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
'국민학교' 3학년 때까지 여탕에 다녔습니다 ㅡ..ㅡ;
여반장을 만났거나,
여동생의 친구 자매와 갔다던가,
'이 커다란 얘는 여탕에 못 들어와요!!' 라고 거부 당한
일들을 말하고 싶지는 않네요 ㅎㅎ
성에 눈 뜬건 중1 때 받은 성교육 시간이었으니,
초딩3학년의 여탕은 '연옥'에 가까웠습니다 (지금이라면.. 냐하하)
엄마랑 가면 거의 두 세시간 동안 몇 번의 허물을 벗어야 했고(뱀인가),
뜨거운 공기와 물 고문에 '내가 여기서 죽는구나'라고 몇 번을 고뇌했었습니다.
맛이 갈려고 하면 '생의 기운'을 북돋게 하는 차가운 야구르트, 우유로 정신을 차리곤 했죠.
거의 넥타같은 음료였드랬죠. ㅎㅎ
저는 그 때 여탕의 풍경은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제일 아쉬운 부분 ㅠㅠ)
내 피부에 닿는 자극에만 집중하고 있었죠.
제 눈에 보이는 것은 내 피부에 와닿는 것만 '보고 있다'라는 생각이 요즘들어 많이 듭니다.
미각:
껌을 무지 좋아했습니다.
비싼 음식, 맛 있는 과자, 영양가 있는 뭐가 있던간에
껌 하나만 있으면 그걸 낼름 집어서 거의 하루종일 '짝짝' 거리며 씹었어요.
뱉어 버리는게 아까웠는지, 자주 삼키기도 했죠. 우흐
씹다가 잠들기도 했고, 뱉어 놨다가 밥먹고 다시 씹기도 했고 ㅡ..ㅡ;
단물도 나지 않는 것이 뭐가 그리 좋았는지...
껌만 기억이 나요.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도 없었고, 싫어했던 것도 없었는데,
편식한다고 맞은 기억은 많습니다. 으흐
역시 기억은 믿을 만한게 아닌거 같아요.
거의 파편에 가까운 듯... 짜맞추는 것은 현재의 나.
청각:
구두 발자국 소리를 제일 좋아했어요 ㅎㅎ
'또각 또각 또각'
말발굽 소리도 좋아했어요.
'따그닥 따그닥 따그닥'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소리는...
외할머니가 사시는 시골에 놀러갔는데,
잘려고 누으니
천장에서 두두두두두두두...
운동회 하는 줄 알았습니다 ㅡ..ㅡ;
뭔 쥐들이 그렇게 뛰어다니는지..
간혹가다 달리다가 넘어지는 녀석들도 있더라구요.. 철푸덕.
구멍난 천장에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으흐...
후각:
초등학교 3학년 때 쯤..
자연시간, 실험실.
암모니아를 리트머스 종이로 알칼리냐 산성이냐 뭐 그런거 하고 있었던듯..
다들 냄새난다고 코를 막았지만,
전 냄새가 안나더라구요. (축농증 있었나 ㅡ..ㅡ;)
그래서 코에 바짝 대고 깊게 맡았죠.
아....
갑자기 세상이 어두워지더니, 별이 보이더라구요..
얼굴은 달아오르고, 숨은 못쉬겠고...
추가로 다락방의 퀘퀘한 곰팡이 냄새는 은근히 즐긴 것 같아요..
왠지 신선했어요 ㅡ..ㅡ; 특히 겨울에... 맡아보면 뭔가 확 와닿는 것이.. ㅎㅎ
촉각:
겨울에는 물 만지기 싫잖아요. 춥고..
더운 물이 세숫대야에 있으면 뜨거워서 손을 담그기도 싫고...
그럴 때는 물 가지고 놀았습니다.
특히 물 표면에 가만히 손바닥을 댔다가 땠다가 하면 느낌이 묘해요..
하나의 덩어리 같기도 하고, 나를 밀쳐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가 쑥 넣어서 손을 오무려 퍼 올려 손가락 틈으로 실실 빠져나가는 걸 지켜 보기도 하고,
공기 방울이 물 속에서 올라오는 것도 보고, 그러다 보면
몇 십분이 휙 지나갑니다.
물이 거의 식어 갈때 쯤 되야 대충 '고양이 세수'하고 나오고 그랬습니다. 흐흐
가끔 물 받아 놓고, 살살 만져 보세요.. 특이한 놈이에요.
제가 누구 일까요? ㅎㅎㅎ
6살 때 사진이니 꽤 오래전 사진이네욤....
워낙 이번에 참여 하신 분이 많으셔서... 한분 더 뽑아야겠어요.
(힌트!!! 뒤에 서 계시는 아줌마 두 분은 아닙니다... 제가 무지 좋아했던 선생님들..)
맞추시는 분께
페르세폴리스1 (나의 어린 시절 이야기)
드리겠습니당 ...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