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계의 식탁을 차리는 이는 누구인가 - 인간과 자연을 살리는 푸드 민주주의의 비전
반다나 시바 지음, 우석영 옮김 / 책세상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식량의 제1목적은 영양과 건강을 제공하는 것이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오늘날 식량은 세계에서 가장 큰 건강 문제가 되고 말았다.

 

 오늘날 식량은 더 이상 영양원이 아니다. 식량은 일개 상품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투자 대상이자 이익 창출의 대상인 무언가로 말이다. 이러한 현실은 세계 곳곳에서 식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고, 사회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또한 오늘날 산업 패러다임은 생태 패러다임과 깊은 갈등 관계에 있고, 착취의 법칙은 반환의 법칙과 대립하고 있다. 이는 경제 · 문화 · 지식을 아우르는 패러다임 전쟁이며, 이 전쟁이야말로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식량 위기의 근원이다.

 

 

 식량을 생산하는 주체는 토양, 종자, 태양, 물, 농민이며 이 요소들은 모두 상호 작용을 한다. 식량의 몸을 채우는 것은 생태적 관계들이며, 식량을 생산해내는 이러한 생태적 상호 작용과 상호 연결성에 관한 과학과 지식을 우리는 농생태학이라고 부른다. 지금 우리를 먹여 살리는 것은 농생태학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패러다임 전환, 권력 전환이다. 기업의 탐욕이 만들어낸 산업농은 우리에게 지속 가능성과 건강을 보장하지 않으며, 보장할 수도 없다. 반면 우리는 농생태학으로 전환할 수는 있다. 종자를 보존하고 토양의 생명을 되돌려주고 생물 다양성을 더욱더 풍요롭게 만들고 소농과 여성들을 보호함으로써, 우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우리의 식탁을 풍성하게 차릴 수 있다.

 

 생명을 지탱시키는 하나의 농생태계 안에는 세 가지 경제가 공존한다. 자연의 경제, 인간의 경제, 시장의 경제가 그것이다. 이 경제들은 함께 지속 가능성의 경제를 구성한다.

 

 자연의 경제는 다양한 생물, 비옥한 토양, 보존된 물을 포함하는데, 이것들은 모두 농업의 생태적 토대가 되어준다. 인간의 경제는 살림 유지의 경제로서, 여기서는 사회 공동체들이 필요 물자를 생산하고 서로를 돌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장의 경제에서는 법인 기업이 아니라 진짜 인간들 사이에서 교환과 상호 작용이 일어난다.

 

 

 벌, 나비, 곤충, 새는 꽃에서 꽃으로 꽃가루를 옮겨 식물을 수정시키고, 그럼으로써 식물의 재생산을 가능케 한다. 이 꽃가루 매개자들이 없으면 대부분의 식물은 재생산을 할 수 없을 것이고, 식물이 재생산을 못하면 우리의 식량 공급도 위태로워질 것이다. 씨앗의 싸이클은, 숲속 나무의 경우든 우리의 식량을 만들어내는 작물의 경우든, 수분의 사이클에 의존한다.

 

 농업과 식량에 사용되는 농약은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소비자들, 어린이들, 나비들과 벌들 역시 죽인다. 나브다니야 보고서 [우리 음식 안의 독]은, 암과 같은 질병의 유행과 농업에 쓰이는 농약 사이에는 분명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소위 녹색 혁명의 땅이자 농약이 매일 대량 사용되는 곳인 펀자브 지역은 암 발생률이 터무니없이 높다.

 

 

 이제까지 7,000종이 넘는 생물들이 인류를 먹여 살려왔다. 이는 지구 내 생물 다양성의 정도를 알려주는 놀랄만한 지표다. 다양한 생물이 참여하는 농업 생태계에서는 수없이 많은 곤충들이 우리가 키우는 작물의 수분을 담당하고 우리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해준다.

 

 익충들은 자연의 해충 / 포식자 균형을 유지시키며 해충을 억제한다. 곤충보다도 수가 더 많은 토양 내 유기체들은 토양의 생명과 비옥함을 만들어낸다. 풍부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비옥하고 건강한 토양이다. 여러 생물이 참여하는 농장이나 생태계나 지구에서 먹이 그물인 곧 생명의 그물이다.

 

이 세계의 식탁을 차리는 이는 누구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별은 밤에도 길을 잃지 않는다 - 내 삶에 길잡이별이 되어 준 빛의 문장들
권민아 지음 / 허밍버드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음악 듣는 걸 좋아하고, 책 읽는 걸 좋아하며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아주 평범한 권민아의 이야기다. 또한 언젠가 한 번은 가수도 배우도 아닌 그저 평범한 스물다섯 권민아의 이야기다.

