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관하여 팀 켈러의 인생 베이직
팀 켈러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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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의 인생 시리즈는 "태어남에 관하여", "결혼에 관하여", "죽음에 관하여"가 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죽음에 관하여"라는 책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사람은 죽음에 대해서 여러 번 생각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뜻깊은 사건은 탄생과 결혼과 죽음이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하는지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죽음은 이 세상 삶에 대한 마침표이고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과 단절을 가져온다. 이전 세대에서는 가족이나 이웃의 죽음을 삶에서 지켜볼 수 있었는데 의학의 발달과 호스피스센터와 같은 기관으로 인해 죽음을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 하나의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은 모두가 기뻐하고 환영하는 시간이라 우리의 생활공간에 가까운 곳에 위치한다. 아이의 출생만큼 한 사람에게 중요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죽음은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사건이라 우리의 생활과 조금 멀리 떨어져 있다.


한 번 태어나면 두 번 죽고

두 번 태어나면 한 번 죽는다.


머리로는 언젠가는 닥쳐올 죽음이라는 것을 알지만 속으로는 그 사실을 억누르거나 회피하며 마치 영원을 사는 것처럼 살아간다. 죽음이라는 것이 우리 문화에서 금단의 주제가 된 것처럼 보인다. 죽음에 대해 비현실적으로 대하고 죽음에 대한 준비조차 고려하지 않는다. 삶의 의미는 물질적인 세계에 갇혀 현세적인 행복이나 기쁨을 추구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죽음의 문턱 앞에 서게 되면 존재의 소멸로 인해 불안과 두려움으로 무력해진다. 그래서 죽음을 받아들이고 준비하기 보다 부정하고 피하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죽음 자체가 두려운 게 아니라 죽음이 끝이 아니까 봐 두려워한다. 거리낌 없이 자유롭게 자아를 실행하며 자신의 삶에 대한 주권을 다스려 왔는데 그것이 죽음 앞에서 보잘 것 없게 여겨지고 무의미하게 되면서 자신감을 잃게 된다. 죽음에 관한 긍정적인 효과는 우리의 삶을 흔들어 깨워 이생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것이다. 좀 더 세련된 현대 과학의 관점에서는 죽음을 그저 생명 순환의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부로 표현한다.


인간에게는 마음속에 본연의 소망이 있다. 나무나 풀 그리고 동물처럼 그저 순환되는 존재가 아니라 영원을 바라는 마음이 주어졌다. 파도에 휩쓸리는 모래처럼 덧없고 무의미한 존재가 아니기를 바란다. 우리의 마음은 무엇보다 영원을 간절하게 갈망한다. 먼지가 되어 우주의 일부분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장례식에서는 우리는 죽음을 생각할 수 있다. 고인과 유가족을 위로하면서 동시에 우리는 삶의 마지막을 깊이 생각해 보게 된다. 언젠가는 사람들이 우리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장례식이 끝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죽음에 대한 생각을 최대한 멀리한다. 가까운 사람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경험했다면 그에 대한 충격으로 오랫동안 비현실감이 머물게 된다. 심지어 자신이 남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럴 때는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갖고 날마다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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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들은 파란색으로 기억된다 - 예술과 영감 사이의 23가지 단상
이묵돌 지음 / 비에이블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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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한편에 독서할 책이 여러 권 놓여있다. 다른 책을 먼저 읽고 이 책은 이번 주말에 읽으려고 생각했다. 그런데 23가지의 단상 중에 하나를 읽게 되니 이야기가 재미있어 하루 만에 끝까지 읽게 되었다. 이목돌 작가의 "천재들은 파란색으로 기억된다"는 다소 거칠지만 솔직한 표현들로 쓰여있다. 고개를 갸우뚱하거나 공감되는 내용이 많지 않았는데도 시원한 자신의 생각과 진솔한 표현이 흥미를 유발했다.


보편적으로 알려진 내용은 나의 사고를 단조롭게 하고 편협하게 한다. 나와 다른 사람의 견해를 말하고 있는 책이 개인적으로는 좋다. 기존에 익숙한 내용을 벗어나 새로운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 이미 알고 있던 유명한 사람들에 대해서 새로운 관점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영화나 드라마 끝에 나오는 쿠키영상이나 에필로그 같았다. 해당 작품이 재미있을 땐 쿠키영상이나 에필로그에서 상당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반대인 경우는 그냥 시간 채우기처럼 여겨져 지루할 수도 있다. 이 책은 전자에 속한다.


저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독자들과 공감하면서 오랜 시간 글쓰기를 해서 그런지 읽고 있는 문단 다음에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해진다. 스스로 생각하면서 글을 쓰고 있어 다른 사람의 생각과 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 간혹 쌍스러운 단어가 나올 때면 출간되는 책에 이런 표현을 써도 괜찮은지 의문도 들지만 그 말을 뺀다면 그 문단이 심심해질 거 같다.


