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2069

˝인간이 음양화합의 성과를 올리는 일은 머지않아 다가올 음양불화의 이치를 깨닫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누구에가나 명암은 있다. 아무리 밝아 보이더라도, 남부러울 것이 없어 보이는 사람이라도 밝힐 수 없는 어둠은 있다. 그런데 그 어둠은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게 전부는 아니다. 당신은 옆에 있는 사람의 모든 것을 안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소세키의 마지막 작품이자 현암사 소세키 소설 전집의 마지막 작품인 <명암>은 미완성 작품이다. 만약 완성되었더라면 소세키 작품중에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남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든다. 이 작품 역시 그동안 소세키가 주로 다루었던 인간의 마음을 다루고 있는데, 겉으로 들어나는 밝은 ˝명˝과 결코 드러낼 수 없는 어두운 ˝암˝을 평행적으로 그리고 있다. 특히 책을 읽어나갈수록 도대체 감추고 있는 어두운 ˝암˝이 무엇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몰입감이 대단했다.



이 책의 줄거리는 복잡하지는 않다. 주인공인 ˝쓰다˝는 직장이 있지만 풍족한 삶을 위해 부모님에게 매달 생활비를 받고 살아가는 젊은이이고  그에게는 이제 결혼한지 얼마 안되는 부인 ˝오노부˝가 있다. ˝쓰다˝는 처음에는 연말 보너스 같은게 나오면 부모님께 돈을 갚는다고 약속을 하고 생활비를 받았지만, ˝쓰다˝는 부모님이 그냥 주는 돈이라 생각하고 돈을 갚지 않는다. 자신의 이름처럼 그냥 물쓰듯이 돈을 쓴다. (조크 입니다.)

[˝올케언니하고 결혼하기 전의 오라버니는 좀 더 정직했어요. 적어도 좀 더 솔직했어요. 근거도 없는 말을 한다고 생각하는 게 싫으니까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겠어요. 그러니까 오라버니도 제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해주세요. 오라버니는 올케언니하고 결혼하기 전에 아버지한테 이번 같은 거짓말을 한 적이 있나요?˝]  P.299



이에 열받은 ˝쓰다˝의 아버지는 생활비 송금을 끊어버리는데, 하필 이때 ˝쓰다˝는 치질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고, 당장 돈이 없는 곤경에 처하게 된다. 하지만 부인인 ˝오노부˝는 이러한 상황을 크게 염려치 않고 평소의 풍족한 삶을 이어나가려 한다.

[이 육체는 언제 어떤 변을 당할지 모른다. 아니, 지금 바로 이 육체안에 어떤 변고가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는 전혀 모르고 있다. 무시무시한 일이다.]  P.18

[정신세계도 마찬가지다. 정신세계도 전적으로 마찬가지다.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변하는 것을 본 것이다.]  P.19



하지만 ˝쓰다˝는 자신의 불편한 속내를 결코 부인에게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그는 그녀와 결혼할때 자신의 부를 과장해서 표현했고, 그녀에게는 언제나 과도하게 자신만만한(무심한?) 태도를 보인다. 자신의 생각을 숨기고 부인에게는 언제나 밝은 ˝명˝ 만을 보이려고 한다. 하지만 그에게는 부인에게 결코 말할 수 없는 ˝암˝이 분명히 있었다. 과연 그 ˝암˝은 무엇일까?

[오히데의 입에서 새어 나온 뜻밖의 문구 중에서 맨 처음 오노부의 귀를 때린 것은 ‘사랑‘ 이라는 말이었다. 이 진부하고 흔해빠진 한마디가 얼마나 오노부 앞에 복병처럼 새로운 정취를 느끼게 했는지는 전후의 맥락 없이 단독으로 돌발했다는 것이 주요 원인임에 틀림없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말이 두 사람 사이에서 아직 대화의 소재로 쓰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P.376



사실 ˝오노부˝도 그렇게 다르지는 않다. 고모부인 ˝고바야시˝ 집에서 자랐지만 어릴적부터 풍요롭게 성장했던 그녀는 특출난 외모는 아니지만 총명함으로 인해 주위로부터 선견지명이 있고 사람보는 눈이 정확하다는 칭찬을 듣고 자랐다. 그리고 그녀가 선택했던 ˝쓰다˝ 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명˝ 만 있을 것 같은 괜찮은 사람으로 여겨지게 된다.