 

 이 책에는 삶의 길목마다 '길잡이별'이 되어 줄 빛의 문장들이 담겨 있다. 꿈, 사랑, 사람 앞에 길을 잃고 막막하면 나에게 읽고 쓰며 마음을 다잡는 '서(書)의 시간'을 통해 한 자 한 자 따라 써 내려가다 보면 삶과 마음이 환하게 밝아질 것이다.

 

 책 속 문장, 노래 가사, 영화 대사, 혹은 누군가의 말 한 마디 그 무엇이든 좋다. 내 삶과 마음을 밝혀 준 한 문장을 찾고, 나만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써 보자. 그 한 문장이 당신의 삶을 이끄는 동력이 될 것이다.

 

 

 우리는 뭔가를 시도하는 경험을 통해 배운다. 설사 그 시도가 실패로 끝난다고 할지라도 우리는 그 과정에서 성장한다. 인생은 좋은 결과가 아니라 시도하는 과정 자체이기 때문이다.

 

 삶이란 버릇처럼 다가오는 하루하루를 기꺼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내는 것이며, 때로 외롭고 지루하거나 힘든 모든 것들은 스스로 이겨낸 뜨거운 마음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삶은 행동하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으로 다시 말해서 경험이다. 그런데 경험은 시간 속에서 이루어지므로 시간은 아주 귀중한 자산이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경험의 내용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할당하고 투자할 것인가를 지혜롭게 결정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애초부터 상처 받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상처 받지 않으려고 애쓰기보다는 상처를 덜 받거나 상처에서 빨리 회복되는 방법이나 상처에 집착하지 않고 살거나 상처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을 익히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한 일이다.

 

 

 이루어질 인연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이루어지게 되어 있고, 이루어지지 않을 인연은 아무리 애를 써도 이루어지지 않게 되어 있다. 그러니 나를 힘들게만 하는 인연은 붙잡지 말고 그냥 놓아주는 것이 좋다.

 

 좋은 점만 보이던 시간이 지나고 단점이 조금씩 보일 때가 되면 그때부터 진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봐야 하는 것이다. 상대의 단점을 고치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바라볼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그 단점까지도 그 사람임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진짜 사랑이 시작된다.

 

 그 누구도 그 무엇으로도 자신의 빈 공간을 영원히 채울 수는 없다. 결국 빈 공간은 처음부터 나의 것이었고 우리는 그렇게 반쯤은 빈 채로 살아가는 것이다. 살아 있는 동안 우리는 아무리 채우고 채워도 허기질 것이다. 그래서 채우는 일보다 비우는 연습을 해야 한다.

 

 열심히만 산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자신을 지키며 사는 게 더 중요하다. 오늘이 끝이 아니고, 지금 이 길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위대한 성공은 너무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 별일 일어나지 않는다. 공기처럼 가볍게, 햇살처럼 맑고 빛나게, 재밌고 신나게 오늘을 산다면 그게 바로 위대한 성공인 것이다.

 

 

 속마음이 진정 원하는 것을 모르면 겉마음에 휘둘려 허황된 것만 따르다가 결국 허무함을 느끼게 된다. 진짜로 원하는 것이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에 만족이 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자기 스스로 무엇을 하기 원하는지, 왜 원하는지를 정확히 알 때 자기만의 행복과 성공을 얻을 수 있다.

 

 마음의 고통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미루고 있을 때 온다. 오늘 몇 시부터는 구체적인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이 됐을 때는 두말없이, 딴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해버리자.

 

 남들이 별로라고 했던 영화를 보고, 남들이 맛없다고 한 음식점을 가봤지만 영화는 재밌었고 음식은 맛있을 수 있다. 그러니 행복의 기준은 남들이 아닌 내가 행복해야 진짜 행복한 거다.

 

 인생을 꼭 이해할 필요는 없다. 인생은 축제와 같다. 하루하루 일어나는 그대로 맞이하라. 바람이 불 때 흩날리는 꽃잎을 줍는 아이들은 그 꽃잎들을 모아 둘 생각은 하지 않는다. 꽃잎을 줍는 순간을 즐기고, 그 순간에 만족할 뿐이다.

 

별은 밤에도 길을 잃지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장님도 아니야 노동자도 아니야 - 특수고용노동자 이야기
이병훈 외 지음, 박진희 사진 / 창비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장님도 아니야 노동자도 아니야

 

 

 이 책에 관해 간단히 소개하면 1부에서는 특수고용노동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각각 자신의 직업에 대한 불만이 다양하게 나오고 작가의 생각이 2부에서 나온다. 또한 이 책에 나오는 직업은 우리들이 흔히 접하기 쉬운 요구르트 아줌마, 학습지 교사부터 접하기 어려운 채권추심원, 골프장 경기보조원까지 아주 다양하다.