예술이란 우연의 결과물이 아니라 인간만이 갖고 있는 사고력과 내면의 감정을 끌어내어 미적 감각을 극대화한 결과물이다. 글쓰기는 아직까지 인간만이 갖고 있는 고유한 영역이다. 저자는 글쓰기를 통해 통념적으로 알고 있는 위대한 예술가들의 삶을 현실적인 모습으로 독자 앞에 폭로하고 있다.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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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시는 하나님 - 12년간 제주도에서 무인카페 <산책>을 운영하며 하나님과 산책한 이야기,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김기철 지음 / 한사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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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야채장사를 하다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제주로 이주한 뒤 무인카페를 운영하면서 느끼고 경험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삶에 정답은 없지만 누구나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틀리거나 잘못된 것은 아닌지 고민하며 지쳐한다. 이 책은 부유함을 말하지 않는다. 책 곳곳에 평범한 일상 속에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어릴 적부터 시작했던 신앙도 그리고 삶도 어느 순간에 무너져 버렸다. 그리고 2009년 11월에 가족과 함께 제주도로 내려갔다. 한적한 마을 바닷가 앞 밤이 되면 아무도 없는 깜깜한 공간에서 두려움에 매일같이 울며 지냈다. 그러다 울음을 멈추고 바닷가 바로 앞에 "산책"이라는 무인카페를 시작했다. 무인카페를 운영하면서 처음에 힘들게 하는 것은 도난이었다. 토끼 인형, 맥심커피, 커피포트, 심지어 돈까지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훔쳐 갔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 사람들은 자유롭게 오가며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사람이 없으면 작은 카페 안은 무인의 세계가 짙게 드리워진다. 무인의 세계는 사람들을 더욱 솔직하게 만들어준다. 무인카페에 주인이 있으면 반칙이기에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조용히 할 일만 하고 나간다. 오픈 시간과 마감시간이 유일하게 주인을 위한 시간이 된다.

눈에 보인다고 다 보이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을 볼 때가 많다. 그래서 같은 곳을 보아도 서로 다른 것을 보게 된다. 전에는 보이지 않은 것들이 보이게 되고, 보이던 것들이 나중에 보이지 않는다. 같은 영화도 나이가 들어서 다시 보면 감동이 다르다. 영화는 그대로인데 사람이 변하여 관점이 달라지는 것이다.

주변에서는 무인카페를 그만하는 것이 어떠냐고 했지만 벌써 12년이 지났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니 단골도 제법 생겼다. 포스트잇을 두고 가시는 분도 있고 귤, 한라봉, 초콜릿을 두고 가시기도 하고 어떤 분은 화장실 청소를 해주고 가시기도 한다. 삶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들로 따뜻한 정도 느끼고 감정도 교류된다. 이 험한 세상에 혼자 외롭게 살고 있지는 않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자신이 아끼는 가장 소중한 것이 제일 먼저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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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살았던 날들 - 죽음 뒤에도 반드시 살아남는 것들에 관하여
델핀 오르빌뢰르 지음, 김두리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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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경험한 죽은 사람들의 장례에 대해 다시 기억하게 되었고 죽음에 관해 여러가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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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살았던 날들 - 죽음 뒤에도 반드시 살아남는 것들에 관하여
델핀 오르빌뢰르 지음, 김두리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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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생애에서 깊게 생각해 본다. 어느 누구도 그 주제에 대해서 명확한 답을 줄 수 없음을 알지만 계속된 질문을 자신에게 던진다. 철학과 종교에서도 저마다 진리를 주장하며 확실하다는 답을 말하고 있지만 바닥에 떨어진 수많은 파편처럼 이젠의 모습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단편적인 모습만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기억들이 떠올랐다. 할아버지의 죽음, 할머니의 죽음. 그동안 경험했던 죽음의 모습과 저자가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죽음의 오습과 많은 다름을 보게 되었다. 죽음이 생의 끝이 아니고 세상과의 이별이 아니라 그동안 살아온 삶으로 남겨진 사람들에게 죽음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저자는 랍비로서 장례를 치르는 장소에서 죽은 자의 삶을 통해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또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뜨개질의 실이 계속 이어나가듯이 세대를 통해서 삶과 역사의 이야기가 남겨진 사람들에게 이어져 나간다. 책 속에 소개된 사람들은 일반 사람이 감당하기 불가능해 보이는 사건들을 겪어나갔다. 탈무드의 지혜나 성서의 가르침조차 위로가 되기 힘들었던 수용소의 경험들은 각각의 사람들에게 커다란 영향력을 끼쳤다. 날마다 죽은 자가 생겨나고 자신도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가운데서 지나온 삶은 죽음과 생명의 경계선마저 희미하게 만들었다.




저자가 초반에 이야기했듯이 삶과 죽음에 관해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답을 말해주지 않는다. 여러 사람들의 죽음을 통해 저자의 관점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 유대 문화에서는 죽은 사람을 화장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세상에 있는 동안 영혼을 담고 있던 소중한 몸이라는 생각에 땅에서 부패할 때까지 시간을 기다려 흙으로 돌아가게 한다. 


다른 문화권이라 새로운 면이 있었지만 죽음을 해석하는 저자의 관점이 참신하게 다가왔다. 소개하고 있는 이야기마다 한 번쯤 깊게 생각해 보게 하는 질문을 던진다. 간간이 소개하는 한 페이지 분량의 탈무드 이야기도 결코 가벼운 주제로 다가오지 않았다. 신과 세상 그리고 사람과 얽혀있는 관계를 해석하려는 랍비들의 시각이 담겨있다.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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