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여뀌'
낭창하게 늘어뜨린 선이 곱다. 듬성듬성 꽃을 피워낸 여유로움도 좋다. 앙증맞도록 작은 꽃이 살며시 미소 짓는다.


제철 맞아 활짝 핀 고마리와 여뀌에 정신을 팔려 눈맞춤하는데 늘씬한 허리선이 이목을 집중시킨다. 비슷비슷한 모양에 자신만의 독특함으로 피어 다음 생을 준비하는 꽃들이 제 시간을 야무지게 꾸며간다. 문득 내 시간도 이렇게 잘 여물어갈 수 있길 빌어본다.


'바보여퀴'는 습기가 많은 곳의 반그늘 또는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곧게 서거나 비스듬히 자라고, 온몸에 약간의 털이 있다. 잎의 양끝은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은 8월에 피는데 흰색 바탕에 연한 붉은빛이 돈다. 가지 끝마다 적은 수의 꽃이 이삭 모양으로 모여 핀다.


왜 바보여뀌라는 이름을 가졌을까. 다른 여뀌류는 잎을 씹어보면 매운맛이 나는데 이 풀은 맵지 않아 맛에 대해 둔하다는 의미에서 또한 꽃이 듬성듬성 피는데다 순서도 없이 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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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가 읽어주는 여자의 물건'
-이건수, 세종서적

미술평론가 이건수의 인문학적 여성 탐구

*책장을 보면 그 사람을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특정 물건을 소유한 사람을 만날때도 비슷하다. 그렇다면 여성들만의 특정물건을 비롯하여 비교적 여성에 친근한 물건들을 '보고, 듣고, 맡고, 맛보고, 느끼는' 여자의 물건에 대한 이야기다.

귀고리, 비키니, 커피, 거울, 시스루, 인스타그램, 프렌치 시크, 운세, 엄마사진…

일상의 사물 52가지에 담긴 여성의 심리와 욕망
* 사진작가 김중만의 사진과 명화 수록 *

여자의 물건에 주목하여 그림, 사진, 글이 어우러져 만들어가는 욕망의 물건에서부터 일상 속의 사물, 유혹의 도구, 문화적 기호, 취향의 사물들까지 여성의 삶과 속마음을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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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차분하다.
맑고 밝은날과는 사뭇 다른 정취를 자아낸다. 산과 산 사이 거리가 깊이를 만들듯 모든 것에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더딘 하루의 시작이 고요함을 동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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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취'
불쑥 키를 키워 풀 숲에서 하늘을 향한다. 시리도록 햐얀 꽃잎에 노오란 꽃술의 자연스러운 어울림이 돋보인다. 애써 꾸미지 않은듯 그 모습이 좋다.


향으로 기억되는 나물 참취의 다른 모습이다. 봄나물의 대표격이니 짙은 녹색 잎의 나물로 친숙하지만 꽃을 보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하얀 꽃에서 입안에 담긴 향기가 전해지는 듯 한참을 눈맞춤 한다.


참취는 산지나 들의 반그늘의 습기가 많은 비옥한 토양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은 8~10월에 흰색 꽃이 피며 가지 끝과 원줄기 끝에 달린다. 꽃줄기가 아래에서 위로 차례대로 달리며, 아래의 꽃줄기 길이가 길어 위의 것과 거의 편평하게 가지런히 핀다.


참취는 어린순과 어린잎을 취나물이라고 부르며 생것을 싸 먹기도 하고, 볶아 먹기도 하며, 장아찌로도 담가 먹는다. 또 산채전이나 취떡을 해 먹기도 한다. 향기가 좋아 봄철에 잃어버린 미각을 돋우는 데 아주 좋은 대표적인 봄나물이다.


긴 겨울을 견디며 내민 새 순을 기꺼이 내놓는 모습에서 유래한 것일까. '임을 위하여', '이별'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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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지식인이 세상을 여행하는 법 - 조선 미생, 조수삼의 특별한 세상 유람기
김영죽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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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삼멀리 밖으로 나가서 노닐고픈 꿈을 가졌던 사람

조선이라는 신분제 사회에서 한미한 신분으로 나라 밖을 나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더욱이 역관도 아니면서 중국을 여섯 차례나 다녀온 이가 있다면 그는 나라밖으로 나가기에 강한 열망을 가진 사람으로 특출한 능력을 가졌으나 안에서는 실현하지 못하는 사람이거나 뒷 배경이 든든한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조수삼(17621849)은 조선 후기승문원 서리를 지낸 여항시인이라고 한다신분의 제한으로 늦은 나이 83세에 진사시에 합격했다송석원시사의 핵심적인 인물로 활동했으며 정이조이단전강진김낙서장혼박윤묵 등 여항시인과 사귀었다특이한 것은 1789(정조 13) 이상원을 따라 처음으로 중국에 간 이래로 여섯 차례나 연경에 다녀왔다는 것이다여러 어려운 조건에도 불구하고 그는 왜 그토록 중국으로 나가려 했을까?

 

조선후기는 사회적 경제적 기반을 닦은 중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때라고 할 수 있다이는 북학파의 대두나 송석원시사와 같은 모임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반면 이런 사회적 환경은 신분제에 막힌 사람들이 자신의 한계를 절실히 느끼면서 타고난 재능을 발휘하고 그런 자신을 알아줄 벗들과의 교유를 열망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그런 중심에 조수삼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책은 신분제 사회에서 중인 출신으로 여러 가지 한계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재능으로 넓은 세상을 체험할 수 있었던 조수삼의 '삶과 여행'을 조명한다조수삼이 중인 신분으로 지식인과 교류했던 상황을 살피고 중국을 여섯 차례를 다녀오는 동안 만났던 중국의 풍속과 중국의 지식인들과의 교유를 조망한다.

 

조수삼은 직접 눈으로 확인한 중국의 모습과 지식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꿈을 실현했으며 방여승락이라는 책에 기록된 세계 여러 나라들의 이야기를 만나 일본비사나(오키나와), 고리(인도의 캘리컷), 응다강(인디아), 섬라(태국), 물누차(베네치아), 돌랑야차홍모국(네덜란드)” 등 자신이 가고 싶은 나라를 뽑아 정보를 실은 외이죽지사까지 살핀다.

 

조수삼이 조선이라는 나라의 사회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나라 밖의 세상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무엇일까?신분의 한계와 자신이 가진 재능을 다 발휘할 수 없는 제약 그리고 여기에 더하여 당시 지식인 사이에 불고 있던 중국에 대한 열풍 등이 작용하여 중국으로 항하는 꿈을 꾸었을 것이다또한 처음 연행에서 조선에서는 볼 수 없었던 화려한 잔치와 거리 풍경연희 등 처음 북경을 접하고 느낀 경이로움” 등은 나라밖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마음에 기폭제가 되었으리라 짐작된다이러한 기회를 통해 조수삼은 조선의 중인이라는 외피에 가려진 자신을 있는 그대로 알아주는 지음을 만나뜻을 교류할 수 있었으리라.

 

이 책은 조수삼이라는 사람의 특수한 경험을 통해 조선후기 지식인들의 나라 밖으로 향하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확인한다그 중심에는 나라 안에서 다 펼치지 못하는 의지를 나라 밖 다른 환경과의 직접적인 교류를 통해 위안 받고 실현하려는 의지의 실천으로 이해된다조수삼의 특별한 여행은 시대를 넘어 우리 모두의 꿈과도 뜻이 통하는 지점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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