[결혼해서 반년 넘게 살고 있는 지금, 쓰다에 대한 오노부의 생각은 변했다. 하지만 쓰다에 대한 쓰기코의 생각은 손톱만큼도 변하지 않았다. 쓰기코는 어디까지나 오노부를 믿었다. 오노부도 이제 와서 전에 했던 말을 취소할 여자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선견지명으로 하늘의 축복을 받을 수 있었던 소수의 행운아로서 쓰기코 앞에 자신을 내세우고 있었다.]  P.197



하지만 ˝오노부˝는 결혼을 하고 나서 ˝쓰다˝에게도 ˝암˝이 존재함을 느끼게 되지만, 언제나 뛰어난 선견지명이 있다고 주위의 칭송을 받던 그녀는 자신의 결혼에 어떤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결코 남들에게 말할 수 없었다. 게다가 남편에게 어떤 ˝암˝이 있는지 예상조차 못한다. 그리고 남편 주위의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자신만 모르는 무언가의 비밀이 남편에게 있음을 짐작하게 된다. 아무도 그녀에게 속시원하게 이야기 해주지 않고 자신이 없을때 뒤에서만 이야기하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묻지도 못한다. 과연 ˝쓰다˝가 가진 ˝암˝은 무엇일까?

[˝제발 저를 안심시켜주세요. 도와준다 생각하고 안심하게 해주세요. 저는 당신 말고 기댈 데가 없는 여자니까요. 당신이 떠나면 저는 그것으로 무너져야 하는 불안한 여자니까요. 그러니 제발 안심하라고 말해주세요. 단 한마디라도 좋으니까 안심하라고 말해주세요.˝]  P.451



겉으로 보이기에는 너무나 잘어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배려하는 부부이지만 사실 서로에게 안좋은 면은 철저히 숨기고 솔직하지 못한 그 둘의 관계, 게다가 주변 사람들은 서서히 두사람을 압박해가면서 두 부부 사이에, 그리고 주변사람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인다. 도대체 어떤 문제가 있길래 사람들은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 걸까? 왜 다른 사람은 다 알면서도 나만 몰라야 하는 사실이 존재해야만 하는 걸까?

[자기 일밖에 생각할 수 없는 오라버니하고 올케언니는 인간으로서 다른 사람의 친절을 받아들일 자격을 잃어버렸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다시 말해 남의 호의에 감사할 수 없는 사람으로 절하되었다는 뜻이에요. 오라버니하고 올케언니는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어요. 어디에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제가 보기에 그것은 자신들한테 엄청나게 불행한 일이 될 거예요. 인간답게 기뻐하는 능력을 처음부터 빼앗긴 것이나 마찬가지로 보이거든요. ]  P.325



치질 수술을 마친 ˝쓰다˝는 어떻게든 과거의 아픔인 ˝암˝의 세계로 돌아가서 이를 해결하려고 하고, ˝오노부˝는 자신의 선택이 옮았음을 보여주기 위해 ˝쓰다˝를 ˝명˝의 세계로 끌어 올리려고 한다. 과연 두 부부의 미래에는 어떤 세계가 기다리고 있을까?

[˝자네한테는 너무 여유가 많다고. 그 여유가 자네를 너무 사치스럽게 만드는 거라네. 그 결과 좋아하는 것을 손에 넣자마자 곧바로 다음 것을 원하게 되지. 좋아하는 것을 놓쳤을 때는 발을 동동 구르며 분해하는 거고.˝]  P.488





소세키의 <명암>은 독자에게 인간과 인간 사이에는 결코 건널 수 없는 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마지막으로 말하고 있다. 알면 알수록,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욱 어려운 인간의 마음, 그리고 겉으로 보이는 밝은 ˝명˝만 본다면 우리는 그 사람의 절반도 채 모르는거다. 언제나 드러나는건 아주 일부분이니까.

[˝러시아 소설, 특히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고 있을 거네. 사람이 아무리 미천해도, 또 아무리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해도 때로는 그 사람의 입에서 눈물이 흘러내릴 만큼 고마운, 그리고 조금도 겉으로 꾸미지 않은 지고지순한 감정이 샘물처럼 흘러넘친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을 거네. 자네는 그걸 허위라고 생각하나?˝]  P.106



소설이 미완성이다보니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다. 도대체 소세키가 그린 <명암>의 결말은 무엇이었을까? 개인적으로는 파국이 아니었을까? 소세키의 작품중에 해피엔딩인 작품이 별로 없었으니까. 누군가가 소세키가 끝내지 못한 이야기의 끝을 맺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Ps. 드디어 현암사 소세키 시리즈를 완독했다. 이제는 아직 못구한 책 세권을 구매하고, 종합 페이퍼를 써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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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2-05-17 12: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소통하지 못하는 부부를 통해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이야기네요. 미완성이라 ‘암‘은 결국 밝혀지지 않나요?
새파랑님 현암사 시리즈 다 읽으신거 축하드리고 대단하세요.
저도 이 작품 맘에 드네요.

