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_주의 알마 해시태그 1
박권일 외 지음 / 알마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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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혐오라는 유령이 한국을 떠돌고 있다. 혐오라는 것은 그야말로 어떤 불안-공포로, 또한 살지도 죽지도 않은 모호한 형태로 주변을 배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헤아릴 수 없는 많은 것들이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 사람들은 전라도 출신이라서, 이주노동자라서, 동성애자라서, 운동권이라서, 여성이라서, 가난해서, 노동자라서 혐오당한다.

 

 혐오는 왜 나쁜가? 이것을 생각해나가다 보면 혐오가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혐오는 증상이다. 증상을 관찰하는 일은 중요하지만 거기에 함몰되어선 곤란하다. 우리는 혐오를 사회악으로 지목할 게 아니라 혐오를 만들어내는 메커니즘을 찾아내야 한다.

 

 혐오는 우리가 될 수 없는 어떤 존재, 즉 동물성을 갖지 않는 불멸의 존재가 되려는 소망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혐오에 담긴 오염에 대한 사고는 우리 자신을 인간이 아닌 존재로 만들려는 야망을 드러내며, 이러한 야망은 자기기만과 헛된 열망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으며 비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분노는 주체로 하여금 대상으로 다가가게 만드는 감정이다. 비난을 하든, 보복을 하든, 처벌을 하든, 어쨌든 주체는 대상과 마주쳐야 한다. 그런데 혐오는 다르다. 주제를 대상과 가능한 멀리 떨어뜨리려 한다. 동물적인 것, 열등한 것이 나를 오염시킬까 꺼림칙하고 두렵기 때문이다. '주체와 대상의 분리', 이것이야말로 혐오라는 감정의 특성이다.

 

 오염을 거부하는, 순수함과 완전함에 대한 환상은 타인뿐 아니라 자기에 대한 혐오를 일으킨다. 식민주의적 인식은 식민주의적 감정을 낳고 그 감정은 다시 주체와 대상간의 거리를 더욱 벌려놓는다. 대상에 개입할 수 없으니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하지만 그 대상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도 없다. 남는 것은 자기모멸뿐이다.

 

 혐오들 각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공통점이 있다. 바로 우열의 논리라는 것이다. 이 우열의 논리는 모든 판단을 우월성과 열등성이라는 기준으로 환원한다.

 

 혐오하는 주체는 혐오의 대상을 열등한 존재로 바라본다. 그것은 자신을 우월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주의해야 하는 점은 그 혐오행위가 상정하는 우열이 실제 혐오하는 주체와 혐오당하는 대상의 사회적 지위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정치에 대한 혐오다. 이른바 하층에 속한 사람들이 법률가, 의사, 고위관료 출신 정치가를 향해 맹렬한 혐오 감정을 드러내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 이런 경우 역시 다른 혐오들처럼 우열의 논리가 작동한다고 할 수 있다. 하층민은 자신을 도덕적으로 우월한 존재로, 정치가를 도덕적으로 열등한 존재로 상정함으로써 혐오하는 주체가 되는 것이다.

 

 여성에 대한 혐오에는 여성혐오가 가리고 있는 역사적, 정치적 구조에 대한 무관심이 있다. 사회는 혐오를 통해 실제로 견뎌내기 어려운 삶의 문제를 보다 잘 회피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한국사회가 여성혐오를 통해 회피하고자 하는 문제의 중핵에는 남성성이 있다.

 

 특정 지역의 사람들을 홍어로 비하하거나 대규모 재난에서 피해를 입은 희생자나 그 유족들을 어묵이라고 지칭하며 경멸하는 표현, 여성을 된장녀가 김치녀 등으로 업신여겨 부르거나 동성애자를 호모새끼로 부르며 멸시하는 표현은 이미 도를 넘어 형사적 제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혐오표현을 하는 주체에게는 단지 마음속에 있는 증오나 반감의 배설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혐오표현의 대상이 되는 당사자에게는 심각한 인격 파괴로 사실상 살인행위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혐오표현으로 인한 불쾌감이나 수치심은 개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주관적인 부분이나 감정적 피해를 이유로 혐오표현을 형사처벌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특정한 집단에 혐오표현은 그 집단에 속한 구성원들 개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모욕죄로 처벌할 수도 있지만, 집단에 대한 반감이나 적대감을 드러냄으로써 그 집단 전체 혹은 그 구성원 개인들을 차별 및 차별을 선동한다는 점에서 차별행위로 보고 이를 불법적인 차별행위로 규제할 수도 있다.

