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 아프리카
월레 소잉카 지음, 왕은철 옮김 / 삼천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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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세의 월레 소잉카는 아프리카 작가 최초로 문학상을 1986년 수상하고 트럼프가 당선한 2016년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나이지리아로 돌아갔다.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을 작가가 서문에 밝힌다. 2009년 강연을 마치고 만찬에 참석한 서른 살쯤 보이는 젊은이의 외국인혐오발언에서 시작되었다. "아프리카 인들이 선천적으로 열등"하기 때문에 노예로 삼은게 아닌가라는 노골적 인종차별적 발언. 


작가는 아프리카에 대한 허구화를 4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순수한 동기를 가진 모험가에 의한 허구화.

둘째, 사업적인 허구화(스탠리, 레오폴 국왕, 빌헬름 2세 등)

셋째, 그들의 후임자들에 의한 권력 지향의 내적 허구화

넷째, 아프리카와 해외 거주자들 사이의 대륙 간 교환을 지배하는 주제로 남아 있는 허구화.


말은 어렵지만 결국 소잉카는 1부에서는 노예무역에 대한 이야기, 2부는 종교에 대한 이야기(특히 나이지리아 종교인 오리사교)가 주를 이룬다.

나이지리아가 노예들에 의해 세원진 나라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충격적이었던 것은 무엇보다 '망각의 물' '망각의 나무'에 대한 이야기.

우리나라도 동족이 동족을 배신하는 이야기인 친일파 때문에 나이지리아 중간 노예상인들로 활약한 모비 가문과 세리키 윌리엄스 파레미 아바스 가문 이야기는 덜 충격적이었다. 모비 가문은 노예무역의 거물이었고 서아프리카 땅과 산의 일부를 영국한테 양도했다. 세리키 아바스는 자신도  여섯 살 때 노예로 팔려 갔다. 그는 탈출해 바다그리로 달아났고 브라질 노예 상인들의 중개인이 되었다. 모비 추장은 자신의 노예 바라쿤(노예우리)을 세리키 아바스한테 팔았다. 더 충격적이었던 내용은 이들이 '망각의 나무'에 노예들로 하여금 빙글빙글 돌게 하여 그들의 집, 땅, 가족, 직업 자체마저도 잊게 만드는 것이었다. 자신들의 극악무도한 행위를 이런 추잡한 의식으로 죄를 덜려고 했던 행위는 인간으로서 절대 용서할 수 없는 행위다.


2부의 아프리카 종교의 관용성은 매우 흥미로웠다. 작가도 인지하듯이 아프리카 종교는 세계 종교사에서도 거의 무시당하다시피 했다. 많은 학자들이 그렇듯 말년에는 종교로의 귀의 현상은 흔한 일이다. 작가는 오리사교 정신보건 영역에 탁월한 기능을 갖고 있다고 했는데 작가는 이러한 이론을 실제적으로 아프리카에서 사례를 정립하고 주장하면 좋을것 같다.


전반적으로 문체가 어렵고 이해하기 쉽지 않았는데 책 말미의 옮긴이 후기에서 이에 대한 언급이 있다. "모호하고 답답하고 어색"한 소잉카의 글 때문에 번역가도 매우 어려웠다고..... 이를 감안하여 책을 읽은다면 좀더 인내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에 대한 작가의 방대한 생각을 정리한것이기 때문에 절대 한번으로는 부족하다. 특히 수미상관이라고 할 만큼 앞에서 쓴 내용과 뒤에서 쓴 내용이 묘하게 연결된다. 꼭 두번 읽기를 추천한다.



<너도 그들의 편이라고 말해라> 우엠 아크판
<검은 아이> 카마라 라예
<도가니> 아서 밀러
<레딩 감옥의 발라드> 오스카 와일드
<올로두마레 : 요루바 신앙에서의 신> 볼라지 이도우
<시련> 아서 밀러 희곡
영화 <신들도 죽는다>
유네스코 노예 루트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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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정상가족 - 자율적 개인과 열린 공동체를 그리며
김희경 지음 / 동아시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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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가 얼마나 공공서비스가 부족한지 알고는 있었지만 특히 아동복지 면에서는 너무 기준 미달이다. 

이 책을 읽고나면 청와대 청원제안에 글이라도 올려야되나라는 마음도 생긴다. 

이렇게 살기 팍팍한 나라에서 아동들이 너무나도 불쌍하다. 요즘 고 고준희양의 살해라던지 영아 살해 사건들을 접하면 체벌금지법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학교에서도 체벌이 금지인데 왜 가정에서는 하면 안되는가?

