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화장품 클리닉 - 화학성분 제로! 내 손으로 만드는 기능성 천연화장품
조영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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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화장품 클리닉

 


 

어느 여인이 그렇지 않을까마는, 나 또한 피부가 예민한 편이라 화장품을 고를 때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얼마 전 모 TV 프로그램에서 화장품에 대한 진실이 방송되었는데 그때 참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비싸다고 다 좋은 화장품이 아니며,공격적 마케팅에 좋다고 쓰는 화장품이 오히려 그런 비용들 때문에 더 비싸지게 되거나, 내가 좋다고 느낀 점들이 어쩌면 화학 약품 탓일 수도 있다는 사실은 정말 놀랍고도 아찔한 사실이었다.

 

 

이 책은 그런 우려를 밝혀준다. 이 책에서도 앞서 말한 방송과 마찬가지로 화장품에 대한 진실들을 말해주고 있다. 바로 책의 초반부에 화장품에 어떤 성분이 들어가며, 그 성분들은 어떠한 역할을 하게 되고 피부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설명하고 있다.

 

 

일단 현 상황이라면 화장품을 내가 만들어 쓰는 게 가장 안정할 것 같다. 우리나라의 화장품 표시제 아래서는 어떤 성분이 첨가가 되었는지 일일이 표기하지 않아도 되고, 표기되어 있더라도 그 많은 성분들을 우리가 다 알 수도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화장품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이 ‘유기농’ 이라고 한다. 가장 안전한 원료와 성분으로 사람의 피부에 이로움을 주어야 하는데 그 기준을 유기농이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책의 도입부에는 화장품에 들어가는 많은 종류의 첨가제에 대해 설명한다. 피부를 촉촉하게 하여 첨가되는 실리콘은 피부에 얇은 막을 만들기 때문에 수분을 잡아주어 촉촉하게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피부의 활성능력과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잘 씻기지 않고 분해가 잘 되지 않는다는 점,방부제는 위험하여 극소량 쓰이지만 잘 알고 있는 파라벤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도 다른 위험한 방부제를 쓸 경우가 많다는 점, 점증제인 카포머는 가공할 때 벤젠이 쓰여 위험하다는 점, 쓰자마자 피부에 윤기가 돌고 주름이 옅어지는 합성폴리머는 일시적으로 수분을 잡기 때문에 그런 효과가 있지만 이 성분이 빠져나가면 더 건조해지고 주름도 깊어진다는 것, 거품 잘 나고 세정력이 좋아 쓰는 음이온계 계명활성제는 두피와 모발에 자극적이라는 점, UVB 차단지수가 올라갈수록 화학적 차단제가 많이 들어있다는 사실 등을 알 수 있는데, 분명 좋은 재료들이 많이 있지만 업체들이 쓰지 않는 이유는 오로지 ‘가격’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책의 중반부는 각각의 제품에 따른 원료의 배합비율, 배합하는 방법, 원료의 설명, 필요한 도구들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의 주제부이다. 저자가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라고 하니 안전하기도 하면서 실제로 만들었을 때 어떤 느낌일지 정말로 궁금해진다. 화장품을 집에서 만들어 쓰려면 여러 도구들과 필요한 재료들이 있는데 그를 설명하고, 알맞은 배합비율로, 또 어떻게 만드는 지까지 설명하고 있다. 스킨, 로션, 크림, 에센스, 클렌져 종류, 연고와 방향제, 마사지 제품까지 피부관리피부부터, 보호, 클렌징까지 색조를 제외한 모든 제품들의 레서피가 제시되고 있다.

 

후반부(부록)에는 화장품에 사용되는 원료기준 규정이나 성분표시제, 화장품 성분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기재한 사이트 소개, 유기농 화장품과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 등의 유기농화장품 인증기관 등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예쁜 사진과 보기 편히 되어있는 편집도 이 책의 장점이다. 각각의 파트를 따로 설명하고 있는데 로션, 에센스, 크림등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일반적인 제품의 형태와 직접 만들어 쓰는 제품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기도 한다.

