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쉬지도 않고 내리며 잠까지 깨우던 비가 그쳐간다. 봄의 싱그러움이 물씬 풍기는 아침 그렇게 5월의 하루를 연다.


이 비 그치면 보리이삭도 필 것이고, 먼 하늘 맴도는 종달새 울음에 보리피리로 화답할 수 있을 것이다.


초록에 초록을 더해가는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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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화白丁花'

국민학교 시절, 하얗고 앙증맞도록 작디작은 꽃이 핀 나무 앞에 앉아 한참을 바라보았다. 이름도 모른꽃이 어찌나 이쁘던지. 이제 그 학교는 문을 닫고 더이상 이이들 웃음소리도 들리지 않는 곳이 되었다. 지난해 늦가을 그 꽃이 피는 화단을 찾아 몇그루를 내 뜰로 옮겨 심었다. 내 어린시절 그 나무에 꽃이 핀 것이다.


중국 남부 원산이며 관상용으로 쓰고 울타리에 많이 심는다. 옆에서 볼 때는 丁자같이 보이므로 흰색 꽃이 피는 정화(白丁花)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꽃은 5∼6월에 흰색 또는 연한 붉은빛을 띤 자주색으로 피고 잎겨드랑이에 달린다.


'두메별꽃'이라고도 하는 백정화는 꽃이 전하는 이미지와 닮은 '관심', '순결'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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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비
깊고 무겁게도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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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엽국"
비오는 어느 여름날 골목 담장 위 훍속에 두었다. 말라가나 싶었는데 어느 사이 꽃을 피워 골목을 드나드는 앞집 할머니와 그 친구분들이 좋아라고 했다. 꽃을 심고 가꾼 마음 한구석이 따스한 온기로 밝아오는 순간이다.


남아프리카 원산으로 늘푸른 여러해살이풀입니다. 햇볕을 좋아해서 밤에는 꽃잎이 오므라든다.


'송엽국'이라는 이름은 소나무의 잎과 같은 잎이 달리는 국화라는 뜻이다. 잎이 솔잎처럼 생겼으면서 두툼한 다육질이다.


4월부터 가을까지도 꽃을 피운다. 햇볕을 한껏 받은 꽃잎은 매끄럽고 윤이 나 눈이 부실 정도다.


강한 생명력으로 아무곳에서나 잘자라는 송엽국은 의외로 '나태', '태만'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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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로부터 온 편지
이정서 지음 / 새움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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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새로운 창작일까?

문학이 어려운 내게는 서양고전은 매우 어려운 장르가 분명하다몇 해 전 인터넷 사이트에서 고전읽기 모임에 참여하며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동서양의 고전을 익을 기회가 있었다나름 유서 깊은 출판사의 세계문학전집이었으니 번역에 있어서도 검증을 거친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작품을 읽을 때마다 책장을 넘기기가 버거울 정도로 이야기의 내용을 따라가기가 어려웠었다문학에 어려움을 갖고 있는 나의 특성일 것이라고 봤지만 토론 과정에서 매번 등장하는 것이 번역의 문제가 제기되었다고전특히 서양고전에 유독 어려움을 겪는 것이 개인의 특성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님을 알게 되고 이후론 번역자가 누구인가를 살피게 된 것이 변화된 상황이었다.

 

최근 소설가 한강의 맨부커국제상 수상 소식을 접하면서 놀란 것이 하나 있다맨부커국제상이 대상 작품을 번역한 번역가에게도 원작자와 똑같은 상을 수여한다는 점이다한강의 작품을 번역했던 데보라 스미스역시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다이는 번역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여겨진다.

 

이정서의 카뮈로부터 온 편지는 이처럼 다른 언어권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번역의 문제를 중심으로 다루는 소설이다이 작품을 발표한 이정서는 2014년 알베르 카뮈 이방인의 오역을 지적한 역자노트를 실은 이방인을 출간함으로써 번역도 문학임을 알리는 의미 있는 번역 논쟁을 불러일으켰으며, 2015년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의 시공간적·존칭 개념을 바로잡아 차별화된 번역을 선보이며 화제의 중심에 오른 사람이기도 하다.

 

카뮈로부터 온 편지는 바로 그 문제의 번역 이방인이 새롭게 발간되는 과정을 소설화 해서 발표한 작품이다이 이야기는 주인공 이윤이 죽은 카뮈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게 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아무리 번역이라고 해도 원래 작가의 문장은 하나이며그 속에 담고 있는 의미도 하나이니 역자는 그하나뿐인’ 원뜻을 살리기 위해 노력해야만 하는 것이 당연

 

기존에 번역된 문장과 원문과의 비교작가의 새로운 번역이 필요했던 이유 등을 비교분석하면서 원문에 충실한 번역이 타당한 이유를 밝혀가고 있다때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원 작가의 뜻을 살펴 이를 최대한 살려내고자 하는 어렵고 지난한 과정을 흥미롭게 그려가고 있다.

 

번역이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키는 과정이라고 하지만 원 작가의 작품에 담았던 의도를 벗어난 번역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번역자의 시각이 반영될 수밖에 없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이야기 흐름도 내용도 못 따라가게 만드는 번역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계기를 제공하는 의미에서 흥미를 넘어서 주목할 만한 의미가 있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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