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나방
장용민 지음 / 엘릭시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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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방송에서 틀어주는 양산형 할리우드 스릴러를 한 편 본 느낌. 이야기 전개는 흥미롭지만 신선하지 않고, 이야기를 더 실감나고 설득력 있게 만드는 디테일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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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메리 앤 섀퍼.애니 배로스 지음, 신선해 옮김 / 이덴슬리벨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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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과 건지 섬 사람들의 편지도 책 이야기도 계속 됐으면, 북클럽에 나의 책 이야기도 보탤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종이 위의 글자만으로 바닷바람 부는 섬, 다정한 사람들, 정다운 수다가 생생하게 느껴져 읽을 때마다 그곳에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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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 교회 대한민국 권력 비판 3부작
김진호 외 지음 / 창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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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한국 전체 인구의 19.7퍼센트가 개신교인이다그런데 지금의 20대 국회의원 중 25퍼센트가 개신교인이고그 이전의 19대 국회에서는 개신교인 의원이 41.5퍼센트나 되었다. 2005년 한국 사회의 파워엘리트 3만여 명을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그 중 개신교 신자가 40.5퍼센트였다그리고 역대 한국의 대통령 12명 중 개신교 장로 출신의 대통령이 세 명이나 된다개신교가 하나의 권력으로서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한 것이다

  그러나 개신교가 권력을 가지고 사회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긍정적인 일일까많은 사람들이 이 질문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다그래서 민중신학 연구자인 김진호는 신학자 강남순한국학자 박노자역사학자 한홍구문학 평론가 김응교와 권력과 교회라는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다.권력과 교회는 그들의 대담을 정리한 책이다

  한국 개신교의 큰 문제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권력의 세습 문제다그러나 2018년 1뉴스엔조이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 개신교 교회 중 아들이나 사위에게 목사직을 물려주는 혈통 세습이 일어난 교회는 0.45퍼센트에 불과하다김진호와 강남순은 근본적인 문제가 혈통 세습이 아닌교회의 권력이 성직자에게 집중되어 있고권력 구도에서 일반 신자와 여성외국인 등의 소수자는 배제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일반 신자들이 교회에 의견을 제시하고 비판할 수 없는 통로가 없다여성과 성소수자 등 소수자들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면 교회는 그것을 기성 권력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여성혐오와 동성애 혐오를 부추긴다개신교계의 반대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못한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교회의 폐쇄적이고 차별하고 배제하는 권력에 저항하는 권력이 필요하다고 강남순은 말한다

  한편 박노자는 대형 개신교 교회들이 거대한 인맥 네트워크가 되었음을 지적한다연줄로 움직이는 한국 사회에서 개신교인들에게는 혈연지연학연뿐 아니라 교연이라는 연줄이 더해진다교회 네트워크는 개신교인들이 사회적 엘리트로 올라설 수 있게 하는 든든한 사회적 자본이 된다신자들은 심리 치료뿐 아니라 사회적 네트워크까지 제공하는 대형교회를 선택하고교회 안에서도 교육 수준과 사회적 지위경제적 자산이 비슷한 신자들끼리 뭉치게 된다끼리끼리 뭉치게 되면서 외부인들에 대한 배타성도 강해진다박노자가 우려하는 것이 바로 이런 한국 교회 공동체의 배타성이다반이슬람 정서와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유럽의 개신교인들과 달리한국 교회 공동체는 이민자무슬림성소수자에 대한 증오를 거리낌 없이 드러낸다

  역사학자 한홍구는 한국 근현대사를 통해 한국 개신교에서 비이성과 광기가 권력 문제와 어떻게 얽혀있는지 살펴본다. 20세기 초반 들어 이성의 힘을 믿는 사회주의자들이 종교의 비과학성을 비판하자 개신교 측에서도 사회주의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게 되었다게다가 개신교는 북한의 상공업 발달 지역에서 강세를 보였기에한국전쟁 당시 북한 사회주의자들의 탄압으로 재산을 잃고 월남한 사람 중 개신교인의 비중이 컸다미군정은 이들을 반공주의 청년 단체 서북청년단으로 끌어들였고이들은 북한을 사회주의에서 해방시켜야 한다는 정치적종교적 사명감으로 민간인 학살까지 자행했다그 이후 주류 개신교는 반공 기조와 독재 정권의 권력에 동조하는 행보를 보였다그러나 한홍구는 극우 성격을 띤 대형교회뿐만 아니라 개신교 좌파의 행보 또한 비판적인 시선으로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개신교 안에서 반지성주의가 너무 강하고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학의 영역에 깊이 개입하는 문학비평가 김응교는 권력추구형 성직주의건물 중심의 성장주의와 세습승리주의로 포장된 비겁한 낙관주의를 비판한다권력을 추구하기보다 거룩한 삶을 추구했던 종교개혁가들과 달리한국 주류 개신교의 목사들은 권력에 아첨하며 이명박과 박근혜로 이어지는 국정농단 세력과 태극기 부대와 결합해 사회를 부패시켰다예수는 눈에 보이는 큰 교회 건물을 지어야 한다고 한 적이 없는데한국 교회는 건물로서의 교회 성장만 중시한다몇몇 대형교회는 대형 쇼핑몰과 맞먹는 규모의 교회 건물을 세우고 그 건물을 유지하기 위해 목사직을 세습하기까지 한다그리고 비겁한 낙관주의자들은 자기성찰 없이 권력에 아첨한다

