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 끼고 살다, 40~50대에 보청기 낀다


조선일보|기사입력 2007-09-05 09:36 |최종수정2007-09-06 10:04 기사원문보기


Getty images 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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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3 없이는 하루도 못사는 청소년들

불러도 잘 못듣는‘청소년 소음성 난청환자’급증

TV 볼륨 계속 높이고 전화 소리 되물으면 의심을


헤비메탈 음악을 좋아하는 정소연(17)양은 언제부터인지 선생님이나 엄마가 부르는 소리도 잘 안 들리고, 무슨 말이든 되묻는 버릇이 생겼다. 친구들이 ‘사오정’이라고 놀리기 시작했고, 두통까지 심해져 학교 성적도 많이 떨어졌다.

이비인후과에서 청력검사를 해봤더니 양측 귀 모두 55데시벨(dB)로 ‘소음성 난청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옆 사람과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한 정도라는 것이다. 의사는 평생 청력 회복이 불가능하므로 보청기를 끼고 다닐 것을 권했다. 정 양은 4년 전부터 잠잘 때도 이어폰을 끼고 잘 정도로 MP3를 달고 살았다. 평생 보청기를 껴야 한다는 진단은 ‘어린 헤비메탈광(狂)’에겐 너무 가혹한 대가다.

보청기가 필요한 청소년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소음성 난청’으로 병원을 찾은 10대 환자의 연도별 진료건수를 조사한 결과, 2003년 372건에서 지난해 642건으로 3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70세 이상 소음성 난청 진료 건수보다 오히려 21% 높은 수치다. 전문의들은 MP3, DMB 등의 과도한 사용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재원 교수는 “불과 5~6년 전까지만 해도 소음성 난청 환자는 시끄러운 공장에서 일하는 30~40대 근로자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이어폰 사용이 늘면서 10대 청소년에게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음성 난청은 트럭이 지나갈 때 나는 소리 정도인 80~90dB 이상 소음에 하루 8시간 이상 노출될 때 걸리기 쉽다. 지하철에서 옆 사람에게 소리가 들릴 정도로 쩌렁쩌렁하게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다면 2~3년 후 소음성 난청 초기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때 소리의 크기는 제트 비행기가 지나가는 소리와 비슷한 100~120dB. 청소년이 많이 이용하는 노래방이나 PC방 소음도 100dB에 가깝다.

소음성 난청이 진행되면 우선 주변 소리에 대한 구별 능력이 떨어진다. 옆에서 자신을 불러도 가만히 있거나, 엉뚱한 반응을 보이기 쉽다. 텔레비전을 볼 때 볼륨을 계속 높이고, 전화를 받을 때 상대방에게 되묻는 버릇도 생긴다.

특히 고주파 음에 대한 장애 때문에 여성이나 아이의 목소리를 제대로 못 듣는다. 귀에서 귀뚜라미 소리 같은 것이 맴도는 이명(耳鳴)이 사나흘 계속되기도 한다. 그 밖에도 온 몸이 피곤하고, 잠이 오지 않으며, 심할 경우 고혈압과 소화 불량, 집중력 저하 등과 같은 신체 증상도 나타난다.

현대 의학으로도 소음성 난청을 되돌릴 수는 없다. 달팽이관 속 유모세포가 손상되면 소리의 구별 능력이 떨어지며, 청신경까지 손상되면 평생 청각 장애를 안고 보청기에 의지해 살아야 한다. 지금 당장 보청기를 쓸 정도는 아니더라도 나이 들어 생길 가능성은 더 크다.