쓰다 조크 웃겼습니다. ㅋ

새파랑 2022-05-17 13:08   좋아요 2 | URL
뒷부분에 약간 밝혀지는데 그러다가 끝나버려서 아쉬웠습니다 ㅜㅜ 역시 사람 이름은 잘지어야 하나봅니다~!! 갠적으로 좋았는데 미완이다 보니 읽으시면 아쉬움이 남으실수도 있습니다 ^^

미미 2022-05-17 13: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명암이 이런 의미였군요? 첫 발췌문에 압도되었습니다.👍 미완성 작품이라니 사람마다 이 책을 읽으면 떠올리는 결말이 다 다를것 같아요. 드러난 건 극히 일부분이란 말씀에 공감해요. 그래서 서로들 오해도 많이하고 상처도 받겠죠. 그래서 또 그걸 다 포용하는 사람은 더욱 빛나나봅니다.ㅎㅎ

새파랑 2022-05-17 13:11   좋아요 3 | URL
첫문장 맘에 드시는군요. 생각해보면 다 그런거 같아요. 소세키는 정말 철학가 같아요 ㅋ 다 읽고 나서 화도 좀 났습니다. 아니 여기서 끝나는거야? 이런 마음~ 소세키 작품은 후반기로 갈수록 더 성숙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

거리의화가 2022-05-17 13: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새파랑님 대단하십니다! 축하드려요^^
인생의 명암. 사람의 명암. 여러 생각이 들게 합니다. 가까이 붙어 사는 사람들도 서로를 다 알지 못하죠. 자기 자신도 잘 모를 때가 많잖아요~ 죽을 때까지 한 사람의 마음을 온전히 들여다볼 수 있을지... 어려운 일 같습니다. 통합 페이퍼 기다려지네요^^ㅎㅎ

새파랑 2022-05-17 13:13   좋아요 2 | URL
예전에 읽은 책들이 몇권 있어서 금방 읽었습니다 ㅋ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게 사람 마음인거 같아요 ^^ 제가 언제 날잡아서 한번 써보겠습니다~!!

페크pek0501 2022-05-17 13: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소세키의 작품은 현암사 것이 최고 최고!!!
보이는게 전부는 아니다, 라는 문장을 최근 저도 썼었네요. 그런데 잊어버리고 살 때가 많지요.

새파랑 2022-05-17 13:34   좋아요 2 | URL
소세키 읽으시려면 현암사가 최고 맞습니다 ^^ 저도 보이는게 전부는 아니지 하다가도 보이는것에 집착하기도 합니다 😅

mini74 2022-05-17 17: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쓰다의 동생 완전 촌철살인의 대가인데요 ㅎㅎ 새파랑님 축하드리옵니다. 소세키완파 도장 꾸우욱 😊

새파랑 2022-05-17 17:23   좋아요 3 | URL
어디 스티커 같은 거 주면 좋을텐데 ^^ 주인공인 ˝쓰다˝는 자신이 지식인인지 아는데, 주변 사람들이 더 똑똑한거 같아요. 냉철하기도 하고 ㅋ

페넬로페 2022-05-17 19: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명과 암에 대해 이렇게나 포인트를 잘 살려주시다니. 역시 소세키 완독자 포스가 넘쳐 흐르십니다**
저는 여자라서 그런지 오노부가 안되어 보이더라고요.
오노부 주변에 적이 너무 많고 쓰다는 좀 우유부단한 남자같았어요.
말 그대로 쓰다? ㅎㅎ
마지막에 온천으로 떠나는것도 그렇고^^
현암사 전집 완독!
감축드리옵니다^^

새파랑 2022-05-17 19:32   좋아요 3 | URL
잘쓰려고 해봤는데 막상 쓰려니까 힘들더라구요 ㅋ 등장인물도 많았는데 다 빼먹었습니다 😅 저도 오노부가 안타까웠어요. 마지막 온천이야기는 거기서 딱 끝나니 많이 아쉬웠어요 ㅜㅜ

파이버 2022-05-18 0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결혼 전 연애 시절에 밝은 모습만 보여주는건 이해가는데 결혼하고나서도 ‘ 암‘을 숨기는건 답답하네요 결말이 나지 않은 소설이라 두 주인공이 어떻게 되었을지 더 궁금해집니다

새파랑 2022-05-18 08:10   좋아요 2 | URL
아마 알면 큰일날까봐 그런거 아닐까요? 아니면 자존심 때문에? ㅋ 저 혼자만의 이야기 결말을 상상해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

희선 2022-05-20 02: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끝까지 썼다면 쓰다와 오노다는 헤어졌을지... 끝까지 못 쓰다니... 사람은 겉만 봐서는 모르죠 밝아 보여도 그건 그저 보이는 것이기만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어둠이 있을지 그것도 모르는 거죠 있을지도 없을지도...