 

 

 

이제 화장품을 선택할 때 좀 더 신중해져야 할 것 같다. 발림성이 좋거나 단기간에 어떤 상태가 좋아진다는 것은 그에 관련된 화학 합성품이 더 많이 들어있다는 뜻도 되니까 말이다. 기업에서 좋은 제품을 만들어 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일까. 그때까진 힘들더라도 직접 만들어 쓰는 것 만이 최선이 아닐까. 그러려니 막상 귀찮음을 느끼는 것을 보면 먹는 것은 이리저리 따지면서 왜 피부에 닿는 것은 신경 쓰지 않는지 그것이 이상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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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적
권오단 지음 / 나남출판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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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적 大敵

 

 

책의 저자 권오단이력을 보니 참으로 반갑다. <전우치>, <상황전기>, <>, <벼락공자>, <안용복>, <폭풍아>, <세종, 대마도를 정벌하다> 등의 역사 무협소설을 써낸 장본인. ‘한국의 역사를 바탕으로 한국의 전통무예를 소재로 한 무협소설을 쓰고 싶었다는 저자는 이번에 홍길동을 주인공으로 한 대적을 들고 왔다.

 

 

소설의 배경은 연산조인데, 허균의 고전소설 <홍길동전>을 당대를 배경으로 하여 새롭게 쓴 작품이다. 홍길동이 그저 소설 속 주인공 인줄 알았는데 조선왕조실록에도 기록되어 있는 유명한 도적인 것은 이 작품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왕의 남자와 저자의 저작 중 <전우치>, 그와 연관된 영화 전우치가 연쇄적으로 떠올랐다. 소설을 읽는 내내 영화 왕의 남자속 역사적 상황들과, 영화 전우치의 도술의 묘사에 관한 부분이 겹쳐 떠올라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었고, 중국풍의 무협이 아닌 아주 한국적인도와 정신세계, 무협을 보여주고 있어 읽는 내내 아주 재미있었고 신선했다.

 

 

저자는 군대에 있을 때 시간 때우기의 방편으로 읽은 김용의 <영웅문>을 읽으며 글로써 형용하지 못할 것이 없다는 충격을 받고 자신도 그런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처녀작 <전우치>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2009년 당시만 해도 그 쓰고 싶었던 한국적 무협소설은 역사소설도 무협도, 이도 저도 아닌 채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지만 그때 무협소설이라 하여 받았던 폄하의 시각이 저자로 하여금 무협소설의 장르를 버리지 않겠다는 오기를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하는데 대적을 보면 그때의 경험이 참으로 약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소설 <대적>은 홍길동의 출생, 가출, 스승과의 만남, 조선8도의 화적패의 두목이 되는 과정, 그 후 활빈도를 만들고 연산군의 폭정에 못이겨 거사를 일으키는 박원종과 성의한등의 도화선이 된 후 관군을 피해 이상향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선을 떠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홍길동과 그의 스승이자 장인인 혜손, 그리고 그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는 인물들 설잠스님, 홍유손, 정희량 등의 도인들이 꿈꾸었던 세상은 그 시대에는 참으로 파격이 아니었나 한다. 그들은 신분의 차별이 없이 만 백성이 평등한 세상을 꿈꾸었던 것이다. 결국 홍길동의 수하들이 세상을 뒤 엎어 보고자 일을 추진하였지만 최판돌과 미륵 당래가 배신하여 오히려 홍길동을 죽이려 하였다. 그러나 도술을 쓸 줄 아는 홍길동은 도술로 위기를 모면하고, 박원종이 거사를 일으킨 날 저녁 연산군 뒤를 이어 왕이 될 진성대군을 도와 주며 여민동락할 것을 부탁하고 조선을 떠나게 된다.