미국 청력개선연구소에 따르면 청소년기 록음악에 열광했던 미국인 40~50대 6명 가운데 1명이 청력 장애로 생활에 불편을 느끼고 있다. 시끄러운 록음악을 처음 접한 이 세대는 청소년기부터 지속적으로 쿵쾅쿵쾅 큰 소리로 음악을 들은 결과 수 십 년 뒤 소음성 난청으로 진행된 것이다. 이들 중엔 시계 알람 소리를 못 듣고, 휴대전화 통화도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여승근 교수는 “청력검사를 해보면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소음성 난청이 많고, 스피커를 사용하는 것보다 이어폰 사용자의 청력이 더 낮다. 음악을 들을 때 되도록 스피커를 사용하고, 이어폰은 30분에 한 번씩 쉬었다가 다시 듣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정시욱 헬스조선 기자 suj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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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거나 혹은 다른 ‘3인 3색’ 여성 리더의 조건


조선일보|기사입력 2007-09-21 03:18 |최종수정2007-09-21 06:58 기사원문보기



▲ 수킨더 싱 캐시디 구글 아시아·남미 사업부 부사장
▲ 수킨더 싱 캐시디 구글 아시아·남미 사업부 부사장

IT업계 여성 실력자 3인에게 듣는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에릭 슈미트의 자리에 여성이 서는 것은 과연 꿈일까. 날로 커지는 공헌도에도 불구하고 IT업계에서 여성의 힘은 그 동안 과소평가돼왔다. 한국 IT업계를 돌아보면 더욱 심하다. 칼리 피오리나, 멕 휘트먼을 넘어서는 여성 인재가 한국에서 나올 수는 없을까.

최근 IT분야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성공을 이뤄낸 세 명의 여성이 방한했다. 수킨더 싱 캐시디 구글 아시아태평양 및 남미 사업부 부사장, 바바라 바우어 전 선마이크로시스템즈 부사장, 로나 라이트 요크대 경제학과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IT산업이 여성이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산업이고, IT산업의 미래가 여성인력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발 빠른 환경 적응력으로  승부하라 

수킨더 싱 캐시디 구글 아시아·남미 사업부 부사장 

“여성의 장점은 적응력입니다. 적응력이야 말로 빠르게 변화하는 IT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입니다.”

수킨더 싱 캐시디(Sukhinder Singh Cassidy) 구글 아시아태평양 및 남미 사업부 부사장은 헤드헌터라면 누구나 탐낼 인재다. 그의 이력에는 지난 10년간 실리콘 밸리의 역사가 압축돼 있다.

금융서비스 솔루션업체 요들리(Yodlee.com Inc)를 창업했고, 그 전에는 아마존(Amazon.com)과 정글리(Junglee Corporation)같은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활약했다. 뉴욕과 런던에서는 메릴린치, 영국 위성방송에서 전략 및 신사업 개발업무를 수행했다. 현재는 구글의 아시아·남미사업부 영업을 총괄하며, 전세계 구글 지역 검색 및 채널 사업의 총 책임자이다. 누구라도 부러워할 이력을 만든 비결을 묻자 그는 “적응력(flexibility)”이라고 답했다. “지난 10년간 5번 직장을 옮기고, 직책을 8번 바꿨죠. 지금 IT산업은 그런 곳입니다.”

그는 남성에 비해 탁월한 여성의 적응력이 IT산업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일하는 여성들은 직장, 가정 등 여러 문제를 동시에 처리하는데 익숙하다”며 “IT 산업같이 환경 변화가 빠른 곳은 여성의 이런 능력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물론 이 적응력은 수동적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 극적인 변화의 순간에 동참하는가 하면, 때로는 직접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는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YouTube)를 만든 스티브 첸과 채드 헐리를 예로 들었다.

“스티브와 채드는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영상 산업의 정의를 바꿨습니다. 사용자가 만든 영상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했기 때문이죠.”

물론 캐시디 부사장도 이런 변화를 만들어 낸 사람들 중 하나다. 그가 들어온 뒤 구글은 도서와 영상을 서비스하는 ‘구글 북스’, ‘구글 비디오’를 시작했고, 3년전에는 구글 아시아태평양 및 남미 사업부를 열었다.

