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성근 나무사이를 뚫고 햇살이 스며든다. 

엉킨 내 마음 속으로도 비집고 들어왔다. 

덕분에 오늘 하루도 뽀송뽀송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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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기다렸다. 담장 넘어 꽃피었다 그 꽃 떨어져 담장 아래 다시 피는 때가 오기를ᆢ. 그냥 주황색이라고 부르기엔 미안한 노란빛이 많이 들어간 붉은색의 꽃이 그렇게 피었다.


빨판을 이용하여 어디든 붙어 하늘로 하늘로 올라가는 것은 혹시나 오실지 모를 그리운 님 기다리는 마음이 담장을 넘어 빼꼼히 고개 내밀고자 하는 이유다.


'능소화'는 중국 원산으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심어 기르는 덩굴나무이다. 꽃은 7~8월에 피며 새로 난 가지 끝에 달리고 노란빛이 도는 붉은색이다.


'능소화'
-이원규


꽃이라면 이쯤은 돼야지


화무 십일홍 
비웃으며 
두루 안녕하신 세상이여 
내내 핏발이 선 
나의 눈총을 받으시라


오래 바라보다 
손으로 만지다가 
꽃가루를 묻히는 순간 
두 눈이 멀어버리는 
사랑이라면 이쯤은 돼야지


기다리지 않아도 
기어코 올 것은 오는구나


주황색 비상등을 켜고 
송이송이 사이렌을 울리며 
하늘마저 능멸하는


슬픔이라면 
저 능소화만큼은 돼야지


*꽃잎만 툭 떨구고서도 못다한 그리움이 있어 땅에서 다시금 핀다. 그렇게 핀 그꽃이 더 곱다.


금등화·자위·대화능소·능소화나무라고도 한다. 여성의 그리움을 형상화한 '여성', '명예'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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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산조기념관'

'가야금산조기념관'은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로 지정된 가야금산조 및 병창의 맥을 이어온 김창조와 김죽파의 고향인 영암에 세워진 기념관이다. 김창조, 김죽파의 생애를 비롯하여 국악의 흐름 특히 산조 음악이 만들어지게된 배경 등을 연표, 그림과 도표, 영상자료, 음원, 악기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이해를 돕고 있다.


*김창조(1856~1919)
전라남도 영암 출생. 영암에 살다가 1917년경에 광주로 옮겨 살았다. 가야금·거문고·양금·젓대·퉁소·해금 등 모든 악기에 능했다. 19세 때부터 시나위 가락에 판소리가락을 도입하여 민속장단인 진양조·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휘모리장단에 짜넣어 산조의 틀을 만들었다고 전한다.


*김죽파(1911∼1989. 가야금산조의 명인)
전라남도 영암 출생. 처음으로 가야금산조의 틀을 짰다고 전해지는 김창조의 손녀다. 1978년 67세에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의 예능보유자로 지정되었다. 김창조의 가락에 새 가락을 짜넣어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를 구성하였다.


ᆞ개관시간 : 10:00~17:00(매주 월요일 휴관)
ᆞ전남 영암군 영암읍 기찬랜드로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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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
-한강, 열림원


'채식주의자', '내 여자의 열매', '여수의 사랑', '바람이 분다, 가라', '소년이 온다', '흰'


작가 한강을 그의 소설을 통해 만나며 얻은 근원을 알 수 없는 갈증을 풀기 위한 실마리를 찾아 작가의 오래된 산문집을 찾았다.


무엇을 만나든 내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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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을 화려하게 꾸미는 것은 다 필요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관계로부터 오는 외로움이나 슬픔, 절망, 아픔 등을 감추기 위해서 이기도 하지만 때론, 지엄한 생존이 걸린 문제이며 목숨같은 자존심 문제이기도 하다.

겉모습만 화려한 듯 보이는 꽃이지만 그 꽃은 결코 허장성세虛張聲勢를 부리지 않는다. 안으로 쌓아둔 꿀이 있기에 그것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이고, 벌과 나비는 이것을 알기에 꽃으로 모여드는 것이다.

사람이라고 다르지 않다. 내실을 기하지 않고 밖으로 화려함만을 추구한다는 것은 그것을 열망하는만큼 청정한 마음자리로부터 멀어지는 것이며, 그토록 벗어나고자 하는 외로움이나 슬픔, 절망, 아픔 속으로 스스로를 밀어 넣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외로움을 감추려고 애써 치장했던 허세를 버리고 나니 청정하고 투명한 마음자리가 이제서야 보인다. 그곳이 그대와 내가 민낯으로 만나 열매를 맺을 인연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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