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스미는..'눈 멈추고 풍경소리 사이에 달빛이 가득하다. 눈빛에 달빛이 은은함을 더해주고 간간이 풍경소리 벗해주는 깊은 겨울밤 소요逍遙함을 누리기엔 마춤이다.녹고 얼기를 반복하는 고드름도 얼마나 그리우면 키만 훌쩍 키웠을까? 고드름 사이로 언듯 비치는 달이 맑다. 달빛을 의지 삼아 스스로를 달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섣달 달빛이 유독 밝아 보이는건 새로 맞이할 마음의 온기가 그만큼 맑고 밝기 때문이리라. 몇치쯤 빠지는 한자 깊이로 쌓인 눈길을 걷는동안 달빛 만큼이나 맑아지는 머리다.겨울밤 소요逍遙함에 그대 함께한다.
'노간주나무'혹시나 이른 꽃소식 만날까 숲길에 들어선 성급한 마음에 보란듯 얼굴을 내밀고 있다. 썩 친하지 못한 술로 기억되는 나무라지만 반가운건 어쩌지 못한다.
노간주나무는 우리 나라 각처의 산지에 흔한 늘푸른 큰키나무다. 원산지는 한국으로 일본, 중국, 몽골 등지에 분포한다. 내한성이 강하고 건조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나무 모양은 곧은 원통형이며, 잎은 바늘 모양이고, 나무껍질은 세로로 갈라진다.
꽃은 5월에 암꽃과 수꽃이 한 나무에 따로 핀다. 열매는 타원형으로 10월에 검붉게 익는다. 노간주나무 열매를 두송실이라 한다. 두송실에서 알콜을 추츨, 증류하여 드라이진 원료(향미)로 사용하며, 약으로도 널리 쓰인다.
바늘잎으로 스스로를 보호하기엔 부족한 것일까 '보호'라는 꽃말을 가졌다.
'눈이 옵니다ᆢ'디딤돌을 놓은 마음 알듯도 합니다. 쌓인 눈이 녹아도 쉽사리 건너지 못하는 마음에 다리를 놓았습니다. 눈에 묻힌다고 건너지 못할거야 없지만 머뭇거려지는 마음 되돌아보라는 뜻이겠지요.다시 눈이 옵니다. 눈을 데려오는 바람따라 풍경소리 맑기만 합니다. 그리운님 반기듯 버선발로 마중하는 마음은 창문을 넘어섰습니다. 저물어가는 하루 즈음에 그대의 안부를 묻는 이유지요.밤사이 눈이 키만큼 쌓였으면 좋겠습니다.
'꽃잔디'봄비 내린다. 어제 담은 꽃 잎 다 닫았겠다. 꽃보기 어려운 겨울 햇볕 좋은 곳에 피었다. 고운 모습에서 겨울 찬바람도 숨을 죽인다.
미국원산의 다년초로 높이는 10㎝정도로 자라고 가지가 많이 나와 지면을 덮으며, 봄에서 초가을까지 흰색, 진홍색, 자색의 꽃이 핀다.
잔디같으나 꽃은 패랭이꽃과 닮아 꽃잔디, 지면패랭이꽃이라고도 한다.
땅에 붙어 밟혀도 꿋꿋이 살아 꽃을 피우는 것에서 유래한 것인지 '희생', '온화' 라는 꽃말을 가졌다.
'고드름이 녹듯이ᆢ'모두들 그렇게 사라진다. 얼어서 얼마나 견딜 수 있으랴. 부러질 수밖에 없다. 닫힌 마음은 늘 외롭고 쓸쓸한 이유다.얼음보다 더 단단하게 굳어져 닫힌 마음이다. 그 원인을 애써 상대에게 찾아 그 책임을 전가시켜 마음의 무게를 덜고자한 이기심에서 시작되었다. 이제 그 마음이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졌다고 선언한다.햇볕과 바람 앞에 고드름이 녹는다. 얼고 맺히고 닫힌 모든 것들은 녹고 풀어지고 열려야 깊어지고 넓어진다. 원인과 결과를 스스로 외면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스스로 풀어지는 마음에 정서껏 위로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