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화'
고향을 떠난 그리움이 바다를 품었을 것이다.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 19살 섬색시가 순정을 바쳐 사랑한 그이름은 총각 선생님 서울~엘랑 가지를 마오. 가~지 마오"


순전히 이미자의 노래 '섬마을 선생님' 에 기인한 것 만은 아니다. 여름으로 향하는 태양의 뜨거움을 피해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 보리배기 노력뵹사나간 밭언저리에서 막대아아스크림 하나씩 입에 물고 바닷바람 쐬던 그 곁에 해당화가 피어 있었다. 어린시절을 기억하는 꽃으로 이미자의 그 애절한 목소리에 묻어 중얼거리는 것이리라.


"당신은 해당화 피기 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 
봄은 벌써 늦었습니다. 
봄이 오기 전에는 어서 오기를 바랐더니 
봄이 오고 보니 너무 일찍 왔나 두려워합니다. "


한용운의 해당화라는 시의 일부다. 일찍부터 해당화에 마음실은 이가 어머니, 섬처녀를 비롯하여 바닷가를 서성이는 중년의 아저씨 등 여럿이다.


그동안 붉은색 해당화만 보아오다가 완도군 고금도 바닷가에서 처음으로 흰색의 해당화를 만났다. 같은 이름으로 태어나 다른색으로 살아가는 것을 허락한 자연의 섭리리라.


바다와 육지를 향한 애절함을 함께 품고 바람에 흔들리는 네게 붙여진 꽃말은 '온화', '미인의 잠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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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무령왕릉'
-김태식, 메디치


역사에 관심갖고 책읽기를 하던 중 만난 한권의 책이 여전히 내 책장 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백제 땅에서 태어나 백제의 숨결을 이어받고자 했던 한 사람에게 참으로 소중하게 다가왔던 책이다. 바로 당시 연합통신 기자 김태식 의 '풍납토성 500년 역사를 깨우다'(2000, 김영사)가 그 책이다.


16년이 지난 후 다시 그 기자의 책 '직설 무령왕릉'으로 다시 만난다. 내겐 풍납토성 관련 그 책으로 인해 기자로 각인되었기에 여전히 기자로 남아있다.


처음엔 몰랐다. 저자 김태식이 그때의 그 기자라는 사실을. 책이 발간되며 이를 먼저 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만나고 나서야 동일인물임을 확인하고 어찌나 반갑던지ᆢ.


'권력은 왜 고고학 발굴에 열광했나'라는 부제가 암시하듯 무령왕릉 발굴 전후의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하는 책인 모양이다. 이제 막 손에 들어서 머릿말도 안 읽었다는 말이다. 그러니 이 포스팅은 저자 김태식에 대한 반갑고 고마움에 대한 나만의 표현 방식인 셈이다.


이제, 그 마음 가득안고 드라마틱한 역사 현장의 첫장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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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밤'

비 그치니 초록이 짙다. 밤을 밝히는 가로등 불빛에서도 감나무 새싹이 품고 있는 초록이 확인될 정도로 그 존재를 드러내기에 충분한 때가 된 것이다.

요사이 요란한 밤을 보내느라 늘 시끄러운 호랑지빠귀도 조용하고, 달도 쉬어가려는지 보이지 않는다.

무르익은 봄처럼
버거운 하루를 살아온 밤도 그렇게 여물어가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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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금나무'
조그마한 종이 땅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듯 올망졸망 많이도 달렸다. 전하고 싶은게 많다는 것이리라. 붉은 색감도 꽃술도 주목하지 않으면 만나지 못할 귀한 존재들이다.


한국·일본·중국에 분포하며 주로 산지에서 자라는 작은키나무다. 땔감이 귀한시절 베어다 땔감으로 사용하여 수난을 당했다고도 한다.


꽃은 6∼7월에 연한 붉은빛을 띤 갈색이며 가지끝에 모여 피며 밑을 향하여 달린다. 화관은 종처럼 생기고 끝이 갈라진다. 열매는 9∼10월에 검은갈색으로 익으며 흰가루로 덮여 있다. 열매는 신맛이 있으며 먹을 수 있다.


가을에 익는 시큼한 맛의 열매는 토종 블루베리라고도 한다. 단풍들 때면 붉은색으로 변하는 잎도 곱다. '추상'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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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에 오시려거든
김인자 지음 / 푸른영토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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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바람의 빛과 온도

책을 만나는 통로는 다양하다동네 서점에서 인터넷 서점으로추천에서 찾아보기로꼬리를 무는 책과 책사이로 거기에다 sns의 화면을 통해서 알게 되는 것을 추가한다어쩌면 요사이 주요한 통로는 오히려 sns로 그 중심이 옮겨온 것일지도 모르겠다페이스북에 꾸준히 글을 올리며 독자들과 소통하는 한 작가의 책 역시 그런 경로를 통해 알게 된 것이다.

 

Ji Won Kim이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에서 만난 김인자이 대관령에 오시려거든이 바로 그 책이다이 책은 저자가 페이스북에 대관령 통신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들의 모음이다제법 많은 이들이 공감하며 좋아했던 글들이라서 종이책으로 다시 읽은 새로움을 만난다.

 

대관령 통신은 저자가 대관령에 거처를 마련하고 반 도시 반 농촌의 삶을 시작한 이후 대관령의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안 깨달게 된 다양한 이야기들이 글의 주제가 되었다그러하기에 자연의 변화를 따라가는 형식으로 봄부터 겨울까지 시간의 흐름에 중점을 둔 짜임새로 엮어졌다하지만 저자는 이 이야기가 귀농일기는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사정상 반 도시 반 농촌 생활을 하며 여행하고 글 쓰는 사람으로써의 대관령의 이국적인 자연과 삶을 기록한 글로 앞부분에는 사계를 다뤘고 뒤에는 연가(戀歌)로 채웠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여계절의 특징적인 이미지를 스스로 체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사고의 과정을 거친 이야기들이 담겼다저자가 계절을 만나는 방식은 여느 사람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보다 근본적인 차이는 계절의 변화를 통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의 변화로부터 시작하지만 저자의 시각을 통한 계절이 주는 성찰의 결과는 사뭇 달라짐을 느끼게 한다.

 

이는 외부로부터 받아들이는 변화는 어떤 숙성의 과정을 거쳤느냐에 따라 결과가 사뭇 달라지듯 저자의 성찰의 깊이를 알 수 있는 글들이 대부분이다하여 짧은 한 페이지를 넘기는 시간이 제법 오래 걸린다그만큼 되새겨야 할 이야기들로 넘쳐난다는 이야기가 된다.

 

저자가 자연과 스스로를 돌아본 성찰의 결과가 확실히 달라져 보이는 부분은 사랑그 미완의 문장너에게 간다는 말에 담긴 이야기들이다스스로와 세상을 보는 저자의 깊이 있는 시각은 지극정성으로 스스로를 돌보며 사랑한 결과물로 보인다.

 

"세상에 옷은 널려있지만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은 드물다나는 수년을 아끼고 애용해 내 몸에 딱 맞는 옷 하나가 대관령에서 보내는 시간이란 걸 의심하지 않는다."

 

누구든 일상이 꿈과 직결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하여꿈은 현실을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자신의 삶을 구속하는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스스로에게 잘 맞는 옷을 입는 것이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꿈과 현실 속에서 현실에 방점을 둘 때 저자처럼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이 입고 아주 단순한 삶을 즐길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저자가 보내는 대관령 통신은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가슴에 담긴 세상이 어떤 빛과 온도를 가졌는가를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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