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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어들 - 전설 신화 속 신비한 인어를 찾아서 ㅣ 고래동화마을 11
차율이 지음, 가지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2년 4월
평점 :
인어와 바다를 사랑하는 작가가 쓴 고마운 책.
전래 동화, 설화에 이렇게 인어 이야기가 많은지 몰랐다.
1. 어우야담, 김빙령과 인어
강원도 흡곡 현령 김빙령이 어망에 걸린 아이 인어 여섯 마리를 발견한다. 어부를 설득해 모두 풀어준다.
2. 거문도, 신지께가 된 은갈치
천년 묵은 은갈치는 뭍에서 살고 싶어 고두리(고등어) 영감과 용왕을 찾아간다. 100년처럼 인간처럼 먹고 자고 똑같이 행동하면 인간으로 변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50년 동안 은갈치는 노력하지만, 위기를 맞아 눈을 뜨고 잔다. 그러자 물고기도 아니고 인간도 아닌 상태로 살게 된다. 태풍이 오면 어부들에게 도움을 주자 어부들은 은갈치를 신지께, 신지끼, 흔지끼라 부르게 되었다.
3. 도초도, 인어를 구한 명씨
명씨는 오십이 넘도록 장가를 못 갔다. 어선에 잡힌 인어를 보고 마음이 아파 전 제산을 털어 인어를 구한다. 그러자 인어는 은혜를 갚기 위해서인지 명씨에게 아이를 선물한다. 명씨 아들은 심성이 곱고 반듯한 어른으로 자라 훗날 도승지 벼슬까지 했다.
4. 부산, 동백섬 인어 공주 황옥
동백섬에 하늘에서 황금 상자가 내려와 황금알 하나가 있었다. 알에서 은혜왕이 나온다. 은혜왕의 왕비로 나란다 나라의 공주 황옥이 온다. 황옥은 인어였다. 황옥 왕비는 매월 보름달이 되면 황옥 구슬로 인어로 변했다.
5. 해동역사, 고구려 여인 인어
사도라는 남자가 고구려에 가고 있었는데 섬에 머무르게 된다. 모래밭에 인어를 발견한다. 인어가 바다로 돌아갈 수 있게 돕는다.
6. 울산, 춘도의 인어 공주
마음씨 착한 청년 어부는 그물에 걸린 인어를 구해주었는데 마을 사람들의 미움을 산다. 구해준 인어는 동해 용왕의 딸이었다. 인어 공주는 청년과 결혼하기로 마음 먹는다. 다른 어부들이 무서워 용왕에게 작은 섬 하나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한다.
인어공주와 청년은 작은 섬에서 행복하게 산다.
7. 제주, 굼둘애기물의 인어
귀덕 앞바다에 귀여운 인어가 가오리에 물리자 인간들이 사는 마을의 용천수에서 목욕을 하자 치료가 되었다. 인간들은 인어가 씻은 용천수를 '굼둘애기물'이라고 불렀다. 굼둘애기는 물오리가 물고기를 잡기 위해 바닷속으로 재빠르게 들어간다는 뜻인데, 상처를 씻고 바다로 사라진 인어의 모습과 비슷해 보였다.
8. 인천, 장봉도 어부와 인어
장봉도에 최씨 성을 가진 젊은 어부가 있었다. 노부모를 모시고 있었는데 어느날 인어를 잡는다. 측은하게 여겨 풀어주자 그 다음날부터 물고기가 매일 넉넉하게 잡힌다.
9. 평양, 비구니 낭간
평양 남문 밖에 이진수라는 어부가 살고 있었다. 아내와 어린 딸 낭간이 있었다. 대동강에서 낚시를 하는데 용왕님의 그의 기도를 듣고 구중궁궐에 초대했다. 선물로 인어고기를 준다. 이를 딸 낭간이 먹자 불로장생하게 된다. 부모님도 죽고 결혼도 못하자 낭간은 기생이 된다. 하지만 200년이 넘도록 늙지 않자 절에 들어간다. 300년 뒤 낭간은 험한 산속으로 들어가 삼백 살이 넘게 살다 행방이 묘연해졌다.
10. 자산어보, 인어도감
흑산도에 유배를 간 정약전은 227종 물고기와 해초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인어에 대해서도 수집한 설화를 기록했다.
인어라는 전설의 존재가 서양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전해져 내려온 게 신기하다. 한국의 인어들은 하나같이 연약하고 착하다. 인간을 도와주거나, 그물에 걸려 잡아먹힐 위기에서 자신을 구한 이에게 꼭 은혜를 갚는다.
인어 보은담이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