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룡, 7년의 전쟁 - <징비록>이 말하는 또 하나의 임진왜란
이종수 지음 / 생각정원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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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을 보는 다른 눈류성룡

선조광해군류성룡이순신 이들의 공통분모는 임진왜란이다임진왜란의 당사자이지만 바라보는 시각에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는 처지의 다름으로 해서 임진왜란에 임하는 자세와 태도가 달랐다는 차이점이 있을 뿐이다왕 선조는 이 전쟁의 총괄적 책임자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자신의 본래 임무를 방기한 것이나 매한가지인 모습을 보였다왕세자는 어려운 시기 다음 왕위를 계승할 지위에 있으면서 분조를 이끄는 등 한계 지워진 자신의 임무를 임했다류성룡에 의해 천거된 후 자신의 임무인 바다를 철통같이 지켰던 수군의 이순신이들과는 다소 다른 자리에서 전쟁의 전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던 류성룡이다.

 

여기에서 주목하는 류성룡은 징비록이 있기에 매우 특별한 존재로 역사에 기록되었다. ‘징비록으로 기억되는 사람이기에 징비록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는 사람이다. ‘징비록은 류성룡이 1592년부터 7년에 걸쳐 진행된 임진왜란의 원인과 전황 등을 기록한 전란사다유성룡(柳成龍, 1542(중종 37)~1607(선조 40))은 조선 중기의 문신·학자이다호는 서애(西厓)이다. 21세에 이황을 찾아가 수 개월 동안 근사록을 수학하였다학문적 업적보다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수습한 경세유로서의 업적이 보다 주목되는 인물이다.

 

이종수의 류성룡, 7년의 전쟁은 바로 그 징비록를 바탕으로 한 류성룡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징비록를 따라가면서 주목하는 것은 류성룡의 마음 속 이야기를 저자의 시각으로 따라간다는 점이 특이하다실록과 류성룡이 남긴 징비록’, 그리고 문집들을 중심으로 저자 이종수는 임진년부터 무술년까지, 7년간의 전쟁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한 또 하나의 임진왜란사로 볼 수도 있다임진왜란사를 류성룡이라는 한 인물에 집중해서 재조명한다는 것이다.

 

류성룡, 7년의 전쟁은 전쟁사로 읽히지만 류성룡의 삶의 중심이 되었던 징비록에 기록된 그 7년의 시간에 한정하여 삶을 조명한다그렇기에 혹독한 삶의 현장에 처한 한 인간의 고뇌와 결단이 중심이 된다물론전쟁을 함께 이겨나갔던 당시의 선조를 대할 때마다 가슴 아파했던 마음의 거리당파가 달랐지만 이덕형을 향한 깊은 신뢰, ‘그의 바다를 지킨 이순신을 향한 마음무엇보다 전란을 가장 고통스럽게 견디는 백성들에 대한 연민 등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징비(懲毖)’는 미리 징계하여 후환을 대비하라는 뜻이다주어진 일에 최선을 대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는 것이다징비록을 남긴 류성룡의 본심은 살아남은 자의 책임을 말하고자 했다는 것이다.이 마음을 바탕으로 하여 이종주의 시각으로 본 류성룡과 임진왜란을 새롭게 볼 수 있는 기회다징비록에 대한 단순한 해설이 아닌 명확한 목적의식을 갖는 시각으로 바라본 류성룡이라는 점이다.

 

텔레비전 드라마와 각종 책의 발간 등으로 류성룡과 징비록이 주목받고 있다그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바로 징비(懲毖)’에 있다고 보인다국가와 백성의 안위가 최우선이었던 징비의 목적이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여기에도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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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률의 조화
판소리, 악기를 만나다.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 상반기 정기공연 본향
2015. 5. 30 오후 4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판소리와 관현악이 어우러지는 공연이다. 판소리 흥보가, 심청가, 수궁가, 춘향가, 적벽가 다섯바탕의 눈대목을 유장영, 김만석, 황호준, 이경섭 작곡가의 편곡으로 판소리를 음으로 만나는 귀한 자리다.


판소리의 매력은 준비없이 들어도 언제든 그 맛과 멋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판소리 한대목을 듣고 그 소리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기악의 다양한 소리가 이끄는대로 마음이 따라간다.