 

 이 중에서도 접하기 쉬운 학습지 교사와 접하기 어려운 골프 경기 보조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먼저, 학습지 교사는 어렸을 때 경험해보았고 대부준의 아이들도 어렸을 때 다양한 학습지를 경험했을 것이다. 그래서 학습지 교사는 돈도 많이 벌고 안정적인 직업인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학습지 교사들의 임금은 150~170만원 정도였다. 하지만 예전에는 200만원 이었단다. 그러나 점점 수수료가 낮아져서 월급이 줄어드는 추세이다. 또 학생들의 생일이거나 뇌물성 선물 등등 영업에 관한 아이들 선물은 원래는 회사에서 지급되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끊기기 시작했고 이젠 선생님들이 직접 사비로 구입해서 주게 되었다. 그러니 결국 받는 월급은 더 적어지는 것이다.

 

 초반에는 학습지 열풍이 불어 너도나도 신청해서 하루가 부족할 정도로 돌아다녔다. 그때는 몸은 힘들었지만 그만큼 들어오는 돈이 있어 괜찮았다. 하지만 요즘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몸은 덜 힘들게 되었지만 행복하지는 않다.

 

 학습지 교사는 작업환경도 열악하고 어려운데 먼저 신청한 학생들의 학습지를 큰 가방에 가득 담고 많으면 2개씩보통은 1개씩 들고 차로 이동하는 선생님들은 그나마 나은 실정이지만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선생님들은 어깨, 허리에 무리가 가서 다치기 쉽다. 이렇게 힘들더라도 선생님 대접을 제대로 받는다면 괜찮겠지만 대부분의 엄마들이 학습지 교사는 선생님으로 여기지 않는 점이 더욱 힘들게 한다.

 

 이런 다양한 문제들을 개선하고자 노조가 있지만 아직 개선된 점은 없고 회비를 모아 모임하는게 다이다. 그러나 앞으로 더욱 열심히 활동해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한다.

 

 다음은 접하기 어려운 골프 경기 보조원이다. 이 직업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필드에서 있을때는 공을 주우러 다니거나 손님들이 불편해하시는 것을 전반적으로 해결을 해주는 직업이다.

 

 골프 경기 보조원 중에서도 제일 말단인 캐디의 차별 대우는 매우 심하다. 한 캐디는 경기보조원 일을 하던 중 날아노는 골프공을 막으려다 손이 부러진 적도 있다. 캐디를 다치게 한 손님은 치료비로 20만원을 던져주고 갔지만 치료비는 40만원이 나왔다. 하지만 힘 없는 직업이다 보니 말도 못하고 그냥 넘어갔다.

 

 한번은 정년을 핑계로 갑작스럽게 12명을 자른적도 있다. 그 이유는 손님들이 젊은 여성 캐디 즉, 경기보조원을 원해서 어쩔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런 대우를 받으면서 받는 경기보조원의 임금은 1일 18홀에 3천원이다. 즉 계산해보면 월급은 최소 9만원에서 최대 18만원, 보통 13~15만원이다.

 

  이 얼마안되는 돈을 받기위해 부당한 대우, 열악한 환경에서 일을 하는 캐디들은 결국 일어났고 노조를 설립했다. 이런 노조를 설립하기 전에는 노조를 만든 경험도 노조를 만들려는 분위기도 없어서 노조를 만들려 할 때 회사측의 압박과 눈치가 있었지만, 점점 불만들이 많아지고 바라는 것들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노조가 형성되었다.

 

 이렇게 생긴 노조는 회사측에 의사를 전달하게 되고 회사측은 노조의 말을 수용하며 환경이 점점 바껴가고 있는 추세이다.

 

 이 책에 나오는 사건들처럼 열악한 환경, 부당한 대우, 점점 들어드는 임금 등에 대해 정부가 조치를 취해줬으면 좋겠고 지금도 열심히 더 나은 환경과 더욱 정당한 임금을 받기 위해 싸우는 노조분들에게 진심어린 박수를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 히틀러에게 저항한 학생들, 백장미단 이야기 러셀 프리드먼의 역사 교양서 2
러셀 프리드먼 지음, 강미경 옮김 / 두레아이들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히틀러는 정치적, 경제적으로 혼란기였던 1933년에 수상 자리에 올랐다. 독일은 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했다. 전승국, 즉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이 주도해 맺은 평화 조약(베르사유 조약)은 독일 국민에게 전쟁을 일으킨 책임을 물었다. 이 베르사유 조약에 따라 독일은 무장을 해제하고 일정 지역을 포기해야 했을 뿐만 아니라, 전쟁이 몰고 온 모든 형태의 파괴와 손실에 대한 보상으로 엄청난 액수의 배상금을 지불해야 했다.

