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친구를 만난다면?

오, 보리스!
캐리 웨스턴 글, 팀 원스 그림, 송주은 옮김 / 예림당 / 2008년 2월

내가 만약 이런 친구를 만난다면?

요즘 아이들은 우리 어릴 때랑 다르게 참 예뻐요. 얼굴도 예쁘지만 깔끔한 옷차림에 여자 아이들일 경우는 머리 모양까지 참 신경을 많이 쓰지요. 정말 예쁜 머리 장식도 참 많고 양말도 신발도 굉장하지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잔뜩 치장한 아이들도 있고, 제가 초등학교 입학 할 때만 해도 전체 1학년 아이들이 이름표와 함께 손수건을 꼭 가슴에 매단 것처럼 코를 줄줄 흘리는 경우도 많았으니까요. 요즘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장면이지요.

보리스를 보니 우리 아이의 경우엔 어떨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아이들보다 덩치가 무척 커다랗다거나 혹은 다른 점이 많이 달라 유난히 눈에 띈다면, 그런 아이에게 우리 아이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했지요.

책을 읽을 때면 워낙 바른생활(?) - 정답을 아는 아이인지라 책에서 나오는 유치원 아이들인토끼 래티와 두더지 맥스와 여우 퍼거스를 보며 무척 흥분을 하네요. ㅎㅎㅎ  보리스는 착한데 이렇게 대하면 나쁘다고요.

물론 책에서도 보리스가 등장하기 전에는 유치원 선생님인 암탉- 꼬꼬댁 선생님과  친구들이 어떤 친구일까 상상하는 장면이 나온답니다. 토끼 래티는 예쁜 분홍색 아기 곰을, 두더지 맥스는 발바닥이 부드러운 갈색 곰을, 여우 퍼거스는 곰 인형처럼 귀엽기를 바라지만 실제로 문 앞에 나타난 아기 곰 보리스는 어마어마하게 커다랬으니까요.

모두가 놀라 비명을 지르고... 그것으로 끝이 난다면야 좋겠지만, 의자에 앉으려다 그만 의자가 우지끈 부러지고, 그림을 그려서 친구들에게 의기양양하게 보여주려고 했지만 오히려 친구들은 보리스의 뾰족한 이빨과 날카로운 발톱에 또 한 번 놀라고 맙니다.

그리고 보리스 역시 친구들의 반응에 무척 상심하지요.

"보리스는 너무 커요!" /  "보리스는 털이 너무 많아요." /  "보리스는 너무 무서워요." 이렇게 꼬꼬댁 선생님께 말하는 친구들의 반응에 꼬꼬댁 선생님 역시 보리스에게 조금만 더 조심하라고만 말씀을 하시니, 보리스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요.

덩치만 컸지 얼마나 순진하고 착한 보리스인지 책을 읽으면 알 수 있을 거랍니다. 숨바꼭질을 하면서 또 한 바탕 소동이 일어나고 급기야 보리스는 눈에 눈물이 고이고 굵은 눈물방울을 뚝뚝 떨어뜨리네요.

하지만, 이젠 상황 역전. 집에 가는 길에 나타난 깡패 쥐 일당. 다른 동물들은 덜덜덜 떨지만 영문 모르고 그저 놀이로 생각한 보리스가 그 앞에 짠 하고 나타나자 놀란 깡패 쥐 일당이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을 쳤답니다.

그 후 친구들의 180도 달라진 반응. 더 이상 보리스가 무섭지 않나봐요.

"보리스는 털복숭이 곰!" /  "보리스는 무시무시한 곰." /  "보리스가 우리 친구라서 좋아요." 하며 신나서 노래를 부른답니다.

참, 깡패 쥐 일당이 나타나는 장면 자세히 살펴보면 얼마나 웃긴지 몰라요. 여우랑 토끼, 두더지보다 더 작은 생쥐를 보며 오들오들 떠는 친구들의 모습에서도 좀 큰 아이들이라면 할 말이 많을 수 있을 거랍니다.

다음 날, 친구들은 꼬꼬댁 선생님께 보리스의 이야기를 하지요. 그리고 더 이상 선생님 옆에 앉을 자리가 모자라지 않았답니다. 왜냐하면 모두가 보리스 품에 포근히 앉아있으니까요. 마지막 사이좋은 그 모습에 행복함이 가득 느껴지네요.

보이는 외모가 전부는 아님을 여실히 보여주는 책. 친구의 첫인상이 무섭거나 혹은 이상하더라도 절대로 선입견을 갖고 대하지 않고 마음을 열고 서로 상처받지 않는 그런 아이들의 되었으면 좋겠어요.