 

 

그러면 대적이란 과연 무엇일까. 저자는 장자의 구절을 빗대어 이렇게 말한다. ‘…… 큰 도적은 욕심이 없어서 재물이 없으되 천하를 가진 임금이 부럽지 않다.’ 나는 어떤 그릇을 가지고 있을까.홍길동이 품은 그릇은 세상을 품을만할까. 조선에서는 이루지 못할 일이라 결국 조선을 떠나는 것이 소설의 결말이지만 홍길동을 매개로 허균이 꿈꾸었던 세상. 좋아 진 듯 하지만 아직도 이름이 다를 뿐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세상. 힘없는 백성들이 꿈꾸던 세상은 아직 오지 못한 것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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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으면 자유로운 것들 - 유쾌한 스님의 병영일기
박상표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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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으면 자유로운 것들

 

 

요즘 스님 들이 쓰신 책들이 많이 출판되는 것 같다. 나도 그 중 몇 권을 읽어보았는데 참으로 많은 것을 깨닷기도 했고 미처 몰랐던 부분, 무심코 지나쳤던 부분 등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계기도 되었던 것 같다. 오랜 시간 인간의 욕망과 싸우며 마음 수련을 하신 분들이라 그런지 현실의 고달픔에 힘들어 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참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책 또한 스님이 쓰신 글이라 망설임 없이 펼치게 되었다. 이 책을 쓰신 화엄스님은 현재 공군교육사령부 충국성불사의 군법사로 복무하시며 젊은 장병들에게 일상의 깨우침을 주면서 함께 복무하게 계신다고 한다. 스님이지만 군인이셔서 그런지 문체가 시원시원하고 명쾌하고, 유쾌하단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 책은 전반부에서는 스님이 병영생활을 하며 겪었던 일들과 출가 후 겪었던 일들, 스님들의 일화들을 통해 깨달음의 이야기를, 중반부에서는 다양한 불교의 이야기들과 부처님, 고승들의 일화를 통한 이야기를, 후반부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날 수 있는 많은 종교들과 잘 못된 믿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스님이 하고 계신 말씀은 방하착 (放下着): 정신적 육체적인 일체의 집착을 버리고 해탈하는 일모든 것을 놓아 버리는 것착하게 살기이 두 가지 이다. 불교가 말하는 것은 결국 욕심과 헛된 망상을 내려놓고 걸림 없이 사는 것과 착하게 사는 것이라고 하신다. 불가의 계율과 많은 경전들이 말하는 것은 결국 이 두 가지로 집약이 될 지도 모르겠다. 말이나 생각으로 하지 말고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도.

 

 

책의 후반부에는 만卍 자와 하켄크로이츠 -히틀러가 나치당의 상징으로 사용한 만자를 반대로 뒤집어 눕혀놓은 듯한 기호- 를 비교한 것과 만자의 유래에 대해 설명하기도 하고, 훌륭한 스님들의 화장 뒤에 볼 수 있는 사리에 대한 이야기, 단군신화와 처용설화에서도 볼 수 있는 부적에 대한 이야기, 우리가 태어나서 보거나 해가 바뀔 때 보곤 하는 사주팔자에 대한 이야기, 마지막으로 다이어트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대한 스님과 불교에 대한 이야기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요즘 불교와 다른 종교에 대한 스님이 의견도 엿볼 수가 있는데, 요즘 들어 한창 종교에 대한 문제가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면 불교뿐만 아니라 많은 다른 종교들의 이기적인 행태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불교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나 신도가 보더라도 참 재미있고 좋을 책이지만 그와 상관없는 일반인이 보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좋은 정보와 교양까지 얻을 수 있는 괜찮은 책인 것 같다. 그리고 바쁘게, 많이 가지기 위해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이기적이고 지친 삶을 돌아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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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예술의 혼 - 술의 역사를 논하다
장혜영 지음 / 어문학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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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예술의 혼


