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립국악원
무용단 기획공연-초청 명인 명무전

향연嚮宴
월하보무月下步舞

"시대의 춤을 만나다"

2015.12.15, 19:30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

*프로그랭
-호남한량무
-숨ᆞ산조
-흥푸리
-남무
-입춘
-교태
-호남살풀이
-설장고 춤

|조청명무|
최선, 김매자, 배정혜, 국수호, 문근성
|출연|
전라북도립국악원 무용단


나아감, 멈춤 다시 나아가고 멈춤. 모두가 흐름이다. 이 흐름을 관통하는 것이 호흡이다. 호흡이 달라지면 몸짓이 달라지고 달라진 몸짓은 내용을 구성한다. 이렇게 구성된 춤의 언어는 공감을 불러온다.


호흡에 따른 몸짓의 변화로 춤추는 이의 감정과 의지가 표현되고 이렇게 표현된 몸의 언어는 다시 관객과 향유된다. 이로써 무대 위 춤꾼의 춤은 관객과의 소통 속에서 완성된다.


향연嚮宴 월하보무月下步舞의 전라북도립국악원 무용단의 기획공연 '시대의 춤을 만나다'는 춤꾼과 관객이 그렇게 완성시켰다.


함께한 춤의 명인의 춤사위와 관객의 소통이 돋보이는 공연은 지역속에서 뿌리내린 전북도립국악원의 위상을 알게하기에 충분하다. 이는 수준 높은 관객의 호흥이 있어 한층 빛나는 춤의 세계로의 나들이가 되었다.


이 귀한 시간을 함께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김수현 전라북도립국악원 무용단장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고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내 안의 깊은 슬픔이 말을 걸때
한순 지음 / 나무생각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어에 녹아 담긴 삶

한국 문단에서 시인으로 등단하는 주요한 통로가 신춘문예를 통한 진출이라고 보인다중앙 지방지를 포함한 각 언론사 신춘문예를 통해 시인이라는 타이틀을 얻고 시인으로써 활동하게 되는 시인들이 자신의 시를 모아 시집을 발간하는 것이 그리 용이한 경우가 아닌 듯하다자신의 이름을 걸고 시집을 내는 것이 어떤 의미일지 그 짐작조차도 못하지만 그만큼 큰 사건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등단 이후 오랫동안 숨고르기를 한 시인들의 시집이 조금은 큰 무게로 다가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슬픈 음악과 한 방울의 눈물이

용서와 화해로 가는 다리라는 것을

꽤 자라서야 알게 되었다.

어떤 일들은 용서와 화해의 길로 접어들기도 하고

또 어떤 일들을 그 다리를 건너 하얀 연기처럼

공중으로 사라지기도 했다.

사랑하려 애쓰다 가는 것이 인생이라 했다.

애쓴 흔적풍경 속에 하나의 점처럼 앉아 있던 순간,

먼 시간 연기처럼 공중을 돌다

다시 내려와 앉은 풍경이 시가 되었다.

그러므로 나는 무엇도 규정하지 않는다.

푸른 바닷가 사방이 열린 누각에

얇은 옷을 입고 앉아 있다."

 

한순 시인의 첫 시집 서문이다오십대 중반에 이른 여자의 삶을 살았던 사람으로 삶의 굵은 굴곡을 건넌 시인의 마음이 담겼으리라 여긴다등단 후 첫 시집을 엮은 마음은 간단치 않을 것이다출판인의 섬세한 시각과 여성의 따스한 마음이 담겼을 시 한편 한편에 신경림 시인의 표현대로 "저렇게 농익을 때까지 한자리에 얼마나 앉아 있었"을까에 주목한다서툰 마음으로 첫 장을 넘긴다.

 

편집자로아내로엄마로 그간 마음이 흐르고 번지고 스며들어간 시간의 흔적들을 오랜 시간 묵혔다가 시집으로 엮었다.”고 이야기되는 것은 한순 시인의 시에 대한 기대감의 반영이라고 보인다.

 

장석주 시인은 여자 사람으로 주목하고 있다. ‘평화주의적 공존에 가 닿는것으로 한순의 시에서 발견되는식물성 시학으로 보고 있다나아가 최윤 소설가의 눈에는 여성성이 사그라들면서 삶 자체의 공허와 맞서는 여자그 여자의 무기는 물기이다.”라며 한 순 시인에 대한 시를 이해하는 시각을 제시한다.

 

여자편집자아내 엄마로의 일상을 살아오는 동안 삶의 굵직한 선을 넘을 때마다 시인의 시어는 담금질되어왔을 것이다시집의 제목처럼 제 안에 깊숙이 숨겨두었던 슬픔을 이제는 드러내도 될 만큼 성숙했다는 의지로 읽힌다제 빛을 더 강하게 내려는 것보다 오히려 녹아들고 섞이어서 조화를 이뤄야 각기 삶은 더 빛난다는 것을 알만한 시간을 쌓아왔을 것이란 기대감이 시인의 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환된다가까이 두고 자주 볼 시집으로 다가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햇살 그 반가움'
너무 멀리 있었다. 늦가을 지루한 장마에다 허를 찌르는 첫눈의 과한 마음까지 받아내느라 몸도 마음도 버거웠다. 이 수고로움에 위안삼으라는듯 햇살이 좋다. 그 햇살의 따스함에 무작정 안겨본다. 가슴으로 스며드는 온기가 온 몸으로 번지는 듯 마음까지 따스해 진다.