아이들은 어떻게든 도와달라고 살려달라고 요청하고 있는데 어른들은 무책임하게 듣지 않으려고 한다. 나쁜 부모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서일까? 왜 아이의 안전이 최우선이 되지 못하는 사회에 사는 것일까?

스웨덴처럼 육아상담소가 꼭 필요한 같다. 요즘 준비 안된 부모들이 너무나도 많다. 스웨덴은 1979년부터 아이 출산 전 10시간, 출산 후 10시간씩 부모교육 참석을 위한 직장 유급휴가제를 도입했다는데 우리나라도 출산 전후 의무 교육을 들어야 수당을 받게 하던지 안전장치가 꼭 필요한 것 같다. 특히 아동수당 등을 받는 다면 학대 부모들이 가장 많이 쓰는 변명인 " 내 아이 내가 훈육하는데 왜 간섭하느냐"라는 것은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되길 바란다.


통계를 보면 어떤 시대든 아이들이 진정으로 행복한 때는 없었던 것 같다. 부디 이번 정권부터는 아이들이 진정으로 행복하는 시대를 여는 공공정책들이 많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내 몸은 소중해요 : 책에서는 그렇다고 하는데 나는 내 몸이 왜 소중한지 잘 모르겠어요. 매일 맞고 불행한데 뭐가 소중하다는 건지 (39쪽)

박정희 집권 초기인 1965년 자살률은 29.31명(10만명당), 1975년에는 31.87명. 2015년에는 25.8명.
부모의 자녀 살해 후 자살 통계: 9.6건(1978-1994), 18.3 (1994-2005), 7.2(2015 이후)

유교문화권 중 일본, 한국, 대만, 홍콩은 ‘가족동반자살‘이라 부름. 중국에서는 ‘윤리참극‘이라 부름.

2016 아동학대 행위자 중 76.3% 친부모. 유형은 ‘양육지식 및 기술부족‘ ‘스트레스, 사회적 고립, 경제적 사정‘
저소득 미혼모에게 월 12만원 양육비 준다. 입양가정은 입양 수수료 270만원, 매달 15만원(14세 이전), 20만원 심리치료비, 100% 의료지원비

프랑스, 스웨덴, 노르웨이 등은 혼외출산이 전체 출산의 절반이상, 한국은 1.9%, 터키 2.8%
보편적 출생신고제 필요.

아동은 보살핌과 보호, 좋은 양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아동은 인격과 개별성을 존중받는 방식으로 다뤄져야 하며 체벌이나 다른 어떠한 모욕적 취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

‘인구문제의 위기‘ 국가가 가족에게 안전한 경제적 기반과 아이를 자발적으로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제안.
자발적 부모되기, 양성평등, 아동권리의 실현 (2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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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핸드 타임 - 호모 소비에티쿠스의 최후 러시아 현대문학 시리즈 1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김하은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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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고 거대 이상, 가치, 철학이 없으면 짐승만도 못하게 산다는 것이다. 소련이 1917-1991년까지 15개국을 공산주의라는 우산아래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공산주의라는 가치아래 다양한 인종, 민족, 종교가 봉합되고 평화롭게 살 수 잇었지만 이와 같은 인위적인 인식체계가 붕괴되자 인종학살, 말살, 전쟁이 만연한 모습에 인간의 나약함을 보았다. 현재 인류의 보편적 가치라는 것이 인권, 휴머니즘일까? 보편적 가치가 얼마나 확산되었을까?


러시아 책들은 장편이 많은 이유가 있는것 같다. 러시아사람들은 참 사상가들이 많은 것 같다. 사색하고 토론하고 염세주의적이고....러시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그래서 어쩌면600페이지 넘는 이책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른다. 

내용은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지만 우선 공산주의나 소련 역사에 대해서 너무 무지하기 떄문에 초반부에 진도가 많이 안나갔다. 만약에 억지로 강제로 읽겠다는 인센티브가 없었다면 절대 끝내지 못했을 것 같다.