솔직히 이 책을 읽어가면서 몇 번이나 책장을 덮으려는 충동을 억제해야 했다. 그리고저자가 이 책을 쓴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정말로 궁금했다. 책을 읽다 보면 어떤 소재 뒤에 진정으로말하고픈 진의를 숨겨두는 일도 많기 때문이다. 이제 책을 읽은 후기를 적어가면서 나의 지독한 궁금증이왜 생겼는지 풀어볼까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가장 큰 줄기는 술과 예술의 관계이다. 한 문장으로말하면 ‘술이 없는 예술은 예술이 아니다’ 이다. 놀랍게도 ‘술이 예술 발전에 기여를 한다’ 는 개념이 아니라 ‘술과 연관 되지 않는 예술은 예술이 아니다’ 라고 단정을 짓고 있다. 여기에서 예술의 역사와 술의 관계가 나타나는데, 저자의 논리에 따르면 예술의 역사는 바로 술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는 술이 신을 기쁘게 하고, 인간이 신과 연결될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하다가 무속(종교)과 정치가 분리되면서 술이 ‘신을 위한 술’ 에서 ‘인간을위한 술’로 전이하는 과정이 바로 예술의 역사요 예술의 발전이라고 말한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1장에서는 신을 위해 바쳐지던 술과, 인간이 신을 만나기 위해 술을 이용하고, 그 과정에서 탄생한 예술, 무속이 점유하던 신을 위한 예술을 설명하고, 2장 에서는 드디어술과 예술이 신과 종교를 탈피하여 인간을 위한 술과 예술이 되는 과정을 설명 한다. 3장에서는 술과교통발달의 관계, 그를 바탕으로 한 술과 행로문학의 발달을 설명한다.마지막 4장에서는 술을 매개로 한 상업의 발달과 예술 발달의 관계를 설명한다.

 

 

저자는 술과 무속, 예술의 관계와 발달을 설명하기 위해 중국과 한국을비교하는 방식으로 서술하고 있는데 나의 궁금증은 바로 여기에서 생기기 시작했다. 예술은 무속에 그 기원을두고 있는데 예술이 무속에 예속 당한 한국과 무속에서 탈피한 중국을 비교하고 있다.

 

 

저자의 주장에 의하면 고대 중국은 춘추전국시대, 위진남북조시대, 송나라 이 3단계에 걸쳐 무속에서 인간으로 전이가 완성되고 무속이점유하던 술과 예술이 인간의 것으로 넘어오면서 문화예술 또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한국의 경우는 미성숙한 농경문화로 인해 국가의 발전이 늦었고, 이로 인해 양조업이 위축, 억압된 음주문화와 무속에 의한 술의 장기예속화로 결국 한국예술은 19세기초반까지도 종교적인 침체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했다고 하고 있다.

 

 

즉 무속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강력한 중앙집권국가를 이루고 농업의 발달로 남는 곡식이 많아지면 술을 많이 빚을수 있고, 술을 마시고 흥에 겨워야 예술이 발전할 수 있다는 주장인 것이다. 3,4장에 나타나는 주장도 이와 일맥 상통한다. 나라가 부강하여야상업이나 무역이 활발해지고, 도로와 교통수단이 발달하면 인구의 이동이 많아 진다. 그 길을 따라 객주나 여각이 발달하고 그곳에서 술을 팔고, 술과함께 그 시대의 예술가들인 기생이 많아지고, 생계가 해결이 되는 예술가들은 연극이나 극장 공연을 발달시키고 주점이 발달하고 상업이 발달할수록 예술도 발달 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주장에 의하면 중국인 바로이 공식에 따라 훌륭한 예술을 발전시킨다.

 

 

이와 반대로 한국의 경우는 어떻게 표현하였나 살펴보면 정말 저자의 의도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 1장에서 중국이 농경문화를 정착한 선진적인 역사를 가진 반면, 단군신화로보여지는 고조선에는 술에 관한 어떠한 이야기도 없으므로(술은 곳 제의를 뜻하고, 그것은 제정일치의 강력한 왕권을 상징) 상고시기에는 강력한 왕권국가가수립된 적이 없으며, 환웅이 열었던 신시는 수목숭배, 성기숭배를하는 원시신앙을 가진 미개한 부족이었으며, 환웅이 한 일이라곤 쑥과 마늘로 불임을 치료하고 성관계를한 것밖에 없고,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 의 인본주의 이념은, 그 시대는 인본이 아닌 신본 시대였기 때문에후대의 학자들이 만들어 낸 것 일수도 있다는 가정을 한다.