보통의 국악관현악단과 차이가 있다. 기악단, 창극단, 무용단이 국립민속국악원의 이름으로 모여 한자리를 만든다는 것이 그 차이를 만드는 한 요인으로 보이기도 한다. 다양한 장르가 한자리에 어우러져 만드는 공연의 매력이 좋다.


멋진 자리다. 판소리도 더없이 좋다. 더불어 관현악의 음의 조화가 돋보인다. 우리 악기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음의 조화가 주는 감동과 떨림의 순간을 맞볼 수 있기를 목마르게 기다렸다. 오늘에야 비로소 그 자리에 함께했다.


이런 감동을 전하는 공연에 관객이 많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 멀리 전남에서 이 공연을 보러 일부러 간 사람에게 빈객석은 아쉬움이었지만 적극적인 관객과 하나되는 어우러짐은 어느 공연보다 좋았다.


앞으로 어떤 연주를 들려줄지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의 연주를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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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백운동 별서정원 - 동백 숲길 맑은 그늘 물 끝난 곳 구름 이네
정민 지음, 김춘호 사진 / 글항아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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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빛나는 곳백운동 별서정원

선비정신이 오롯이 깃들어 있는 곳 중 하나가 서원이다서원의 현재적 가치는 그리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이런 이유로 인해 전국에 존재하는 수많은 서원은 퇴락의 길에서 겨우 숨을 쉬는 꼴로 건물이나 지키는 것이 현실이다하지만이런 공간도 후대 사람들에 의해 어떻게 활용되는가에 따라 옛정신과 현대의 사람이 만나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기도 한다그 한 예로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속한 월봉서원에 있다월봉서원은 고봉 기대승의 선비정신을 모신 곳으로 뜻있는 사람들과 후손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에 힘입어 이 시대에 어울리는 정신의 함양과 문화 활동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드러나지 않았다고 잊혀진 것은 아니다관심을 갖고 지켜오고 또 곁에서 말없이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언젠가는 세상에 빛을 발하는 날이 올 것이다월봉서원이 그렇듯 또 한곳이 옛사람의 정신과 현대인의 만남이 준비되고 있는 곳이 있다강진 백운동 별서정원이 그곳이다.

 

2014년 봄 강진군에서 백운동 별서정원을 관광지화하겠다는 계획을 듣고 백운동 별서정원의 역사와 중요성을 잘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그 가치를 일깨워주고자 관련 역사 기록의 정리를 자청하고 나선 것이 그 출발이다따라서 이 책은 강진군 향토문화유산 제22호로 지정된 전통 정원인 백운동 별서정원의 문화적 잠재 가치를 확인하고 남아 있는 각종 문헌 자료와 시문을 통해 이 권역의 역사와 문화를 일반에 널리 알리고자 집필되었다숨어 있는 공간을 어떻게 하면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문화콘텐츠로 개발하고 이를 통해 현대인들이 누릴 수 있는 정신과 문화가 함께 숨 쉬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그 의도다.

 

이를 위해 정민교수는 강진 백운동 별서정원이 가지는 가치를 밝히고 있다우선숨어 있는 백운동 별서정원의 공간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아직 남아 있는 문헌 기록을 통해 백운동 별서 원림의 연원과 유래를 밝히며다산 정약용이 남긴 백운첩을 통해 백운동 12경을 사진과 함께 제시해 별서 원림의 세부 윤곽을 그린다그 외백운동을 노래한 시문들과 이를 남긴 문인들의 자취를 좇아가며 다산과 백운동에 얽힌 인연에 대한 이야기도 찾아 본다다음으로 차문화를 탄생시킨 산실로서 백운동의 위상을 정립하고자 한다.마지막으로 이를 종합하여 한국의 전통 별서 원림과 문화공간으로서 백운동이 점하는 지위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조선시대 전통 원림의 원형이 세월의 흐름에도 녹슬지 않고 그대로 간직돼 제 속살을 드러낸다담양의 소쇄원과 명옥헌강진의 다산초당 및 해남의 일지암과 견줄 만한 이곳은 조선 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조선시대 시문학의 작은 축을 형성했다 할 만큼 숱한 작품들의 산실 공간이다.”