 

 집단에 대한 혐오표현은 그것을 굳이 그 집단에 소속된 개개인에 대한 혐오표현으로 환원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 사회적 해악이 될 수 있다. 인종, 피부색, 국적, 성별, 성적 지향 등 특정한 속성을 가진 집단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를 선동하여 그 집단에 속한 구성원들의 동등한 인격과 존엄성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집단에 대한 혐오표현은 사회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집단 간의 갈등과 대립을 부추겨 사회 전체의 질서와 안전에 해악을 끼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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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권하는 사회에서 부자되는 법 - 경제 멘토 KBS 박종훈 기자의 생존 재테크
박종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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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우리의 가계를 위협하는 가장 치명적인 유혹은 바로 빚이다. 빚은 지금 이 시간에도 이름과 형태를 바꾸며 생활 곳곳에서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소비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 혹은 돈을 더 벌기 위해서 빚을 지는 것을 당연히 여기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자동으로 빚을 지게 만드는 메커니즘까지 발전시켜 왔다.

 

 빚을 많이 질수록 신용등급이 높아지는 금융시스템 속에서 빚은 자본주의 시대를 상징하는 일종의 훈장이나 계급장이 되어버렸다. 이 때문에 일단 빚의 굴레에 갇히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평생 빚더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허덕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빚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선 빚테크를 해야 한다.

 

 빚테크란 빚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통제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하며, 빚테크는 우리의 생활 속에 파고들어 유혹하고 있는 빚의 정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서 시작된다. 그리고 빚이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지 않도록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빚을 적절히 통제해나가는 것이 빚테크의 핵심이다. 또한 빚이 지나치게 불어나 파산 위기에 내몰렸을 때, 이를 극복하고 다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나가는 과정도 빚테크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소득이 충분하지 않아 빚을 지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이 벌기만 하면 빚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쉽게 착각한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돈을 번 유명 연예인이나 정치인 조차 평생 빚에 시달린 경우가 적지 않다. 소득이 많을수록 빚의 유혹도 그만큼 더 강렬해지기 때문이다. 풍요로운 삶을 살 것이라 생각하는 고소득 전문직이나 자영업자들도 알고 보면 엄청난 빚에 허덕이곤 한다.

 

 신용카드는 당장 현금이 없어도 얼마든지 소비 생활을 누릴 수 있는 편리한 도구인 것처럼 우리에게 다가왔다. 하지만 그 편리함의 이면에는 빚더미를 향한 덫이 도사리고 있었다. 당장 수중에 현금이 없어도 지출을 할 수 있게 해준 신용카드는 결국 빚으로 소비를 영위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사가 당신을 빚더미로 끌어들이는 무기는 신용카드의 포인트나 할인 혜택이다. 돈을 쓸 때마다 쌓이는 포인트는 돈을 많이 쓸수록 이득인 듯 착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포인트에 현혹되어 불필요한 지출을 한 것에 비하면 언제나 그 혜택은 미미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일정 금액 이상 신용카드를 써야 할인이나 포인트 혜택을 주는 것도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방법이다. 할인이나 포인트 혜택을 받기 위한 한도를 맞추다 보면 지속적인 소비지출 증가로 이어진다. 결국 카드 혜택으로 돈을 절약할 수 있다는 착각은 우리가 지갑을 더 활짝 열도록 만드는 신용카드사의 마케팅 기법일 뿐이다.