그렇다면 변화를 감지해낸 여성은 바로 성공할 수 있을까? 그는 고개를 저었다. “변화를 만들려면 네트워크가 필수입니다.”

자신의 사례를 그는 예로 들었다. “제가 구글에서 일하게 된 것은 구글의 벤처투자가 중 한명의 소개 때문이었어요. 그는 요들리(금융 소프트웨어 업체)의 투자가이기도 했죠. 그의 소개로 별다른 인터뷰도 하지 않고 구글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캐시디 부사장이 네트워크를 만든 방법은 간단하다. “칵테일 파티를 쫓아다니는 게 네트워크를 만드는 게 아닙니다. 만난 사람들과의 업무에서 최선을 다하세요. 그 사람이 곧 당신에게 전화를 걸 겁니다.” 확실하고 성의 있는 업무처리가 어설픈 친분관계보다 훨씬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 로나 라이트 캐나다 요크대 교수
▲ 로나 라이트 캐나다 요크대 교수

적응력과 네트워크가 갖춰졌다면, 마지막으로 갖춰야 할 덕목은 용기다. 그는 “요들리를 창업할 때 나는 재정적인 경험이 거의 없었지만, 단숨에 뛰어들어 일했다”며 “경험했던 자리보다 훨씬 책임이 큰 자리에 도전해야 성장이 가능하다”고 충고했다.

한국 여성이 도전해 볼 유망한 분야로는 모바일과 엔터테인먼트, 커뮤니티(SNS)를 꼽았다. 캐시디 부사장은 “한국은 인터넷환경이 매우 좋고, 혁신성이 뛰어난 게 특징”이라며 “한국 여성들이 충분히 도전할 기회를 갖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용자 친화적인 성향을  활용하라

 

로나 라이트 캐나다 요크대 교수 


“온라인 사업(e-business)이야말로 여성의 기회이자 한국의 기회입니다.”

로나 라이트(Lorna L. Wright) 캐나다 요크대 교수는 보기 드문 아시아 경제 전문가다. 그는 타이어, 인도네시아어, 일본어, 라오스어, 말레이어, 스페인어, 영어 등 7개국어에 능통한데, 그 중 5개 국어가 아시아 언어다. 15년간 타이, 인도네시아, 일본의 다양한 국제 기구를 거쳤고, 전공은 심리학, 경영학, 국제경영학, 교육학 등 4개다.

복잡 다단한 이력을 거쳐온 그의 종착점은 ‘다문화 경영(cross-cultural management)’이다. 국가·인종·성별 등 다양한 원인에 따라 갈라지는 경영의 해법을 찾는 학문이다. 어려운 것 같지만, 그는 IT와 여성을 예로 들어 쉽게 풀어 설명했다.

“보통 IT분야는 성(性)에 구애 받지 않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남성과 여성에게 수많은 차이가 존재합니다.” 그는 “해커의 공격성향이 좋은 예”라고 말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여성이 경영하는 회사가 더 많이 해킹당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해커들이 여성이 IT에 어두울 거라는 관념을 갖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IT분야에 남성이 우월하다는 관념은 어려서부터 남자들이 더욱 IT에 접할 기회를 자주 갖게 만들고, 교육 격차를 만든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렇다면 성별의 차이가 IT에 미치는 영향을 여성은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라이트 교수는 “강한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사용자 친화적인 성향을 활용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실제로 필리핀 같은 곳에서는 여성이 16개 부문에서 남성보다 우월한 역량을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는 것.

물론 그는 여성이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약점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약점은자신의 강점을 대중에게 명확하게 알리지 못하는 점. 때문에 그는 여성 특유의 성향으로는 스티브 잡스 형의 강력한 리더십을 만들기 쉽지 않다고 했다.

