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매화'
담밑이 환하다. 노오란색이 주는 밝음이다. 벚꽃질즈음 봄볕이 따가울 정도가 되면 어김없이 불을 밝힌다. 고마운 일이다. 담밑에 이것을 둔 이유다.


일본이 원산지로 낙엽지는 키작은나무다. 한 자리에 더부룩하게 많은 줄기가 자라 무성하며 줄기와 가지는 푸르고 털이 없다.


꽃은 4~5월에 황색으로 피고 가지 끝에 달린다. 다섯장의 꽃잎이 마치 매화를 닮은듯 하여 황매화라 부른다고 한다. 말린 꽃잎을 뜨거운 물에 우려 차로 마시거나 한방에서는 약용한다.


정원에 심어 가꾸는 것은 일반적으로 겹꽃이 피는 종류인데 이것을 겹황매화 또는 죽단화라고 한다.


봄을 기다리는 성급한 마음에 조금더 기다려야 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일까 '기다려주오'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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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 2016-04-10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겹꽃이 흔하죠.
 

'나를 치유하는 여행'
-글, 사진 이호준, 나무옆의자


"날마다 짐을 싸는 남자가 아니라, 짐을 풀지 못하는 남자. 언제라도 떠날 것이기 때문에 짐을 풀지 못하는 삶. 행복하면서도 불행한 삶"


여행은 선택이 아닌 운명이라는 시인이자 여행작가 이호준의 여행에세이다. 전국을 바느질하듯 누비고 다니며 보물과도 같은 장소를 만나 '치유의 여행'이라는 테마로 여행지를 안내하고 있다.


그가 찾는 곳은 특정한 장소에 머물지 않는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머물고 싶은 곳까지 가고 오는 길 위에서 있다. 여행은 길 위에 서는 일이고, 길 위에서 사색을 전재로 하기 때문에 '치유의 여행' 그것과 일맥상통한다.


봄꽃의 대명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벚꽃이 무리지어 핀 곳이면 어디든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꽃구경, 여행이 아니라 관광이 목적으로 된 나들이로 몸도 마음도 피곤에 찌들게 한다. 이 책은 이런 관광에서 벗어나 일상을 수고로움으로 살아온 스스로가 '나'를 만나 위로할 수 있는 여행으로 안내하고 있다.


스물여섯 여행지, 책의 어느 면을 펼치더라도 편안하게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를 만난다. 가까운 곳부터 가보자. 넉넉한 마음으로 찾았던 그곳에서 우연히 이 책을 든 누군가를 만날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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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다'
"나와 다른 사람들이 내 마음과 같지 않아서 참 다행이다
내 마음과 같아서 내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넘쳐난다면


나와 다른 사람들이 내 마음을 알지 못해서 참 다행이다
내 마음을 알아서 내가 하는 생각을 사람들이 모두 안다면


난 아마 자유롭지 않을거야 어디를 가든 어떤 생각을 하든 내가 혼자 있는 시간은 존재할 수 없을거야"


노래하는 수행자 수안스님의 '참 다행이다'라는 곡의 노랫말의 일부다. 상대방의 생각을 무엇이든 다 알고 싶고, 상대방이 내 마음과 다른 마음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이 보통의 사람들이다. 여기선 그 반대여서 다행이라고 한다.


노랫말에 지극히 공감한다. 사람들이 내 마음 같지 않고 내 마음을 몰라서 혼자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진정 자유로운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가장 근본적 조건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솜털이 뽀송뽀송한 막 피기 시작한 어린 노루귀의 속내를 자세하게도 들여다 본다. 하지만 내가 볼 수 있고 알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보고싶다고 다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보여준다고 다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때론 내 마음 같지 않고 내 마음 알지 못해서 다행인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봄을 맞이하느라 분주한 마음에 불청객이 방문했다. 쉼표 하나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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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꽃, 장다리꽃'
무, 배추 따위의 줄기에 피는 꽃이다. 연한 보라색이 자신을 드러낼 마음이 없어 보이지만 눈길을 사로잡는다. 소박하다. 곱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이렇게 애써 자신을 드러낼 욕심이 없는 자연스러움에서 온다. 어린시절 꽃을 껶어 먹었던 기억이 새롭다.


무는 먹을 수 있는 뿌리 채소로 세계 곳곳에서 재배되고, 유럽에서는 로마 제국 시대부터 재배되었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일본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방언으로는 '무수', '무시'라고도 한다.


무꽃을 장다리꽃이라고도 했다. 가을에 파종한 배추와 무는 새로 난 싹이 겨울을 난 다음 봄에 새순이 돋는데, 그 새순에서 꽃줄기인 '장다리'가 돋아나 자란다. 그장다리에 핀 꽃이기에 장다리꽃으로 불렀자. 상추에서 돋은 줄기는 '동'이라고 한다. 씨앗을 받기 위해 일부러 키웠다.


무꽃은 씨앗받기 위한 꽃에서 연유했을지도 모를 '계절이 주는 풍요'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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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봄맞이'
농부들의 봄맞이는 지난겨울 거름을 주문하면서 이미 시작되었다. 날이 풀리고 논밭갈이로 분주해진 손길에서 봄의 절반은 지나간 셈이다.


시골로 삶의 터전을 옮기고 몇해가 지나갔건만 내겐 여전히 꽃소식으로 봄을 맞이한다. 이렇게 다른방식으로 매번 봄을 맞이한다면 이방인으로 머물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어제는 채마밭 가는 시끌벅적 요란한 소리로 아침을 깨우더니 오늘은 그 터전을 안개가 포근히 감싸고 있다.


난 건너편 소나무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풍경으로 빠져드는 이방인의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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