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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열세 명 - 2021 뉴베리 명예상 수상작 ㅣ 북극곰 이야기바다 2
크리스티나 순토르밧 지음, 이승숙 옮김 / 북극곰 / 2022년 12월
평점 :
벌써 5년 전이다. 태국의 한 동굴에서 12명의 아이들과 코치가 갇혀있다는 소식을 접했던 게. 시간이 참 빨리 흐른다.
<모두 열세 명>은 우리가 몰랐던 당시 상황,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보냈는지, 실제 구조 과정을 생생히 담고 있다.
저자는 태국인이지만 태국어를 못한다. 하지만 2018년 6월 28일 치앙라이에 있었다.
그래서일까? 저자는 방대한 조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6우얼 23일부터 구조가 이루어진 7월 10일까지 15일 동안의 구조 과정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탐루앙낭논은 어떤 지형일까?
탐루앙 동굴은 태국에서 네 번째로 긴 동굴이다. 잠자는 여인의 동굴이라고도 불린다. 카르스트 석회암으로 이러우진 이 동굴은 지표면의 수백 만 개의 구멍으로 비가 곧장 동굴로 스며들어가 순식간에 홍수가 일어날 수 있다.
13명이 동굴로 들어갔을 때는 우기가 시작하기 일주일 전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내린 폭우로 순식간에 동굴이 물로 가득차게 되었다.
동굴잠수의 위험성
아이들이 동굴에 갇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외의 기술자들이 도움을 주었다. 바다 잠수와 달리 동굴 잠수는 더 위험하다. 유럽에서 동굴 잠수의 최고 경력자 존, 릭, 로브가 날아왔다. 최대한 동굴의 물을 빼야 했기 때문에 숲속과 연못의 물을 뺄 수 있게 물 전문가 타넷, 태국 중부 평원의 농부들이 직접 만들고 온 펌프, 태국 군인들, 구조대원들 등 모두 한 마음이 돼서 다치고 발에 곰팡이가 나도록 작업했다. 가장 놀라웠던 건 폭포의 물길을 돌리기 위해 인공적으로 배수로를 만든 과정이다. 자원이 풍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변에 있던 대나무와 줄기를 이용했다.
기적의 순간
드디어 7월 2일 릭과 존은 물속으로 들어가 13명을 발견했다. 유일하게 영어를 할 수 있었던 아둘의 첫 마디가 헬로였다. 똥 남새 때문에 이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게 참 사실적이다. 이때부터는 아이들에게 식량과 약품등을 제공했다. 아이들의 마음의 안전을 위해 네이비실 대원 세 명과 팩 군의관이 구조될 때까지 곁에 남았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나왔다.
구조 과정은 극비리에 시행되었다. 왜냐하면 구조 과정에서 아이들이 공황 발작을 일으킬 수도 있고 전원 구조가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4명의 잠수부가 한 명씩 하루에 4명을 구조했다. 공황 발작 등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이들을 마취하기로 결정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5시간이나 잠수했을 잠수부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 온 사람들. 다행히 전원 무사 구출됐다.
가장 먼저 구조될 아이를 정하는 과정도 감동적이다. 선뜻 먼저 나서기 어려운 상황. 집이 가장 먼 아이들부터 나가기로 결정했다. 그래야 집에 가는 과정에서 좋은 소식을 널리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이들은 밖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지 몰랐다.)
사만 구난의 죽음
희생이 없지는 않았다. 사만은 퇴역한 네이비실 대원으로 38세였다. 아무도 정확히 어떻게 사만이 사망했는지 모른다. 그의 죽음으로 구조 작전에 대한 의견이 갈렸다고 한다. 태국 정부는 경험 있는 대원도 죽는데 아이들을 구조하는 건 무리라고 보고 우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려고 한다. 하지만 영국 잠수팀은 하루라도 빨리 아이들을 구출해야한다고 결정내렸다. 그렇게 태국 정부를 설득시킨다.
구조 과정이 완벽하진 않지만, 한 마음으로 아이들의 구사 탈출을 바라는 마음이 기적을 일으킨 것 같다. 침착하게 잘 견뎌준 아이들도 대견하고 목숨 걸고 아이들을 살린 다양한 사람들의 활동이 기적을 만들었다. 과정에서 위험의 순간들이 여러번 있었다. 행운도 따랐다. 구조 마지막 날인 7월 10일에는 비가 오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이 구조와 세월호의 구조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때 우리 정부도 전세계의 도움의 손길을 받았다면 큰 희생을 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재난의 손길을 마다하면 안 된다. 현대 사회의 장점은 바로 연결이다. 전세계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얼마든지 재난을 극복할 수 있다는 걸 탐루앙 동굴 구조 사건이 말해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