼(사진). 그는 베를린 장벽 붕괴와 함께 PC 대중화에 불을 댕긴 '윈도 3.0 버전'이 90년 등장하면서 "세상이 평평해지기 시작했다"고 단언한다. 국경.민족의 경계를 뛰어넘는 지구촌 경제체제, 즉 누구에게나 동일한 기회와 자유가 주어지는 세계화를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다고 말한다.

'평평한 세계'는 국가.기업.개인 모두에 해당하는 말이다. 아니, 저자에 따르면 개인에게 더 절실한 단어다. 세상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국가→기업→개인으로 서서히 이동 중이라는 것. 저자는 심지어 자기 자녀들에게 "중국과 인도의 아이들이 네 일자리를 가져가려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충고하기도 한다.

지은이는 세계화가 빈부격차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 일부 공감한다. 그러나 가속도가 붙은 세계화 물결을 되돌릴 수 없다는 입장에는 흔들림이 없다. 과연 그럴까. "미국과 유럽기업이 누리던 독점적 지위가 끝날 것이다"는 그의 주장을 찬.반 양론으로 살펴본다.  박정호 기자 jhlogos@joongang.co.kr

*** 그렇다

날아가는 일자리 보지 말고 자원 배분의 합리성을 봐야 피하려 하면 되레 빈곤의 덫에

세상에는 통제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마치 자생적 질서처럼 우리들의 삶의 곳곳을 새롭게 규정하고 있는 것이 바로 '세계화의 거센 파고'다. 이를 두고 토머스 L 프리드먼은 '세상은 평평하다'는 은유를 사용한다. 어찌할 수 없는 추세라면 우리가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는 태도와 사고방식을 바꾸면 된다. 강력한 변화지향적인 태도와 개방적인 사고, 이 두 가지면 누구든지 흥미진진한 새로운 시대를 개척해 갈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것들이 쉽지만은 않다. 인간이란 조그만 변화라도 일단 반대해 놓고 보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적응성과 수용성 두 가지로 무장하지 않은 사람들이 당면하게 될 미래는 더욱 가혹할 수밖에 없다.

세계화와 개방을 비난하고, 그런 변화를 주도하는 적으로 미국과 서방세계를 질타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그들에게 "감정적이지 말고 냉철하게 시대의 변화를 직시하라"고 권하고 싶다. 아무런 대책 없이 반대에 익숙한 사람들을 기다리는 것은 가혹한 가난과 빈곤의 나락이 될 것이다. 그것은 개인, 조직 그리고 국가 모두에게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말이다.

프리드먼의 저서들은 뛰어난 필력에다 누구도 도전할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한 인맥으로부터 얻어낸 정보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한편의 장대한 파노라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신간도 그렇다. 이 책을 통해서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사람들이나 과거의 이론이나 이념에 젖어 여전히 꿈꾸듯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학수고대하는 사람들이 시계를 한층 확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세계화는 세계 전체가 자원 배분의 합리성을 더욱 높여가는 일련의 과정이란 특성을 갖고 있다. 협소한 시야에서 보면 날아가 버리는 일자리에 분노할 수 있지만 시장의 확대는 대다수 사람에게 전문화와 분업의 이점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다. 세계를 대상으로 공급체인이 어떻게 확대되고 있는 가를 보는 것만으로 세상은 부정문이 아니라 긍정문임을 확신할 수 있다. 나는 자주 "피할 수 없다면 즐기면 된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프리드먼은 개인 차원에서 끊임없이 능력을 키워가라고 말한다. 평평한 세계에서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것은 조직이나 국가가 아니라 바로 자신이며, 그 누구도 자신을 대체할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늘 자신의 일이 "아웃소싱의 대상이 될 수 없도록 하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은 사람들이 바로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다. 이 세계는 세상을 어두컴컴하게 보는 사람들에게 암울함과 불안감으로 가득 차 있겠지만 변화의 흐름을 직시하고 본질을 이해하는 사람에겐 대단히 역동적인 미래가 펼쳐지고 있다. 이런 미래에 이 땅의 모든 이들이 기회를 잡고 이용할 수 있는 데 지적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의미를 찾고 싶다.