 

 1930년대에 독일에서 자라난 청소년치고 히틀러 청소년단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은 청소년이 거의 없었고, 그 점에서는 숄 씨네 집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1935년 9월, [뉘른베르크 인종법]이 시행되면서 유대 인들은 독일 시민권을 박탈당했으며, 유대 인과 터놓고 지내던 독일인들은 이제 의심을 받았다.

 

 1937년 가을, 게슈타포는 불법 청소년 단체 d.j.1.11 회원들과 그 동조자들을 잡아들이는 대대적인 단속 작업에 들어갔다. 독일 전역에서 체포된 청소년들은 슈투트가르트의 게슈타포 본부로 끌려갔다. 그중에는 당시 열다섯 살이던 한스의 남동생 베르너, 그리고 잉게와 조피도 포함되어 있었다.

 

 

 1939년 9월 1일, 나치 군대가 폴란드로 진격해 들어가면서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었다. 이틀 뒤 프랑스와 영국은 독일에 전쟁을 선포했지만 폴란드 인들을 구하기에는 때가 너무 늦고 말았다. 폴란드는 나치의 속전속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다가 한 달 만에 항복했다.

 

 1942년 6월 말, 반나치 전단이 뮌헨 지역 우편함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제목은 '백장미단의 전단'이었다.

 

 그해 여름, 백장미단의 전단은 잇달아 세 차례 더 나왔다. 7월 말에 이르자 비밀 활동에 가담한 학생은 열두 명으로 늘어났다. 히틀러와 나치를 공격하는 이들의 전단은 독일 도시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한편, 뮌헨의 건축가 만프레트 아이케마이어가 외진 곳에 있는 자신의 작업실을 백장미단 모임 장소로 빌려주겠다고 제안해 왔다. 자칫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는데도 그는 학생들이 작업실 지하에서 전단을 인쇄하고 복사용기를 보관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 주었다.

 

 1942년 6월과 7월에 걸쳐 전단이 잇달아 모습을 드러낼 무렵 독일 군대는 소련 깊숙이 진격해 들어가고 있었다. 

 

 

 1943년 2월 3일, 독일군은 스탈린그라드에서 러시아 군대에 포위된 채 엄청난 수의 사상자를 내고 결국 항복했다. 독일군 42만 명 가운데 살아남은 사람은 겨우 9만 명이었다.

 

 1943년 2월 18일 목요일 아침, 한스와 조피는 프란츠요제프가 13번지에 있는 하숙집을 나와 몇 블록 떨어진 대학교로 출발했다. 한스는 전단 약 1만 5천 장을 빽빽이 채워 넣은 커다란 옷가방을, 조피는 몇 백 장을 넣은 서류 가방을 들고 있었다.

 

 1943년 2월 22일 월요일 오전 10시, 그러니까 처음 체포되고 나서 나흘째 되는 날 조피와 한스, 크리스토프는 뮌헨 유스티츠 궁에서 열린 이른바 인민 법정에 출두했다. 이 특별 법정은 정의를 집행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치 체제의 적들을 근절하기 위해 설치된 법정이었다. 그날 아침 법정 안은 미리 초대받은 나치 당 간부, 돌격대원, 군인들로 꽉 들어차 있었다. 피고들의 가족이나 친구는 재판 참석이 허용되지 않았다.

 

 판결은 예상했던 대로였다. 잠시 휴정이 있고 나서 오후 1시 30분, 프라이슬러 판사는 피고 모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셋 다 단두대형을 선고받았다. 히틀러에 반대했기 때문에 그들은 목숨을 내놓아야 했다.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그날 오후 4시, 한스와 조피, 크리스토프는 차례차례 교도소 사무실로 불려 갔다. 수석 검사가 커다란 탁자에 앉아 사형 선고문을 낭독하는 동안 그들은 그 앞에서 있었다. 선처는 기대할 수 없을 듯했다. 처형은 정확히 오후 5시에 집행될 예정이었다.

 

 1944년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독일군은 유럽 전역에서 수세에 몰리기 시작했다. 동부 전선의 러시아 군대와 서부 전선의 영국-프랑스-미국 연합군은 히틀러의 제3제국을 궁지에 몰아넣기 시작했다.