  이들의 개신교 비판이 성경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세상의 잣대를 기준으로 한 일방적 비난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그러나 교회 또한 사회 안에 있고신자들은 교회뿐만 아니라 사회의 구성원이다게다가 교회는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처럼 교회 밖 사회의 구성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교회가 사회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성경에 근거하지 않았다는 개신교에 대한 건설적인 비판까지 막아버리는 방패막이가 될 수 있다

  물론 종교와 사회를 함께 사유할 필요가 있다이 책의 저자들은 단순히 개신교를 비판할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개신교가 어떤 영성을 보여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강남순은 예수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모든 종류의 경계를 넘어서는 사랑과 환대라고 보고 있다그녀는 제도화되고 절대화된 종교에서 예수의 가르침과 실천사랑과 연대의 메시지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김응교는 한국 개신교에서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 성경의 내용 중 자신들에게 유리한 부분만 가져오고 왜곡해 사람들을 세뇌하는 것을 비판한다그는 교회가 타자를 괴물로 만들고 응징하는 증오의 신앙을 넘어 권력을 비판하고 자기 자신을 철저히 쇄신할 수 있는 사회적 영성을 실천하기를 바란다이러한 시도조차 성경의 진리와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반대하는 근본주의자들도 있겠지만사회적 영성은 사회와 교회가 공존하고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길, 개신교인이 신자로서의 자신의 역할과 시민으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조화시킬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구원은 세상과 별개의 것이 아니라, 세상을 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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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내인 - 네트워크에 사로잡힌 사람들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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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 포함

  한 소녀가 투신자살했다. 소녀가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을 성추행범으로 무고했다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왔고, 소녀의 신상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소녀는 수많은 네티즌들에게 조롱과 모욕을 받아 왔었다. 소녀의 언니는 동생이 억울하게 희생되었다고 믿고 수수께끼 같은 사립탐정과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홍콩의 작가 찬호께이의 소설  『망내인網內人 은 '네트워크 안의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뜻대로 인터넷 네트워크 안의 여론으로 인한 자살 사건을 그리고 있다. 소녀를 모함한 글을 쓴 범인은 IT 기술을 교묘히 사용해 자신의 정체를 숨겼다. 그러나 해커 출신의 사립탐정 아녜阿涅는 천재적인 해킹 기술로 범인의 정체를 파악해 간다. 소녀의 언니이자 또 다른 주인공 아이阿怡를 아직도 폴더폰을 쓰고 아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라고는 직장인 도서관의 도서 대출 시스템밖에 없는 컴맹으로 설정해, 아녜가 아이에게 범인이나 자신이 사용하는 기술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트릭에 사용된 IT 기술을 설명한다. (그것도 모자라 소설에 언급된 과학기술과 컴퓨터 관련 자료 목록을 부록으로 넣었다.)

 동생의 죽음을 파헤치는 아이와 아녜의 이야기와 함께 출세를 꿈꾸는 IT 기업 직원 스중난施仲南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스중난은 머리가 비상하고 야심으로 가득한 인물로, 출세를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을 짓밟는 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비정하다. 어느날 세계적인 IT 기업 SIQ의 공동 창립자 스투웨이司徒瑋가 스중난의 회사를 투자 대상 후보로 지목하면서, 스중난은 사장과 동료들을 제치고 스투웨이의 눈에 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 그러나 스투웨이는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다. 도대체 이 이야기가 아이의 이야기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지만, 두 이야기는 결말 부분에서 교묘하게 이어진다. 이 서브플롯에서도 인터넷 기술과 인터넷 산업의 발전과 전망 등이 자세하게 설명된다. 

