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꽃'
정채봉의 오세암과 함께 떠올리는 동자꽃을 한번도 본적이 없다. 한번도 보지 못한 엄마를 그리워하며 마을로 내려간 스님을 기다리다 죽었던 동자승의 무덤에 피었다던 그 꽃이다.
올 여름 딸아이를 앞세워 지리산 노고단을 오르던 중 사진으로만 봤던 그 꽃을 보았다. 이미 시들어가는 딱 한 송이를 안타까움에 속 마음에 담아두고 돌아선 순간 다른 송이가 눈에 들어왔다. 꽃잎에서 뚝뚝 슬픔이 떨어지는 꽃.
제주도와 울릉도를 제외한 전국 각지의 산지에서 비교적 흔하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은 6-8월에 줄기 끝과 잎겨드랑이에서 난 짧은 꽃자루에 주황색으로 핀다.
'동자꽃'
배고파 기다리는 것이나
그리워서 기다리는 것이나
모두 빈 항아리겠지요
그런 항아리로
마을 내려다보이는 바위에 올라앉아보는구려
바위 위에는 노을이라도 머물러야 빈 곳이 넘칠 수 있나니
나도 바위 곁에 홍안의 아이나 데리고 앉아 있으면
내 그리움도 채워질 수 있을까요
목탁 소리 목탁 소리 목탁 소리
어디선가 빈 곳을 깨웠다 재웠다 하는
무덤 토닥이며 그윽해지는 소리
*김영남 시인의 동자꽃이란 시다. 동자꽃에 어린 애틋한 마음이 구구절절 담겼다. 전설을 통해서라도 담아두고 싶었던 사람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기다림', '나의 진정을 받아 주세요'라는 꽃말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