도리 도리 짝짜꿍. 온 국민이 불렀던 바로 그 노래

도리도리 짝짜꿍 ㅣ 꼬마 사파리 개념 2
이상교 지음, 최숙희 그림 / 사파리 / 2008년 3월

도리 도리 짝짜꿍. 아마도 이 말은 아이를 기르거나 혹은 자신의 어린 시절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해보지 않았던 사람은 없었을 것 같아요.

저도 그랬고 우리 아이가 어릴 적에도 마찬가지였지요. 또한 우리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손뼉을 치거나 하는 동작을 아이랑 함께 하는 것을 알고 영어를 가르치자는 욕심에 영어로도 해 본 기억이 떠오르네요.

온 국민이 불렀던 바로 그 노래

책에서는 아이랑 함께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다양한 노랫말이 등장합니다. 꼬마 사파리 시리즈 제 2탄. 예전에 나왔던 불아불아 책과 같은 내용이지만, 이번엔 영아용 그림책에 알맞게 제본 상태가 다르네요.

보드북에 모서리를 둥글게 한 점도 좋아요. 또 약간 디자인이나 내용이 바뀌기도 했고요.

불아 불아 / 시상시상 / 도리도리 / 잼잼잼잼 / 곤지곤지 / 섬마섬마, 애비애비, 아함아함, 짝짜꿍 짝짜꿍

마지막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다 나와서 함께 '질라아비훨훨의 질라아비훨훨의' 날갯질을 하며 마치 하늘을 날듯이 하는 동작이 참 좋아요.

포근해보이는 곰과 우리 민화 그림 속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느낌을 주는 호랑이, 마치 엄마같이 보이는 코끼리와 강아지, 펭귄, 악어까지 모두 함께 노는 장면. 마음에 쏙 든답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하나씩 넘겨가며 동작도 따라하고 재미있게 놀아보세요. 아이들이 어릴 적엔 감감이 더 발달하지요. 오감으로 느끼고 자꾸 몸을 움직이는 활동이 좋은데 책도 읽고 더불어 이렇게 함께 놀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요.

자신의 어린 시절도 떠올리고 귀여운 아이에게 사랑을 담아서 다 함께 해보세요. 짝짜꿍 짝짜꿍 . 곤지 곤지 잼잼잼잼 ~

우리 집에도 별이 왔어요

별 하나 꽁꽁 - 수 세기 ㅣ 꼬마 사파리 개념 2
유다정.윤아해.보린 지음, 김정선 그림 / 사파리 / 2008년 3월

아이들 그림책에 나오는 별과 달. 우리 아이도 어릴 적에 정말 좋아했어요. 밤에 차를 타고 갈 때면 늘 밤 하늘에 떠있는 별을 보며 "안녕!" 인사를 했으니까요.

지난 겨울엔 천체 망원경을 구입했는데, 이제 따뜻한 봄이 되었으니 밤에 신랑이랑 아이랑 밖에 나가서 별을 관찰해보고 싶어요.

우리 집에도 별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책을 보니 꼭 집 안에 별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아이들 숫자 세기용 그림책. [언어세상]이 [사파리]라는 이름으로 바뀌고 나서 영아용 그림책을 만들기 시작했네요. [꼬마 사파리] 시리즈 이름이 정말 귀여워요. ^^

보드북에다 모서리에 둥글게 된 것 역시 영아들이 갖고 놀기에 딱 좋네요. 우리 아이 어릴 적보다 요즘엔 어린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 참 많이 나와요.

별 하나 꽁꽁, 덤불 속에 숨은 별을 찾아볼까요?

별 둘 꽁꽁, 이번에는 연못 속에 별이 빠졌답니다. 아이들과 숫자 세기 뿐 아니라 숨바꼭질 같은 놀이도 함께 할 수 있는 책이에요. 실제도 별이나 다른 장난감을 집 안 곳곳에 숨기고 별 하나 별 둘 하며 찾아보는 것도 확장활동으로 좋을 듯 하네요. 

별 셋, 별 넷, 별 다섯 꽁꽁. 우리 어릴 때에도 별을 보며 하나 둘 세어보았는데 책을 보면서 별 여섯 꽁꽁, 별 일곱 꽁꽁 세어보니 기분이 묘하네요. 별이 많아지면서 책에 어딘가 별이 있는지 하나씩 찾아보고 세어보는 것도 재미있어요.

마지막 별 열 꽁꽁, 하마의 입 속에 들어가있는 별까지... 정말 재미있게 수를 세어봤어요.

이런 머리 모양은 어떨까요?

머리가 요랬다 조랬다!
기타무라 사토시 글.그림 / 베틀북 / 2008년 2월

이런 머리 모양은 어떨까요?