공병호(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 아니다

강자에게만 '평평한 세계'일 뿐 빈부격차.불평등의 그늘…비판적 성찰 좀 하시죠

잘 팔리는 책에는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프리드먼이 안내하는 세계화의 꽃밭은 향기로웠다. 미국인이 쓴, 무슨 상받은 이런 유의 책을 접할 때마다 나는 미국식 글쓰기의 '힘'에 놀라곤 한다. 참 이다지도 일관되게 피상적일 수 있구나. 나는 이를 '서핑'형 글쓰기라 부른다. 현상의 표면만 긁어 모아 자신이 설계한 가상공간에다 마치 새 가구를 갖다 놓듯 나열하고, 여기에 저널리즘 특유의 갖가지 인터뷰를 엮은 다음, 괜찮은 제목을 붙인 그런 글 말이다.

어떤 의미에서 이 책은 저자 스스로 말하듯 '조용한 위기', 즉 철두철미 미국의 조용한 위기에 대한 미국 와습(WASP), 그 가운데 '자유무역분파'의 세상읽기에 속한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이른바 '뉴요커'의 정서에 바탕하기에 부시를 '위험하고 멍청하게' 보고, 세계화의 수혜계층이기에 어떻게든 세계화로 평평해진 신세계가 얼마나 멋진 곳인지 세일즈에 여념이 없다. 하기야 자유무역에 대한 미국 내 상류계층의 충성도가 50%대에서 20%대로 반 토막 나고 있는 조건에서 그래도 미국적 가치에 기반해 자유무역을 계속해야 하지 않느냐고 주장하는 그의 책은 미국 기준으로 볼 때 시의적절하고 또 팔릴 만하다.

이 책은 분명 엄격한 학술서도, 딱딱한 이론서도 아니다. 그래서 학자들의 '사투리'로 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이 터무니 없이 두꺼운 책에 널린 억설을 읽어 내자면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 그의 논지가 갖고 있는 최대의 약점은 세계화에 대한 과도한 가치적재 곧 '세계화=절대 선' 식의 암묵적 전제이며, 이는 세계화 자체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가로막는 치명적 걸림돌이다. 과도한 전제는 언제나 논리적 비약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해서 빈곤의 원인도, 전쟁의 원인도 세계화가 덜 되어서 그렇다는 강한 암시가 전개된다. 세계화로 평평해진 세계 그 자체가 불평등의 원인이 되고, 분쟁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은 이미 출발점에서부터 배제된 터라,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인터뷰 녹취를 푸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너무나 미국적인 그에게 '자유무역주의는 강자의 보호주의'라는 국제정치학자들에게는 이미 진부해진 진실이 스며들 여지가 없다. 그의 말처럼 '맥도널드'뿐만 아니라 특히 '글로벌 공급사슬'이 전쟁을 억지한다면, 그 본산인 미국은 왜 전쟁을 도발할까? '그리운 식민지' 인도의 IT산업에 대한 인상비평은 이 책을 끌어가는 엔진이다. 하지만 최첨단 빌딩 숲 사이에 따개비처럼 붙어 사는 수억 명 인도의 '하루살이' 인생에도 세계는 '평평'할까?

정치학을 미래의 '성장산업'이라 부르기에 나로서는 그저 고맙다. 과도한 시장과 경제, 과소한 국가와 정치, 그래서 나는 저자에게 정치를 진지하게 고민해 주길 권장한다. 하지만 그래도 미국을 알고자 한다면 다 같이 이 책을 읽자. 단 빌려서!

이해영(한신대 교수.국제관계학부)
........................................................................
나는 "아니다" 쪽에 편을 들어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출판시장 물흐리는 ‘공룡’    한겨레 2005-12-09

커버스토리

지난 3일 교보문고 본점. ‘독서가 미래다’라는 이벤트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12월 한달 동안 출판사 20여곳이 참여해 자사의 ‘양서’를 사는 사람한테 2천만원어치 경품을 준다는 내용이다. 중앙 통로 매대에는 해당 출판사 팻말과 책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끌었다. 물론 양서도 있고 며칠 안된 신간과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책도 끼어있 다. 베스트 순위에 든 8종이 포함돼 있는 게 특징. 이벤트는 이것뿐이 아니다. 게임기, 엠피3, 여행권 등을 각각 경품으로 내건 서너 출판사의 신간이 통로에 가깝게 단독으로 예쁘게 진열돼 있다.

