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호색'
묘한 자연의 이치를 새삼스럽게 생각해 본다. 색과 모양에 바람따라 하늘거리는 움직임까지 모두가 예사롭지 않다. 봄을 기다려 너를 만나는 이유다.


우리나라 산과 들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비교적 이른 봄인 3~4월에 꽃이 피는데 홍자색, 청색, 연한보라색 등 다양하고 오묘한 색이 난다. 모양 또한 특이해 마치 입술 모양의 앞쪽 모습에 길다란 꼬리쪽엔 꿀주머니를 달고 있다.


자주 볼 수 있는 종류로는 잎이 대나무 잎 같으면 댓잎현호색, 잎에 점박이 무늬가 있으면 점현호색, 잎이 잘게 나뉘었으면 빗살현호색, 꽃에 날개가 달리면 갈퀴현호색, 작은 것은 애기현호색, 왜현호색 등 다양하다.


땅속 덩이줄기가 검은색이고 중국의 북쪽 오랑캐가 사는 곳에서 주로 난다고 해서 현호색(玄胡索)이라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현호'라는 이름은 마치 입을 벌리고 웃는 입술 모양에서 입술부분의 색이 돋보이는 데서 온 이름이고 '색(索)'이라는 표현은 꽃이 가지런하지 않고 여러 방향으로 꼬여 있는 듯이 보여서 붙여진 것이라고도 한다.


생긴 모양에서 비롯된 듯 '비밀', '보물주머니'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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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달이다
새벽 선잠깬 것은 네 빛이 내게와 닿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달이 다하지 못한 마음이 남아서일까 하늘에 걸려버렸다. 이미 반은 내어주었고 남은 반마져도 더 주지 못한 안타까움인 게다.


달 그림자가 기울어지는 것도 사람의 마음이 투영되 닿고자 하는 마음의 무게로 인한 것이리라.


높다란 가지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까치는 달을 향한 그 마음을 알았나 보다. 까치는 달따라 떠났고 보금자리는 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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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나무'
비슷하다고 같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모양과 색에서 산수유보다 더 깊고 두터운 봄의 맛을 전해주기에 충분한 멋을 지녔다. 하여, 봄의 빛이라고 주목하는 산수유보다 한 수 위로 본다.


꽃은 암수딴그루이고 3월에 잎보다 피며 노란 색의 작은 꽃들이 여러 개 뭉쳐 피며 꽃자루가 짧아 가지에 촘촘히 붙어 있다. 꽃이 필 때 짙은 향내가 난다.


잎이나 가지를 꺾으면 생강 냄새가 나서 생강나무라 부르며, 산동백나무라고도 부른다. 연한 잎은 먹을 수 있다. 꽃은 관상용이고, 열매에서는 기름을 짠다.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김유정의 단편 소설 '동백꽃'의 동백이 바로 생강나무이다. 빨간 동백나무 꽃과 달리 ‘노란 동백꽃’이라고 되어 있고, ‘알싸한’ 냄새가 풍기는 데서 생강나무임을 확인할 수 있다.


봄을 맞이하는 마음을 대변하듯 '매혹', '수줍음', '사랑의 고백'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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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꽃으로 피다'

간밤에 그 곱던 달빛은 차마 봄으로 밀려가지 못하는 겨울의 차가운 기온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미처 더 밝지 못한 달의 아쉬움이 남아 아침 꽃으로 피었다.


때론, 몰라서 참으로 다행인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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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또다른 얼굴인 잔뜩 흐린날이다. 만덕산(萬德山. 해발 575m)의 넉넉한 품을 찾아가는 길이다. 가파른 산을 오르는 동안 눈비가 내린다. 더위를 식혀주기에 충분하다.


그 길 어느 모퉁이를 환하게 밝혀주었던 널 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볼 수 있고 없고는 너의 마음에 달렸으니 나는 길을 나서기만 하면 된다.


헉헉대는 오르막 길에 생강나무가 노오란 얼굴로 반긴다. 사람 사는 곳 산수유 피니 산중에 사는 너도 피어 산을 찾는 사람을 반긴다. 길마가지나무의 향기에 돌을 쌓듯 마음을 담은 돌탑 앞에 발걸음 쉬어간다. 할미바위에 머리를 숙여 고하고 마음 먹었던 하산 길로 접어들었다.


꽃보고 싶은 욕심이 과했나 보다. 자꾸 등산로를 벗어나 길을 만들며 유난히 힘들게 내려간다. 문득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싶을 때 이렇게 발길을 이끌었다는 경험이 있어 기대감으로 따라간다. 그 끝에 복수초 네가 있었다. 새로운 군락지의 발견이다. 숲을 밝히는 등불을 켜기 시작했다. 네 모습 보여주려고 힘든 발걸음을 걷게 했나 보다. 널 볼 수 있어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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