그에 대한 대안으로 그는 두 가지 방법을 들었다. 하나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도록 자신을 꾸준히 연마하는 법. 둘째는 여성 특유의 경영 기술을 강화하는 법이다. 특히 그는 두번째 방법에 대해 “여성이 고립된 다양한 사람들을 보다 인터넷에서 쉽게 연결해줄 중간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좀더 구체적으로 그는 여성이 이런 중간자적 역할로 IT산업에서 담당할 부문이 온라인 사업(e-business)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온라인 사업은 단순히 물건을 온라인으로 사고파는 전자상거래(e-commerce)의 개념이 아니라, 오프라인에 존재하는 기존 사업의 형태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것. 소프트웨어, 컨설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기술이 접목된 종합 사업분야다.

온라인 사업은 한국이 살 길이기도 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일본이 한국에 못지 않은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하면서도 성공하지 못한 것은 ‘온라인 사업’ 감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온라인화를 통한 중소 기업의 사업 활성화가 한국이 더욱 강력했다는 것이다.


▲ 바바라 바우어 전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부사장
▲ 바바라 바우어 전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부사장

“단순히 웹 검색이나 이메일 활용 정도로 인터넷을 써서는 한국도, 여성도 미래가 없습니다.” 그는 “기존 온라인 사용자 외에 저개발국이나 빈민층이 함께 IT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온라인 사업이 펼쳐져야 여성과 한국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이 여성의 가치  깨닫게 하라 

바바라 바우어 전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부사장 


“한국의 기업들은 이제 세계적인 기업입니다. 여성이 언제 어디서 일하든 업무 성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바바라 바우어(Barbara T. Bauer) 전(前)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부사장은 IT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여성 기술자다. 소프트웨어 기술자이던 그는 소규모 기술자들의 책임자로 경영 이력을 시작했고, 응용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업했다. 이 회사가 성공하면서 그는 곧 벨 연구소에 영입됐고, 몇 개 IT업체의 임원을 거쳐 썬의 부사장을 역임했다.

그에게 IT 여성 인력의 성공 가능성을 묻자 그는 바로 경험과 생활에서 우러나온 충고를 쏟아냈다. “한국 업체들은 여성이 언제 어떤 곳에서도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모바일 사무실(mobile office)을 도입해야 합니다.”

그는 “한국의 IT 여성 인력들은 내가 거쳐온 문제들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을 것으로 짐작한다”고 말했다. 업무 초창기 그는 5살인 아들을 집에 둔 채 소프트웨어 테스트 때문에 연구실에서 밤을 새곤 했다. 그는 여성의 가치를 인식하는 조직이라면 이 같은 일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업무 내용을 모두 온라인화 하고, 업무 시간을 조정해 여성이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는 “썬을 비롯한 대부분의 IT 기업들이 젊은 부모들을 위해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신저, 인터넷 전화 등의 출현으로 얼마든지 모바일 사무실을 저렴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최근 IT기술을 컨설팅하는 자신의 회사 ‘글로벌사이트 파트너즈’를 창업하고, IT 여성인력에 대한 교육에 매진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배경이다. 그는 “변화무쌍한 IT 업계에서 남자든 여자든 부적절한 업무 환경 때문에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건 낭비”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 같은 한국의 큰 조직들이 재능 있는 여성 인력들에게는 언제든지 벤처 투자 회사를 통해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우어 전 부사장의 시대에는 조직에서 여성인재를 사라지지 않게 하는 것이 지상 과제였지만, 지금은 민간 기업이 여성 인재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여성 기술자에게 재무·경영 경험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나 기업이 현금흐름, 매출, 신용도 등을 여성 기술자에게 가르쳐야 한다”며 “예를 들어 전산 전공의 학생이라면 필수적으로 기초 회계 지식을 대학에서 쌓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의적인 기술자의 아이디어에는 언제나 벤처 투자자가 몰리지만, 투자자를 설득할 기초적인 재무 능력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네트워크를 갖고, 파트너를 찾아야 합니다.” 그는 “투자자에 대한 적절한 발표를 통해 아이디어가 진짜가 될 수 있도록 기술자들이 교육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여성 IT 기술자들이 단순 작업의 희생양이 아니라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근원이 돼야 한다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한국 여성 IT 인력이 실제로 미국 같은 벤처 투자 시스템을 만나기 쉽지 않다는 말을 하자 “조언이 필요한 여성 인재라면 언제든지 콜로라도로 찾아오도록 해라”라고 말했을 정도다.