길 건너 영풍문고도 마찬가지. 중앙 통로에 10곳 출판사 책을 진열해 놓고 이달 말까지 구입자 10명을 추첨해 스노보드 세트를 준다. 홈 씨어터, 성지순례, 가정용 홈 사우나를 각각 경품으로 내건 출판사의 매대가 경품의 크기에 비례하여 통로 가운데 또는 가까이 마련돼 있다. 정체불명의 책이 ‘이달의 추천도서’ 팻말을 이고 있고, 덤으로 책 한권 더 준다는 출판사의 책은 정문을 들어와 바로 눈이 멈추는 곳에 똬리 틀었다.

서점쪽에서는 이벤트와 관련해 독자 서비스 차원에서 365일 하고 있으며 신규 수요 창출과도 관련 있다고 말한다. 한 중견 출판사 관계자의 말은 다르다. “현재 OO곳이 참여하는데 조금 빈다, 참여해 달라”고 요구해 오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신간도 깔아야 하고 베스트 순위를 유지하는 등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 경품은 오로지 출판사 부담이다. 초기에는 30만~40만원이었는데 요즘은 80만~100만원 수준. 교보, 영풍, 서울문고 등 세 군데 강북, 강남 쪽을 합치면 이벤트는 줄줄이 사탕. 내키지 않는 출판사한테는 적잖은 부담이다. 서점에서 매출을 올리는데 엄한 출판사에서 부담을 진다는 얘기다. 서점 쪽은 “참여를 제안하지만 강요한 적은 없다”면서 “참여사에 이익을 줄지언정 불참사에 불이익을 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서점 판촉에 출판사 비용 부담

이런 논란은 연합광고에도 고스란히 재연된다. 연합광고란 대형 소매점의 이름으로 출판사 10~20곳의 책을 함께 소개하는 광고. 5월 어린이달, 여름 겨울방학, 연말연시 등에 실시해 왔으나 요즘은 무가지에 수시로 실린다. “비용을 분담하므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어 노출기회가 적은 출판사한테 좋은 기회”라고 서점 쪽은 밝혔다. 그러나 출판사 쪽은 “44만~88만원의 부담이 잦아지면 무시 못할 금액”이라면서 “솔직히 서점 개업 몇 주년, OO점 오픈 기념 등은 불편하다”고 말했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매대와 연합광고를 둘러싼 시비를 두고 “매출은 대형 소매점이 올리고 그 부담은 출판사들이 지는 꼴”이라고 표현했다.

이처럼 출판사와 대형 소매점 사이에서 시비가 이는 데는 빈익빈 부익부의 구조적인 문제가 깔려 있다. 서점 하면 떠올리는 교보는 현재 본점을 포함해 10곳의 대형 매장을 거느리며 책의 유통을 좌우하는데 2010년까지 지점을 50곳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영풍 또한 10곳 이상 지점을 늘릴 계획이다. 반면 중소형 서점들은 차츰 문을 닫아 1998년 전국 4897개던 서점이 지난해는 2205개로 6년만에 55%나 줄었다(한국서점조합연합회 자료). 또 출판계 역시 비슷하다. 자본의 크기를 바탕으로 점점 덩치를 키운 상위 몇개의 출판사가 전체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실제로 베스트 순위 50위권 책들을 살펴 보면 상위 대형 출판사들이 차지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말하자면 대형 출판사와 대형 소매점이 ‘상부상조’하게 되고 나아가 ‘짜고칠’ 여건이 만들어진 셈이다. 그 틈에서 죽어나는 것은 중소형 출판사다.

대형 소매점의 ‘365 이벤트’나 ‘매대 판매’도 경품을 댈 여력이 없는 중소형 출판사한테는 그림의 떡. 서점 관계자는 “이벤트나 특별매대가 출판사의 요구로 만들어지는 게 많다”며 “우리는 자리를 제공할 뿐이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어린이책의 경우 웅진미디어, 비룡소, 시공주니어, 주니어랜덤, 주니어김영사 등 대형 출판사의 책들이 각종 이벤트를 벌이고 있으며 특별전시 코너를 폼나게 과점하고 있다. 글송이, 을파소, 삼성당i, 효리원, 다림, 꿈소담이, 깊은책속옹달샘, 문공사 등은 그런 틈에 끼어 구매자에게 2000원 도서교환권을 주는 행사를 하고 있다. “그 책이 그 책인 요즘 마케팅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 “다들 그렇게 하는데 그게 무슨 문제냐.” 서점 쪽의 말은 되레 당당하다.