새파랑 님 소세키 책 다 보셔서 좋으시겠네요


희선

새파랑 2022-05-20 07:15   좋아요 2 | URL
다 읽어서 좀 아쉽습니다 ㅋ 더 읽을 책이 없어서요 ㅜㅜ 아직 단편집이 한권 더 남아있긴 하지만요~!

그레이스 2022-05-20 1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 👏 👏 👏 👏 👏
축하드려요 ~~

새파랑 2022-05-20 11:18   좋아요 1 | URL
먼저 다 읽으신 그레이스님을 선배님으로 모시겠습니다 ^^
 
노름꾼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7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이재필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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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의 많은 걸작중에 가장 재미있고 웃을 수 있는 책을 꼽으라고 하면 바로 이책이다. 문학은 천재지만 도박은 전혀 소질이 없는 도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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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5-17 12: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실제로도 도선생님 도박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가장 재밌다고 하시니 기대됩니다^^

새파랑 2022-05-17 13:17   좋아요 2 | URL
예전에 읽은건데 100자평 이벤트로 급하게 써봤습니다 ㅋ 그동안 리뷰가 밀려서 급하게 써야할거 같아요 ^^

mini74 2022-05-17 17: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도박에 소질 없는게 맞을듯합니더. 타짜는 아니신걸로 ㅎㅎㅎ 그러나 문학계의 타짜? ㅎㅎ

새파랑 2022-05-17 17:44   좋아요 1 | URL
저도 도선생님 처럼 한가지라도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ㅋ 도박은 절대금지~!!

레삭매냐 2022-05-17 18: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문학 천재가 마냥 따지는 못했나
보네요 ㅋㅋㅋ

새파랑 2022-05-17 18:51   좋아요 0 | URL
문학에만 천재인걸로 ^^
 

역시 다짐은 섣불리 하면 안된다. 5월에는 책을 15권 읽고, 구매는 5권을 한다고 했었는데 지키기 어려운 약속이었다. 5권 구매는 힘들었고, 그래서 약속을 어긴김에 15권을 맞춰서 구매했다. 이제는 5월 15권을 읽는데 최선을 다해보자.


이번에 산 책은 모두 중고책이다. 배송비 무료 때문에 2만원을 맞추다보니, 또 우주점을 자주 가다보니 또 이렇게 되었다. 당분간 알라딘은 접속도 하지말고, 우주점은 가지도 말아야 겠다.


그래도 5월에  구매한 책을 간단히 소개해 보자면,


1. 달려라 메로스 : 다자이 오사무

이미 읽고 리뷰로 남긴 작품. 다소 밝은 다자이 오사무를 보는 것 만으로도 의미있는 작품이었다. <여학생>은 강추다.


2. 이즈의 무희, 천마리 학, 호수 : 가와바타 야스나리

요즘 야스나리의 <산소리>를 읽고 있는데, 그의 문장이 너무 마음에 든다. <설국> 까지만 읽어봤었는데 이번 기회에 야스나리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 겠다.


3. 젊은 느티나무 : 강신재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는데 드디어 구매했다. 비누냄새가 뭔지 너무 궁금했다.


4. 바다와 독약 : 엔도 슈사쿠

슈사쿠에 창비세계문학이니 바로 구매했다. 이건 재미 없을수가 없는 조합이다.


5. 휴전 : 마리오 베네떼띠

작가에 대한 정보도, 작품에 대한 정보도 없이 단지 창비세계문학이어서 구매했다.


6. 성 : 프란츠 카프카

카프카의 <성>은 창비세계문학으로 꼭 읽고 싶었다. (쓰고보니 창비 세계문학 홍보대사인듯...) 어려우면서도 읽어보고 싶게 하는게 카프카의 매력인것 같다.


7. 카사노바의 귀향 :  아르투어 슈니츨러

이 책 소개를 보니 재미있다고 해서 구매했다. 작가는 누군지 잘 모르겠다 ㅋ


8. 윌리엄 포크너 : 곰

애증의 포크너~!  그래도 읽어보고 싶다. 왜 좋다고 하는지는 계속 읽다보면 알게 되겠지.