 

 

 우리나라의 대출 지원 정책은 너무나 복잡하고, 지원 조권도 까다로운 편이다. 돈 때문에 궁지에 내몰린 저신용자들이 이 모든 대출 지원 제도를 이해하고 활용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정작 정부 지원 대출의 주요 대상인 서민들이 정책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서민 대출 지원 제도를 이용하려 할 때 또 하나 반드시 주의해야 하는 것이 있다. 정부의 대출 지원 정책이 워낙 복잡하다 보니 정부 지원 저금리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며 알선료나 소개료 명목으로 막대한 돈을 요구하는 업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같은 알선료 요구는 명백한 불법이기 때문에 모두 사기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빚테그 시스템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지출은 불편하게, 저축은 쉽고 편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신용카드는 너무나 쉽게 지출을 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에 빚테크 시스템을 지켜나가는 데 매우 불리하다. 만일 스스로 빚과 소비에 대한 통제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면 당장 신용카드를 없애는 것이 좋다.

 

 만일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쓴다면 한달 동안 얼마를 썼는지 자동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씀씀이를 조절하기가 더욱 수월하다.

 

 

 자녀가 사회에 진출하면 학교에서 배운 그 어떤 지식보다도 실생활에서 더 자주 접하게 되는 것이 바로 금융 상품이다. 돈에 관한 태도는 어릴 때 한번 형성되면 평생 바꾸기가 어렵기 때문에 어떤 교육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신용카드만 있으면 무엇이든 살 수 있다는 인식은 자연스럽게 낭비하는 습관으로 이어진다. 어린 자녀를 빚의 유혹에 쉽게 노출시키면, 훗날 그 자녀가 빚을 지는 것에 대해 무감각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자녀가 필요한 물건을 살 때는 신용카드보다 현금을 직접 쓰도록 해서 돈이 자기 손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확인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용돈 안에서만 소비하도록 유도하고,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습관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아파트를 살 가장 합리적인 시점은, 우선 새 아파트를 사서 최상의 주거 환경을 누리고 싶다면, 분양을 받거나 재건축 직전의 아파트를 사는 것이 대체로 유리하다. 분양에서 입주까지 각종 리스크가 있는데다 금융 비용까지 있기 때문에 입주가 시작된 이후에 사는 것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라이프 사이클상 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치는 시기는 아파트 건물이 낡아 감가상각이 최대한 적용됐지만 아직 재건축 논의가 되지 않은 아파트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아파트를 사려면 재건축에 따른 경제적 실익이 큰 아파트, 즉 아파트 평형에 비해 대지 지분이 많고 재건축에 따른 이익이 저평가되어 있는 아파트를 사는 것이 좋다.

 

 아파트를 지은 지 오랜 시간이 지나면 아파트 건물은 낡아서 점점 가치가 사라지고 결국 대지 지분, 즉 땅의 가치만 남게 된다. 이 때문에 아파트를 사서 오랫동안 보유할 생각이라면 아파트 건물만 사는 것이 아니라 대지 지분도 함께 산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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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의 여자들 1 - 4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4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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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드라마 스파르타쿠스를 보면 로마 역사의 한 시대가 나온다. 그것을 보고 이 책을 읽어선지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그림이 그려져 무척 재밌게 읽었다. 특히 한 남자를 둘러싼 여자들의 이야기는 어느 나라나 있었던 권력자의 이야기라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스파르타쿠스에 주역들은 검투사들이다.

 

 이 책의 검투사의 출신 성분은 군단의 탈영병부터 사형수, 노예, 자발적으로 등록한 자유인까지 다양했다. 하지만 여기에 나오는 검투사들은 스파르타쿠스에 나오는 검투사들보다 이전의 검투사들이다. 스파르타쿠스의 검투사들은 서로 죽이기까지 했지만, 공화정 시대의 검투사들은 대부분 로마인으로, 대개 군단의 탈영병이거나 항명자였으며, 자신의 의사로 선택하는 직업이었다.

 

 

 로마사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계급이다. 계급은 다섯 계급이 있으며, 1계급이 가장 부유했고, 5계급이 가장 가난하다. 최하층민은 다섯 계급에 속하지 않았고 백인조회에서도 투표할 수 없었다. 또한 4계급, 5계급은 물론 3계급도 백인조회에서 투표하는 일이 드물었다.