이렇듯 ‘팔기 우선’ 방침에 따라 출판사와 서점은 독자들에게 양질의 서적을 권하기보다는 잘 팔리거나 마진이 높은 책들을 우선 출시하고 우대 전시하는 현상은 갈수록 심해진다. 매주 베스트셀러 순위를 발표하고, 각종 이벤트에 베스트셀러 출판사를 참여시켜 잘 팔리는 것은 더욱 잘 팔리게 부추김으로써 대형끼리 돕고돕는 결과를 낳는다. 양질의 기획전시는 할 생각을 않거나 하더라도 찬밥신세다. 3일 현재 진행중인 영풍문고의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글 어떻게 쓸 것인가’ 기획전시는 양질임에도 이벤트 매대에 가려 한적하게 밀려나 있었다. 이에 따라 많이 팔리지는 않지만 꼭 필요한 책들이 독자들에게 노출될 기회는 점점 줄어든다. 일반 단행본의 경우 초판 3000부 발행은 옛말. 요즘은 1000~2000부에 그치고 심지어는 500부를 찍고 마는 사례까지 전해진다.

“팔자” 위주…양서는 뒷전

한편, 일부 대형 출판사들의 ‘옆집보다 싸게 팔기’와 대형 소매점과 인터넷서점들의 낮은 납품가 강요가 유통시장을 흐리고 있다.

단행본을 기준으로 할 때 통상 출판사에서는 도매 65%, 소매 70%, 매절은 60% 값에 공급한다. 도·소매는 위탁판매, 즉 외상으로 책을 대주고 판 만큼 나중에 돈을 정산한다. 으레 2~4개월짜리 어음이다. 전체 물량에서 10~20%을 차지하는 매절은 일정부수(소매 50부, 도매 100부)가 넘을 때 반품 없는 조건으로 맞돈을 받는다. 그러나 자본력이 좋은 출판사와 소매점에서 경쟁을 부추기면서 이러한 룰이 깨지고 있다.

대형 소매점의 경우 매절값, 그러니까 통상적인 공급률보다 10% 가량 낮은 값에 납품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물론 팔리지 않은 책은 반품하는 조건이다. 한 대형 서점은 신규 출판사에게는 일괄적으로 그런 조건을 제시하고 있으며 기존 출판사들에게도 그렇게 하기를 요구한다. 한 서점 관계자는 “기왕의 관행은 법이 아니다. 많은 물량을 사가면 도매가 아니냐”며 입고값은 상의해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벤트 때는 그보다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의 인터넷사이트에서는 상시 할인판매를 하며 매절값보다 더 낮은 값에 납품받고 있다. 온-오프가 한 물류센터에서 이뤄져 이들 서점은 사실상 인터넷서점 납품값으로 책을 받는 셈이다.

알라딘, 예스24, 인터파크 등 인터넷 서점들은 매절값에 납품받고 있다. 그리고 수시로 큰폭 할인행사를 벌여 납품값을 더 낮추는 실정이다. ‘굿바이 2005년 베스트셀러 총결산’ 행사를 여는 알라딘의 경우 100종의 책을 선정하여 할인과 마일리지를 포함해 25~45%를 내려 팔고 있다. 마일리지는 출판사에서 부담 또는 분담해 사실상 저가납품이 이뤄지는 셈이다. 경우에 따라 30% 안팎에 납품하기도 한다. 그래도 출판사한테는 바로 현금이 들어와 감지덕지다.

