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리'
우뚝 솟아 굽어보듯 환하게 웃는다. 기골이 장대한 사내의 순정을 닮았다. 실하고 튼튼한 것이 나리 중 으뜸이다.


해를 향한 간절함이 주황으로 붉더니 점점이 박혔다. 고개를 들지 못한다고 부끄러움은 아니다. 지극한 그리움은 그렇게 안으로 잠기는 것이다. 그렇게 고개 숙이게 한 뜨거운 태양이 너를 더 빛나게 한다.


'참나리'는 전국의 산이나 들에서 자라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곧게 자라며 잎은 서로 어긋나고 잎자루가 없고 비스듬하게 벌어졌다.


꽃은 7~8월에 땅을 향해 피며 황적색 바탕에 흑자색 반점이 많고 뒤로 말린다. 나리 중 참나리에만 주아(잎겨드랑이에 달려있는 까만 영양 눈)가 달려있어, 이 주아에 의해 번식한다.


'참나리'라는 이름은 하늘나리, 땅나리, 중나리, 말나리 등 이 땅에 자생하는 여러 나리 중에서 진짜 나리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여름날의 하늘 속에 보이는 참나리의 이미지와 어울리는 '순결', '깨끗한 마음'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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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산'

매표소-금강교-깃대봉-강천산(왕자봉)-형제봉-강천제2호수-구장군폭포-강천사(삼인대)-황우제골-나무데크숲탐방로-관리사무소


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이 계곡으로 몰리기전에 산행을 시작하려고 서둘렀다. 바리바리 싼 음식과 물놀이 용품을 든 사람들이 더 빠르다.


금강교를 지나 바로 오른쪽으로 4코스 등산로 입구에서 급경사를 오른다. 다소 버겁게 올라 깃대봉을 오르고 나면 완만한 길을 산책하듯 걸을 수 있다. 강천산(왕자봉. 583.7m) 정상, 형제봉을 지나면 내리막길로 강천제2호수까지 이어진다.


강천제2호수 앞 구장군폭포다. 장마철이면 그 위용이 근사하겠다. 연달아 폭포가 있고 그 앞엔 사랑바위 공원이 조성되어 다양한 모습으로 형상화된 조각들을 볼 수 있다. 앞 쪽 거북이 모습이 보이는 바위가 이 공원이 들어선 이유라고는 하나 그 이유치곤 빈약하다.


맨발로 걸어도 좋을 길을 따라 구름다리 밑을 지나자 상사화 만발하다. 강천사 건너 죽음을 무릅쓰고 중종의 폐비 신씨의 복위를 상소한 삼인의 충신을 기린 비각인 삼인대를 둘러보고 황우제골로 들어선다.


황우제골 중간부터 관리사무소까지 이어진나무데크 숲탐방 길이 있다. 급경사를 올라 시야도 확보되지 못한 전망대 두 곳을 지나 아찔한 내리막길을 나무데크로 길을 낸 이유를 모르겠다.


지친 다리를 물에 담그며 잠시 더위가 지나가길 기다린다. 계곡엔 물보다 사람이 많다. 이렇게 여름 더위를 피해가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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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07-25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폭포의 모습이 대조적이네요. 한 폭포는 아래를 향해 직선으로 쏟아져 내리고, 다른 폭포는 이리저리 굽이치며 내려오네요. 외국의 큰 폭포와는 다른 또 다른 멋이 있습니다. 좋은 사진 감사합니다^^

무진無盡 2016-07-26 20:23   좋아요 1 | URL
비가 오면 수량이 많아져서 더 웅장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
 

기망, 보름날이 하루 지난 16일의 달을 말한다. 기망의 달이 보름달 보다 밝다고 했던가. 

