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넘는 아침해가 늦장을 부리는 가운데 구름기둥의 힘찬 기운이 그대로 전해진다. 저 구름 뚫고 비출 햇살의 눈부심이 기다려진다.

아침의 맑고 찬 기온으로 비로소 겨울의 개운함을 가슴에 담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특집! 한창기'
강운구 등 저, 창비


한창기, 이 사람이 그 사람인줄 몰랐다. 내가 청춘이던 1984년 '샘이깊은물'이라는 잡지가 주는 매력에 흠뻑 빠졌던 기억이 새롭다. 그를 늦게나마 새로이 만난다.


한창기(1936~1997)는 잡지 '뿌리깊은나무', '샘이깊은물'의 발행인이자 편집자였으며, 한국브리태니커회사 창립자이자 경영인으로 우리 문화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고 평가받는다. 이 책 '특집! 한창기'는 그의 삶과 행적을 돌아본 추모글 모음집이다. 한창기를 기억하는 59명의 기억을 담았다.


"한창기"
몇 세대 앞선 신진적 업적을 남긴 언론·출판인, 문화재 수집가, 재야 국어학자, 직판 세일즈맨 제 1세대를 조직하고 훈육한 사람으로 다양한 얼굴을 지닌 사람으로 기억되는 그를 관련 사진과 그림을 충분하게 실어 한권의 책에 담았다.


그가 간 지 11년째가 되는 2008년 1월에 발간된 책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1세기컴맹 2016-12-24 18: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무척 기뻐하는 책입니다. 전형필 선생과 같이 덧대어 보면 우리가 참 많은 빚을 지고있다는 생각에 ..

무진無盡 2016-12-24 22:57   좋아요 0 | URL
그 빚을 갚아가는 삶이어야 하는데..
 

'정읍사'

달하 노피곰 도드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져재 녀러신고요.
어긔야 즌데를 드디욜셰라.
어긔야 어강됴리
어느이다 노코시라.
어긔야 내 가논데 졈그랄셰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다시 '정읍사'를 읊어본다.
간절함이 지극정성으로 모여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꿈을 현실로 눈 앞에 펼쳐놓았다. 이제 그 힘을 바탕으로 가던길 더 굳세게 가야한다.

달하 노피곰 도드샤

나와 내이웃, 삶의 현장과 거리에서 가슴과 손에 촛불을 밝혔던 모든 이들의 머리 위에 다시금 높이 떠 환한게 비추시라. 먼길 가는 동안 맞잡은 손 더욱 굳게 잡고 모두가 같은 걸음으로 한 곳을 향해 가는 그 길에 함께 하시라.
하여, 역사를 세우고 다시 쓰는 그 일을 분명히 증명하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층꽃나무'
층층이 맺힌 것은 같으나 색이 빠진 모습에서 꽃 핀 때를 떠올리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것일까. 대부분 꽃이 진 자리는 눈여겨 보지 않는다. 그리하여 같은 것도 다르게 보기 일쑤다. 여러번 마주칠 때마다 궁금해하던 것이 무안할만 하다. 이제 꽃이 진 자리에서도 이름 부를 수 있어 참으로 다행이다.


층꽃나무는 햇볕이 잘 드는 척박하고 건조한 사면지 또는 바위곁에 자라는 낙엽지는 작은키나무다. 반목본성 식물이기에 지상으로 드러난 밑부분은 목질화하여 살아 있으나 그 윗부분은 죽는다.


층층으로 핀 꽃 무더기가 계단 모양으로 보이기 때문에 층꽃나무라는 이름이 생겼다. 풀처럼 생긴 나무라 층꽃풀이라고도 한다.


꽃이 핀뒤 얼마 못가 꽃이 떨어져 버린다고 하여 '허무한 삶'이라는 꽃말을 가진 것이 아닌가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시의적절時宜適切'
정성이다. 시간을 겹으로 쌓아온 결과이기에 순리로 받아 들인다. 적절한 때에 각기 다른 감정과 의지가 만나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기를 바라는 마음가짐을 포함하고 있다. 때에 맞춰 준비되는 무엇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수고로움이다.

초겨울 때를 놓쳐서 핀 민들레가 씨앗을 맺어 다 떠나 보내고 마지막 하나가 남았다. 낮은 곳에서 꽃을 피우다가도 때가 되면 꽃대를 쑤욱 밀어올려 바람이 불어올 때를 기다린다. 여기까지가 스스로 때를 알아 준비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의적절한 때를 준비하되 필요한 때를 놓쳐서는 안된다. 순리와 요구에 의해 생겨나는 그 때를 놓칠때 일어나는 것이 허전함이며 외로움이고 결국, 마음 다하지 못하였다는 후회다.

그러기에 몸과 마음이 원해서 스스로 내는 내면의 울림에 무심할 일이 아니다. 살아오는 동안 몸과 마음이 보내는 그 신호를 소홀히 여겨 낭패보았던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이제는 그 내면의 울림에 답하여 자신을 돌봐야할 때다. 

어쩌면 당장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급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심장이 내는 울림에 귀기울여 스스로를 다독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숨을 쉴 수 있고 숨을 쉬어야 적절한 때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멀리서 차고 마른 바람이 불어 온다. 이제 마지막 남은 하나를 보내야할 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