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가을하늘답다. 볕이 귀한 시절을 보내는 동안 시름에 겨웠던 마음에 위안 삼으나는듯 높고 깊고 푸른 하늘이 열렸다.

억새 하나, 그 하늘이 무색하리만치 한껏 마음을 열어 기지개를 편다. 원래 저 하늘이 제 품인양 포근하게도 안겼다.

2016년 깊은 가을, 유독 휑한 가슴으로 살아야하지만 그 방향도 그 끝도 알 수 없는 허망 속에 갇혀서 절망하기엔 더이상 내놓을 것이 없는 목숨들이다. 그 목숨들이 희망으로 살아갈 길을 열어 푸른하늘에 안긴다.

억새가 안긴 그 하늘을 가슴에 품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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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부족한듯 할때, 그 달에 주목한다. 틈이 있어서 더 여유롭기 때문일 것이다. 깊은 가을 밤 달과 함께하니 오히려 그 짧음을 탓할 일이다.

달의 시간 속으로 기꺼이 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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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질빵'
날기 위해 준비를 마치고 때를 기다린다. 되도록 멀리 날아가 새로운 터전을 만들어야 하기에 몸도 가볍게 했다. 터전을 잠식하는 왕성한 활동력이 무수히 많은 씨앗으로 그대로 드러난다.


가을이 깊어가는 때, 숨죽여 민낯을 보여주는 풀숲이나 낙엽진 나무에서 자주보인다. 갖가지 모양으로 준비를 마친 모습을 하나씩 구경하는 재미가 보통을 넘는다.


'사위질빵'은 전국 어디에서나 자라는 낙엽지는 덩굴성 나무다. 잎자루마다 잎이 세 개씩 달리며 마주나기로 달린다. 갸름한 작은 잎은 끝이 뾰족하고 깊이 팬 톱니가 드문드문 있다.


꽃은 7∼8월에 흰색으로 우산 모양으로 펼쳐지듯 피고 간혹 늦가을에도 볼 수 있다. 열매는 9월에 달리고 길이가 1㎝ 정도의 백색 또는 연한 갈색 털이 있다.


사위질빵은 굵은 덩굴이 잘 보이지 않아 1년짜리 풀 덩굴이려니 하고 생각하기 쉬우나 회갈색의 굵은 덩굴이 만들어지는 나무덩굴이라고 한다.


사위질빵이라는 이름은 덩굴이 가늘고 약하여 큰 짐을 옮기는 멜빵으로 부적합하여 귀한 사위가 힘든 일을 하지 않도록 지게의 멜빵끈을 끊어지기 쉬운 사위질빵으로 만들어 조금씩 짐을 나를 수 있게 했다는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질긴 할미밀망이 시어머니와 관련되어 전해지는 이야기와 비교해보면 사위질빵의 '비웃음'이라는 꽃말이 이해될 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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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으로 읽는다. 꽃이나 사람이나 목숨을 이어가고 꽃 피고 지는 모든 순간이 간절하지 않은 때가 있을까마는 자잘한 일상에 묻혀 잊어버리고 사는 스스로가 안쓰러워 그렇게 이해하고픈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새벽 이슬처럼 내린 비는 멈추었고 꽃잎에 망울망울 꽃 마음이 맺혔다.

한층 깊어진 가을 아침, 꽃은 내게 간절함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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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立冬이다.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 후 약 15일,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 전 약 15일에 드는 절기다.

입동이 지나면 막바지 감을 따고, 김장을 준비하며, 동면하는 동물들이 땅 속에 굴을 파고 숨고, 산야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풀들은 말라간다고 한다.

입동인 오늘 날씨로만 본다면 바람도 잠잠하고 햇볕은 따사로워 겨울을 실감하기는 아직 멀었다. 더욱이 올해는 몹쓸 비가 자주 내렸던 까닭에 가을이 주는 계절의 맛과 멋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하여, 아직은 가을을 누리고 싶은 마음이다.

그렇더라도 입동이면 겨울의 시작이니 몸과 마음의 깃을 잘 여며야할 것이다. 춥지 않을 마음자리를 위해 난 무엇을 마련해야 할까.

입동立冬에 가만히 마음 깃을 여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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