 

 로마 특유의 개념으로, 타인을 능가하는 탁월함, 정치권력, 지도력, 공적 · 사적 영역에서의 존재감, 무엇보다 공적 또는 개인적 명성을 활용해 사회에 영향을 발휘하는 능력을 아욱토리타스(권위)라 한다.

 

 로마의 모든 정무직에는 아욱토리타스가 기본적으로 따랐지만, 그렇다고 정무관들에게만 아욱토리타스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원로원 최고참 의원, 최고신관, 제사장, 전직 집정관, 심지어 일개 개인도 권위를 쌓을 수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카이사르는 머리 좋고 정치적 능력까지 천재적이다. 또한 빠른 상황판단을 갖고 있으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선 가족까지도 이용할 정도다. 이런 카이사르는 마음에 드는 여자는 자신의 여자로 만들줄 아는 카사노바며 바람둥이다. 이 책의 제목이 말해주고 있듯이 카이사르의 활약을 볼 수 있는 재밌는 책이다.

 

 

[저자소개]

 

저 : 콜린 매컬로

콜린 매컬로는 1937년 오스트레일리아 웰링턴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문학과 과학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인 매컬로는 문학은 미래가 불안정하다고 판단해 시드니 의대에 진학했고, 졸업 후에는 시드니 왕립 노스쇼어 병원에 신경과학부를 창설했다. 그후 미국 예일대 신경학과에 초빙되어 연구와 강의를 하던 10년 동안 두 종의 소설을 발표했는데, 첫번째가 데뷔작 『팀』, 두번째가 전 세계적으로 3천만 부 넘게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 『가시나무새』다.『가시나무새』가 이례적인 성공을 거두자 매컬로는 마흔 살에 과학자의 삶을 접고 전업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73년에는 남태평양 노퍽 섬에 정착했고, 1984년 이 섬의 원주민인 남편 릭 로빈슨과 결혼했다.

매컬로는 국내에서 주로 『가시나무새』의 작가로 유명하지만 영미권에서는 역사소설가로 명성이 높다. 노퍽 섬에서 철저한 고증을 통한 로마 시리즈의 첫 책 『로마의 일인자』를 써서 1990년에 세상에 내놓은 뒤 2007년까지 근 20년 동안 역사소설 「마스터스 오브 로마」 7부작을 연달아 발표했다. 매컬로는 원래 카이사르의 죽음으로 마무리되는 6부 『시월의 말』로 이 시리즈의 대장정을 마치려 했지만 독자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7부까지 쓰기에 이른다. 매컬로는 또다른 역사소설 『트로이의 노래』, 『모건의 길』 등 총 25종의 작품을 썼고, 데뷔작 『팀』과 『가시나무새』 등은 영화화되었다. 1993년 오스트레일리아 매쿼리 대학에서는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업적을 기려 매컬로에게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수여했고, 2000년에는 이탈리아에서 역시 이 시리즈의 성과를 기려 그녀에게 권위 있는 문학상인 스칸노 상을 수여했다. 매컬로는 로마 시리즈 6부 『시월의 말』을 발표하고 일 년 뒤, 황반변성으로 왼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그후 지속적인 건강 악화에도 남편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집필 의지를 잃지 않고 『비터스위트』(2013) 등 다수의 책을 발표했다. 2015년 1월, 노퍽 섬에서 77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역 : 강선재

부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번역학과를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중이다. 옮긴 책으로 『나를 찾아줘』, 『세 길이 만나는 곳』, 『타인들의 책』이 있으며, 현재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를 공역중이다.

 

 

역 : 이은주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번역학과를 졸업하고 번역가로 활동중이다. 옮긴 책으로 『무한공간의 왕국』, 『윤리학의 배신』이 있으며, 현재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를 공역중이다.

 

 

역 : 홍정인

연세대학교 심리학과와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번역학과를 졸업하고 번역가로 활동중이다. 옮긴 책으로 『제인 구달 평전』(공역)이 있으며, 현재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를 공역중이다.

 

 

역 : 신봉아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번역학과를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중이다. 옮긴 책으로 『왜 나는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걸까』가 있으며, 현재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를 공역중이다.