머리가 요랬다 조랬다! 책 정말 크네요. 가운데 구멍이 뚫린 곳으로 아이들 얼굴을 집어넣고 거울을 보면 정말 재미있어요.

사자는 갈기가 있어서 아이들 그림책을 보면 사자 머리 모양이 바뀌는 이야기가 간혹 있는데, 정말 커다란 그림책에 아이들 얼굴이 쏙 들어가는데다 어떤 머리 모양이 나올런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는 머리 모양이 나와 책을 더 즐겁게 만드네요.

요즘 한창 봄이라서 그런지 역시나 민들레 머리 모양이 눈에 띄네요. 또 그 옆에 있는 새집 머리 모양도 정말 재미있어요.

또 이런 머리도 정말 웃기지요? 책을 넘길수록 어떻게 변해갈지 모르는 재미있는 머리 모양, 사자 뿐 아니라 책을 읽는 아이들이 주체가 되어 구멍에 얼굴을 넣으면 마치 자신의 머리 모양이 변하는 것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답니다.

마지막에 완성된 별 모양 사자머리, 그리고 책 속에는 종이[도화지]가 세 장이 들어있어서 아이가 직접 다양한 머리 모양을 생각하고 놀 수 있답니다.





바로 이렇게 말이지요. 아이들과 함께 놀기에 참 좋은 책. 특히나 요것조것 머리 변신을 원하는 귀여운 꼬마 숙녀들에게 멋진 머리 모양을 만들라고 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네요. ^^

잔잔한 그림 속에서도 역동적인 생명력이 느껴지는 동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춤 ㅣ 자연그림책 보물창고 4
리바 무어 그레이 지음, 황윤영 옮김, 라울 콜론 그림 / 보물창고 / 2008년 4월

엄마와 함께 한 추억. 눈을 감고 내 어린 시절 모습을 한 번 떠올려봤어요.
난 엄마와 함께 한 추억이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해봤지요.

그리고 우리 아이를 다시 바라봅니다.
곤하게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 언제 씩씩하게 놀았는지 참 신기하지요.
남자 아이인지라 자는 모습을 제외하면 무척이나 활동적인 모습을 많이 보는데 잘 때의 모습은 또 다른 느낌을 준답니다.

실제 연극배우이자 교사이고 시인이며 그림책 작가인 '리바 무어 그레이' 그 분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책을 읽는 내내 엄마와 딸의 다정한 모습이 한없이 부러웠어요.

나 역시 아이를 가질 때 공주님을 바랐지만, 그렇지가 못했지요. 그럼에도 워낙 애교많은 아들이라 딸 부럽지 않게 아이랑 재미있게 놀고 있답니다. 그렇지만 역시 커플룩이나 그런 것은 힘들지요. ㅎㅎㅎ

춤을 사랑한 엄마. 그리고 그런 엄마의 영향을 받고 감성을 느끼며 자라는 딸의 모습이 얼마나 멋져 보이는지 몰라요.
봄비가 내리면 신발을 벗고 빗속으로 나아가 봄맞이 발레를 추지요. 비를 노래한 시를 읽고 레몬 조각을 띄운 차를 사이좋게 마시기도 하고요.

여름엔 해변으로 가서 연과 풍선을 손목에 묶고 바닷새처럼 날개를 펄럭이며 돌고래처럼 몸을 동그랗게 말기도 하지요.

자연과 함께 하는 즐거움 속에 저도 아이도 책을 읽으면서 함께 기뻐할 수 있었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아이와 함께 한 추억 속에 잠겨보기도 했지요.
또 우리도 이렇게 꼭 해보자고 손가락 고리 걸어 약속도 해보고요.

가을이면 빨강 노랑 낙엽에 밀랍을 바르고 따뜻하고 향긋한 차를 마시는 모녀. 왜 밀랍을 바르냐고 밀랍이 뭐냐고 하는 우리 아이의 물음에 그런 낙엽을 꼭 직접 보여주고 싶었네요.

그리고 눈이 오는 겨울이면 벙어리 장갑을 끼고 덧신을 신고 마치 눈사람이 된 것처럼 춤을 추는 모습도 그 둘의 사랑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장면이네요.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그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멋진 그림과 계절의 아름다움이 좋았던 그림책이랍니다.

잔잔한 그림 속에서도 역동적인 생명력이 느껴지는 동화.
또한 이 세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하루 하루 시간을 멋지게 쓰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던 동화였네요.

세상을 축복하자
절로 발끝을 톡톡거리고
노래를 흥얼거리고
손가락을 튕기게 되는
이런 멋진 날을
우리 축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