그는 “움직이지 않고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없다”며 “날로 확대돼가는 IT 산업의 기회를 여성 인력들이 충분히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재 기자(글) whitesj@chosun.com]

[허영한 기자(사진) young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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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신정구의 '무리한 농담'] 명절에 아들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건 엄마 친구 아들!


조선일보|기사입력 2007-09-20 03:38 |최종수정2007-09-20 10:07 기사원문보기




무전귀향 : 진심으로 스트레스입니다요. 요즘, 명절만 다가오면 아래로 9남매 둔 종가집 맏며느리라도 된 듯 하루하루 명절맞이 걱정에 면역세포가 초당 100마리씩 죽어나가는 심정이에요.

귀향거부 : 면역세포라서 다행이다. 뇌세포였다면 그나마 얼마 남지 않은 것이 완전 바닥날 뻔 했잖니? 그래도 명색이 작간데, 최소한 아이큐가 80은 되어야지. 그런데 왜 남자가 그렇게 명절 스트레스가 심하니?

무전귀향 : 그게 말이죠. 결혼압박 스트레스…라고 핑계를 대려고 했는데 실은 주머니 사정 때문이죠. 평소 제 행실을 보면 무척 검소하고 소박하겠구나, 생각하시겠지만 실은 지나치게 도덕적인 사람이어서 그런지 저도 모르게 돈을 물 쓰듯 하더라구요. 음…전혀 앞뒤가 안 맞네요. 암튼 그러다 보니 명절이라고 한 해에 한 두 번 찾아가는 고향집인데 어디 뭐시앤개시에서 급전이라도 땡겨야 할 판이거든요. 까딱하다간 환갑 지난 어머님한테 차비 얻어 올라오게 생겼어요.

귀향거부 :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누군가가 준 와인 한 병 들고 가면 되는 거 아니니? 낳아놓은 아들이 있어서 걔 학원비를 내줘야 하는 것도 아니고, 단출하니 혼자 가서 엄마한테 아양이나 떨다오면 되는 게 아들의 숙명 아닌가?

무전귀향 : 그건 딸들의 숙명 아닌가요? 아들들에게 명절은 한 해 동안 사회라는 전쟁터에서 거둬들인 전리품들을 자랑하는 자리 아닌가요? 형제들은 물론 누나나 여동생 각종 친지들에게 '저 잘나가거든요!'를 보여줘야 하거든요. 가족들한테까지 꼭 잘나가는 척 허풍을 떨 필요가 있을까 하시겠지만 실은 이게 다 엄마 친구 아들들 때문이죠. 정말 그러기 쉽지 않을텐데 울 엄마 친구 아들들은 어쩌면 하나같이 다 저랑 비슷한 나이에 집을 몇 채씩 가지고 아들딸도 꼭 하나씩 잘 낳고 이혼도 안하고 효심도 지극하고 어머님께 용돈을 백만원씩 척척 찔러 넣어주는 드럽게 괜찮은 놈들만 있을까요?

귀향거부 : 학교 다닐 때 1등을 놓친 적이 없고, 취직만 했다 하면 삼숭그룹, 며느리는 어찌나 괜찮은 집 며느리인지 팔자 폈고, 아들 성품은 싹싹이 청소기를 능가해서 엄마가 아프면 하루에 열댓 번도 더 전화를 한다는 그 아들. 그 녀석 뭐하는 녀석인지 참. 그 전설의 '엄마친구아들'이 네 인생에도 태클을 거는구나. 그런데 '전리품을 자랑하는'이라는 표현은 왠지 상당히 지적으로 들린다. 그렇다면 남자는 사냥의 전리품을 뿌리고 여자는 전리품을 받기 위해 더욱 순종적인 모드로 돌입해야 하는 상황인 거지. 동시에 화가 나고. 난 왜 여자들이 명절에 그토록 전신오일마사지 받는 분위기로 기름에 전을 지지고, 떡을 만들고, 설거지 하고, 이러는지 몰랐는데, 그 말을 들으니 논리가 확 와닿는다. 정말 화난다….