 

 

 교유서가 독자 원정단에 선발된 것도 기쁜데 이렇게 좋은 선물까지 받아 너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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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 첫 공부 어휘사전 - 엄마가 미리 잡아 주는 기초
강승임 지음 / 글담출판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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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책을 읽어도 어떤 아이는 깊이 이해하고 어떤 아이는 줄거리 정도만 이해한다. 같은 교과서로 비슷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공부를 해도 어떤 아이는 좋은 성적을 받고 어떤 아이는 신통치 못한 성적을 받는다. 글도 마찬가지다. 비슷한 생각을 하고 비슷한 경험을 해도 어떤 아이는 개성 넘치는 글을 쓰고 어떤 아이는 뻔한 글을 쓴다.

 

 이 모든 것의 근본적 차이는 바로 어휘력이다. 모든 공부의 기본은 말을 배우는 것이고, 모든 책 읽기의 기본 또한 말을 이해하는 것이며, 모든 글쓰기의 기본 역시 말을 사용하는 것이다.

 

 어휘가 모여 문장이 되고 문장이 모여 문단이 되며 문단이 모여 글이 되므로 단어의 뜻을 제대로 모르면 글의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고, 내 생각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도 힘들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어휘력이 떨어지면 문해력이 떨어지고, 문해력이 떨어지면 공부든 사회생활이든 잘하기 어렵다.

 

 모든 책 읽기의 기본은 어휘를 이해하는 것이다. 책의 내용을 잘 이해하려면 책에 나온 글자들의 겉뜻만이 아니라 속뜻까지 알아야 한다. 나아가 각 어휘가 문장에서 어떤 의미로 쓰였는지 문맥적 의미도 알아야 한다.

 

 

 부모는 아이가 책을 읽으면서 지속적으로 어휘의 다양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그랬을 때 책 읽기의 목적 중 하나인 어휘 실력이 향상될 수 있다.

 

 독서는 실제로 어휘력뿐만 아니라 표현력, 논리력, 창의력, 상상력 등 인간의 고등정신 능력을 개발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책을 읽기만 하면 되니까 특별한 방법을 배우거나 별도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책을 읽으면 안 읽는 것보다 분명 어휘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보고 만지고 냄새 맡을 수 있는 사물의 이름과 뜻을 가르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그것을 직접 보여주면 된다. 그러나 그 사물의 특성을 설명하는 건 어렵다. 직접 보여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말을 추상어라고 한다. 구체어가 감각에 의해 인식되는 특정한 대상을 가리키는 말이라면, 추상어는 그 대상의 특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는 구체어이고, 그 특성에 해당하는 '빠르다, 멋있다, 검정색이다' 등은 추상어다. 크기, 모양, 색깔, 맛, 감촉 등을 표현하는 감각적 특성이 모두 추상어에 해당된다.

 

 

 우리말에서 가장 발달한 어휘 중 하나가 의성어와 의태어이다. 의성어는 소리를 흉내낸 말이고, 의태어는 움직임이나 모양을 흉내낸 말이다. 의성어와 의태어는 아이들이 가장 쉽게 따라 말하고 배우는 단어이기도 하다. 비슷한 음운이 마치 노래를 하는 것처럼 반복되어 발음하기 쉽고, 말소리가 감각을 자극하기 때문에 무엇을 표현했는지 금방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르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사람이나 사물이 크게 떠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실제로 보거나 듣지 않았는데도 그 모양과 소리가 즉각적으로 떠올려지니 자연스레 말에 대한 감각이 길러진다.

 

 아이들이 수식어를 알면 일단 글을 좀 더 자세하고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다. 마치 그것을 실제로 보는 것처럼 말이다. '자동차'라고만 표현한 글보다 '빨간 자동차'라고 표현한 글을 읽을 때 시각적으로 보다 생생히 다가오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나중에 글을 쓸 때도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좀 더 자세하고 실감나게 전달할 수 있다.

 

 수식어들은 대체로 동작이나 상태, 성질 등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말이 많다. 그래서 아이에게 지도할 때도 그 상황과 느낌을 생생히 전달해 주는게 좋다.