9. 용의자의 야간열차 : 다와다 요코

이 책은 예전부터 읽어보고 싶었는데 중고로 나왔길래 바로 구매했다. 그냥 열차라는 제목이 들어가면 마음에 든다.


10. 11. 영혼의 집 1,2  : 이사벨 아옌데

요즘 남미 문학에 좀 무심했는데 다시 관심을 쏟아야 겠다. 명작이라고 한데다 책도 새책 같아서 마음에 든다.


12.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잠자냥님 리뷰를 읽고 나서 구매를 안할 수 없었다.


13. 목화밭의 고독 속에서 : 베르나르마리 콜테스

이 작품도 작가도 처음 듣지만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희곡? 느낌이던데 기대가 된다.


14. 오늘을 잡아라 : 솔 벨로

이미 읽고 허접하게나마 리뷰로 쓴 책. 절판인데다가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는데, 방문한 우주점에 있길래 바로 구매했다. 왜 절판인지 이해불가


15.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 : 봉현

봉현 작가님의 글을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너무 마음에 들어서 다른 작품도 구매했다. 책은 회사에 있어서 사진에는 등장 못했다.




책을 읽어야 하는데 사기만 해서 좀 그렇긴 하지만 이제는 읽어야 겠다. 5월은 날씨가 좋아서 책읽기에는 안좋은 달인것 같다. 그래도 야금야금 읽어나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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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2-05-16 16: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르투어 슈니츨러가 슈테판 츠바이크의 친구죠! 꿈의 노벨레가 <아이즈 와이드 셧>의 원작이라 하여 읽어보려 시도하였으나.. 초현실적인 느낌에 금방 내려놨던 기억이 나네요 :)

저 많은 책 중 읽은 책이 하나, 읽다만 책이 하나밖에 없네요.

(저는 5월에 결국 네 권을 샀습니다. 미션 실패..)

새파랑 2022-05-16 16:26   좋아요 4 | URL
아하 츠바이크의 친구면 완전 대단한 작가군요 ^^ 아 그 영화의 원작이군요. 저도 그 영화는 봤던거 같은데 원작이 있군요 ㅋ 그래도 읽은 책이 하나 있다니 다행입니다~!! 책 구매는 출판업계를 위해 제한하면 안될거 같아요 ^^

mini74 2022-05-16 16:2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비누냄새 별거 없죠 ㅎㅎ 애중의 포크너 ㅎㅎ 사기만 해도 행복하다면 언젠가는 읽을거라면 야금야금 모아두는 재미를 포기할 순 없죠. 저도 그렇답니다 ㅎㅎㅎ

새파랑 2022-05-16 16:30   좋아요 5 | URL
아 별거 없나요? ㅋ 예전부터 너무 궁금했습니다 ^^ 다람쥐가 도토리 모으듯이 그냥 모으고 있어요 😆

거리의화가 2022-05-16 16: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구매 약속은 아무래도 알라딘에서는 안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ㅋㅋ 15권 읽기는 가능하실 것 같고~
셋업 중 젊은 느티나무 들어가 있는게 뭔가 조합이 오묘한걸요~ 아옌데 책은 저도 구입한 지 꽤 됐는데 아직도 못 읽고 있는; 우선순위에 언제나 밀리네요. 언젠가는 읽을 거라 믿으며~ㅎㅎ

새파랑 2022-05-16 18:30   좋아요 2 | URL
제가 국내 작가 책을 잘 안읽어서 그렇게 느껴지시는거 같아요 😅 15권 읽기가 가능하도록 얇은 책 위주로 볼려고 합니다 ㅋ

페넬로페 2022-05-16 16:5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은 다짐을 섣불리하셔도 괜찮아요.
책 열심히 읽으셔서요.
젊은 느티나무는 오래된 소설인데 구매하셨네요.
포크너의 곰, 제가 좋아하는 작품이예요.
나머지는 흠흠
따라가겠습니다~~

새파랑 2022-05-16 18:31   좋아요 5 | URL
포크너의 곰 좋아하시는군요~!! 이번에는 좀 잘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ㅋ 젊은 느티나무는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에요 ^^

레삭매냐 2022-05-16 17: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런 다짐은 하지 말아 주세요.

이렇게 새파랑님의 책 구매를
응원하는 닝겡도 한 명쯤은 있
다는 사실을 인지해 주시구요 ㅋ

사들이고 읽고, 읽지 못해 비탄하면
서도 반복의 무한 루프~ 책쟁이들의
숙명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쟁여둔 책들, 읽은 책들을 보니 괜스
레 반갑네요.