해바라기하는 쑥부쟁이도 버거웠으리라. 그 모든 것을 온 몸으로 맞이해야 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 따사로운 햇살을 온 몸에 가득담아 짧았던 한 철을 마감한다. 새로운 내일을 맞이하기 위해ᆢ.

햇살 번지듯 산을 넘어 온 따스한 소식이 반갑다. 그대, 더딘 가을과 함께 몸까지 짓누르던 무게 벗어내느라 힘겨웠을 것이다. 이제 새로 맞이하는 시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짧은 시간이다. 그 시간을 이 따사로운 햇살로 가득 채우시라. 
그대, 애썼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15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 하반기 정기공연 '2015 本鄕'


'韶林'소림


*프로그램
-기악합주 : '심청전 뱃노래, 신뱃노래'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 연주
-서용석류 해금산조
 해금 김승정ᆞ박선호, 장단 서은기
-서용석류 대금산조
 대금 성수봉, 아쟁 박지용, 장고 김성주
-기악합주 : 사계절의 노래(초연)
 편곡 박지용,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 연주
-태평소와 관현악
 태평소 허진,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 연주


*국립민속국악원의 기악단 하반기 정기공연은 민속악의 대부로 불리우는 고 소림 서용석 명인의 음악을 중심으로 작품을 구성하고 연주를 펼쳤다.


소림 서용석은 대금 명인으로 잘 알려진 선생은 대금뿐 아니라 해금, 가야금, 거문고 등 관ᆞ현악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었다고 한다. 또한 작곡에도 능통하여 국악계 팔방미인이셨단다. 오늘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의 연주로 서용석 선생의 음악을 만난다.


올 한해 국립민속국악원의 공연을 빼놓치 않고 보려고 했다. 공연으로 만난 국립민속국악원의 연주와 공연은 빼어난 실력으로 관객과 소통하려는 열정을 만나는 감동의 시간이었다. 접하기 쉽지 않은 국악공연에 대한 갈증해소에 국립민속국악원이 있었다. 먼길 마다않고 달려가는 이유다.


오늘 기악단의 연주는 민속악의 흥으로 이어진 맛과 멋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연주가 전하는 울림은 공연장에만 머무는 것이 아닌 감동으로 가슴에 담겨 차가운 겨울을 온기로 날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새해와 함께 다음 국립민속국악원의 공연이 기다려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그림같은 세상 - 스물두 명의 화가와 스물두 개의 추억
황경신 지음 / 아트북스 / 200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으로 그림 읽기

그림 읽어주는 책을 제법 만났다읽어주는 이들의 시각에 공감과 동의를 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았다.당연한 일이기에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그림을 그린 작가는 자신의 감정과 의지를 담아 작품을 만들어 내지만 그것을 보는 감상자는 그만의 감정과 의지로 작품을 대하는 이 차이가 그것을 만들어 내는 근간이 될 것이다.

 

이 차이가 작가와 작품 그 사이 감상자의 간격을 넓혀온 것이 현실이었다감상자가 작가의 의도에 집중하는 바에 따라 작품 이해를 한정시키는 풍조가 이를 대변한다고 보았다하지만 그림 읽어주는 책이 등장하면서 작가와 작품 그 사이 감상자의 간격을 좁혀주었으며 이는 더 많은 사람들을 미술작품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해왔다.

 

황경신의 '그림 같은 세상'은 이와 같이 그림 읽어주는 책으로 스물두 명의 화가와 그들에 관한 황경신의 시각을 봄여름가을겨울로 구분하여 묶었다황경신이 주목한 화가는 주가 서양화가다학교수업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익숙한 화가들이다보니 자연스러운 결과로 보인다.

 

구스타브 클림트앙리 마티스클로드 모네조르주 쇠라마르크 샤갈파울 클레르네 마그리트,알베르트 비어슈타트에드바르드 뭉크빈센트 반 고흐,

파블로 피카소이중섭’ 등 22명이 그들이다.

 

화가의 선정과 작품에 지극히 개인적 시각에서 출발한다당연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이란 의미는 그것이 공감과 소통의 근거도 되지만 때론 그 반대도 가능하다는 점에 있다내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책장을 펼쳐간다나도 좋아하는 그림이기에 읽어가다 손에서 놓아버리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나와 전혀 상관없을 것 같았던 그림이 내 인생으로 들어왔다내가 잘 알지 못하는 세계는 언제나 나를 격렬하게 끌어당긴다그 에너지가 나를 살아 있게 한다내 심장을 뛰게 한다어떤 그림을 처음 만날 때마다,그 속에 뻗어 있는 무한한 길들을 감지한다그 안에서 길을 잃으면 또 어떻겠는가여기 실린 이 글들은아름다운 그림 속에서 길 잃어버린 어느 몽매한 여행자의 기록이다"

 

책 표지에 담긴 황경신의 글이다그만큼 조심스런 접근이라는 말일 것이다하지만 글을 구성하고 써가는 작가의 이야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나아간다각각의 화가와 드림에 대한 이야기가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에서 출발하면서 일반적 명제의 도출로 이어지는 글로 구성되어 있다섬세하고 여리다그렇기에 더 감성적인 글이 독자와 거리감을 줄여주고 있다.

 

"나도 그림에 대해 말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으로 시작하는 것은 홍순명과의 인터뷰만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22명의 화가와 그림을 이야기하는 동안 내내 유지되는 기조로 보인다그림에 거리감을 두거나 담을 쌓았던 사람들에게 나도 그림과 친해질 수 있으며 내 마음대로 그림 읽어가는 일에 도전할 기회를 제공해 준다고 보인다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는 책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심킨포커 2015-12-11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너무 즐겁게 읽었던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