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은 이미 익은 봄이다. 산 모퉁이 쌓여있는 마지막 눈 녹이려는듯 따스하다. 하지만, 햇볕 모양만보고 따라갔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바람끝이 맵다. 얼굴을 스치는 찬기운이 코끝을 얼얼하게 만든다. 산을 넘어온 바람결에 눈이 묻어 있다. 이제 과했던 햇볕도 지는 시간이다. 그대의 안부를 묻는다. 

수고로움으로 하루를 살아온 그대, 차가워질 저녁을 위해 옷깃 마음깃 잘 여미시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등'
화려했던 모습의 결과를 주렁주렁 달았다. 짙고도 깊은 향기로 뭇 벌들을 유혹하더니 많이도 달았다. 엉키고 설킨 네 모습에서 칡과 더불어 갈등의 한 축을 읽어낸 것은 사람들 속에 감춰두고 싶은 많은 속성 중 하나일 것이다. 그늘과 향기와 꽃으로 뭇 생명을 불러 모으는 그날을 꿈꾸며 작은 씨앗을 보낸다.


참등, 등나무이라고도 한다. 콩과식물로 잎 지는 덩굴성 나무며, 덩굴은 10 미터 이상이나 길게 뻗어 오른쪽으로 돌면서 다른 물체를 감싼다.


꽃은 5월에 잎과 같이 피고 밑으로 처진 모양으로 달린다. 연한 자줏빛이지만 흰색도 있다. 열매는 협과이며 부드러운 털로 덮여있는 꼬투리로 겉에 털이 있으며 9월에 익는다.


달콤하고 강한 향기로 매혹시키는 것으로부터 '사랑에 취하다'는 꽃말이 유래된 것은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시간, 저절로 가는..'
본질의 변형이다. 시간을 어쩌지 못하고 꺾이고 비틀리고 말렸다. 의지처를 버리고 난 후 시간이 쌓인 흔적이다.

꺾인 가지의 잔해가 남아 아직 다하지 못한 감정과 의지를 담았다.

시간은 저절로 간다. 억지가 없다는 말이다. 여기에 사람들이 감정과 의지를 담아 '희노애락애오욕'을 느끼며 수고로움으로 삶의 의미를 부여한다. 다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일어나는 과정의 일이다.

지나간 시간이 만들어준 자연스러움의 결과를 받아 안고 새로운 시간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시간을 겹으로 함께 쌓아온 그대에게 주목하는 이유다.

다시 다가올 시간이 겹으로 쌓이며 새로움을 만들어 갈 것이다. 이제 그 시간 앞에 당당히 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별꽃'
푸른 하늘의 별이 땅으로 내려와 피었단다. 사람의 곱디고운 싱성이 만들낸 꽃이다. 작고 여린 것이 겨울을 이겨내고 환하게 웃는다.


두해살이풀이다. 전 세계에 두루 분포하며, 마을 부근이나 길가의 축축한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꽃은 3-4월에 가지 끝에 피며, 흰색이다. 꽃자루는 꽃이 진 후 밑으로 굽었다가 열매가 익으면 다시 곧추선다. 꽃받침잎은 5장이다. 꽃잎은 5장, 깊게 2갈래로 갈라지며, 꽃받침잎보다 조금 짧다.


별꽃은 쇠별꽃보다 크기가 작으며 암술대가 3개로 암술대가 5개인 쇠별꽃과 뚜렷이 구분된다.


어린순을 식용한다. 옛날에는 풀 전체를 소금과 함께 볶아서 치약 대용으로도 써 왔다.


인간의 우주를 향한 꿈을 담은 것일까? '추억'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겸재 정선, 붓으로 조선을 그리다
이석우 지음 / 북촌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조선의 겸재 정선을 현재로 불러오다

겸재 정선(謙齋 鄭敾, 16761759)이라고 하면 금강전도를 포함한 인왕제색독서여가 등 그의 대표적인 작품 다수를 통해 여러 책에서 수없이 많이 접했다그렇게 만난 겸재 정선하면 주목되는 것이 옛그림을 읽어주는 다양한 저자들의 시각을 통해 조금씩 다르지만 한 방향으로 모아지는 것으로 바로 진경산수화라는 독특한 화풍이다이는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중국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시대에 조선의 산하에 주목하면서 조선의 시각으로 그림을 그렸다는 것과 그의 작품들이 아주 뛰어난 화격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를 주목한 것이다.

 

그간 다양한 저작들에서 겸재 정선을 언급한 것은 대부분 작품에 집중하여 겸재 정선의 감정과 의지의 반영에 관한 것이 주류를 이루었다예술가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의지를 표현한다고 할 때 이는 당연한 귀결로 보인다더욱 전문적인 연구논문이 아니고 대중을 상대로 한 옛그림을 읽어주는 대중교양서라면 더 그럴 것이다하지만 그런 접근방식으로 예술가의 작품과 그 작품에 반영된 삶을 폭넓게 이해하기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이석우의 겸재 정선붓으로 조선을 그리다에 주목한다이 책은 겸재 정선의 그림 열여섯 점을 통해 겸재 정선의 삶과 그림이 그려지게 된 배경을 물론 그림으로 그려졌던 대상의 현주소를 찾아서 겸재 정선을 바라보고 있다.

 

저자 이석우의 겸재 정선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진경산수화라고 하는 화풍이 겸재 정선에 의해 만들어지게 된 배경과 이를 통해 겸재 정선의 삶을 살핀다두 번째로는 겸재 정선이 도화서 화원출신인가 아닌가에 대한 그간 여러 전문가들에게 회자되어온 이야기를 비교분석하여 일정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여기에는 영조의 총애를 받았던 관료로써 정선도 포함되어 있다이 기본적인 시각으로 각 작품이 그려지게 된 저간의 사정을 유추하고 그 그림의 배경이 되었던 장소를 찾아 달라진 현재적 모습을 조망하고 있다.

 

바로 이 지점이 겸재 정선붓으로 조선을 그리다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저자 이석우의 겸재 정선을 보는 시각의 독특함으로 보이며 의미 있게 다가서는 부분이기도 하다조선 최고의 화가 겸재 정선이 붓으로 조선을 그렸다면 저자 이석우는 340년 전 겸재 정선을 현대로 불러와 서울 및 경기도를 비롯하여 경상도에 이르기까지 정선의 작품 속 배경이 되는 우리 산하를 함께 걷게 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열여섯 장으로 구분되어 설명되는 겸재 정선의 이야기가 각각 독립되어 발표된 글을 한꺼번에 엮어 놓은 듯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의 화풍과 그의 도화서 화원 출신인가 아인가 하는 점이 반복되어 나타나고 있어 지루함을 느끼게 한다는 점이다.

 

그렇더라도 겸재 정선의 작품 열여섯 점과 그에 연관되는 다양한 작품을 포함하여 현재적 모습을 담은 생생한 사진자료까지 더하고 있는 겸재 정선붓으로 조선을 그리다를 통해 예술가관료시대를 앞서간 지식인의 면모를 두루 갖춘 겸재 정선의 삶과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