유월 보름을 유두流頭라 했다. 물로 몸과 마음을 통해 정화하는 날인 유두流頭날이 하루가 지났다. 물을 통한 정화가 늘 필요한 여름날 보름달을 마음에 들여 놓은 것도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 유두의 그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유월 유두流頭날의 하루 지난 기망 달이 유독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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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 - 그해, 내게 머문 순간들의 크로키, 개정판
한강 지음 / 열림원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사랑, 시간을 기억하는 방식

작가 한강의 이름은 가끔씩 들었다작품을 읽은 이들의 책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서다. ‘맨부커상’ 수상을 계기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나 역시 이런 분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채식주의자', '내 여자의 열매', '여수의 사랑', '바람이 분다가라', '소년이 온다', ''은 그렇게 수집한 작품들이다.

 

작가 한강의 작품들을 읽어가는 동안 알 수 없는 갈증이 일었다인간의 본성에 접근해가는 방식이나 주목하는 내용과 그것을 풀어가는 작가만의 방식에서 따라가기 버거운 감정의 흐름에 잠시 책을 놓곤 했다작품이 작가의 감정과 의지를 소설적 장치에 의해 풀어내는 것과 만나는 어색함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더 근원적인 무엇을 보고 싶었다그렇게 해서 찾은 것이 작가가 펴낸 사랑과사랑을 둘러싼 것들이라는2003년에 발간된 산문집이다.

산문집 사랑과사랑을 둘러싼 것들은 1998년 미국 이이오와 대학에서 주최한 국제창작 프로그램(IWP)에 참가하여 세계 열여덟 나라에서 온 시인과 소설가들을 만나는 동안 그곳에서 겪었던 사람과 자신의 기억을 담았다.

 

열일곱 가지의 이야기에는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감정과 의지가 있다그 감정과 의지를 읽어내는 작가의 감정과 의지가 만나는 지점은 어디일까작가 한강이 그 시간을 기억하는 키워드는 사랑이다. “사랑을 둘러싼 이별배신질투 같은 것들이 괴로운 것이지 사랑 그 자체는 그렇지 않다고.”하는 사랑에 관한 관점에서 어디에 주목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모든 기억들이 단편으로 부서지고형태를 잃어간다조용히시간의 풍화 속에 흩어진다나는 흥얼거린다나는 기억하는 사람모두가 잊은 것들을 기억하는 사람내가 기억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을 때까지다만 그때까지.”

 

시간을 기억한다그 시간 속에는 사람이 있다그 사람은 사랑이다사랑 그 자체가 고통이라면 모든 기억이 다 고통일 수밖에 없다하지만버거운 삶을 살아가더라도 사랑은 그렇지 않음을 믿기에 그 사랑에 희망을 거는 것이다그 출발은 어디에 있을까시간과 공간을 함께했던 그것을 기억하는 일바로 여기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하여시공간을 함께했던 사랑과 그 사랑을 둘러싼 모든 것 속에서 사랑의 본질을 찾는 일은 자신의 삶을 사랑으로 가꿔가는 중요한 출발점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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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고자 한다. 애써 키를 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 여전히 모르지만 자꾸만 키를 키우는 이유가 있다. 그곳에 닿고자 함이다.

끝내 닿지 못하리라는 것쯤은 이제는 안다. 손에서 책을 놓지 않지만 그 책에서 딱히 무얼 얻고자 하는 것이 없음에도 자꾸만 책을 곁에 두고 펼치는 이유와도 다르지 않다.

그 끝을 알 수 없기는 하늘 끝을 짐작하는 것이나 알 수 없는 내일을 기약하는 것이나 매 한가지일텐데 늘 오늘을 내일로 미룬다. 마치 내일을 앞당겨 오늘 살 수 있는 것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여전히 마음의 키를 하늘 끝까지 키울 것이며 글을 쓰고 책을 만드는 사람이 존재하는 한 자꾸만 책을 읽을 것이다. 

내가 내 삶을 살아가며 내 감정과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이것밖에 없다는 듯이ᆢ. 약득若得이면 만족滿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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