무전귀향 : 그럼 나중에 사위가 부엌에 퍼질러 앉아 명태전을 맛깔나게 부쳐내고 큰아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가스불 위에 식혜를 휘휘 젓고 있으면 보기 알흠다우시겠어요? 남자 작가라 그런지 제가 만일 드라마에서 그런 상황을 쓴다면 <어머니 (딸의 머리를 쥐어 박으며) 으이그 집안 꼴 자알 돌아간다! 부끄럽지도 않니!!??> 라고 쓸거 같은데요. 물론 시청률은 3.2%.

귀향거부 : 그런 정신상태로 드라마 쓰면 언제 그 유명한 '김쑤현 작가님'의 반열에 오르겠니, 이 화상아. 암튼 그대는 걍 개인기로 때워야겠다. 친척 모아놓고, 구찌 짝퉁 구별하는 법, 디올 옴므 스키니 진 멋지게 입기 비법 강의 같은 거라도 해보렴.

무전귀향 : 앗! 좋은 아이디어 같아요. 이번 명절엔 조카들에게 용돈 대신 요즘 인기라는 시나리오 작법 강의를 해줘야겠어요.

귀향거부 : 음 역시 인생 선배 조언은 금 같은 거지. 그런데 나는 사실 집안일보다는 어릴 적부터 친척들이 모여서 뭐라 말하는 게 정말 싫더라.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친척 스트레스는…친척 아이를 다 아는 척 말하는 것. 정구씨도 어디 내놔도 빠지는 방송작가에 각종 잡지신문의 칼럼니스트지만, 친척들이 "애가 어릴 때부터 움직이는 거 싫어하더니 결국 방 구석에서 벌어먹는 직업을 가졌구나" 라든가, "어릴 때 그렇게 공부도 못하더니 방송작가는 공부 못해도 하는거니?" 같은 질문 아닌 판결문 공세를 내릴 때면 스트레스 받지 않니? 신비주의를 고수하는 나 역시, 어릴 때부터 애가 얼굴값 할 줄 알았다, 너 신문사도 얼굴로 밀고 들어갔다며…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걸 참을 수가 없어.

무전귀향 : 말문을 턱 막으시긴 하지만 간신히 기운 차려서 말씀드리자면 친척들 뒷담화 스트레스는 정말 심했어요. 엄마친구 아들들이랑 비교하는 건 어차피 사기성이 농후하니까 그러려니 넘어가지만 "저거 사람될까 싶었는데 그래도 지 앞가림은 하고 사는 거 보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르겠다"는 똥칠의 새로운 장을 여는 멘트는 정말 참기 힘들죠. "학교에서 배운 거보다 실제 사회에 나가서 몸으로 직접 체험하는 게 글쓰는 데 큰 도움이 되지! 그래서 니가 어릴 때부터 뻑 하면 가출하고 정학먹고 그랬나봐"라던가. 명절은 여행이랑 비슷해요. 딱 떠나는 순간까지만 좋아요. 가보면 별거 없고 돌아오는 길은 괴롭고…잔고는 확실히 비어있고 ….

귀향거부 : 그나저나 정구씨 이번 추석에 집에 내려갈 때 빈손으로 가기 뭐하면, 추석 한정판으로 500장만 발매된 '실물크기 zeeny's 브로마이드' 한 장 줄까? 액자에 걸어놓으면 50년 후 진품명품에 나올 수도 있을거야.

