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
붓으로 조선을 그리다'
-이석우, 북촌

겸재 정선은 진경산수로 조선화단을 이끌었던 화가로 각인되었다. 그간 금강전도와 인왕제색도를 비롯한 다양한 그림으로 만났다.

화가로 인식되어 있기에 단연코 그림이 먼저였고 그림에 담긴 감정과 의지에 주목하게 된다. 그것도 이른바 그림 읽어주는 이들의 시각에 이끌린 바가 크다는 것도 인정한다. 이제 조금씩 내 시각을 갖고자 한다.

이 책에서 겸재 정선을 보는 시각은 기존의 책과는 조금 다르다. 옛그림과 현대의 만남이 우선 주목된다. 저자 이석우의 시각과 출판사 북촌의 대표 이호준의 사진에 담긴 노고가 적절하게 어우러져 겸재 정선과 그가 남긴 작품세계를 현대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작가와 작품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이해하는 것이 그 둘을 다 이해할 수 있는 조건이 될 것이라 여기기에 '겸재 정선, 붓으로 조선을 그리다'를 대하는 마음이 설렌다. 깊어가는 밤 조심스럽게 책장을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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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2-20 2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동양화의 화폭에 심취하며, 깊어가는 밤에 좋은 꿈 꾸세요. *^
 

'생채기'
비내리는 겨울밤 달을 대신한 가로등만이 시간을 겹으로 쌓아가고 있다. 그 곁에 마져 가지못한 과거가 옅어지는 중이다. 숭숭 구멍뚫린 기억은 옅어지는 흔적 속에서나마 겨우 사라짐을 모면하고 있다.


이미 지나간 뒤에 일이다. 간절함이 닿아 이뤄낸 마음의 다른 모습이다. 깊게 세겨질수록 오래 머물지만 세겨짐과 옅어지는 것이 꼭 시간과 비례하지는 않는다. 각인된 생채기의 깊이와 범위가 남은 시간의 흐름을 결정지을 것이다.


달없는 밤, 바다마져 멀기에 아득하다. 몸과 마음을 점령해오는 감기와 한판 벌이는 중이다. 이 밤이 지나기전 결판내야 한다.


늘 그렇듯 내가 이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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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마자'
아주까리라는 이름으로 더 정겹다. 정월대보름 달빛이 환한밤 불놀이에 태웠다. 찰밥에 나물로 먹었던 기억 속 식물이다. "열라는 콩팥은 왜 아니 열고 아주까리 동백은 왜 여는가"하는 강원도 아리랑의 한구절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인도·소아시아·북아프리카 원산으로 원산지에서는 여러해살이풀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한해살이풀이다. 잎은 어긋나며 손바닥 모양이다.


피마자는 아주까리라고도 하는데 그 씨를 말하며 잎은 피마엽, 종자에서 짜낸 기름은 피마유 또는 피마자유라고 한다. 기원 전 2000년 무렵부터 인도에서는 피마자 씨 기름을 등불의 기름으로 썼으며, 약으로도 썼다.


꽃은 8~9월에 노란색으로 피고, 열매는 겉에 가시가 있고 안에 씨 세 개가 들어 있다. 씨에는 얼룩무늬가 있다. 이 씨로 기름을 짠다.


머리를 단장할때 쓰여서 그럴까? '단정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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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아, 아프지 마라 - 따뜻한 진료실에 번지는 눈물.웃음.위로
김정환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질병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라

진료실이라고 하면 우선 먹먹한 마음에 답답해진다이런 마음이 드는 것은 아주 특별했던 일이 있고부터였다건강해 보였던 아버지가 암 선고를 받고 처음 담당 의사를 만나는 진료실에서 무겁고 답답했던 마음이 치료과정에서 단 한 번도 그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늘 같은 무게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상대하는 의사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환자를 대하는 시각의 차이는 존재할 것이다무미건조한 표정의 형식적인 질문이 의사와 진료실에 대한 닫힌 마음을 가지게 만들었다질병으로 절박한 마음을 사이에 두고 환자와 의사 그 중심에 무엇이 있어야 할까이에 대한 답을 찾은 듯하다.

 

질병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라는 은사님의 이야기에 감명을 받아 의사라는 직업을 다른 마음으로 대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의사 김정환의 진료실 이야기를 담은 사람아아프지 마라에서 그 실마리를 찾는다이 책 사람아아프지 마라는 의사 김정환이 진료실에서 환자를 만나면서 느낀점을 페이스북에 올려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었고그 글을 바탕으로 이 책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진료실이라는 공간이 주는 고정된 이미지가 주로 의사에 의해 형성된 것이 아닐까환자는 언제나 의사 앞에서 나약한 존재이기에 의사의 역할에 기대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의사 김정환은 환자에게 일부러 무엇을 하기보다 묵묵히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닫힌 마음이 그 자연스러움에서 열리길 기다리며 눈높이를 환자에게 맞춘다의사이기에 앞서 이웃이나 아들동생 때론 친구처럼 친근한 마음자리로 닫히고 아픈 마음을 다독일 줄 아는 의사다그래서 그가 들려주는 진료실 이야기에서 주인공은 늘 환자의 일상이야기가 될 수 있다.

 

그러기에 감춰둔 속 깊은 정을 보이는 어른에서 떠난 시어른을 그리워하는 며느리마음 약한 초보 엄마,여전히 청춘임을 은근하게 과시하는 젊은 오빠에 이미 커버린 어린 학생의 마음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슬픈 웃음을 자아낸다의사 김정환은 바로 그런 사람의 마음에 주목하여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그 중심에 사람과 삶을 바라보는 의사 김정환의 따뜻한 시선이며다정한 다독임이다몸은 아파도 마음만은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그의 애틋한 마음은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나타난다.”고 본다.

 

사람아아프지 마라에서 의사 김정환의 따스한 시선에 주목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달리 주목해야 할 것이 있어 보인다병의 종류나 경중을 불문하고 환자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가를 봐야하지 않을까 한다.자신이 아프면서도 의사를 걱정해주고 짧은 만남이지만 그 안에서 결코 희망을 놓아버리지 않은 환자들의 마음이다의사 김정환이 주목한 지점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몸을 만지다 보면 몸속에 또 다른 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사람들은 그것을 맘이라고도 부르더군요저는 몸을 만지고 있는데 사람들은 맘을 만진다고도 합니다.” 의사 김정환의 마음가짐을 대변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생명을 담보로 했던 절박함에서 무거움이 짙게 드리운 진료실은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시공간이다몸보다는 마음에 주목해주는 의사를 만난다는 것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따스해지는 마음이다우리에게 바로 김정환과 같은 의사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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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되었나 보다
저절로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두리번 거리는 자신을 만나면 달이 보이는 밤이되었음을 안다. 까닭없이 먼 하늘을 자꾸 쳐다보는 것으로 바다와 마주서야할 때가 왔음을 안다.


달과 바다를 향한 붉은마음은 생채리듬에 기댄 자동반응이다. 그러하기에 거부할 그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고 다른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다.


오늘ᆢ바다는 멀고 달은 가깝다. 차 한잔 앞에두고 벗삼아 지새운다. 달이라도 가까우니 얼마나 다행인가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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