반값에 납품받고 반품은 당연

그 와중에 일부 대형 출판사의 덤핑출고가 뒷구멍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도매상인 ‘어린이책’의 부도 뒤처리 과정에서 일부 출판사에서 정가의 55~60%에 책을 공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덤핑을 일삼는 홈쇼핑에 책을 공급하는 출판사 가운데는 출판계 ‘원로’와 관련된 출판사조차 끼어 있다. 대형 출판사의 전횡은 도매상과의 관계에서도 드러난다. 선수금 턱으로 미리 돈을 당겨감으로써 중소형 출판사한테 지불해야 할 결제금을 말린다는 것. 최근 한 대형 출판사는 도매상들에게 3천만원을 미리 내고 거래를 하든가 말든가 하라는 요구를 했다. 지난해 한 도매상 부도 뒤처리 과정에서 선수금을 챙긴 대형 출판사들은 재고도서를 회수해가면서 오히려 이득을 보았다는 눈총을 받았다. 그 손해는 물론 중소출판사가 덤터기썼다. 한 관계자는 이를 두고 ‘조폭’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비정상적인 유통관행의 피해자는 양심적인 중소 출판사와 독자. 양서를 내는 한 출판사 관계자는 “출판계 현실이 절망스럽다”면서 “원가절감으로 푸는 데는 한계가 있어 정가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독특하지만 시장성이 적은 책을 내는 한 출판사의 관계자는 “미수금이 50%에 이른다”고 하소연하고, “이런 식으로 출판사를 계속해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제왕들의 책사 - 조선시대 편
신연우.신영란 지음 / 생각하는백성 / 200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태조왕건이 방송되면서 책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출간된 책일 것이다.  그 드라마를 통해서 주인공들보다 바로 옆을 늘 지키며 때로는 치밀하게 때로는 냉혹하게,  때로는 악랄하게 왕을 보조하고, 때로는 리더를 하는 책사들의 역할과 비중이 높아지고 연기력이 바쳐주면서 드라마의 흥미는 높았고 더불어 책사라는 위치에 있던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도 높아지고 모르던 사람들도 그 말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선택하는 분들도 드라마 속 뿐 아니라 당시에 존재했던 제왕들의 책사들의 치밀한 지략대결을 흥미롭게 기술한 책이길 바라고 구매를 하셨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기대이하, 수준이하의 책이다.

이 책의 전개방식을 비유하자면 국사 참고서나 문제집에 나와있는 요악본, 혹은 우리나라 긴 역사의 일정부분 줄거리에다가 적당히 책사라는 위치에 있던 인물들을 대충 대충 짜집기한 느낌이 드는 것은 내가 너무 이 책을 냉혹하게 평가한 것일까?  저자를 보니 역사공부를 제대로 한 이 분야 전문가도 아닌것 같고, 이야기의 패턴도 교과서 읽는듯이 너무나도 지루하다.   왕이 있었고 그 옆에 이런 이런 인물들이 방해를 했고, 이런 이런 사람들이 책사의 역할을 하면서 왕이 될만한 인물을 추대하고 부추기고, 혹은 왕을 보조해서 그 주변 인물들을 제어하고 제거하고 하는 이야기만 계속 반복될 뿐이다.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치밀한 두뇌와  지략으로 막다른 골목에 몰린 왕이나 그 주변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대처해나가는 조선시대 다양한 책사들의 용병술을 흥미롭게 읽어 보려 했던 나 같은 독자들이라면 이 책에 대부분 실망했을 것이다.  소실 느낌을 물씬 풍기는 요즘 인기있는 역사책의 흥미로운 전개방식에 비추어 봤을때 교과서 내용 줄거리 요약해 놓은 듯한 깊이도 재미도 없는 이런 단순 나열형 구성의  책이 독자들의 호응을 받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인용:

"그는 늘 원리원칙대로 행동했고, 무엇이 진정 백성을 위하는 일인지 깊이 생각했으며, 정승으로 몇 십년을 지내면서도 끼니를 거르는 날이 허다할 정도로 검소했다."
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황희의 인물평이다. 이러한 그의 생활태도는 바로 두문동 선비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는 일생일대의 책임감과 홀로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그리고 변절자란 오명을 벗으려는 안간힘은 아니었을까.
.............................p.6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가 호랑이 꼬리를 밟았나 원제. ‘默過の代償’  (2005)

 

책소개

일본 후쿠오카, 태권도 수련을 위해 한국 유학을 준비 중인 한국어과 학생 아키즈키 쇼헤이는 공원묘지를 들러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칼에 찔려 죽어가는 어떤 한국인을 만나게 된다. 그 한국인은‘경찰에게는 알리지 말고 한국 대통령에게 전해 달라’는 말과 함께 열쇠를 맡긴다. 그리고 어떤 재일 한국인 야쿠자를 찾아가라며 피 묻은 명함을 준다. 쇼헤이는 이상한 부탁에 의문을 품지만 남자의 진지한 모습에 승낙하고 만다. 그리고 그 야쿠자에게 열쇠를 건네주면 모든 것이 끝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때부터 쇼헤이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에게 쫓기며, 한편으로는 그 열쇠를 대통령에게 전할 방법을 찾는다.