새파랑 2022-05-16 18:32   좋아요 4 | URL
레삭매냐님은 저중에 많이 읽으셨을거 같아요~!! 다양한 책을 사보려고 노력하는데 결국은 세문집을 고르고 있더라구요 ㅋ 일단 사고 봅니다 ^^

물감 2022-05-16 17: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그래 이거야, 이게 바로 새파랑 님 캐릭터야ㅋㅋㅋ사람은 갑자기 바뀌면 안된다고요 😁

새파랑 2022-05-16 18:33   좋아요 4 | URL
그렇죠. 사람이 갑자기 바뀌면... 안됩니다 ㅋ 책 구매할때가 그래도 가장 재미있는것 같습니다 ^^

미미 2022-05-16 18:5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앗! 지금 봤어요! 새파랑님 칼같이 지키셨음 저는 좀 무서워했을거예요ㅋㅋ상자를 채운 책들이 보기좋아요👍

새파랑 2022-05-16 19:04   좋아요 4 | URL
제가 맘이 약해서 제 자신을 억제하기 힘듭니다 ^^ 이번달은 일단 구매를 자제하겠습니다 😅

햇살과함께 2022-05-16 21: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역시 못지킬 약속 ㅎㅎ
제가 좋아하는 책이 3권이나 있네요^^
느티나무 영혼의집 네루다까지~

새파랑 2022-05-16 23:09   좋아요 1 | URL
좋아하시는 책이 세권이라니 이 책들 먼저 읽어봐야 할거 같아요~!! 약속은 항상 지키는게 아닌거 같아요 ^^

독서괭 2022-05-17 03: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5권 다짐 못 지켰다고 진짜로 15권을 사시다니 새파랑님 스케일 보소 ㅎㅎㅎㅎ 알라딘에 다 저같은 사람만 있으면 얼마나 재미없겠어요? 새파랑님 책탑 보는 재미가 쏠쏠한데요~^^ 열다섯권 읽기 파이팅입니다!

새파랑 2022-05-17 07:49   좋아요 2 | URL
제가 책만 이렇게 막 지릅니다 ㅋ 이렇게 산게 다 독서괭님 때문입니다 🤣

독서괭 2022-05-17 11:05   좋아요 2 | URL
2권 다짐했다가는 22권 사실 분 ㅎㅎㅎㅎ

새파랑 2022-05-17 11:12   좋아요 1 | URL
6월에는 정말 6권만 구매하겠습니다 ^^

희선 2022-05-17 03: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월에 다섯권 사기로 했는데, 세 배를 사셨군요 그 정도 한달에 다 보실 수 있겠지요 책 즐겁게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날씨 좋은 날 책 보기 더 좋던데... 날씨 좋아도 밖에 나가기 싫어서... 그러면서 날씨 좋을 때 걸어야 할 텐데 생각만 합니다


희선

새파랑 2022-05-17 07:50   좋아요 2 | URL
전 날씨 좋으면 그냥 나가고 싶더라구요 ㅜㅜ 독서는 비올때가 젤 잘 읽히는거 같아요. 날씨 좋은데 오늘 꼭 산책 하세요 ^^

모나리자 2022-05-17 10: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멋지네요 ~새파랑님! 역시 문학작품이 많네요. 화이팅 하세요.^^

새파랑 2022-05-17 11:04   좋아요 2 | URL
문학 편식입니다. 편식이 심해요 ㅋ

페크pek0501 2022-05-17 13: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강신재 작가 님의 작품의 첫 문장이 떠올라요. (제 기억이 맞다면) 그에게서는 비누 냄새가 난다, 였을 듯. 부모가 재혼해서 남매가 된 이들의 슬픈 사랑을 그린 소설이죠.

오!!! 책이 너무 잘생겼어요. 특히 민음사의 책들이요. 저도 민음사 것은 저렇게 한데 모아 두었죠. 보기도 좋고 찾기도 좋으라고요.
탐스러운 장미가 아니라 탐스러운 책들이네요. ㅋㅋ

새파랑 2022-05-17 13:32   좋아요 1 | URL
저도 그렇게 기억하고 있어요 ㅋ 첫문장은 많이 봤는데 책은 안읽어봐서 너무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ㅋ 민음사 책 많이 산거 같은데도 아직 못본책이 엄청 많더라구요 ^^

coolcat329 2022-05-17 18: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단 한 권도 읽은게 없지만 저도 휴전이랑 네루다, 영혼의 집은 있습니다. 휴전은 저도 그저 창비라 샀어요. 😁
용의자의 야간 열차 저도 궁금하네요.