 

김창흡과 김창집 형제신명규와 임영송익휘와 김재찬이하곤 등과 더불어 19세기 이후 정약용황상,이시헌초의와 소치 등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그 존재가 드러나고 있지만 현재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강진 백운동 별서정원’ 대한 이러한 발굴이 앞으로 어떤 문화적 가치로 자리매김할지 지켜보고 싶다.

 

동백림과 비자나무 숲을 이룬 길을 따라 백운동白雲洞이라 새겨진 바위를 지나고 작은 폭포를 이루는 계류를 만나는 곳이 숨어 있는 강진 백운동 별서정원이 정민 교수의 제안에 따라 전통정원의 공간에 시문학과 차가 어우러지는 문화콘텐츠가 구축된다면 우리시대 또 하나의 살아 숨 쉬는 전통을 만들어가는 귀중한 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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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극

판에 박은 소리 Victor 춘향


2015. 5.23(토)~25(일) 오후 4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양질의 국악콘텐츠를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 지방자치단체마다 국악관련단체가 있다. 국악의 대중화와 그 지평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는 두손들어 환영한다. 가까운 곳에서 자주 찾고 즐길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는 것 처럼 좋은 것이 있을까? 하지만,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난 국악관련단체가 모두가 대중들과 함께 국악이 가지는 멋과 맛을 누리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더군다나 퓨전이라는 장르가 정체성의 혼란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질적 담보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서양음악의 대중성에 편승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자주 찾는 국악관현악단의 연주회의 안일한 연주에 실망을 거듭하던 차에 만난 국립민속국악원의 소리극 "판에 박은 소리 Victor 춘향"은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공연이었다. 일차적으로 소리꾼들의 소리가 좋다. 정통 판소리의 멋과 맛을 제대로 전달해주는 능력에 박수를 보낸다. 또한, 춘향제 기념으로 판소리 춘향가를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는 기획도 볻보인다. 

1937년 일본의 레코드사에서 당대 판소리를 주름잡았던 소리꾼들이 모여 '판소리 춘향가'의 녹음 현장을 2015년 고스란히 복원시켜내면서 새롭게 접근하는 '판소리 춘향가' 의 매력 속으로 안내하고 있다. 암울했던 시대 백성들의 애환을 달래주었던 판소리가 여전히 그 맛과 멋으로 현대인들의 가슴으로 스며드는 시간이었다. 




관객을 만족시키는 것은 공연뿐 아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관객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보여 반갑기만 하다. 공연의 시작과 끝나는 싯점을 잘 활용하는 관객을 향한 열린 마음이 좋다. sns의 적극적인 활용, 포토존으로 배우와 관객의 만남 등도 공연 이후 관객에 대한 배려로 박수받기에 충분하다.

국립민속국악원 페이스북 관리자에게 감사드린다. sns에서 국악관련단체를 팔로우하면서 공연소식이나 국악관련 소식을 접하고 있는데 이번 공연을 보게 된 것도 국립민속국악원의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되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sns활동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제가 사는 곳는 광주광역시, 전주시, 남원시가 비슷한 거리에 있다. 그런 거리적 특성을 활용하여 국악공연이나 연주회를 자주 찾는다. 이번 판에 박은 소리 Victor 춘향으로 처음 만난 국립민속국악원의 공연과 연주회는 앞으로 자주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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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화'

네 집은 남쪽나라 바닷가 어느 바위틈이 아닐까?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 19살 섬색시가 순정을 바쳐 사랑한
그이름은 총각 선생님 서울~엘랑 가지를 마오
가~지 마오"


순전히 이미자의 노래 '섬마을 선생님' 에 기인한 것 만은 아니다. 어린시절 바다를 향해 핀 이 꽂에 대한 기억이 함께 있기에 그 애절한 목소리에 묻어 중얼거리는 것이리라.


"당신은 해당화 피기 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 
봄은 벌써 늦었습니다. 
봄이 오기 전에는 어서 오기를 바랐더니 
봄이 오고 보니 너무 일찍 왔나 두려워합니다. "


한용운의 해당화라는 시의 일부다. 일찍부터 해당화에 마음실은 이가 어머니, 섬처녀를 비롯하여 바닷가를 서성이는 중년의 아저씨 등 여럿이다.


어린 순은 나물로 먹고 뿌리는 당뇨병, 치통, 관절염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꽃은 진통과 지혈은 물론 향수의 원료로도 사용한다.


온화, 미인의 잠결 등이 네 이미지에 붙여진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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