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청보리밭'


'보리' 
보리고개의 그 보리다. 나이 지긋한 사람들만 아는 세월의 무게는 사라지고 푸르름이 주는 싱그럽고 상쾌함을 찾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여든다. 이들 중 보리를 모르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새벽에 찾아왔던 그때랑은 많이 달라졌다. 지역민들이 함께하는 축제가 되기에는 여러모로 생각이 더해져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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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4-27 07: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정말 멋진곳 이예요^~^

지금행복하자 2015-04-27 0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번 주말 새벽에 갈 예정인데~ 기대되요~

무진無盡 2015-04-27 07:33   좋아요 0 | URL
그래요. 새벽이면 참 좋을거에요~^^

붉은돼지 2015-04-27 0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집니다. ^^
이모티콘이 빠져서 추가했어요 ㅎㅎ
 
홀로 서서 길게 통곡하니 - 소리 없는 통곡, 선비들의 눈물
신정일 엮음 / 루이앤휴잇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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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들의 눈물

옛사람들의 감정 표현은 솔직하다. 글로 만나는 옛사람들의 삶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보다 훨씬 감정에 충실한 모습이었다고 보인다. 문장이나 시를 통해 사랑하는 가족이나 부부 사이, 스승이나 벗과의 마음 나눔, 연인을 그리워하는 마음 등을 보면 확실히 절절한 내용이 많다. 선비라고 예외일 수는 없어 보인다.

 

선비라고 하면 우선 의관정제(衣冠整齊)하고 서안(書案) 위 펼쳐진 책을 읽는 모습을 상상한다. 극도로 절제된 언행을 통해 자신을 관리하며 근엄한 모습으로 감정에 치우치는 일이 없는 모습이 아마도 선비라는 말에 담긴 이미지가 아닌가 한다. 선비 또한 일상을 살아가는 인간인지라 이런 모습이 전부는 아닐 것인데 고착화된 이미지로 인해 고충이 많았을 것 같아 미소가 절로 인다. 그런 이미지의 선비이기에 비록 글이지만 자신의 감정을 노출하는 모습은 낯설기도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확실한 감정 전달도 없을 듯하다.

 

이러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그 선비들이 남긴 글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사랑하는 자식과 아내, 가족, , 스승의 죽음 앞에 미어진 가슴을 부여잡고 소리 없이 울었던 조선 선비들의 절절하고 곡진한 문장을 담은 책이 새로 쓰는 택리지(10)’의 저자 신정일의홀로 서서 길게 통곡하니.

 

정약용, 박지원, 이덕무, 홍대용, 허균, 김정희, 기대승, 윤선도, 이산해, 송시열, 정철 등 우리가 그 이름만으로도 익히 알만한 조선의 선비들이다. 그 선비들의 남겨진 글 속에 부인, 자식, 형제, 스승, 벗의 죽음을 맞아 그 애통한 심정을 글로 남긴 것들을 모았다.

 

이 책에서 주목하는 감정은 슬픔이다. 그 슬픔을 나타내는 말이 ()’이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은 하늘이 무너지는 고통과 같다는 뜻의 천붕지통(天崩之痛)’, 남편을 여읜 아내의 아픔은 성()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고통이라는 붕성지통(崩城之痛)’, 아들 잃은 부모의 고통 서하지통(西河之痛)’ 등이 그것이다. 체면과 절제를 중시했던 조선 선비들은 이러한 고통에서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했는지에 주목하여 그에 관련된 글 44편을 모았다.

 

두터운 정의는 차마 글로 쓸 수 없고 아프고 쓸쓸한 말은 혹시라도 너의 마음을 근심케 할까 두렵다.”- 신대우 둘째딸의 1주기를 맞아

 

월하노인 통해 저승에 하소연해 / 내세에는 우리 부부 바꾸어 태어나리 / 나는 죽고 그대만이 천리밖에 살아남아 / 그대에게 이 슬픔을 알게 하리라.” - 김정희, 아내 예안 이씨의 죽음을 애도하며

 

기둥이 부러지니 사람은 절망하고 / 난초가 시드니 해는 장차 추워지리 / 옛집에 슬픈 바람이 일고 / 거친 산에는 묵은 풀이 쇠잔하도다.”- 기대승, 죽은 동생을 위한 만장 중에서

 

선비 역시 한 인간으로 따뜻한 마음을 지닌 한 아버지이자 아내를 그리워하는 남편이며 뜻을 함께 나누는 벗이었다. 어쩌면 지켜야만 할 체면과 위신으로 인해 억눌러 두었던 감정을 표현할 때가 되면 더 절절한 슬픔 및 눈물, 아픔을 담았을지도 모른다. 가슴시린 선비들의 굵은 눈물을 흘릴 때 그 속은 어떨까? 옛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슬픔을 감당하는 모습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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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봄향기속으로...'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제96회 정기연주회
지휘자 : 최원록(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부 지휘자)


소금, 가야금병창, 판소리와 함께 국악관현악의 협연이다.