새파랑 2022-05-17 19:08   좋아요 1 | URL
역시 가질거 다 가진 쿨캣님~!! <휴전>은 쿨캣님 읽으신 다음에 읽어야 겠어요 ^^

그레이스 2022-05-20 01: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섣불리하면 안돼요
ㅋㄷㅋㄷ

새파랑 2022-05-20 07:09   좋아요 1 | URL
그래도 이 페이퍼 쓰고나서 더이상 책은 안사고 있습니다 ^^
 
오늘을 잡아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0
솔 벨로우 지음, 양현미 옮김 / 민음사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N22068

"미래는 불안으로 가득 차 있지. 오직 현재만이 실재하는 거야, 바로 지금, 오늘을 잡아야 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솔 벨로의 1956년 발표작품인 <오늘을 잡아라>는 제목과는 다르게 주인공 "토미"의 실패한 것처럼 보이는 하루를 정밀하게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배우로서 실패하고, 가장으로서 버림받았으며, 아버지에게는 인정받지 못하는 불쌍한 인생을 살아온 "토미"에게 과거는 악몽일 뿐이었고, 미래는 보이지 않았다.

["잘 가거라, 청춘이여! 오, 잘 가거라, 경이로웠지만 어리석게 허송세월한 나날들이여! 나는 그때 얼마나 철없는 멍텅구리였던가. 지금도 그렇지만,"]  P.52



그나마 호텔에서 알게 된 자칭 의사인 "탬킨" 박사에게 정신적인 의지를 하게 되고, 의사의 제안에 따라 무리하게 주식에 투자하여 한탕을 꿈꾼다. 투자의 책임은 전적으로 개인 책임이긴 하지만 "템킨" 박사마져 사기꾼으로 밝혀지고, "토미"는 또한번 좌절을 경험한다. 과연 "토미"에게 희망이란 어울리지 않는 사치인 걸까?

[정신을 가다듬으려는 그의 노력은 소용없었다. 목구멍에 맺혔던 커다란 비탄의 응어리가 부풀어 올라와 그는 완전한 포기 상태에서 두 손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그는 마음껏 울었다.]  P.197



아니다. 희망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유일하게 공정한 것이다. "토미"가 오늘 하루에 경험한 좌절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우연히 들어가게 된 장례식장에 죽음을 맞닥드리게 되고, 이를 계기로 다시한번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그는 오늘의 좌절을 통해 진정으로 '오늘을 잡은 것(Seize the day)' 이었다.

[오라, 슬픔이여! 감미로운 슬픔이여!
내 아기처럼 그대를 품에 안으리!]  P.153



실패하더라도 괜찮다. 다시 오늘은 올테고, 그 오늘을 잡으면 되니까.

[상상력을 앞세우면 안 되네. 현재 속에 있어 봐. 이 시간을, 이 순간을, 이 시점을 잡아 봐.]  P.154



Ps. 투자는 역시 몰빵하면 안되고, 다른 사람 말 듣고 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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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5-16 09: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읽은 것 같은데 왜 새로운 느낌이 들죠? 아... 다시 읽어봐야할듯.

루나 화폐 소식 듣고 PS 글 보니 뭔가 묘하게 겹쳐집니다^^; 옆지기도 주식과 코인을 하는데 여기에 투자했을까봐 식겁했다는. 다행히 그러진 않았다고 하네요ㅠㅠ 투자는 정말 현명하게 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저처럼 잘 모르는 사람은 안전하게 저축으로 가는게 나은 듯요.

새파랑 2022-05-16 09:55   좋아요 3 | URL
투자(?)가 주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왠지 그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ㅋ 이 책이 상당히 오래된 책이더라구요. 전 처음 읽은 작가였어요 😅 요새 통장 열어보는게 무섭습니다 ㅜㅜ

미미 2022-05-16 12: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템킨 박사 마지막에 얼마나 얄밉던지요! 그런데 묘하게 템킨 박사가 명언도 간간히 해주어서
신기했는데...저는 이 책 리뷰에 횡설수설했던거 같은데 새파랑님 중요한 부분을 탁탁 찝어주셔서
즐겁게 회상하며 읽었습니다^^*

새파랑 2022-05-16 13:05   좋아요 5 | URL
이 책을 금요일에 다읽었는데 너무 시간이 지나고 써서 잘기억이 안나네요 ㅋ 우주점 갔다가 이 책이 중고로 있길래 냉큼 구매해서 바로 읽었습니다 ^^ 미미님 아니었음 이 책 구매 못했을거 같아요~!!

레삭매냐 2022-05-16 13: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제는 절판된 솔 벨로우의
책이네요.

