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커가면서 함께 듣는 음악이 늘고 있다. (아, 어릴 때 동요도 함께 듣기는 했지만 ... ^^)
어떤 곡은 내가 좋아하는 곡을 아이도 좋다며 듣기도 하고, 어떤 곡은 아이 때문에 내가 같이 듣기도 하고 ... 음감, 청음, 이론, 기타 등등에 있어 전반적으로 내가 아이보다 무식하기는 하지만, 뭐 어떠랴, 함께 듣고 즐기면 그걸로 만족이지~.
첫째 아이가 특기적성 수업에서 단소를 배우고 있을 때 샀던 음반, <<단소 소리>>.
흥겨운 곡은 흥겨운 곡대로, 구슬픈 곡은 구슬픈 곡대로 ... '소로 이렇게 다양한 음색을 낼 수 있구나'라며, 온 식구가 감탄했던 음반이다.
처음에는 자신은 음반에서처럼 훌륭한 소리를 낼 수 없다며 한숨쉬더니(당연하지, 대가와 어떻게 감히 비교를 ... ^^;), 이제는 나름대로 들어줄 만한 곡들을 한두 곡씩 연주하곤 한다.
글렌 굴드의 <<바흐 : 인벤션과 신포니아>>도 아이 때문에 사게 된 음반.
인벤션과 신포니아를 한 곡씩 번갈아 연주하는 이 음반은, 인벤션과 신포니아가 악보의 순서대로 들어있지 않다. CD 케이스를 한참 들여다 보던 아이의 말은, "으뜸음이 같은 곡끼리 묶어서 재배열을 한 것 같네요."란다. 어찌 으뜸음만을 기준으로 했으랴만, 아이가 나름대로 기준을 찾아보려고 노력하니 그걸로도 미쁘다. (아, 어쩔 수 없어, 난 고슴도치 엄마야. ^^*)
어찌되었거나, 이 음반은 전체 곡이 어떤 흐름을 만들면서, 음악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다.
한동안 듣지 않았던 골드베르그 변주곡도 꺼내봐야겠다.
엄마도 이상은 음반을 가지고 있었느냐며, 아이가 기쁘게 빼간 CD, <<이상은 6집 - 공무도하가>>.
"이상은을 알아?"라는 내 질문에, "어쩌다 듣게 되었는데 음악이 좋아서 몇 곡은 다운로드했어요."란다. 전 곡을 다운로드할 수 없어서 어떻게 할까 생각하고 있었다나 ...
케이스만 남아있는 비틀즈 CD를 보고 알맹이를 찾아내라고 조르는 아이 때문에 산 음반, <<Beatles - 1>>.
'Michelle'이 안 들어있어 좀 아쉽기는 하지만, 'Hey Jude', 'Yellow Submarine', 'Let It Be'가 들어있으니 패쓰~. ^^
그리고, 조지 윈스턴의 <<Linus & Lucy>>와 마샬리스 패밀리의 <<Joe Cool's Blues>>.
스누피를 좋아하는 것인지, 음악을 좋아하는 것인지 가끔 헷갈려하면서도, 우리 둘다 좋아하는 음반이다.
다음 주에 조지 윈스턴의 공연이 있다고 했더니 몹시 가고 싶어하는 눈치다.
음, 조지 윈스턴 공연은 음반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는데 말이야 .. 나도 가고 싶단다~. 못 가면 새 음반 <<George Winston - Love Will Come: The Music Of Vince Guaraldi Vol.2 >>라도 구해줄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