 

 그해 8월, 연합군은 파리를 해방했다. 1945년 3월, 러시아 군대는 엘베강에서 미국 군대와 공동 작전을 펼쳤다. 히틀러는 폭격으로 초토화된 베를린의 지하 벙커로 후퇴했다. 4월 30일, 그가 자살한 데 이어 5월 7일 독일이 항복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장님, 5시에 퇴근하겠습니다
이와사키 유미코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2014년에 내각부가 발표한 '일과 삶의 균형'에 관한 개인, 기업 서베이 결과를 보면, 노동시간이 긴 사람일수록 상사로부터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일이 늦다는 부정적인 인식은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테면 상사가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라 평가하는 기준을 자세히 살펴보면, 하루 노동시간이 열 시간 미만인 경우는 38%인 데 비해 열두 시간 이상인 사람은 53%였다고 한다. 책임감이 강한 사람, 일을 잘하는 사람 같은 긍정적인 인식에 대해서도 비슷한 경향이 있는 듯하다.

 

 

 제품 자체에 차별성이 있다면 영업이나 판촉에 막대한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다. 특히 압도적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 제품은 콘셉트와 셀링포인트가 분명한 광고를 만들 수 있게 해준다. 당연히 고객에게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되고 잘 팔리는 제품이 되는 것이다.

 

 기업은 늘 안정적인 수입이 없으면 이익을 내기 위해 밤늦게까지 일해야만 한다. 그런데 압도적으로 차별화된 제품을 계속 개발하면, 히트 상품이 나오게 되고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밤늦게까지 일할 필요가 없게 된다.

 

 랭크업 회사에는 차별화된 제품 개발력 외에 '제품을 알기 쉽게 전한다'라는 비결이 있다. 이것은 효율 경영에 없어서는 안 되는 힘이다.

 

 또다른 비결은 친절하고 공손한 서비스이다. 직원들은 고객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 고객 엽서를 제품과 함께 상자에 넣는다. 이 엽서를 통해 고객은 언제나 의견을 보낼 수 있다.   

 

 

 랭크업은 창업하고 나서 4년 동안 아무리 늦어도 저녁 7시 이전에는 퇴근하는 회사였다. 그러나 사장의 출산으로 변화를 겪는다. 출산 후 사장은 그동안의 공백 기간을 메우려고 열심히 일했으나 전과 똑같지는 않았다. 사장이 출산했을 무렵 회사는 시스템 트러블을 겪고 있었고 창업 이후 처음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심야 야근이 계속 되었다.

 

 또한 야근을 하면서까지 자잘한 기존 사업을 유지하기보다는 늘 새로운 발상으로 새로운 업무를 발전하고 싶어서 사무직을 폐지하게 된다.

 

 사무 작업은 아르바이트나 파견직 직원에게 맡기고 회사 직원들은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사무직을 폐지한 것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그것은 인사 평가 제도를 채용했고, 직원들이 정년까지 일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이다.

 

 이런 랭크업 회사는 야근이 거의 없고 오후 5시에는 다들 퇴근한다. 게다가 실적은 10년 연속 흑자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최악이었다. 직원들은 불평과 불만이 많고 스트레스로 가득했다. 결국 몸이 안 좋아 쓰러진 직원이 생길 만큼 최악의 환경이었다. 야근을 안 하고 일찍 퇴근해도 직원들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사장님, 5시에 퇴근하겠습니다

 

 인간의 가치관은 그 사람의 인생 경험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저마다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치관을 전부 다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회사의 가치관이 정해지면 직원은 그것이 자신의 것과 약간 다르더라도 이해하고 그에 따르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러면 모두가 같은 방향성과 판단 기준을 갖게 되는 것이다.

 

 10년 동안 경력직 직원을 뽑아 직원 수가 늘어났는데 직원들의 가치관이 제각각이라 모두가 같은 방향을 목표로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작정하고 신입 사원 채용을 시작하는데 그것이 대성공을 거둔다.

 

 신입 직원의 경우에는 일단 입사할 때부터 어느 정도 회사의 가치관에 동의한 거라 볼 수 있고, 부서를 배치하거나, 인사이동을 하는 것에도 부담이 없다. 결과적으로 직원을 육성하기 좋다.

 

 한편 경력 직원은 전문직 채용이 많아서 자신의 과거 경력을 좀 더 성장시키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인사이동이 어렵고 조직이 종적 구조가 되기 쉽다. 신입 직원의 존재가 경력 직원들에게 자극도 된다. 그래서 이 회사는 신입 직원도, 경력 직원도 즐겁게 일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