*관현악 : 비발디 사계 중 봄, 매화, 봄 향기 속으로ᆢ
*소금협주곡 : 초소의 봄(소금 박기진)
*가야금병창 : 고고천변, 새타령(가야금 병창 하선영)
*판소리와 관현악 : 흥보가 중 제비노정기, 박타령(판소리 김나니)


무엇인가 달라졌다. 훨씬 밝아진 표정의 연주자들에게서도 그 달라짐의 모습을 확인한다. 그 차이는 크지 않을 수도 있다. 달라진 중심에는 바뀐 지휘자가 있다. 여리면서도 섬세한 소리가 첫 연주회 무대에 오른 지휘자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보인다. 여물지 않은 풋풋함이 오히려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봄향기가 가슴을 일렁이게하듯ᆢ

그동안의 어느 연주회보다 좋았다. 최원록 지휘자의 연주를 자주 접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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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우 사진전' - 섬과 숲 사이


광주광역시립미술관
2015. 3. 19 ~ 6. 21


깊은 숲속 솔향이 번지듯 가슴을 덮쳐오는 무게가 온 몸을 감싸는 느낌에 우뚝 선 발걸음이다. 일단 커다란 화면에 압도된다.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욕망일까?
소나무 숲, 실제보다 더 큰 허상이지만 그 허상 속에 한없이 무너지는 마음을 겨우 붙잡고 버텨본다. 하지만, 이내 소용없는 짓임을 안다. 거대한 자연 앞에 우뚝 설 수 있는 존재는 없다.


배병우의 바다 또한 자연 앞에 민낯이고픈 마음의 산물로 보인다. 시간이 만들어 놓은 흔적을 아로세긴 마음자리가 그곳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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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행복하자 2015-04-22 2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며칠전에 다녀왔습니다.
소나무만 알고 있었는데 다른 작품도 볼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섬에대한 작품들이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프레이야 2015-04-22 23: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광주군요. 가보고 싶은데 멀군요.
몇 해 전에 부산시립미술관에서 한
강연도 참 재미있게 하시던 기억이 납니다.
유익하고 에너지 넘치는 강연이었어요.
 
책이 좀 많습니다 - 책 좋아하는 당신과 함께 읽는 서재 이야기
윤성근 지음 / 이매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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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좋아하는 이웃의 서재 이야기

2015년 여전히 책읽기를 취미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시대가 변하다보니 책을 읽는 것 자체가 신기하게 여지는 분위기와 여전히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부러운 시선이 교차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현실을 반영하듯 책 읽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 그만큼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출판현실이겠지만 여전히 책은 쏟아진다.

 

수요가 있다는 소리다. 그 수요의 중요한 축을 차지하는 사람들이 이른바 책만 보는 바보들일 것이다. 그들의 손에 들어와 머물던 책은 소중한 공간에 쌓이거나 아니면 돌고 돌아 사람과 사람 사이에 다리를 만든다. 책은 그 바보들에게 즐거움의 대상이며 벗이고 소통의 매개다. 그런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책은 용도폐기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책이 좀 많습니다'왜 지나간 것들은 모두 따뜻할까'라는 질문으로 기억되는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의 저자 윤성근의 최신작이다. 헌책방을 운영하며 그 책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생각하는 저자는 지극히 평범한 이웃에서 책읽기를 좋아하는 애서가 23명을 만나 그들에게 책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본다.

 

수의사, 번역가, 대학생, 회사원, 교사, 백수 등 실로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에서 책이 가지는 의미를 나름대로 설파한다. 책 읽는 즐거움을 아는 사람들의 책에 관한 이야기이기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주목받을만한 이야기 꺼리다. 몇 만 권을 자랑하는 장서가가 아니라 그저 허름한 책꽂이 몇 개 있는 내 옆의 애서가들이다. 그들의 책에 대한 사랑은 지극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책에 대한 욕심으로 자신을 채우는 사람들은 아니다.

 

책에 관한한 내노라하는 애서가들의 서재가 궁금했다. 하여, 저자는 그들의 서재를 탐방한다. 물론 서재주인의 동의와 허락을 얻고 그 서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니 애서가들의 서재의 민낯을 볼 수 있다. 책을 정리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른 특색을 가진다. 그것으로 그 사람의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성격의 소유자인지도 가늠이 된다.

 

2만권이 넘는 책을 소유한 국어 교사 허섭, 컨테이너에 개인 도서관을 만든 프리랜서 윤성일, 붙박이 옷장을 고쳐 비밀 서재를 만든 자유기고가 전영석, 추리소설을 중심으로 한 장르 문학으로 책장이 꽉 찬 번역가 이경아, 좋아하는 시인들의 전집을 잘 갖춰놓은 국어 교사 김주연, 자기만의 부엉이 소굴에 만화책을 꽉 채워놓은 북디자이너 이종훈, 요괴와 도깨비로 작은 도서관을 꾸린 대안 학교 교사 전희정, 세계 문학만 따로 모은 작은 도서관을 만들고 싶다는 대학원생 이시욱, 판타지 소설책에 푹 빠져 사는 대학생 이종민, 아이들하고 함께 역사를 공부하는 작은 도서관을 만든 도서관지기 오경선 등이 그들이다.

 

책 사고 책 읽고 책 나누는 책을 무지 좋아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자기가 위에 있다고 생각하거나 책 많이 읽은 것을 가지고 허세 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모르는 책을 알게 되고 겹치는 책을 읽게 된다. 또한 책이 책을 부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책 속에 책에 있어 그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한 분야의 깊이 있는 책읽기가 되며 분야가 확장되어 넓은 책읽기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자기가 서 있는 곳에서 책 읽으며 묵묵히 살아가는 평범한 생활인들의 책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책에 한발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되었으면 싶다. 그리하여 책 속에 담긴 우주는 여러 빛깔을 통해 세상을 알아가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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