한편, 한국에서는 노무현 정권 다음에 취임한 이태영 대통령이 대북정책의 근본적인 변경을 위해 야당 지도자를 만난 뒤 한일회담이 열리는 일본으로 날아간다. 그러나 이때 대통령은 아무에게도 밝힐 수 없는 자신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위험한 모험을 감행한다.

한국에서는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등 최고기관이 비밀리에 움직이고, 일본에서는 경찰과 야쿠자가 동시에 한국 대통령의 뒤를 쫓는 가운데 벌어지는 상상을 초월한 음모와 배신. 그리고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밝혀져서는 절대 안 될 한일 두 나라 간에 숨겨진 현대사의 비극적 진실이 드러난다.

일본 출판사 고단샤(講談社)가 엔터테인먼트 소설 신인작가 등용문으로 제정한 메피스트상 올해 2005년 수상 작품이다.

저자소개-모리야마 다케시

1971년 일본 후쿠오카(福岡) 출신. 후쿠오카대학 졸업 후 본 작품으로 일본 고단샤(講談社)에서 공모하는 메피스토상에 응모하여 당선되었다.
...............................................................................................................

한국 대통령 몸에 일본계 피가?…‘누가 호랑이…’ 논란 예상

386 운동권 출신으로 보수적인 성향인 야당 정치인이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돼 햇볕정책을 폐지한다. 그런데 그에겐 일본계 피가 흐른다. 야당은 그의 혈통을 폭로하기 위해….

다음 달 5일 한국과 일본에서 공동 출간될 스릴러 소설 ‘누가 호랑이 꼬리를 밟았나’(일본어 제목 ‘默過の代償’)의 골격이다. 일본계 피가 흐르는 한국 대통령이라는 설정이 논란과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을지 출판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출판사 고단샤(講談社)가 엔터테인먼트 소설 신인작가 등용문으로 제정한 메피스트상 올해 수상 작품인 이 스릴러의 주인공은 일본인 대학생 아키즈키 쇼헤이. 2009년 어느 날 자신의 집 앞에서 칼에 찔려 숨진 한국인 공작원의 죽음을 파헤치던 아키즈키는 한국의 신임 대통령에게 일본계 피가 흐르며 일본에 남은 유일한 혈육(사촌)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국의 근현대사에 정통한 작가 모리야마 다케시(森山赳志·33) 씨는 햇볕정책에 반대하는 1965년생 운동권 출신이 차기 대통령이 돼 대북 압박정책을 취하는 것으로 가상했다.

일본 국왕에게 한국계 피가 흐른다는 내용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등장하는 등 일본 측에 민감한 내용도 함께 들어 있다. 그리고 주인공 아키즈키는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애독하는 한국학과 학생이자 태권도 유단자다.

이런 점에서 이 소설엔 요즘 한국을 바라보는 일본인들의 복합적 심경이 녹아있다. 한류(韓流)로 인한 한국에 대한 높은 관심이 반영돼 있는가 하면 그 반발로서 일본계 한국 대통령이라는 자극적 소재가 선택되고, 일본의 반북 분위기에 편승해 한국의 대북 강경책을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대목들이 그것이다.  
...동아일보 2005-11-24  권재현 기자
...................................................................................................................
책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다.  한국인의 애국심을 자극시킬 만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소재인지 궁금하다.  일본에서 꽤 이름 높은 상을 수상했으니 작품의 완성도나 재미면에서는 좋을 듯 하지만 이 가상소설속에 담긴 내용의 의미를 알아야 할 것 같다.
김진명 소설에서 풍기는 분위기와 아주 비슷하다는 느낌을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