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비다.
그 반가움이 다 전해지지 못했는지 비는 더디게만 온다.
깊은밤 잠들고 나면 몰래 오려나 보다.처마를 두드리는 빗소리에 여름밤 깊어가는줄 모른다.
'계요등'긴 원통모양에 붉은빛이 도는 것이 독특하다. 속내를 감추는듯 보이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덩굴 중간중간 잔털이 많은 꽃을 옹기종기 모아 달았다.
대부분 꽃의 향기는 바람타고 자연스럽게 번진다. 하지만 어떤 식물의 향기는 만지거나 뿌리를 뽑는 등 실질적인 접촉이나 상처가 나야만 비로소 전해지는 것도 있다. 이 식물들은 자신을 돋보이고 매개자를 유인하려는 것이 아니라 역겨운 냄새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인다.
'계요등'은 근처에 있는 다른 식물의 줄기를 만나면 왼쪽으로 감으며 꼬불꼬불 타고 오르는 덩굴성 식물이다.
계요등이라는 이름은 식물체 전체에서 역겨운 냄새가 나며, 썩은 닭똥오줌 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여졌다.
꽃은 줄기 끝이나 잎겨드랑이에 나며, 붉은 보랏빛으로 곱게 피고, 털이 촘촘히 뻗쳐 있다. 여름에서부터 초가을까지 비교적 오랫동안 볼 수 있다.
코로 맡는 냄새보다는 눈으로 보는 모양과 색에 주목하는 꽃이다. '지혜로움'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아프냐?""안 아프다""아프구나"전화 받는 이는 불특정 다수다. 아파야 낡은 것이 가고, 한 번 더 아파야 새로운 것이 온다. 그런데 아무도 안 아프다고 하니, 정말 모두 아픈 모양이다.-이산하, '피었으므로, 진다' 중 '각연사' 편에서*삼복 더위 중 그 가운데날 중복이다. 그 중복날 아침 햇살이 곱다고 했더니 따가운 햇볕이 구름 사이로 숨는다. 여기에 더하여 비소식이 있으니 중복도 체면 구기게 생겼다.삼복더위가 깊은 밤까지 이어지는 나날이다. 더위야 여름이니 당연하다치더라도, 내가 발딛고 사는 땅에선 그 더위를 식혀줄 사람들의 소식은 더디기만 하다. "아파야 낡은 것이 가고, 한 번 더 아파야 새로운 것이 온다."는 이산하 시인의 말처럼 우리는 한 번 더 그 아픔을 겪고 있는 것이라면 좋겠다."아프냐?"몸도 마음도 지쳐가는 스스로에게 안부를 묻는다.
달이 비켜난 자리 유난히 빛나는 별들의 밤이다.
내겐 그 빛을 담아낼 재주가 없어 마음에 들인다.까만밤 반짝이는 별 하나 가슴에 스민다.
'시계꽃'복잡하고 화려하다. 각기 다른 모양과 색으로 층층이 쌓아 울려 모양을 완성했다. 넓은 잎 가는 꽃술을 두르고 다섯개의 추를 놓아 그 위에 다시 세개를 엇갈려 놓았다.
시간이 쌓여 복잡함으로 채워지는 것처럼 이 꽃도 그렇다. 복잡한 구조로 인해 괜히 이름을 얻은게 아닌 듯하다.
'시계꽃'은 남아메리카 원산이며, 관상용으로 키우는 덩굴성 여러해살이풀이다. 덩굴손이 있어 물체를 감고 올라간다.
꽃은 7-8월에 핀다. 잎겨드랑이에서 1개씩 달리며 수술은 5개이고 밑이 1개의 기둥 모양처럼 된다. 암술대는 3갈래로 갈라진다.
꽃의 모양이 시계처럼 생긴 데서 시계꽃이라 부른다. '성스러운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