 

 두 개 이상의 낱말이 모여 특수한 뜻을 나타내는 표현들이 있다. 관용 표현이라고 하는데, 대표적으로 속담, 명언, 관용어가 있다. 관용 표현은 관습적으로 오랫동안 써온 말로서, 우리 조상들의 문화와 지혜가 담겨 있다. 그래서 관용 표현을 사용하면 상황을 아주 간단히 표현할 수 있고, 여러 상황을 재미있고 인상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언어 문화권의 사람들은 그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속담은 오랜 생활 체험에서 얻은 생각과 교훈을 문장의 형태로 간결하게 나타낸 것이다. 비유적인 표현이 많이 사용되어 있고, 풍자적이거나 교훈적인 내용이 많다. 우리 조상들은 주로 농사를 짓고 대가족이 함께 모여 살았으며 공동체를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속담들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관용 표현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위에서 설명했다시피 각 낱말의 뜻과는 다른 특수한 뜻을 갖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활 속에서 자주 듣고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읽다가 관용 표현이 나오면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어 눈으로 확인한 다음 문맥을 통해 관용적 의미를 추론해 보게 하낟. 그리고 관용 표현이 사용되는 다양한 상황을 예를 들어 얘기해 주면 좋다.

 

 

 역사 공부의 시작은 옛이야기 읽기부터이다. 역사는 과거의 일을 기록한 것이기 때문에 먼저는 조상들의 생활 방식이나 그 모습에 친근하고 익숙해져야 한다. 바로 전통무노하를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역사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생기고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옛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은 우리 전통문화를 많이 접할 수 있다.

 

 옛이야기 외에 전통문화를 소재로 하는 지식 이야기책도 좋다. 그림이 더우기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고 내용이 자세하기 때문에 보다 정확하고 풍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동화처럼 이야기가 있어야 아이들의 기억 속에 더 오래 남는다.

 

 전통문화 및 역사와 관련한 어휘를 가르칠 때는 아이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현대의 생활 방식이나 모습과 비교하여 설명해 주면 좋다. 또 전통 도구들은 그림을 함께 보여 주며 그 쓰임을 얘기해 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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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노후빈곤 -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선데이마이니치 취재반 지음, 한상덕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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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한국은 고령사회에서 전후 베이비붐 세대들이 쏟아져 나오며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각종 문제들이 봇물처럼 터져나올 찰라에 놓여 있다. 때문에 우리도 일본과 같은 비참한 노후를 막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지 논의가 시급하다. 이 책을 보면 한국의 노후 빈곤 문제는 결코 지나칠 수 없는 상황이다.

 

 삶의 보람을 찾기 위해 일생동안 은퇴하지 않고 일하기를 원하는 고령자들이 있다. 한편으로는 연금만 가지고 먹고 살 수 없어 일을 해야만 70~80대가 늘고 있다. 무연금이나 저연금, 여기에 급증하는 홀로살이가 노후를 안심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보험증 한 장으로 언제 어떤 의료기관에서든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일본이 자랑하는 국민건강보험 제도였다. 그러나 현재 국민건강 보험료를 낼 수 없어 병원에 가는 것을 포기하거나 치료비가 걱정돼 진료받는 것을 참다가 죽어가는 참담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국민건강 보험료의 체납자는 전국에서 약 360만 세대로, 2014년도 전체 가입세대의 약 17%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보험료 체납이 계혹되면 보험증을 빼앗겨 일단 전액을 자기부담 하지 않으면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되고, 재산을 차압당하는 일도 있다. 

 

 

 국민의 생명줄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건강 보험이 생활과 건강, 그리고 생명을 위협한다. 그래서 돈이 떨어지면 목숨도 잃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전일본 민주 의료기관 연합회는 2005년부터 가맹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경제적 이유로 치료가 늦어져 사망에 이른 사례를 계속 조사해오고 있다.

 

 일자리를 잃거나 집안에만 틀어박혀만 있으면서 중장년이 되어도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연금으로 부모와 자식이 함께 생활하는 탓에 개호비용을 마련하지 못하는 가정도 있다. 노후 파탄의 방아쇠가 되고 있는 부모에게 의지하는 자식들. 일찍이 찾아볼 수 없었던 현상이 일본의 가정에 확산되고 있다.