무전귀향 : 성의는 감사하나 어머님께서 집에 들이질 않으실 거 같네요. 근데 그보다 더 큰 궁금증 하나가 생기는데…그걸 왜 500장이나 찍으셨어요? 평소보다 마음이 500배나 무겁네요.

귀향거부 : 마음 무거운 게 차라리 낫지. 난 하체가 무거워.

 

무전귀향-신정구 : 방송작가로 '안녕 프란체스카' 등을 썼다. sooooom@naver.com

귀향거부-박은주 : 엔터테인먼트부 부장으로 '발칙칼럼'을 썼다. zeen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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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연말정산 때론 나눠야 커진다


조선일보|기사입력 2007-11-14 04:42 |최종수정2007-11-14 11:27 기사원문보기




‘연말정산’ 그 오해와 진실

한쪽으로 몰아주기? 정답 아닙니다

부부 소득차이 크면 연봉 많은 쪽으로 몰아줘야

소득차이 작거나 비슷하면… 나눠야 더 공제받아

부부간 ‘과세표준’ 따져보고 비슷하게 맞춰야


연말정산을 앞두고 가장 고민이 많은 사람들이 맞벌이 부부다. 남편이나 아내 혼자 직장을 다니는 집과 달리, 남편과 아내의 기본 공제액을 제외한 추가공제나 특별공제를 부부가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 환급액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보통은 소득이 많은 사람에게 몰아주는 것이 정답이지만, 예외적인 경우도 존재한다. 소득공제액이 커질 때마다 돌려받는 환급액의 마진이 조금씩 줄어들기 때문에, 공제액이 넉넉하다면 양쪽이 적절히 나눠가질 때 전체 환급액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연봉 더 많이 받는 사람에게 몰아줘라?

김철수, 최영희 부부는 연 소득이 각각 5600만원, 2400만원이다. 부양 가족은 아이 둘(6세, 4세)과 부모님 두 분(72세, 67세)으로 총 4명. 노모(老母)는 다리가 불편해 장애인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의료비·보험료·교육비·주택자금 공제도 있다.

이처럼 연봉 차이가 클 때는 소득 공제를 남편에게 몰아주는 것이 유리하다. 근로소득금액이 26%의 소득세율(4000만원 이상) 적용 구간에 있는 남편이 17%의 소득세율(1000만원 이상) 적용 구간에 속한 아내에 비해 훨씬 많은 소득세를 냈을 것이므로 그만큼 소득공제로 돌려받을 수 있는 돈도 크다고 보면 된다.

김씨 부부의 경우 부양가족(4인) 기본 공제와 경로우대·자녀양육비 등 추가 공제, 그리고 의료비와 교육비 등 특별 공제를 남편에게 몰아주면 부부가 나눠서 공제를 받았을 때보다 세금을 더 많이(이 경우 최대 83만원) 환급받을 수 있다.

◆나누면 51만원 더 돌려받는 경우

하지만 만약 위의 김씨 부부의 연봉이 각각 4500만원, 3500만원으로 소득 차이가 1000만원 이하라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이럴 때는 공제액을 남편과 아내가 배분하는 편이 더 낫다. 두 사람 소득이 차이가 비교적 작아서, 아내와 남편이 이미 납부한 소득세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이럴 때 한쪽으로만 공제를 몰아 주면, 공제를 몰아줘서 얻는 남편의 이득보다 아내가 절세 효과를 누리지 못함으로 인한 손해가 더 커지게 된다.

한국납세자연맹은 “소득이 더 많은 남편이 금액이 큰 공제항목(경로우대·다자녀·의료비·교육비 공제)을 갖고, 아내가 나머지(장애인·자녀양육비공제 등)를 챙기면 최적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하면 남편 김씨에게 공제액을 몰아줬을 때보다 세금을 더 많이(이 경우 최대 51만원)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같은 조건이지만 부부의 연봉만 각각 4000만원으로 동일하다면 어떨까. 이때는 남편에게 몰아주는 것보다 아내에게 몰아주거나 두 사람이 적절히 분배하는 것이 이득이 된다. 남편이나 아내가 모두 비슷한 액수의 세금을 냈으므로 누가 공제를 받든 별 차이는 없는 상황.