 

 

또한 고구려는 700년 동안 지속된 것이 오히려 예술의 발전을 막았다고말한다. 고대 중국은 잦은 전란으로 인해 예술이 발달하였지만 고구려는 사직이 망하지 않고 국민들을 지켜주어국민들은 오로지 먹는 데만 집착하고 육체적 삶을 소비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전쟁이 없었고, 농업발전이 더뎌 오로지 약탈만으로 먹고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전쟁은교통의 발달과 인구의 이동, 망한 왕조나 귀족들이 잃어버린 권력에 대한 향수를 술을 빌어 훌륭한 예술이탄생하게 해주기 때문인데 고구려에는 그것이 없었다고 하는 것이다.

 

 

저자는 고조선에는 겨우 공무도하가 한편만이 유일한 문학이요, 신라시대의향가는 시문학이 아니라 무가나 불가, 표교가 인데 그것은 그 작가가 스님과 화랑(무당) 이기 때문이라 한다. (그는화랑을 무당으로 본다). 그나마 유일하게 인정하는 최치원도 당나라에17년이나 살았으니 당나라 문인이며, 그 마저도 실패한 문인으로 그린다. 그것은 시구는 아름다우나 당나라 시인에 비해 상상력이나 자유분방한 정신세계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인데 그 이유는오로지 그의 시에 ‘술’이 없고 오히려 술과 여자에 대한거부감이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3, 4 장에서는 길 문화의 후진성이 5000년 동안 한국 문학 예술발전을 저해한 이유의 하나로 제시되고 있으며, 술과상업의 만남은 경제부흥, 도시화 촉진. 예술의 진흥을 이룩하는데한국은 삼국시대, 고려, 조선조 말까지도 술과 상업과의 연대에실패하고 무속과 종교와의 타협을 고집함으로써 예술의 부흥을 이끌어 낼 수 없었다는 요지의 주장을 펼친다.

 

 

결국 책의 후반부에는 일제 강점기에 대한 내용이 잠깐 언급된다. 그의주장은 바로 이 부분에서 정점을 찍는다. 술과 상업의 만남은 경제 부흥과 도시화를 촉진하고 예술의 진흥을이끄는데, 일제 강점기 경성에서 대륙 병참기지와 중화학 공업 건설 등으로 수많은 인구가 흡수 되고 도시에정착한 이들이 두터운 상업성 소비 계층을 형성하여 도시화를 촉진하였다고 주장한다. 또한 한국 공연예술이유흥가에서 상업화 된 것도 일제강점기이며, 한국에서 주점이 고급요정,문화오락, 예술을 즐기는 음주공간으로 바뀐 것도, 주점, 음식점, 다방, 커피숍, 극장, 백화점등 도시는 하나의 거대한 시장과 유흥공간이 되고 그로인해 문학, 공연, 공연예술 등 대한민국 역사에 유례없는눈부신 발전을 이룩하게 된 것도 유일하게 일제 강점기였다고 말한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는 그 유구한 역사 중에 어느 한 부분에도 훌륭한 예술을 가진 적이 없고, 긴 왕조의 존속 또한 예술발전을 가로막는 벽이었으며, 그나마 유일하게예술이 발전한 시기가 딱 한 순간, 일제 강점기였다는 것이다.

 

 