 

 연금 생활이 시작됐어도 계속 주택 대출을 갚아야하는 60~70대가 늘고 있다. 대출금을 다 갚고 난 뒤에도 맨션의 관리비 등이 가계를 압박하는 경우도 있다. 은퇴 전 평균 이상의 수입이 있었다고 해서 노후가 반드시 편안해진다고는 할 수 없다. 늘 꿈꿔왔던 내 집 마련이 노후를 위험하게 만드는 시대이다.

 

 또한 은퇴 전 악착스럽게 일해 손에 넣은 꿈만 같은 내 집을 퇴직 후 내놓아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병이나 개호, 이혼 등으로 주택 장기 대출 금액을 제때 갚지 못하게 되거나 퇴직금이 줄어들어 변제 계획이 뒤틀리거나 하여 퇴직 후에도 갚아야 할 장기 대출금이 많이 남아 있는 상황. 이것은 결코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할 수 없다.

 

 

 주택 장기 대출로 파산한 사람이나 그 예정자들 중 다수는 주택 금융 공사가 1993년부터 2000년에 걸쳐 판매한 여유 장기 대출을 이용한 사람들이다.

 

 변제 초기에는 금리가 2%로, 갚는 돈이 적기 때문에 월세보다 저렴하다고 화제가 돼서, 첫 해에만 70만 건이나 계약이 성립되었다고 한다. 여유 장기 대출은 종신고용과 정기승진을 전제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최초 변제액은 적지만 6년째와 11년째부터 변제액이 늘어나게 된다. 예상보다 자녀들의 교육비를 더 지출했다거나 회사의 경영상태가 어려워져 매달 갚는 금액을 줄이거나 기간을 늘리게 되기 때문에 노후 파산의 원흉이 되고 있다.

 

 혼자 생활하는 고령자는 계속 늘어 2030년에는 4명 중 1명이 혼자인 시대가 온다. 혼자사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것이 고독사이다. 기혼자라도 마지막에는 혼자 인생을 마감한다. 홀로 살게 될 위험성을 인식하고 은퇴 전부터 어느 정도 저축을 해두거나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위험에 대비해둘 필요가 있다.

 

 고령자가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독거노인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누구에게도 의지할 곳 없는 고립감과 장래에 대한 불안감, 경제적인 궁핍 때문에 절도를 저지르는 사례가 눈에 띈다.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범죄 행위지만 세상의 편견이 뿌리 깊어, 사회로 복귀하는 일은 그리 평탄하지가 않다.

 

 

 고독사나 범죄, 사건 등 고령자가 얽혀 있는 사회문제의 배경에는 특히 고립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 하고 사망한 뒤에 발견되는 고독사가 적지 않다. 사후 몇 개월이 지난 뒤 시신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홀로 사는 중장년층 남성들 중 고독사가 많다. 홀로 사는 남성이 적지 않은 이유는 장기 불황 때문에 취직이나 수입이 불안정해 결혼을 할 수 없었거나 가족이 있어도 이혼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남성의 사회성 결여를 문제로 지적한다. 가족을 돌보고 아이를 키우는 일본 부인에게 맡기다보니 아이들과의 유대관계도 약해지고, 일 이외의 사회성은 기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년퇴직 후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집에 틀어박혀 지내는 독거남이 적지 않다.

 

 때문에 평소 근처에 사는 사람들과 활발히 교류하는 것이 좋다. 먼저 인사를 나누는 일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이다. 체면을 세우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고, 곤란한 일이 있으면 곧장 털어놓고 아야기할 수 있는 관계를 맺어두는 것이 좋다.

 

 노후 빈곤이라는 말 자체가 주는 이미지는 자신이 처한 연령대와 사회적, 경제적 위상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것이다. 한창 젊은 나이에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을 때는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을 테지만 40대 말, 50대 초반만 되어도 벌써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막연하게나마 떠올려보게 된다. 그럴 수밖에 없는 요즘의 현실에 비추어보면 노후 빈곤의 문제는 마음이 무거워지는 주제이지만 반드시 논의와 대책이 필요한 과제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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