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을 읽는다'
-박희병, 둘베개

열하일기는 누구나 알지만 그 열하일기를 완독한 이는 드물듯 박지원 역시 누구나 알지만 정작 박지원의 문장을 통해 그의 감정과 의지를 대면한 이 역시 드물다. 나 역시 열하일기를 비롯하여 다수의 책을 통해 그의 문장을 만났지만 여전히 알 수 없는 옛사람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암의 산문 작품 중 연암의 정신세계와 작가적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글 20여 편을 가려 뽑아 정독한 책"

'연암을 읽는다'는 것은 연암의 글을 매개로 하여 연암의 생애 전반과 교유 관계, 그리고 그의 사유를 읽어내는 것을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저자 박희병의 '연암 제대로 읽기'를 따라가 보고자 한다.

지금까지 만나왔던 박지원 관련 여타의 책과는 사뭇 다른 만남이 되리라는 기대감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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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을 다했다.
공간의 구분이었으며 단절없는 통로었다. 나무로 태어나 용도변경을 거쳐 다시 온 곳으로 간다.

단절이고 불통이면 남은 것은 소멸뿐이다. 그것이 어찌 뭍에서 태어나 바다에 살다 제 사명을 다하고 소멸해가는 나무뿐이랴.

사람과 사람, 이웃과 이웃 그 사이에 벽을 쌓고 불신을 조장하는 그들에게 남은 것은 소멸 뿐이다. 이제 그들의 소멸을 증명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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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에서 맞이하는 가을날의 하루다. 저녁노을이 잔잔히 붉다 가뭇없이 사라진다면 아침노을은 더디다가 막판에서야 급하다. 이 차이가 하루의 다른 영역을 연다.

바다를 건너고 산을 넘어오는 마음이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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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취"
자유분방한 꽃잎도 우뚝 솟은 꽃술도 온통 노랗다. 자잘한 꽃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등치를 키웠다. 하여, 멀리서도 금방 찾을 수 있지만 벌이 보이지 않는다.


초록이 더 짙어지고 갈색으로 바래져가며 부지런히 옷을 갈아입는 가을 숲에서 하얀 참취와 더불어 빛난다. 어린 잎일 때 주목하지 않거나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이렇게 꽃 피어 그 준재를 실감하게 된다.


'미역취'는 산과 들의 반그늘 또는 볕이 잘 드는 풀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곧게 서고 위쪽에서 가지가 갈라지는데 짙은 자주색을 띠며 잔털이 있다.


꽃은 7∼10월에 노란 색으로 피고 꽃대 끝에 꽃자루가 없는 작은 꽃이 많이 모여 피어 머리 모양을 이룬 꽃이 달리고 전체가 커다란 꽃이삭을 형성한다.


미역취라는 이름은 취나물의 일종으로, 나물 맛이 마치 미역 맛과 비슷하다는 데에서 유래한다고도 하고, 대가 나오기 전 잎자루가 축 늘어진 모습이 미역을 연상시켜서 미역취라고 했다는 설도 있다.


유독 샛노랑색으로 산중에서 살지만 바닷가 미역맛을 품고 있는 미역취는 '섬 색시'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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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가 읽어주는 여자의 물건
이건수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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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물건 그 내밀한 속내를 들추다

인간이라는 범주 안에는 남자와 여자가 있다남자가 여자를 이해하려는 다양한 노력 속에는 인간이라는 범주를 설정하지 않고 여자를 대상화해서 바라본다그러기에 남자인 나는 여전히 여자를 이해하는데 버거워할 수밖에 없다인간의 범주에서 남자와 여자는 상대적인 관계다여기서 상대적이라는 의미는 서로 맞서거나 비교되는 관계에 있는 대상을 떼어놓고는 이야기되어지지 못한다는 것을 전재로 한다이런 관계적 사이를 무시한 대상에 대한 이야기는 온전한 이해를 할 수 없는 반쪽짜리 설명서나 마찬가지다.

 

여기에 여자를 이해하고자 한다는 이유로 여자와 관계된 물건을 통해 여자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여자의 그 내면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시도가 있다작가이자 미술전문지 편집장미술 저널리스트전시기획자 등으로 그림 읽어주는 남자라는 별명을 가진 이건수의 그남자가 읽어주는 여자의 물건이 그 책이다.

 

저자 이건수가 주목한 여자의 물건으로는 귀고리하이힐핸드백 등 아름다워지려는 욕망을 대표하는 뷰티용품들커피생리대침대그릇 등 삶의 흔적이 담긴 일상 속의 물건들립스틱시스루마스카라 등 이성의 시선을 사로잡는 유혹적인 사물들가죽호피타투거울과 같이 여성 내부에 존재하는 남성 취향의 사물들브런치운세인스타그램멜로드라마프렌치 시크 등처럼 문화적 지형도를 그려볼 수 있는 사물들로 여자의 물건을 5가지의 테마로 구분된 52가지가 물건들이다.

 

저자 이건수가 여자의 물건을 보고자 하는 목적은 여자를 이해하려는 것에서 출발하지만 그 과정에는 자연스럽게 여자의 물건을 바라보는 남자를 이해하는 것과도 다르지 않다이는 여성으로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여성에 대해 잘 모른다고 고백하고 있지만 상대적인 계념의 대상을 이해하려는 모든 것에 통용되는 모순이기도 하다스스로를 잘 알지 못하기에 한 범주를 구성하는 다른 대상을 심도 있게 알아보는 것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기도 한다.

 

“‘목걸이는 자본주의 정신을 표상하고, ‘시스루가 은폐의 의지를 지닌 형태라는 것과 선글라스가 밖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면을 들여다보기 위한 사물이라는 저자의 시각은 하나의 물건을 통해 여자의 특정한 속성 한 가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물건이 가지는 역사사회적 의미를 총괄하여 살핀다여기에 저자의 예술사회문화에 관한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도출된 이미지 형성이 저자 개인적 경험까지 포함되므로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더불어 각 물건이 소재로 등장하는 예술작품이나 사진 등이 글과 잘 어우러져 물건이 상징하는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주는 매개가 된다.

 

사물을 탐구한다는 것은 사물의 소유자를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라는 이야기에 공감한다한 개인의 사물에 대한 욕망이 나아가 특정한 집단이나 계층 또는 남자와 여자의 특성을 잘 나타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그런 의미에서 이 책 그남자가 읽어주는 여자의 물건에서 주목하는 물건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남자와 여자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데 저자의 시각은 유효하며 신선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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