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이 첫걸음'오를때의 수고로움을 내려놓아도 좋을 곳이지만 그것도 잠시뿐이다. 올라왔으니 내려가는 것은 당연지사. 발밑이 보이지 않는다고 길이 없는 것이 아니며, 가야할 방향을 모르는 것도 이니기에 내딛는 발걸음에 주저함이 없다.수고로움으로 오른 산의 정상에서 내려가는 것처럼 길게 잡아도 이미 생의 반환점을 돌아선 때다. 잘 왔으니 온 것만큼 잘 갈 것임을 믿는다.매 순간마다 내딛는 발걸음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첫걸음이다.
새소리에 눈을 뜬 아침비록 다시 비 속에서 하루를 건널지라도 마음엔 마알간 햇살이다.그대의 하루도 이와다르지 않길ᆢ.
'털중나리'깨순이가 짙어가는 초여름의 숲에서 붉디붉은 미소를 건넨다. 붉은 속내를 보이는 것이 여간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듯 고개를 떨구고 있다. 이왕지사 얼굴 붉혔으니 하늘 봐도 될텐데ᆢ.
'털중나리'는 전국의 산과 들의 양지 혹은 반그늘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곧게 서서 자라며 위쪽에서 가지가 약간 갈라지고 전체에 잿빛의 잔털이 있다.
꽃은 6~8월에 황적색 바탕에 자주색 반점이 있는 꽃이 줄기와 가지 끝에서 밑을 향해 달려 핀다. 안쪽에 검은빛 또는 자줏빛 반점이 있다.
풀 전체에 털이 덮여 있는 것같이 보이기 때문에 '털중나리'라고 한다. 뒤로 젖혀진 꽃잎 중간까지 점이 있어 다른 나리와 구분하는 기준점이 되기도 한다. 한국특산식물이고 환경부지정 희귀식물이다.
봄꽃이 지고 나서 여름꽃으로 전환되는 시기를 알려주는 듯 나리꽃 중에서는 가장 먼저 핀다. '순결', '존엄', '진실' 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내 여자의 열매-한강, 창비'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불꽃' 이 세가지 중편 소설의 출발이 '내 여자의 열매'라고 한다. 하여, 두번째로 작가 한강을 만난다.'내 여자의 열매'가 포함된 소설집이다. 실린 작품으로는 '어느 날 그는', '아기 부처', '해질녘에 개들은 어떤 기분일까......', '붉은 꽃속에서', '아홉 개의 이야기', '흰 꽃', '철길을 흐르는 강'이다.
풀벌레 소리로 비 그침을 안다.
미미하게 산기슭을 내려오는 바람결에 물기를 덜어내며 여름밤이 그렇게 깊어간다.긴ᆢ밤이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