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품은 하늘'
어찌 알수 있으랴. 쏟아지는 눈보라 속에 청명한 하늘 있고, 그 하늘에 눈 있다는 것을ᆢ. 시린 콧등을 만지는 손길에서 제 맛 들린 겨울임을 안다. 그래 겨울은 이 맛이 있어야 겨울인 게다.

늘 지나고나서야 고맙고 소중하다는 것을 안다. 늦은 후회는 마음에 겹으로 쌓인다. 하여, 마음 다하지 못한 후회는 늘 서럽다. 이처럼 서러움으로 눈물지어본 사람은 안다. 지금이 다시 시작할 그때라는 것을. 겨울은 그 서러운 마음을 품어줘야하는 때이다.

겨울은 한 해의 끝만이 아니다. 새로운 봄을 준비하는 숨은 열정의 시간이다. 이때 겨울은 보지 못했던 수많은 생명들의 숨구멍을 보게 한다. 

하늘 너로인해 눈부신 속살을 드러낸 눈의 빛이 시리다. 그렇게 서로 기대어 빛나는 것이다. 
그대와 나처럼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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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꼬마리'
날개 없는 너의 고통을 안다. 돋아난 가시보다 더 많은 바람을 가쳤기에 외피를 그리 바꾼 것이리라. 누군가에게 묻어서라도 길을 나서야하는 헛헛한 마음이리라. 알기나 할까. 어린시절 아이들의 놀이감으로 동심을 담았던 적이 있다는 것을ᆢ.


전국 각지에 분포한다. 들이나 길가에서 자란다. 한해살이풀로 온몸에 짧고 빳빳한 털이 빽빽하게 깔려 있다. 창이자 또는 이당, 저이라고도 부른다.


8∼9월에 노란색 꽃이 암꽃과 수꽃이 따로 핀다. 수꽃은 다소 둥근 모양이고 많으며 가지 끝에 붙는다. 열매는 넓은 타원형으로 바깥쪽에 갈고리 같은 가시가 있다. 이 때문에 다른 물체에 잘 붙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열매는 신경 계통의 질환과 감기, 두통에도 약용한다.


'고집', '애교'라는 꽃말은 다른 물체에 잘 달라붙는 성질에서 유래한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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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오는 밤'
누군가는 기다리고 
누군가는 도망치고 
다른 누군가는 품 속에 안긴다.


그러는 사이


풀은 몸저 눕고
소나무는 고개가 꺾이고
대나무는 통째로 터진다.


이 모두는 제 무게를 감당하지 못함에서 온다.


하여, 스스로에게 흔들림을 허용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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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종 2016-01-06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흔들리는 것이 나무인지,
나무를 향해 셔터를 누르는 손인지,
아님 이를 바라보는 마음인지,
스스로 느껴질 일이다^^

무진無盡 2016-01-07 19:40   좋아요 0 | URL
제 각각이 제 꿈을 꾸는 중이지요 ^^

나비종 2016-01-07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은 생명을 꿈꾸게 하는 군요^^

무진無盡 2016-01-07 20:19   좋아요 0 | URL
춤추는 모든 존재가 다 생명에 주목하는거 아닌가요? ^^

나비종 2016-01-07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명이 주목받는 건 춤추듯 뿜어내는 울림 때문이 아닐까요? 같이 춤추고 싶어서~~ㅎㅎ

무진無盡 2016-01-07 20:25   좋아요 0 | URL
같이 춤추지요~^^
 

'멀구슬나무'
자줏빛 꽃으로 사로잡은 눈길이 열매로 맺혔다. 큰 키에 어울리지 않는 조그마한 열매를 방울방울 많이도 달았다. 잎이 떠난 허전함을 열매로 채우려는지도 모른다. 새들을 불러 먹이로 주고 생명을 이어가고자는 이유리라.


일본이 원산지로 한국(전남 ·전북 ·경남 ·경북), 타이완 등 서남 아시아에 분포한다. 높이 10m를 넘는 키가 큰 낙엽활엽수이다. 구주목이라고도 한다.


꽃은 5월에 피고 자줏빛이며 가지끝에 달린다. 열매는 넓은 타원형이고 9월에 황색으로 익으며 겨울에도 달려 있다. 열매는 이뇨, 하열, 구충제로 사용한다. 가로수, 정원수로도 이용된다.


꽃피는 5월이면 자줏빛 그 꽃을 보기 위해 일부러 찾는다. 이렇게 다른 생명을 불러들이는데 꽃말이 '경계'라는 것이 의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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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종 2016-01-07 0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구충제로 쓰였다면 기생충을 죽일 정도로 독성이 있었을 테니, 경! 계! 하라고~~ 살짝 쭈글거리는 열매는 꼭 알감자(조림 감자?) 같습니다^^;
 

'징검다리 앞에서ᆢ'
마음과 마음이 닿을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았다. 닿았지만 막히지 않아 소통을 허용하는 상생의 길이다. 물의 길이고 숨쉬는 길이며 마음과 마음이 한마음으로 공존할 근거다. 

틈을 내어놓았기에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음을 징검다리는 알고 있다. 제 키를 훌쩍 넘는 큰 물이 몰려와도 두렵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틈을 두어 자신을 지키며 틈을 두어 상대와 소틍의 길을 여는 것이다.

틈을 허용한 마음만이 다른 존재를 혜량할 수 있다. 남을 헤아려 살펴서 이해하는 혜량의 마음만이 상대를 있는 그대로 내 품에 안을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사랑이다.

큰 두려움 안고서도 징검다리를 건널 수 있는 것은 숨막히는 일상에 숨쉴 수 있는 틈을 내어 준 그대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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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종 2016-01-06 0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철로도 틈이 있어 휘어지지 않고, 나무 줄기에도 틈이 있어 숨을 쉬게 하듯,
틈이란 균열이 아니라 참 따뜻한 의미로군요. .

무진無盡 2016-01-06 05:47   좋아요 0 | URL
그 틈을 매꾸는데만 온 힘을 다해온 것이 열심히 사는 모범답안이라 여기며 살아온 삶입니다. 돌아보니 헛헛한 일진지도 모르구요ᆢ.

나비종 2016-01-06 07: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시간들도 나름 의미를 지닌다고 봅니다. 이런 깨달음을 만들어내기까지의 과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