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을 넘는다. 붙박이 삶이지만 꿈은 언제나 담장 너머에 있다. 땅에 뿌리 내린 상사화나 담장 위 기와에 터를 잡은 양치류의 삶이나 오늘에 붙잡혀 바둥대는 나, 모두 오십보 백보다.

오늘도 담장을 넘어갈 꿈으로 하루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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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곧장 하늘로 솟아 올라 오롯이 꽃만 피웠다. 풍성하게 꽃을 달았지만 본성이 여린 것은 그대로 남아 있다. 키가 크면 큰대로 작으면 작은데로 꽃이 주는 곱고 단아함은 그대로다. 꽃은 무릇 이러해야 한다는듯 초록이 물든 풀숲에서 연분홍으로 홀로 빛난다.


'무릇'은 전국 각지에 야생한다. 산 가장자리와 들이나 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잎은 봄과 가을 두 차례에 걸쳐 2개씩 나오고 약간 두꺼우며 표면은 수채처럼 파지고 끝이 뾰족하며 털이 없다.


꽃은 7~9월에 연분홍색으로 피고 꽃대 끝에 달리며 순차적으로 핀다. 흰꽃을 피우는 것은 흰무릇이라고 한다.


여린 꽃대를 올려 풀 속에서 꽃을 피워 빛나는 무릇을 보고 '강한 자제력'이라는 꽃말을 붙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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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0여 년을 한자리에 서 있었다. 키를 키우고 품을 넓혀가는 동안 사람과 함께한 시간을 오롯이 제 몸에 새겼다.

그 나무에 삶을 향한 사람의 간절함과 정성을 엮어서 묶었다. 칠월 백중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마음과 나무가 칡덩굴에 엮여 하나된 자리인 것이다. 사람보다 더 오랜시간을 지켜왔을 삶의 터전에 술잔 올리고, 남은 잔을 나눠 마신다. 100년도 버거운 사람에겐 나무는 경이롭고 대견한 생의 버팀목이 아닐 수 없다. 당산나무를 가까이 두고 살아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칡덩굴 걸린 나무 앞에 공손히 두손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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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08-25 2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사는 곳에도 400년된 느티나무가 있어요. 80년대에 벼락 맞아서 둘로 쪼개져 지금은 철근으로 보정되어 있는데, 정말 신령함이 깃들었다는 느낌이 들어요

무진無盡 2016-08-26 20:48   좋아요 2 | URL
내가 사는 근처에도 몇백년씩 자라온 느띠나무가 여럿있는데.. 쇠사슬로 꽁꽁 묶여 사는 것이 좋을까 싶은 나무도 여럿 보았습니다. 자연의 순리대로 두어야 좋은 것도 많아 보이구요.

별이랑 2016-08-26 1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벼슬한 나무도 있으니, 호랑이 님 댓글처럼 신령함이 깃든 나무도 있겠죠?
오랜 삶을 버텨온 만큼 보고 듣고 겪은 일도 아주 많이 담아놓은 나무이니, 저라도 절로 경의를 표할듯해요.
공손이 손을 모은다는 무진님 글을 읽고, 저도 잠시 마음을 비웁니다.

한차례 시원하게 내린 비가 바람을 몰고와서 오늘 하루 상쾌하네요.
무진 님, 좋은 시간 되세요 ^^

무진無盡 2016-08-26 20:49   좋아요 2 | URL
나무는 사람과 가까운 곳에서 일상을 공유한다고 봐요. 특히 당산나무에 기대어 온 마을 사람들의 마음까지 보테면 더 그렇게 생각됩니다. 가뭄에 모처럼 단비가 내렸습니다. ^^
 

'동자꽃'
정채봉의 오세암과 함께 떠올리는 동자꽃을 한번도 본적이 없다. 한번도 보지 못한 엄마를 그리워하며 마을로 내려간 스님을 기다리다 죽었던 동자승의 무덤에 피었다던 그 꽃이다.


올 여름 딸아이를 앞세워 지리산 노고단을 오르던 중 사진으로만 봤던 그 꽃을 보았다. 이미 시들어가는 딱 한 송이를 안타까움에 속 마음에 담아두고 돌아선 순간 다른 송이가 눈에 들어왔다. 꽃잎에서 뚝뚝 슬픔이 떨어지는 꽃.


제주도와 울릉도를 제외한 전국 각지의 산지에서 비교적 흔하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은 6-8월에 줄기 끝과 잎겨드랑이에서 난 짧은 꽃자루에 주황색으로 핀다.


'동자꽃'


배고파 기다리는 것이나
그리워서 기다리는 것이나
모두 빈 항아리겠지요


그런 항아리로
마을 내려다보이는 바위에 올라앉아보는구려
바위 위에는 노을이라도 머물러야 빈 곳이 넘칠 수 있나니
나도 바위 곁에 홍안의 아이나 데리고 앉아 있으면
내 그리움도 채워질 수 있을까요


목탁 소리 목탁 소리 목탁 소리
어디선가 빈 곳을 깨웠다 재웠다 하는
무덤 토닥이며 그윽해지는 소리


*김영남 시인의 동자꽃이란 시다. 동자꽃에 어린 애틋한 마음이 구구절절 담겼다. 전설을 통해서라도 담아두고 싶었던 사람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기다림', '나의 진정을 받아 주세요'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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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08-25 2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슬픈 사연이 있는 꽃이군요...

무진無盡 2016-08-25 21:08   좋아요 1 | URL
식물이름 중에 며느리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들 중 며느리밥풀, 며느리밑씻개와 같은 이름도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갈등을 며느리의 아픔으로 반영한 이름들이지요.
 

"제7회 광주국제아트페어"


ᆞ2016.8.24(수)~8.28(일)
ᆞ국립아시아문화전당
ᆞ관람시간 : 오전 11시~오후 8시


한자리에서 호사를 누린다. 눈의 호강이 더운 여름날의 열기를 식혀주기도 한다. 지역 작가를 포함 국내외 작가와 화랑 100곳이 참여하여 진행되는 아트페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다소 낯선 공간이 주는 어색함에 더운 날씨까지 한몫하니 작가나 관람객이나 목소리가 높다.


다양한 작품 속에 눈에 띄는 작품 앞에서 서성이고 간혹 안면있는 작가와 인사말도 나누며 작품에 눈길도 준다. 부스 사이를 발길 따라 흘러가지만 어김없이 눈에 들어오는 작품 앞에선 작가와 작품을 한번더 확인한다.


국내외 작가를 불문하고 새로운 시도로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거나 회화의 전통성에 집중한 작품들 모두를 여러가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한자리에서 보는 흔치않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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