일단 수배는 해두었으나...
과연 언제나 읽게 될런지요.

맛만 사알짝 보고 갑니다.

새파랑 2022-05-16 15:29   좋아요 2 | URL
우주점 가면 절판된 책을 득템하는 재미가 있더라구요~!! 솔 벨로우 처음 알았습니다 ^^

mini74 2022-05-16 16: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 마지막 글귀에서 빵 터졌습니다.~

새파랑 2022-05-16 16:45   좋아요 3 | URL
이제 저도 다른 사람 말 안듣고 책투자에만 몰빵하겠습니다 ^^

페넬로페 2022-05-16 18:4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자꾸 벼랑으로 몰리는 사람은 뭔가 한번에 역전 될 수 있는 것에 유혹을 받는 것 같아요.
실패하더라도 괜찮다
다시 오늘이 온다
아자아자^^

새파랑 2022-05-16 18:47   좋아요 5 | URL
실패해도 그것에서 무언가를 배우면 실패는 아닌거 같아요. 어차피 내일은 오늘로 오니까 오늘에 최선을 다하는게 중요한거 같아요 ^^

희선 2022-05-17 03: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이 해주는 말에 귀를 기울이는 건 좋지만, 좋은 말만 들으면 안 될 듯해요 사기꾼은 좋은 말만 하는... 다 그런 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어쩐지 그럴 것 같아요 좌절해도 살아 있다면 살아야죠


희선

새파랑 2022-05-17 07:49   좋아요 1 | URL
역시 주변 말보다는 자신이 중심을 잡고 앞으로 나가는게 중요한거 같아요. 좋은 말은 듣기만 좋을뿐~!!
 

이렇게 끝나서 아쉽기만 하다.




오히데의 입에서 새어 나온 뜻밖의 문구 중에서 맨 처음 오노부의 귀를 때린 것은 ‘사랑‘ 이라는 말이었다. 이 진부하고 흔해빠진 한마디가 얼마나 오노부 앞에 복병처럼 새로운 정취를 느끼게 했는지는 전후의 맥락 없이 단독으로 돌발했다는 것이 주요 원인임에 틀림없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말이 두 사람 사이에서 아직 대화의 소재로 쓰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 P376

"대체 한 남자가 한 사람 이상의 여자를 동시에 사랑할 수 있을까요?" - P382

"당신은 오노부 씨를 그렇게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서도 겉으로는 남들한테 무척 소중히 여기는 것처럼 보이려고 하는 거 아닌가요?"

"오노부가 그런 말도 하던가요?"

"아뇨." 부인은 단호히 부정했다. "당신이 그렇게 말했을 뿐이에요. 당신 모습이나 태도가 그 정도 일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해주었을 뿐이지요."

부인은 거기서 잠깐 쉬었다. 그러고는 말을 덧붙였다.

"어때요, 맞힌 거죠? 저는 당신이 왜 그런 모습을 꾸미고 있는지 그 원인까지 분명히 알고 있어요." - P407

"제발 저를 안심시켜주세요. 도와준다 생각하고 안심하게 해주세요. 저는 당신 말고 기댈 데가 없는 여자니까요. 당신이 떠나면 저는 그것으로 무너져야 하는 불안한 여자니까요. 그러니 제발 안심하라고 말해주세요. 단 한마디라도 좋으니까 안심하라고 말해주세요." - P451

"자네한테는 너무 여유가 많다.고, 그 여유가 자네를 너무 사치스럽게 만드는 거라네. 그 결과 좋아하는 것을 손에 넣자마자 곧바로 다음 것을 원하게 되지. 좋아하는 것을 놓쳤을 때는 발을 동동 구르며 분해하는 거고." - P488

그녀를 만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오랫동안 그녀를 기억하기 위해? 만나지 않아도 지금의 나는 잊지 않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녀를 잊기 위해?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 P528

‘운명의 업이다. 그것을 목표로 찾아가는 것 외에 다른 길은 없다. - P528

"그럼 제가 뭐 때문에 복도 구석에 숨어 당신을 기다렸을까요? 그걸 말해주세요."

"그거야 말할 수 없어요."

"그렇게 사양하지 않아도 되니까 꼭 말해주세요."

"사양하는 게 아니에요. 말할 수 없으니까 말할 수 없는 거예요."

"하지만 자기 가슴속에 있는 일 아닌가요? 말하려고만 하면 누구라도 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제 가슴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단순한 이 한마디가 갑자기 쓰다의 예봉을 꺾었다. 동시에 그의 어조를 비약시켰다. - P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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