  두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인터넷의 명암을 파헤친다. 스투웨이는 네티즌들이 SNS를 통해 대형 언론들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소식을 전한 사례를 통해 인터넷 언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본다. 반면 아녜와 아이는 인터넷 안의 잘못된 소문들이 상상 이상으로 빠른 속도로 수많은 사람에게 전파되고,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만큼 위험하다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범인을 알아낸 아녜는 범인의 수법을 역이용해 범인이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자살 직전까지 가도록 몰아붙인다. 범인을 물리적으로 공격하는 대신 정신적으로 공격해 무너지게 만드는 방법은 일본의 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 『고백』을 연상시킨다.(이 책은 소설 안에서 언급된다.) 인터넷에서 사소한 이유로 트집을 잡혀 여러 사람에게서 악플을 받은 경험이 있다면 피해자 소녀와 범인이 겪었을 공포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 직접적으로 설명하고 메시지를 주입식으로 전달한다는 생각이 든다. 상황 자체를 보면서 독자 스스로 느끼고 판단할 수 있는데, 작가는 아녜의 입을 빌어 인터넷과 그 뒤에 숨겨진 인간의 본성이 얼마나 위험한지 구구절절이 설명한다. 혹시라도 독자가 놓칠까 봐 트릭 하나 하나를 놓치지 않고 설명한다. 작가 자신도 생각보다 분량이 너무 많아져서 마감기한을 몇 번이나 늦췄다고 고백할 정도다. 좀 더 내용을 쳐내고 독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여백을 남겨뒀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리고 아녜가 지나치게 전지전능해 걸어다니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보인다. 소설 중반까지는 아녜가 SIQ의 또 다른 창립자 이노우에인 줄 알았는데, 아녜가 주범에게 복수하기를 포기한 아이에게 공범에게 복수하자고 제안하고 갑자기 잘나가는 CEO로 변신할 때부터 아녜가 스투웨이와 동일인물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아녜는 인터넷 기술을 이용해 모든 곳을 관찰하고 모든 진실을 밝혀내며, 모든 상황을 조종해 복수를 성공시킨다. 아녜에게 걸림돌이 되는 것도 거의 없다. 현실에서 고군분투하는 주인공들만 보다 오랜만에 전지전능한 주인공을 보니 통쾌하고 신나기는 하다. 하지만 이게 인터넷 생태계의 실태를 비판하는 소설인지 '아녜영웅전'인지 헷갈리게 된다. 

  게다가 아녜와 아이의 관계는 후반으로 가면서 할리퀸 로맨스로 변한다. 가난한 여주인공을 데리고 인형놀이라도 하듯이 고급 옷을 입히고 화장까지 직접 해 주는 재벌 남주인공.(연애가 아니라 복수를 위해 위장하려고 그런 것이지만) 차갑고 오만한 그가 여주인공에게 못되게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이런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라고 생각하면서 온갖 방법으로 챙겨준다. 나중에는 사건 의뢰비를 내는 대신 자기 집(정확히는 자기 소유 건물의 한 층)에 들어와 집안일을 하라고 한다. 컴맹인데다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는 아이가 아녜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지만, 아이가 아녜의 완벽함을 빛나게 하는 도구로 느껴진다. 아이도 아녜를 놀라게 할 만큼 당찬 면을 보이기도 하지만 아녜의 심부름과 요구를 군말없이 따르고 나중에는 집안일까지 하게 되니 결국은 수동적인 신데렐라 캐릭터가 되었다. 그런데도 아녜라는 캐릭터와 아녜-아이사이에 싹트는 로맨스에 설레니 작가에게 졌다는 기분이 든다. 

  인터넷 네트워크와 그 안의 사람들에 대한 고찰이 후반에서는 아녜 캐릭터의 전지전능함에 묻힌 감이 있다. 하지만 IT 분야에 대한 디테일과 몰입하게 만드는 이야기의 힘이 압도적이다. 인터넷과 그 안의 인간 군상에 대해 좀 더 깊은 고찰을 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재미와 디테일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소설이다.

* 소설 속 인물들은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표준중국어(북경어) 발음으로 표기되었다. 아이의 본명인 어우야이區雅怡는 광동어 발음으로 아우응아이, 피해자인 동생 어우야원區雅雯은 아우응아만, 어우야원의 애칭 샤오원은 시우만이다. 샤오원의 메일 주소 aungamanman에도 어우야원의 광동어 발음인 아우응아만이 들어가 있다. 탐정 아녜阿涅는 아닙(요즘 홍콩 사람들은 초성이 N인 글자를 L이 초성인 것처럼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니 아립으로 발음될 수도 있겠다.), 그의 진짜 정체인 스투웨이司徒瑋  씨토우와이, 그에게 처절하게 응징당하는 스중난施仲南은 이쭝남으로 발음된다. 광동어 발음이 북경어 발음보다 더 낯설게 느껴진다.

광동어 발음은 이 곳에서 찾았다. 


광동어 발음 사전: http://m.yueyv.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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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내인 - 네트워크에 사로잡힌 사람들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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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아녜영웅전. 할리퀸 로맨스에 나올 법한 전지전능하고 완벽한 주인공. IT 분야에 대한 디테일이 압도적이고, 몰입하게 만드는 이야기의 힘도 대단하다. 하지만 너무 직접적으로 설명하고 교훈을 전달한다. 독자가 스스로 판단하게 여백을 남겨뒀으면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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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r3444 2018-09-28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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