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린다는 것'
-와시다 기요츠카 저, 김경원 역, 불광출판사


즉각적인 답을 원한다. 생각할 틈도 없이 직선적인 사고와 행동을 추구한다. 현대사회의 특징 중 하나다.


"현대는 기다리지 않아도 좋은 사회, 기다릴 수 없는 사회가 되었다. 우리는 뜻대로 되지 않는 것, 어쩔 수 없는 것,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는 것, 그런 것에 대한 감수성을 잃어버리기 시작했다. 우연을 기다리거나 자신을 초월하는 것에 따르는 일과 같은 '기다림'의 행위나 감각을 통해 얻어지는 인식을 철학적 관점에서 고찰한다."


사람의 관계도 이와 다르지 않다. 무엇을 빠트리거나 소홀히 여긴 것일까? 스스로를 둘러싼 환경과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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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봄볕'
이토록 붉어질 수 있을까? 다 봄볕 탓이다. 본래 바탕이 붉어서지만 그 붉음을 드러내는 것은 바로 이 빛이 있어 가능하다.


봄볕의 사명은 뭇 생명들의 겨우내 닫혔던 문을 열고 그 속내를 붉게 물들이는 것이다. 그렇게 물든 속내로 인하여 다가올 시간을 여물게 한다.


누군가에게도 자신의 속내를 이렇게 붉게 밝혀줄 봄볕은 있다. 빛이 나무에 스미듯 자신의 일상을 늘 비춰줄 때는 그 존재의 소중함을 모른다. 후회가 언제나 늦는 이유다.


그대는 여전히 나를 붉게 밝혀줄 봄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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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고'
마른 나뭇잎 사에로 수줍은 새색시 미소로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다. 가녀린 몸에서 제법 커다란 꽃을 피워 그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워도 보인다. 어린시절 든든한 응원군이었던 공소의 시집가며 보여준 애뜻한 미소를 떠올리게 하는 꽃이다.


우리나라 중부 이남의 지역과 제주도에 분포하는데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산과 들판의 양지바른 풀밭에 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은 4∼5월에 줄기 끝에 1∼3송이가 달리는데, 넓은 종 모양이며 위를 향하여 벌어진다. 흰색 바탕에 자줏빛 맥이 있다. 포기 전체를 식용한다. 자고(慈姑). 산자고(山慈姑) 또는 광고라고도 부르며 약용한다.


아픈 며느리를 위해 시머머니가 이 꽃의 뿌리를 이용하여 치료해 주었다는 것으로부터 자애로운 시어머니라고 해서 산자고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말로 '까치무릇'이라고도 부르는 산자고는 그 이미지와 닮은 '봄처녀'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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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필요한 이유'
시간이 겹으로 쌓여야 깊어진다. 그 쌓여서 두터워지는 사이를 건너지 못하는 게 보통이라서 누군가는 아프고 외롭다.


이쯤에서라도 멈추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갈망은 끝이 없는지라 제 발로 수렁으로 들어가면서도 스스로는 그것을 모른다.


그대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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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봄이 여물어가는 숲에는 생명들의 환희로 아우성이다. 그 아우성은 자세를 낮추고 마음을 열어서 자세히 보고 오래 보아야 제 맛과 멋을 알 수 있는 사람들에게 자연이 들려주는 봄의 환상곡 그것이다. 누굴 보고 싶은건지 알고 가는 길에는 반가움이 더한다.


조금 흐린 하늘에 바람에 찬기운이 감도는 날씨다. 부족한 햇볕에 이른 봄꽃들이 얼굴을 보여줄 수 있을까? 불갑사 저수지를 왼쪽으로 끼고 숲으로 들어선다.


앙증맞고 귀여운 모양의 현호색들이 무리지어 반긴다. 여린 산자고도 고개를 내밀고 해를 맞이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계곡으로 들어서면서 흰털괭이눈과 연노랑 얼굴의 중의무릇, 점박이 개별꽃, 각종 현호색들이 계곡을 수놓고 있다.


연신 고개를 흔드는 조그마한 만주바람꽃과 꽃잎을 앙다물고 속내를 보이지 않은 꿩의바람꽃은 보고싶어 달려온 속내도 모른척 바람에 흔들리기만 한다. 제대로 본 모습을 보지 못한 아쉬움으로 발길을 돌린다.


나날이 사세를 확장해가는 불갑사는 돌의 굳은 표정에 갇혀 뭇 생명을 안고 보살퍼야하는 종교의 본성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는듯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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