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밤을 건너온 하늘이 숨을 쉴 틈을 만들었다. 들고나는 숨이 생명을 품고 있어 붉게 꿈틀댄다. 어디든 틈은 있고 모든 생명은 숨을 쉬기 위한 그 틈을 스스로 만들어 낸다. 다만, 이 숭고한 의식에 인간만이 서툴다.

하늘의 숨구멍을 빌려 한 숨 쉬고 가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쪽동백나무'
현숙한 여인네의 쪽진머리를 연상케하는 꽃봉우리가 곱기만하다. 순백의 색감에서 은근한 향기까지 무엇하나 어긋남이 없어 보인다. 눈맞춤하길 노래를 불렀더니 어느날 아주 가까운 숲에서 미소로 반겨준다.


하나를 알면 다른 하나를 만나는 연결통로가 된다. 때죽나무 꽃그늘 아래서 꽃향기에 취하다 닮은듯 다른 나무를 알게 되었다. 바로 쪽동백나무다.


쪽동백이라는 나무 이름은 동백기름이 귀하던 시절 그 동백기름 대용으로 이 나무 열매의 기름을 사용하였던 것으로부터 유래한 이름으로 보기도 한다. '쪽'이란 말에는 '작다'라는 뜻이 있어 동백나무보다 열매가 작은 나무란 의미로 쪽동백나무가 된 것으로 유추하기도 한다.


꽃은 5~6월에 흰 통꽃으로 핀다. 때죽나무와 거의 같으나 꽃잎이 약간 더 길고 깔때기 모양에 가깝다. 또 꽃대는 때죽나무가 2~5개씩 모여 달리는 것과 달리 20여 송이씩 긴 꼬리모양을 만들어 아래로 처져 달린다.


회백색의 나무 수피에는 고운 결이 나 있어 금방 알아볼 수 있다. 때죽나무와 달리 부드러운 감촉으로 온기마져 느껴진다. 늦봄 쪽동백나무 꽃 볼 생각에 그 숲에 들면 꼭 만나고 오는 나무로 내 조그마한 뜰에 꼭 함께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흥, 손철주의 음악이 있는 옛 그림 강의
손철주 지음 / 김영사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 속에서 듣는 우리 음악

역사 속 옛사람들의 다양한 흔적들 속에서 사람의 삶의 본질을 찾다보면 공통적으로 만나는 매개체가 있다.옛사람들의 감정과 의지가 녹아 있는 글과 그림이 그것이다글과 그림 속에는 시대를 공감하고 삶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열정적으로 살았던 사람들의 일상이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난다특히 그림은 화면 속에 사람들의 감정과 의지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그려놓은 것이기에 보다 쉽고 극적인 요소로 확인할 수 있는 매개가 된다.

 

이런 우리의 옛 그림에 주목하여 그 그림을 책이나 강연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읽어주는 기회를 대중과 함께 만들어온 사람 중에 손철주가 있다손철주는 오랫동안 신문사에서 일하며 미술에 대한 글을 써왔고,현재 사단법인 우리문화사랑의 운영위원인 미술평론가다그의 책으로는 '옛 그림 보면 옛 생각 난다', '꽃피는 삶에 홀리다',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그림 보는 만큼 보인다', '그림이다등이 있으며 수많은 독자층을 확보한 저자이기도 하다.

 

이 책 손철주의 음악이 있는 옛 그림 강의는 '우리 옛 그림과 소리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 전통문화의 두 맥을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옛 사람들의 삶이 투영된 그림과 음악은 무엇이고그것이 일사의 삶에서 어떻게 투영되었는지를 하나씩 살펴간다매우 흥미로운 조합으로 강의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라 현장감 있게 읽을 수 있다.

 

저자 손철주는 옛사람들의 독특한 삶의 태도를 은일’, ‘아집’, ‘풍류’ 세 갈래로 나누고 이를 음악이 그림 속에 들어와 있는 모양을 통해 살피고 있다먼저 숨어 사는 옛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인 은일은 이경윤 작으로 전하는월하탄금심사정의 고사관폭이도형의 독자탄금김홍도의 죽리탄금과 생황부는 소년등을 중심으로 홀로 음악을 즐기는 은사들이 등장하는 그림을 통해 은일이 가지는 맛과 멋을 살핀다다음으로 아름다운 모임을 일컫는 말이자 그 모임에 들 수 있는 고아한 선비의 풍경을 뜻하는아집을 테마로 그림을 살핀다여기에는 강세황의 현정승집김홍도의 단원도김홍도 작으로 전하는평양감사향연도이인문의 누각아집도와 작자미상의 이원기로회도이한철의반의헌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그림을 통해 사사로운 모임에서부터 나라의 공식적인 행사까지를 포한 한다마지막으로잘 놀자라는 의미로 본풍류는 김홍도의 포의풍류’, ‘사당연희심사정의송하음다신윤복의 상춘야흥’, ‘주유청강등을 통해 남녀상열지사나 유흥을 위한 곁들이로 동원된 그림과 음악을 다룬다.

 

백가지 꽃을 꺾어다 봤지만 우리집의 꽃보다 못하더라/꽃의 품종이 달라서가 아니라 우리집에 있는 꽃이라서 그렇다네” 이는 저자 손철주가 우리 가락우리 소리우리 그림 등 우리 것이 왜 좋으냐라는 물음에 답하며 제시한 다산 정약용의 시다. 우리 것이 좋은 까닭으로 우리의 일상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무엇을 어떻게 보더라도 내 삶과 맥을 같이하는우리 것이것 말고 다른 이유가 또 필요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것도 늦봄 날씨라고 투덜대다 금세 찬바람 좀 인다고 잔뜩이나 움츠러드는 마음에 종재기만큼 햇살이 스며든다. 그 조그마한 볕에도 풀어지는 속내가 계면쩍어 애먼 소나무만 쓰다듬다 피식 웃고 만다.

붉은 소나무가 산을 넘기 전 햇볕 한 줌 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정상에 올라 남쪽을 바라본다. 구비구비 사람 그림자 스며들어 산자락 품에 안겼다. 하나하나 이름 불러주지 못하는 아쉬움으로 말없이 가슴에 품을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산 위에 올라 비로소 산 아래서 허덕이던 나를 만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