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안하다'
무섭게 쏟아지던 비가 준 선물같은 상쾌함이 가슴 깊숙히 스며든다. 아직 남아 산을 넘는 안개구름도 가벼운 몸짓으로 살랑이는 바람을 타고, 마알간 닭의장풀의 선명한 꽃잎은 이제서야 움츠렸던 고개를 들어 안개를 실어가는 바람따라 산 너머를 꿈꾼다.

그리움이 닿는 그곳에도 이처럼 마알간 빛으로 미소담은 얼굴 있기에 산을 넘는 발걸음은 늘 바람보다 앞서간다.

비 그쳤으니 비 따라온 가을도 이제 여물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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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듭풀'
길가에 작디작은 꽃이 마치 닭의 눈을 닮아 초롱초롱 빛나고 있다. 꽃만큼 이쁜 초록색잎과 어울리는 연붉은색의 꽃이 눈을 사로 잡는다.


어떤 꽃을 확연히 구분할 수 있기까지는 애쓰는 수고로움과 많은 시간이 걸린다. 어느덧 콩과식물의 특징을 보여주는 꽃은 크기와 색깔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금방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이 매듭풀도 콩과식물의 꽃의 특징을 그대로 담고 있다.


매듭풀은 햇빛이 잘 드는 길가나 풀밭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잎은 어긋나며 잎자루가 짧고 3개의 작은 잎이 모여난 것처럼 보인다. 줄기는 가늘지만 튼튼하고, 전체에 아래로 향하는 털이 있다.


꽃은 8-9월에 피며 연한 붉은색이고 잎겨드랑이에 1~2송이씩 달린다. 꽃받침은 끝이 5개로 갈라지고 짧은 털이 있다.


매듭풀이라는 이름은 줄기가 하나하나, 잎과 꽃도 하나하나, 매듭이 진 상태처럼 매달려 있는 형상 또는 실처럼 매듭지을 수 있을 정도로 가늘고 단단한 줄기 형상 등에서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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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숨었고 밤은 젖었다.

"봄비는 가을을 위해 있다지만
가을비는 무엇을 위해 있는 것일까
싸늘한 감촉이 
인생의 끝에서 서성이는 자들에게 
가라는 신호인듯 한데

온몸을 적실 만큼
가을비를 맞으면 
그 때는 무슨 옷으로 다시 
갈아입고 내일을 가야 하는가"

*용혜원의 시 '가을비 맞으며'의 일부다. 시인은 '가을비는 무엇을 위해 있는 것일까'라고 묻는다. 굳이 대답이 필요없는 물음이다. 여름비는 몸으로 흠뻑 맞아야 제대로 맞은 느낌인데 가을비는 귀만으로도 물씬 젖어든다. 다 기울어가는 마음 탓이리라. 가을비에 젖은 마음은 옷을 갈아입을 필요가 없다. 그저 견딜 수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는 것이다.

닫을 수 없는 귀로 젖은 밤은 쉬이 잠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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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린다. 게으른 이의 텃밭농사라 하늘도 안타까운 마음인지 때마침 비를 내려준다. 땅을 뚫고 올라온 새싹들이 하늘향해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있다.

비가 곱게도 내린다. 막 터지기 시작한 꽃무릇 붉고 여린 꽃잎에도 방울지겠다. 이제 이 비 그치면 불쑥 가을 한가운데 서 있을 낯선 스스로를 만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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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풀'
기다란 줄기에 한마리 나비가 앉은듯 드문드문 꽃을 달았다. 꽃술과 꽃잎 그리고 꽃받침까지 서로가 서로를 빛나게하는 자리잡은 모양이 조화롭다.


벼이삭이 고개를 숙인 논둑을 걷노라면 마주하는 꽃이다. 연분홍 미소는 중년의 여인의 자연스러움이 담겨 더 빛나는 환한 미소를 연상케 한다. 오전 햇살이 고운빛을 발할때 볼 수 있다. 오후에는 꽃잎을 닫는다.


'사마귀풀'은 논과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잎은 좁고 날카로우며 전체에 털이 많고 어긋난다. 줄기는 땅에 엎드려 가지를 쳐 나가며 마디마다 잔뿌리를 내린다.


꽃은 8~9월에 연한 홍자색으로 줄기의 윗부분이나 잎자루에서 한 개씩 핀다.


애기달개비·애기닭의밑씻개라고도 부르는 사마귀풀은 피부에 돋은 사마귀에 붙이면 사마귀가 떨어진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햇볕이 따갑기 전인 오전의 짧은 시간에만 활짝핀 모습을 볼 수 있는 안타까움에서일까 '짧은 사랑'이라는 꽃말을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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