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의 시간이다. 다소 무거운 몸을 일으켜 마을길을 따라 숲으로 향한다. 그곳에 저수지가 안개에 묻혀 아득하다. 안개에 붙잡혀 한동안 머물다 산길로 접어든다. 사계절 나를 반겨주는 숲길이기에 들어설 때마다 안개가 세상을 안듯 포근하게 감싸준다. 여기저기서 눈이 왔다는 소식이 전해지지만 이곳 내 숲은 여전히 가을과 겨울 그 사이에 머물고 있다.

안개의 시간 속에서 한없이 밍기적거리다 겨우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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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나물'
순하다. 모양도 색도 크기도 바라보는 이에게 한없이 편안함을 전해준다. 과하지 않음이 주는 아름다움이 여기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닐까.


하늘에 별이 땅으로 내려와 꽃으로 피었다. 애써 치장하지 않아도 제 몫을 다할 수 있음을 작은 울림으로 전하지만 가슴 속에 오랫동안 남는 힘이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벼룩나물은 논둑이나 밭, 길가에 흔히 자라는 두해살이풀이다. 줄기 아래에서 많은 가지들이 나와 땅 위로 퍼져 자란다.


꽃은 4~5월에 흰 꽃이 줄기 끝에 피며 꽃잎과 꽃받침잎은 5장이고, 꽃잎의 끝은 2갈래로 나누어진다.


'보리뱅이', '개미바늘'이라고도 부르며 북한에서는 '애기별꽃'이라고 한다.


봄꽃이 제 때가 아닌 늦가을에 피었다.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길목에 봄의 무엇이 있나 보다. '기쁜소식'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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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으로 대지의 시간을 쌓았다. 그 시간이 얼마인지는 짐작도 못하지만 넋놓고 바라보는 마음의 깊이는 눈앞에 펼쳐진 모습마냥 어렴풋이 상상속으로 펼친다.

지금 마주한 이 시간도 겁으로 쌓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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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풍등'
붉은 공모양의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다. 꽃의 생김새가 독특하여 주목받고 열매역시 앙증맞은 모습과 색으로 눈길을 사로 잡는다.


무성했던 잎들이 지면서 드러나는 열매들이 주목 받으려고 화려한 색으로 치장하는 것이다. 새들의 눈에 잘 띄어 먹이감으로 삼아야 후대를 기약할 수 있어서다. 어떤 맛일까 호기심에 손이 가다가 멈춘다. 독이 있는 식물이다.


배풍등은 산지의 햇볕이 잘 드는 바위지대에 자라는 덩굴성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은 7~8월에 흰색으로 핀다. 꽃잎은 5갈래로 깊게 갈라지고, 갈래조각은 뒤로 젖혀진다. 열매는 9~10월에 둥글고 붉게 익는다.


배풍등(排風藤)이라는 이름은 '풍을 물리치는 덩굴'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경기도 이남에 자생하기에 추운 지방에서는 보기 힘들다. '참을 수 없어'라는 독특한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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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감성일기 - 사랑 바람 별 기억, 정훈교 시 에세이
정훈교 지음 / 시인보호구역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시의 감성은 읽는 독자의 몫

시를 읽는 이유는 사람마다 제 각각 이듯 특별히 시를 더 자주 접하게 되는 계절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일상을 살아가다 문득 머릿속에 시구 하나 떠올려 흐뭇한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이미 충분한 것은 아닐까?

 

시인이 시에 담았던 감정과 의지가 독자들의 마음속으로 고스란히 들어와 공감을 일으키고 그로인해 시가 살아나 시인과 독자를 이어주기도 하지만 시인의 감정과 의지와는 상관없이 독자의 자의적 해석으로 자신만의 가치를 발견하고 좋아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와 반대되는 상황도 생각할 수 있다시를 어떻게 읽어야하는가에 대한 문제제기가 시작되는 지점이 여기가 아닌가 한다.

 

정훈교의 당신의 감성일기는 그리움과 사랑에 관한 시를 선벼ᅧᆯ수록하고 이를 시인 정훈교가 읽어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시인의 시와 해설이 함께 있는 시 해설서라고도 할 수 있으며 시 에세이다.

 

고은문인수정호승김용락이하석도종환 등 한참 선배 시인부터 류근길상호허연박후기손택수김명기박소란유희경윤석정김성규박준손미이혜미김하늘 등 50여 명이 넘는 시인들의 시와 함께 한다.

 

이 시인들의 시를 1부는 사랑은 지나온 과거가 아니라여전히 따뜻하게 남아 있는 추억이라고 말한다. 2부는 바람’ 또한 인연이고 사랑이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3부는 은 우리 모두가 간직한 마음 속 별에 대해 노래하고 있으며 4부는 기억은 먼 추억과 꿈에 관한 이야기이다.

 

한 권의 시집을 해석하겠다고 작정하며 읽는 책이기 보다는따뜻한 감성으로 시 한 편 한 편에 흠뻑 젖어 보기를 권한다.”

 

'당신의 감성일기'를 발간한 정훈교 시인의 소망을 담은 말이다이 책은 2016년 6월부터 진행한 '시인보호구역의 출판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소셜펀딩을 통해 출간한 시 에세이집이다. “아직도 그리움과 사랑을 떨치지 못한 당신에게” 전한다는 정훈교 시인의 시 읽어주기는 자신만의 독특한 언어로 읽어주고 있지만 위의 소망대로 따뜻한 감성에 주목하지는 못한 듯 더디게 읽힌다.

 

시를 읽는 독자의 감정과 의지대로 읽고 자신이 느끼는 만큼 누리면 제 몫을 다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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