하지만 주택자금 공제 등 남편 명의로만 가능한 공제가 있기 때문에, 남편에게 공제를 몰아줄 경우 아내의 공제 효과가 더 큰 폭으로 줄어들어 손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아내 최씨에게 공제를 몰거나, 부부가 공제를 나눠 받아야 더 많이(이 경우 최대 92만원) 환급을 받을 수 있다.

◆핵심은 부부 간 과세표준 맞추기

하나은행 이신규 세무사는 “소득이 더 많은 사람에게 공제를 몰아줘야 환급액이 커진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예외적으로 부부 간의 소득 차이가 크지 않은 경우나 소득공제액이 큰 경우엔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항상 급여소득에서 각종 공제액을 뺀 액수(과세표준)가 부부 간에 같아지도록 유지하는 전략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맞벌이 부부의 소득공제 배분 전략은 한국납세자연맹(www.koreatax.org) 홈페이지에서 더 상세하게 알아볼 수 있다. 특히 ‘맞벌이 부부를 위한 절세계산기’를 활용하면 우리 부부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소득공제 전략을 짜볼 수 있으니 꼭 한 번 활용해 보자. 

[정철환 기자 plomat@chosun.com]

[ 도움말=이신규 하나은행 세무사, 한국납세자연맹, 김은정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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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도 차도 없는 사업가, 4조원 남몰래 기부


팝뉴스|기사입력 2007-09-20 10:50




만 원짜리 시계를 차고 이코노미 클래스를 이용해 항공기 여행 하고 집도 자동차도 없이 살면서, 4조원에 이르는 거금을 남몰래 기부한 미국의 사업가가 18일 보스턴 글로브 등 미국 언론에 소개되었다.

뉴저지의 아일랜드 이주민 가정에서 태어난 척 피니(찰스 피니, 76세)는 1988년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갑부 23위에 올랐었다. 재산은 13억 달러였으며 루퍼트 머독이나 도날드 트럼프보다 더 큰 부자로 소개되었다. 그러나 당시 그는 갑부가 아니었다. 4년 전에 한 재단에 재산 대부분을 출연했기 때문이다.

척 피니가 세운 자선 재단(The Atlantic Philanthropies)은 지난 25년 동안 40억 달러 이상을 세계 여러 나라 대학과 병원과 인권 단체와 의료 연구 기관에 기부했다. 20억 달러는 미국에, 10억 달러 이상은 아일랜드에 기부되었으며 베트남,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태국, 쿠바의 단체들도 수혜를 입었다.

19세기의 자선가 앤드류 카네기를 존경한다는 피니. 노동자 집에서 태어나는 그는 어린 시절 집집마다 다니며 크리스마스카드를 팔거나 눈을 치우며 돈을 벌었고 골프장에서 캐디일도 했었다고. 그는 세계 최대의 면세점 체인 ‘듀티 프리 쇼퍼스’를 세워 갑부의 반열에 올랐다.

“나는 절대 변하지 않은 생각을 갖고 있다. 부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써야 한다. 나는 정상적인 삶을 살려 노력했다. 내가 자랄 때의 그 방식 그대로 말이다.” 라고 척 피니는 말했다.

플라스틱 시계를 차고, 서류 가방 대신 비닐 봉투를 들고 다니며, 허름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척 피니는 언론에 공개되기를 극도로 꺼린다. 때문에 인터뷰 기사나 사진이 거의 없다. 수도자 같은 삶은 살아가는 척 피니의 선행은 최근 저널리스트 코너 오클러리가 낸 책을 통해 알려져, 해외 언론들에 소개되고 있다.

김경훈 기자 (저작권자 팝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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