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기가 묻어나는 표정이 인상적인 여성이 앞에 앉아 있다.
난 책을 펼친다...
책장을 넘기고, 넘기고...
내릴 때가 됐는지 앞에 여성이 후다닥 일어서는 소리가 들린다.
'으허'
고개를 살짝 드니,
소화액과 음식물이 적절히 혼합된 거시기들의 파편이
다소곳하게 누워 있다.
입에서는 뭔가가 길게 늘어지고,
당황해 하는 그녀 후다닥 내린다.
차마 고개를 계속 들 수 없어 책에 열중한다.
전철의 가속도가 증가하고, 줄어들 때마다 내부의 공기는 순환한다...
그래 관성의 법칙에 의하여...
그 때마다 내 코를 스치고 지나가는 김치찌개류의 향...
나도 울렁인다.
나도 소주찌개 먹었거던... 소주랑...
왼쪽의 아저씨 90도 고개를 획 돌린채 15분을 더 간다...
그래.. 살면서 대면하기 힘든 거시기들을 맞이하는 때가 있지...
마냥 피하고 싶을 때가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