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주인은 나라는듯 매미 소리 요란하다. 정상에 올랐으면 내려와야하고, 피었으므로 진다고 했다. 이 여름도 다르지 않음을 안다.

현각, 자성의 소리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25년 짧지 않은 시간이다. 그렇다고 긴 시간은 더욱 아니다. 강을 건넜으니 배를 버리는 자의 태도로 보이지 않으니, 달 보라고 외치던 제 손가락만 보다 제풀에 나자빠지는 것은 아닌지도 모를 일이다. 25년, 그동안 몸에 걸치고 자고 먹고 마셨던 그 모든 것 누구에게서 온 것인지는 알까?

매미 울음과 함께 여름날의 하루나 잘 건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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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도 울음을 멈춘 여름 한낮, 감칠맛나는 바람이 간혹 불기도 하지만 나무 그늘에 들어서도 더운 기운이 넘친다.

청개구리 쉼터, 초록이 물든 조그마한 물웅덩이에 워터코인의 꽃이 만발하다. 누가 봐주지 않아도 때를 알아 피고 진다. 이 무더운 여름도 그 순리 앞에 당당한 것이리라.

문득, 감나무 아래 깊은 우물에서 퍼올린 찬물로 억지 등목 해주시던 젊은 엄마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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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장나무'
한껏 멋을 부렸다. 혹여나 봐주지 않을까봐 노심초사한 흔적이 역역하다. 꽃 모양으로 봐선 누구든 다 봐주라는 몸짓인데 누구를 향한 신호일까?


'누리장나무'는 낙엽지는 작은키나무다. 달리 부르는 이름이 개똥나무, 누린내나무다. 어린 잎은 나물로 먹고 꽃과 열매가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심는다. 잎과 줄기 등 나무 전체에서 누린내가 나서 누리장나무라 부른다.


꽃은 8월에 엷은 홍색으로 새 가지 끝에 달려 핀다. 암수한꽃인 양성화이다. 꽃부리는 5개로 갈라지며 수술이 유난히 튀어나와 있다. 열매는10월에 하늘색으로 익는데 붉은 꽃받침에 싸여 노출된다. 꽃받침과 열매가 꽃보다 더 곱게 물든다.


역시 코보다 눈이 더 먼저다. 다소 부담스러운 냄새를 누르고도 남을 멋진 모양이 돋보인다. 꽃이 필 때는 향긋한 백합 향을 풍긴다.


꽃과 꽃향기 그리고 붉은 꽃받침에 쌓인 하늘색 열매까지 너무도 이쁜 나무다. '친애', '깨끗한 사랑'이라는 꽃말은 꽃모양에서 얻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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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
(Watercolor, 37×27cm) 이장한 作

단절과 고독을 벗어나 스스로를 밝히고 있다. 하늘과 육지를 향해 기운을 펼치듯 기운 생동의 그것이다. 닮은듯 크고 작은 두 섬은 혼자를 벗어난 자리임을 보여준다.

*이장한
ᆞ전남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동대학원 졸업
ᆞ한국수채화협회, 한국미술협회, 광주전남수채화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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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中伏 지난 하루가 덥다고 타박하는 건 염치 없지요. 삼복의 한 가운데이니 당연한 더위로 받아들여야지요. 그렇더라도 더운건 어쩌지 못합니다.

이 더위를 어찌 나시려는지 염려되어 남으로 향한 마루에 소박한 상 차렸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오시기만 하면 됩니다.

머리 위를 지나는 햇볕이 알은체하면 냉수 한잔 건네고, 먼 산 지나가는 바람이 기웃거리면 차 한잔 건네면서 그대가 선물한 단오선 만지작 거리며 가끔 사립문으로 길게 고개 내밀어 보겠습니다.

늦게 도착할지도 모를 벗을 위해 나무그늘 아래 있는 우물 속에 큼지막한 수박 한덩이와 탁주는 넉넉히 준비해 두었으니 더딘 발걸음일지라도 부디 오시기만 하면 됩니다.

혹여, 삼복 더위에 먼길 나들이 못하는 것이라면 더위도 멈춘다는 처서處暑가 멀지 않으니 위안삼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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