나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 할 수 없다. 만일 저자가 한국의 역사를‘깔’ 목적이 없었다면 이 책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술’의 역사를 밝히고 예술과의 연관을 찾으려는 것이 아니라, 술을 이용해 한국의 역사를 ‘까’기 위해 중국을 술에 취해 흥청망청한 우스꽝스러운 역사로 만들고, 술이 없는 예술은 예술이아닌 것으로 만들고, 깨끗하고 정갈하고 깊은 예술의 세계를 짓밟으며,온갖 전란에 휩싸인 환난의 역사까지도 억지로 높이면서 까지 억지 논리를 전개하지 않았는가 하는 것이다. 그러니 결론은 일제강점기가 우리의 상업과 예술을 높여준 아이러니 한 상황을 연출하게 되는 것이다. 이건 우리 민족을 우회적으로 욕보이려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이 책에서 한국에 관한 부분을 모조리 빼 버리면 오히려 훌륭한 ‘중국의술과 예술의 역사’ 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자신이 가진전제와 주장을 위해 많은 증거들이 있는 역사적 사실을 거침없이 후대가 조작했다고 말하는 저자, 누가봐도 어설플 수 밖에 없는 단군신화, 공무도하가, 처용가의해석, 처음에는 화가 나가다 마지막엔 오히려 웃음이 났다. 저자로하여금 이런 책을 연달아 쓰게 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중국을 자긍심을 높이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한국을폄훼하기 위한 것인가. 중국을 높이려면 굳이 한국을 갖다 붙일 일도 없었겠지. 이 책 속에 아주 가끔 나타나는 일본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는 저자가 의도하는 바를 미루어 짐작하게 해준다. 또한 여성을 남권 중심의 동양사회에서 남자를 흥분시키고황홀경에 빠뜨리는 정신작용을 한 술과 같은 존재로 본 저자의 여성폄하의 시각은 말할 가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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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 - 세상의 전부
박정규 지음 / 멘토프레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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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

 

 

천부경은 우리 민족 고유의 3대 경전, 즉 조화경인 <천부경>, 교화경인 <참전계경>, 치화경인 <삼일신고> 중 하나로, 궁극의 원리를 담고 있는 경전이라 일컬어진다. 원래 환인 시절부터 구전으로 내려오다가 환웅이 신시를 연 뒤 신지혁덕으로 하여금 녹도문으로 기록하도록 하였으며, 신라의 최치원이 신지의 옛 전서로 쓴 비석을 보고 다시 한자로 바꿔 적어 세상에 전해졌다 한다. 그 후 고려 말까지 전해져 내려오다 중국을 상국으로 모시며 소중화주의를 표방하는 조선왕조에 와서 금서가 되어 지하 속으로 숨어들었고, 이후 일본에 의하여 조선이 강제로 합병된 1916년 계연수가 묘향산 석벽에 새겨진 천부경 전문을 발견하여 1917년 탑본으로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된다. 이 책은 묘향산에서 계연수가 석벽에 새겨진 천부경을 발견하는 장면으로 시작하고 있다.

 

 

 

우리의 상고사를 공부할 때 마주 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이 <천부경> 이다. 가로세로 9자씩 81자로 환웅이 신시를 열어 만 백성을 가르칠 조화의 원리를 밝혀놓았다고 전해지는 경전. 그러나 신지로 하여금 바위에 새긴 녹도문은 전해지지 않고, 녹도문을 최치원이 한자로 옮겼다고 하니 그 해석도 분분하다. 녹도 문자는 갑골문자가 쓰이기도 전의 문자인 만큼 신라시대의 최치원이 녹도문을 어찌 해석했는지, 또한 한자로 잘 옮겨 놓았는지, 그것을 바위에 새긴 것을 계연수가 발견한 후 탁본을 대종교에 보내 공개했으니 환단고기와 함께 위서라 보는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거기에 한자 또한 몇 개가 다른 본이 있고, 뜻도 여러 가지라 어떤 시각으로 접근하는가에 따라 많은 해석이 나오게 된다.

 

 

이제 천부경의 해석에 대해서 말을 해야겠다. <천부경>은 가로세로 9글자 총 81자로 아주 간단하게 이루어져 있는데 어떻게 끊어 읽고 앞뒤를 연결하는가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시중에 나와있는 해석들 모두 조금씩 다르게 끊어 읽고 있는데, 저자는 다른 해석과는 달리 조금 짧게 끊어 해석한 듯하다. 또한 <천부경>에는 1부터 10까지의 숫자가 나오는데 1~3까지의 해석은 대부분 비슷하지만 4~10까지의 해석이 많이 다르다. 결국 <천부경>어떻게 끊어 읽는 가숫자들을 어떻게 보는 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고 할 수 있겠다.

