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 보름, 음력 12월은 계동季冬, 납월臘月, 모동暮冬, 절계節季, 막달, 썩은달, 섣달이라고도 부른다. 그 섣달의 한가운데 보름달이 떳다.


옛사람들은 유독 달에 주목했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손철주는 '흥'이라는 책에서 옛그림에 등장하는 달그림을 보며 그 이유를 설명한다. 먼저, 그것은 선禪적인 깨달음을 상징한 것으로 본다. 직지인심直指人心 달을 가르키는데 달은 안보고 달을 가르키는 손을 바라본다. 여기에 선적 깨달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달을 보았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풍류의 짝으로 달이다. 차고 이지러지는 이치가 고아한 풍취를 드러내는 풍류에 알맞는 상관물이 된다는 점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래서 달 그림은 풍류이자 깨달음의 의미를 담았다는 것이다.


옛사람이 달에 부여한 의미와는 상관없이 달을 향한 원초적 그리움과 같은 그냥 달에 이끌리는 무엇이 있다.


성근 숲에 밝은 달이 떠오르는 모습을 담은 김홍도의 '소림명월도疏林明月圖'를 가슴에 품고 달빛 서늘한 기운이 가득한 모월당慕月堂 뜰을 서성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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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나들이'
죽녹원, 하늘로 향한 푸른꿈을 키워가는 대나무를 따라 눈도 제 스스로 온 곳을 향한 그리움을 함께 쌓았다. 반복하여 미끄러지더라도 대나무에 기대어 쌓은자리 다시 쌓아 비로소 대나무를 닮은 형체를 갖췄다.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 비로소 일어났다.


예상을 빗나간 다소 미흡한 눈풍경이지만 사람들의 무리도 드물어 한적한 대나무 숲길이다. 간혹 눈 폭포도 만들고 눈사람도 만들면서 오붓한 나들이는 졸린 눈 비비고 차가운 길에 동행해준 딸아이가 있어 가능한 시간이다.


귀한 눈 아까워 눈에도 담고 가슴에도 담는다. 눈에 대한 예의를 차리는 의식이면서도 독락獨樂의 여유를 한껏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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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大寒'

그래, 눈은 이렇게 내리야 제 맛이다. 목화 솜 타서 솜 이불 누비는 할머니의 마음 속에 때 펼쳐놓은 그 포근함을 품으라고 눈은 이렇게 온다.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


예년과는 다른 겨울이라고는 하지만 대한을 맞이하는 오늘은 제대로 겨울의 맛과 멋을 전해준다. 대한은 24절기 가운데 마지막 스물네 번째 절기로 ‘큰 추위’라는 뜻이다. 하늘에서 무엇이든 내리면 가슴이 먼저 반응한다. 지난 밤부터 많은 눈이 오고 있지만 날은 포근하여 눈과 놀기 적당하다.


이 순간을 어찌 놓치랴~.
눈이 땅위에 그려놓은 그림에 눈맞춤하며 혼자만의 즐거움을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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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벗님 오셨다. 늘 그자리 세그루 벚나무 곁을 지키며 시끄러운 소리로 한 때를 소란스럽게 하는 것을 아는 것일까. 살포시 내려 앉더니 원래부터 제 자리인양 이내 편안한 모습이다. 굳이 피리 서의 번거러움을 더하지 않아도 먼산을 품은 물과 바람이 지나가는 통로를 알려주는 갈대와 물 위에 노니는 청둥오리와 아주 가끔 반짝이는 윤슬까지 노래 아닌 것이 없다.


독락獨樂, 짧은 시간 길게 노는 나만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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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이 결국 눈은 오지 않았다. 늦은밤 푸르러 깊더니 아침은 무게로 더 깊어진 하늘이다. 해보다 부지런한 구름들이 자리잡은 곳에 늦장부리던 해가 겨우 고개를 내밀고 있다. 

서로가 민망한듯 저절로 붉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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