하지만 끝내고 나니 오히려 처음부터 다시 읽고 싶은 생각이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이 끝이 아니라 작가가 85년부터 작성한 소련의 구술/인터뷰 내용의 일부분 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목소리 소설, 다큐멘터리 소설의 창시자, 5권 중의 마지막 책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가치관이 붕괴되었을 때 느끼는 사람들의 공포. 권력자의 욕심, 잔인함, 무지함의 결과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책을 통해 반쪽짜리 역사에만 노출되었던 것에 대한 반성을 했고 이 작가의 다른 책들도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 세대는 자유를 단순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세월이 얼마 흐르지 않은 지금 우린 자유라는 무거운 짐 때문에 등이 굽고 말았다. 왜냐하면 아무도 우리에게 자유가 무엇인지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배운 것이라고는 자유를 얻기 위해 죽는 방법밖에 없었다. 우리는 우리의 이상을 위해 죽음도 불사할 수 있었다.

페레스트로이카가 시행된 이후 우리 모두는 기록보관소의 개방을 애타게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개방되었을 때, 우리는 그동안 감춰졌던 비밀의 역사를 마주하게 되었다.
‘소비에트 러시아에 거주하는 1억 명 중 9000만명은 데려가야 한다. 나머지 1000만 명과는 대화할 필요가 없다. 모두 죽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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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글자 - 소중한 것은 한 글자로 되어 있다
정철 지음, 어진선 그림 / 허밍버드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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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 없이 편하게 들춰서 읽기 좋은 책이다.

읽을때마다 다른 단상들이 떠오르고 무릎을 치게 만든다.


가령..

꽃: 핀다 진다 꽃은 아름다움을 가르쳐 주는게 아니라 아름다움은 오래 가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팔 : 키가 능력이라면 팔은 간절함이다.

일: 일에 프로가 되지 않으면 일의 포로가 된다.

헛: 헛인사 헛수고. 단체문자 그만. 모두에게 하는 말은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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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 입이 트이는 페미니즘
이민경 지음 / 봄알람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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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매뉴얼이 반갑다. 

그냥 스쳐지나가다가 변태대응 매뉴얼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었는데 이것도 그 연장선상인것 같다.

여성혐오에 대해서 무지한 사람들을 대할 때 말이 콱 막힐 때가 있다. 하지만 굳이 내가 이들을 설득해야되나 싶을 때도 있고...이 책에서는 설득될 마음이 없는 사람들을 개무시해도 된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대화가 될 사람들과 해야지 괜히 내 소중한 시간과 지식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얼마전 맨박스를 읽었었는데 우리나라의 여혐 문제가 가부장제와 연관되었다고 할 수 있지만 다른 나라도 마찬가진가? 미국은 가부장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유교적 가부장제는 아니지만 미국식 가부장제는 있는것 같다.


대화 또는 설득의 요지를 잘 표현한 것 같다. 원치 않은 대화는 애초에 끊어내고, 논쟁을 시작할 때 기존의 흐름을 바꾸는 것으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무례한 말에 지고 싶지 않을 때 통쾌하게 한 방을 먹이고, 기꺼이 대답해주고 싶을 때엔 적절하고 멋진 대답으로 같이 성장하는 기회 만들기.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쓰는 변명 : 좋은 의도로 한 말인데....이런 말은 절대 용인되서는 안된다. 말보다는 행동이다. 유치원 때부터 이런 말은 금지했으면 좋겠다. 선한 의도를 제대로 이해해주기를 원한다면 전달을 잘해야 한다. 여기까지 의도를 가진 사람의 몫이다. 


또한 절대 해서는 안되는 말 : 그냥 좋게 넘어가, 속상한 건 아는데 그냥 무시해, 너만 손해야, 그냥 네가 참아

피해자 목소리를 가로막는 최악의 말이다. 악의적 협박이자 권력자/가해자의 횡포다.


힘을 가진 사람은 소리지르지 않아도 원하는 것을 취할 수 있는 자신들의 상황에 대한 일말의 성찰도 없는 사람이다.


원색적 남성혐오에만 반응하는 것도 유치하고 일차원적이다. 아무튼 모든 여성들이 겪었을 상황을 잘 대처하게 도와주는 매뉴얼이다. 10대부터 숙지했으면 좋겠다.

강남역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는 관심이 없고 자신이 잠재적 범죄자로 몰려서 기분이 나쁘다고 하는 이들 때문에 상처를 받았는데 이들은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니? 158쪽

군무새 : 군대 못가면 조용히 해야 한다고? 너가 차별주의자인건 인정하는 거지?
네가 얼마나 괴로운지 나한테 말하지 말고 강에 가서 말하라 (황인숙, 강)
그건 가부장제가 만들었으니까 거기가서 말해
진심으로 억울하면 헌법소원 내고 오든지 아니면 조용히 하든지 하나 골라
가부장제 수혜자면서 이득은 챙기고 의무는 버릴 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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