 

 

대부분 1은 하늘, 2는 땅, 3은 인간 즉 천지인개념으로 보는 견해가 많은데 저자 또한 그렇게 보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저자는 거기에서 더 나아가 인간이라는 좁은 의미보다는 생명이라는 큰 의미로 해석하였고, 천을 무극, 지를 태극으로 보았다.

 

 

저자는 특히 다른 학자들과 많이 다른 해석을 보여주는데 한 구절 예를 들면,‘운삼사/ 성환오칠 (運三四/ 成環五)구절에서는 아주 신선한 접근을 하였다. 이 구절은 삼사를 이용해 둥근 오칠을 만든다고 해석한 저자는 그 것을 생명의 설계도인 DNA를 의미한다고 본다. DNA를 구성하는 당, 인산, 연기가 삼이고 아데닌A, 구아닌G, 티민T, 시토닌C의 염기를 사로 본 것이다. 정말 독특한 해석이 아닐 수 없다. 같은 구절을 운삼사성 /환오칠 (運三四成 /環五)’로 끊어 읽어 삼극의 조화로 기가 몸과 마음을 감싼다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앞의 運 은 앞 구절로 보내고 뒷 구절의 을 가져와( 三四 成  環 五 七 一) 셋과 넷이 어울려 고리를 만들고, 다섯이 일곱을 돌아 하나가 된다로 해석하는 이도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독특하고 참신한 해석이 아닌가 한다.

 

 

또한 특이할 점은 많은 해석들이 의 관점으로 해석하고, 해석이 아니라 한자의 뜻을 밝혀 놓은 정도에 그친 데에 반해 박정규 저자는 뇌, 뉴런, DNA등의 과학적인 방식으로 접근 한다는 점이다. 물론 과학적으로 파헤친 것은 아니지만 한자의 해석을 넘어 좀더 구체적인 방식으로 접근 했다는 점이 놀라운 것이다. 또한 점점 밝혀지고 있는 우주와 인간의 시원을 성찰했다는 점도 참으로 신선하다. 내가 느끼기에 그것은 <천부경>이 가진 놀라움이 아닌가 한다. <천부경>이 과학적인 원리를 담은 경전이라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과학적인 면까지도 찾을 수 있는 그 무한함이 놀라운 것이다. 

 

 

그리하여 저자는 전문 해석의 끝에 천부경의 대단함을 우리보다 먼저 알아차린 외국의 시인과 철학자들 게오르규, 하이데거, 타고르의 인터뷰나 일화를 실어 놓았던 것이 아닌가 한다. 그 글을 읽으면 내가 참 부끄러워진다. 누군가는 유대민족에게 구약이 있듯이 우리에겐 <천부경>이 있고, 유불선이 모두 그에서 나올 만큼 대단한 경전을 우리는 단지 위서로 취급하거나 어느 특정 종교의 경전으로만 본다든지 그도 모자라 아예 관심조차 가지지 않음을 한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신을 중심에 둔 철학을 발전시킨 서양과는 달리 거의 9000년도 넘는 까마득한 과거에 이미 우리 조상들은인간을 중심에 둔 인본주의철학을 발전시켰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이 책이 가지는 의미는 저자의 새로운 해석에도 있지만, 이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천부경>의 놀라움을 독자들에게 알리는 것에도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전문을 해석, 비교, 분석한 학술적인 개념의 책이 아니라 전문을 해석하고 깨달은 것을 시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처음에 이 책을 읽을 때 <천부경>전문보다 오히려 더 어렵고 난해하다고 느낀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그러나 다른 해석들과 비교해서 읽으니 그 의미와 차이가 더 선명하게 다가왔다. 만일 이 책을 읽을 독자들이라면 다른 해석들과 비교하면서 읽기를 권한다. 한 번 읽어서 바로 와 닿고 이해가 되지도 않을 것이다. 여러 번 읽고 다른 해석들과 비교하면서 읽다 보면 더 크고 넓은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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